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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만찬...
오늘도 와입이 뭔가를 지글지글 만들고 있더라구요. 혹시 재료가 뭔지 아시겠나요? 첨에 저 고기 대패삼겹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베이컨이더라구요 ㅋ. 야채는 시금칩니다. 저 시금치로 말할것 같으면 마트갔다가 커다란 투명 페트 상자에 담긴걸 데려왔는데 와입한테 한소리 듣게했던 포항초랍니다. 가끔 와입이 시금치를 참기름에 무쳐서 반찬을 해주곤 했는데 그걸 넘 맛있어하니 반찬가게 들릴일 있음 절 위해 꼭 챙겨 오더라구요. 그래서 간만에 실컷 한번 먹어보자고 또 반가운 마음에 데려왔는데 와입이 왜이리 큰걸 사왔냐며 한소리해서 마상... 얼마후 시금치 김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있더라구요. 신기하게 애들도 좋아하고 말이죠. 김밥을 하고도 많이 남은 그 시금치를 이제 와입이 탈탈 털어넣고 베이컨과 볶아주더라구요. 먼저 베이컨을 구운 다음 쏟아지는 기름을 제거후 시금치와 볶아주더라구요. 첨보는 케미지만 머 오래 묵혀둘순 없으니... 어, 근데 있잖습니까. 베이컨 시금치 볶음 절묘하게 맛있습니다. 뭘로 양념을 했냐고 물어보니 그냥 양념없이 볶았다며 시금치랑 베이컨을 같이 먹으라는 겁니다. 코스트코 시그니처 베이컨 이렇게 짰었나 하는 순간 시금치가 그 짠맛을 잡아주면서 궁합이 굿. 와 양념 하나도 없이 이런 음식을 만들어내다니 특급칭찬 해줬습니다. 애들도 잘 먹더라구요 ㅎ 그래 널 '오늘의 안주' 로 임명하노라라라~~~ 아, 안주가 맛있는데 애들까지 협공을 하니 베이컨 시금치 볶음 순삭 ㅡ..ㅡ https://vin.gl/p/2698218?isrc=copylink 음, 와입이 카톡으로 통밀바게트를 사오라고해서 까먹지않고 사러갔는데 요 아보카도 바게트 샌드위치가 눈에 팍 띄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데려왔는데 반쪽은 와입이 먹고 반쪽을 저를 주네요. 그래서 와인이랑 먹어줬지요. 아, 오늘 음식이 다 넘흐 맛있구나... 와 오늘 와입이 어디 저멀리 스페인에서 온줄 알았습니다. 후다닥 하더니 감바스를 또 이렇게... 통밀바게트랑 같이 먹어줬습니다. 음, 오늘 왠지 호강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일상적인 것의 기록
수많은 탯줄이 머리 위로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검은색, 전선, 없으면 안 되는..의 공통점까지 생각하다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십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요즘 팬톤의 양말을 사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옷장 속이 검은색인 자의 색 있는 양말. 레드 퍼플, 라일락, 딥 엠버, 미스틱 블루...구매하면서 생소한 색의 세계도 알게 됩니다. 길을 걷다가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체내에 쌓입니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 사람들의 말소리와 행동, 냄새와 다양한 형태의 장소들. 갈수록 비어지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비어지기는 쉬우나 채우기는 어렵다는 현실이 서글퍼집니다. 수많은 감정의 울렁임 속에서 살아내고 있습니다. '살아간다' 보다는 '살아내는' 쪽에 밀접한 생입니다. 물기 어린 마음이 나락으로 잡아끌어도 쓰러지지 않을 겁니다. 지구상에 날 위해주는 이가 생겼습니다. 안전망이 사라진 곳이 영 어색하기만 합니다. 드러난. 드러난. 드렁거리며 옆 자판기에서 콜라를 꺼냅니다. 안전을 지키는 이의 눈이 빨갛습니다. 주의, 콜라, 피로가 쌓인 눈. 온통 빨갛게 칠해진 각진 세상입니다. 회사 건물 내에 위치한 꽃집의 손님은 회사원일 확률이 높습니다. '누가 살까?' 싶은데, 꽤 많은 이들이 꽃집을 들릅니다. 집에 가기 전 꽃집 앞 의자에 앉아 꽃들을 바라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마다 우르르 다들 꽃 앞으로 갑니다. 피고 싶은 마음들이 목을 내밉니다. 지하철 안에서 어떤 남자가 여자가 들고 있는 꽃을 보면서 "냄새나 꽃!!!!!"이렇게 소리 지르고 갔습니다. 꽃다발을 들고 가는 그녀를 보며 예쁘단 생각 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무언가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 사유하게 됩니다. 자유 자유가 함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힐난하는 것들이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내젓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에 커피를 넣자마자 뱉었습니다. 시골 된장을 물에 푼 맛. '독특한 프로세스를 적용한 커피' 등의 표현이 수려하게 적힌 종이를 보다 웃어버립니다. 하하하하. SNS상에서 핫하다고 한 카페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유리를 관통한 무지개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신발을 벗은 채, 그 옆에 가만히 발을 가져다 댑니다. 순우리말이자 긍정의 뜻을 품고 있는 무지개 옆에 말입니다. 오 일만의 출근길에 눈에 띈 풍경입니다. 매 주 열 번씩 지나가는 길이지만, 매 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침의 해가 물을 비추고, 반사된 빛의 강렬함에 눈을 온전히 뜨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일상에도 여러모로 뒷모습이 있는거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중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 주어지는 이틀간의 휴식, 이제야 살 것 같습니다. 집 가는 길에 곁눈질로 보던 하늘을 마음 놓고 봅니다. 달님, 이번 주도 절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바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매번 지켜봐달라고 하는 자는 달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건조에 극히 강해 반년쯤 물을 주지 않아도 죽지 않는 존재를 바라봅니다. 건조에 극히 강해. 강해지기 힘든 터전에 산세베리아를 그려넣습니다. 오늘도 살아내느라 고생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