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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다큐멘터리의 시대가 오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각도로 소통하는 프로 e스포츠 구단들
바야흐로 유튜브의 시대입니다. e스포츠라고 크게 다르진 않죠.

이제 LCK에 참가하는 모든 팀이 구단 유튜브를 개설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선수의 개인 방송을 재미있게 편집해 올리는 것은 물론,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경기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합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되는 선수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팬들에게 은은한 감동을 주곤 하는데요.

이런 흐름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e스포츠 다큐멘터리가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정리하는 한편, 다큐멘터리를 통해 양측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미래에 대해 조명해 봅니다.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라이엇의 'Road to Worlds'
(출처 :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다큐멘터리의 첫 시작은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맞아 라이엇 게임즈가 제작한 'Road to Worlds'입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밸브 코퍼레이션이 도타 2 프로게이머들의 고충과 애환을 다룬 다큐멘터리 'Free to Play'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는데요.

롤드컵에 진출한 다양한 선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룬 'Road To Worlds'는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조회수만 212만 회에 달했을 정도였죠. 지금은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한 '페이커' 이상혁의 풋풋했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SKT 시절 '페이커' 이상혁의 모습 (출처 : 라이엇 게임즈)
'Road to Worlds'의 흥행에 자극받은 라이엇 게임즈는 롤드컵이 개최될 때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무대 뒤 이야기를 조명했습니다. 2017년에 만들어졌던 '전설, 날아오르다 시즌 2'에서는 한국을 대표했던 탑 라이너 '스맵' 송경호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죠. 


# DRX의 'DRX Adventure'와 T1의 'The Locker Room'

이제는 라이엇 게임즈를 넘어, 각 구단이 자체적으로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DRX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DRX Adventure'입니다. 특히, '쵸비' 정지훈이 해외 거액 연봉을 포기하고 DRX에 합류하기까지의 이야기와 롤드컵에 대한 각오를 다룬 두 번째 에피소드는 e스포츠 커뮤니티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냈죠.
8개월 후, 쵸비는 DRX를 롤드컵에 진출시키면서 이 말을 지켰다 (출처 : DRX)
T1이 격주로 공개하는 'The Locker Room'도 빼놓을 순 없습니다. 2019년 서머부터 제작된 더 라커 룸은 올해로 시즌 4에 접어들면서 구단을 대표하는 컨텐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댓글 중 절반이 영어일 정도로 외국 시청자들의 관심도도 높은데요.

더 라커 룸의 인기 원인은 ‘페이커’ 이상혁이나, ‘테디’ 박진성 선수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장 뒤 모습은 어떤지, 자신에 대한 여러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더 라커 룸에서 나온 ‘페이커’ 이상혁의 진솔한 발언은 T1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죠.
T1 유튜브를 대표하는 컨텐츠가 된 다큐멘터리 시리즈 'The Locker Room' (출처 : T1)
T1과 DRX만이 e스포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해외 유명 e스포츠 유튜버 'Gbay99'와의 협업을 통해 'The Strangest Esports Team In The World - The Afreeca Freecs Documentary'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요. 프랜차이즈 스타인 ‘기인’ 김기인의 파란만장한 프로 데뷔 스토리가 많은 이목을 끌었죠. 아프리카 프릭스는 지금도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FREECS STAGE'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꾸준하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젠지 e스포츠도 'ALL IN'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결정했죠. 젠지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e스포츠 산업의 희로애락을 다각도로 조명해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선수들의 솔직한 모습과 열정을 담은 시리즈를 통해 많은 팬의 공감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유명 구단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선수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을 대표하는 팀 'G2 Esports'나 북미 명문 구단 'Team liquid'도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만들어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유럽을 대표하는 팀 G2의 다큐멘터리 (출처 : G2 Esports)

# 팬들과 선수와의 진정한 소통을 향한 길이 되길

e스포츠 다큐멘터리가 호평을 받는 것만은 아닙니다.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선수들이 카메라로 둘러싸여, 경기가 끝나고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인데요.

비판을 인지한 구단들도 다큐멘터리 촬영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항상 촬영 전 선수들의 의사를 묻는 것은 물론, 최종 편집 권한도 선수들에게 부여함으로써 원하지 않는 모습은 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e스포츠 다큐멘터리는 팬들이 선수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건강한 e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e스포츠 다큐멘터리를 통해 팬들은 보다 선수들을 이해하고, e스포츠 관련직에서 종사하길 희망하는 사람은 업계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높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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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버전 개발 선언한 멘티스코는 유저들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은 주목을 받았던 국산 게임이 있습니다. 2019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으로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죠. 인플루언서들은 앞다투어 관련 영상을 올렸고, 수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바로 멘티스코가 개발한 배틀로얄 RPG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이하 헌터스 아레나)입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2021년 <헌터스 아레나>는 말 그대로 '까맣게' 잊혀졌습니다. 동시접속자 수는 한자리대로 추락했고 커뮤니티 역시 서비스 중인 게임이라는 걸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요합니다. 그러던 와중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멘티스코가 <헌터스 아레나> PS 버전 개발 소식을 전한 거죠. 대체 게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들은 부활을 노래할 수 있을까요?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출처: 멘티스코) # 손맛 확실한 전투 있었지만... 유저 확보 실패한 '헌터스 아레나' <헌터스 아레나>는 배틀로얄 모드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으로, 필드에 존재하는 몬스터나 타 유저와 전투를 벌여 자신을 강화, 최후의 1인이 되는 걸 목표로 합니다. 타 유저와 마주치지 않는 한 전투 없이 필드를 탐색하며 아이템을 수집하는 타 배틀로얄과 달리 파밍 과정에서도 전투를 펼칠 수 있다는 건 매력 포인트죠. 이는 자연스레 컨트롤의 중요성으로 연결됐습니다. <헌터스 아레나>의 전투는 평타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가드와 탈출기, 에어본 후 스킬 연계 등 파고들 요소가 가득했죠. 필드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짭짤한 손맛'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환호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지 못했습니다.  <헌터스 아레나>를 괴롭힌 건 최적화 문제였습니다. 다수의 유저가 접속해 다양한 액션을 펼치는 만큼, 부드러운 플레이가 중요함에도 프레임 드롭이 심해 플레이에 지장을 줬습니다. 멘티스코는 정식 출시를 앞두고 비공개 테스트로 게임을 점검하며 이를 바로잡고자 했습니다. 결과는 나름 괜찮아 보였습니다. 출시 한 달 전 실시한 2차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최적화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했으며, 정식 출시 후에도 전에 비해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했으니까요. 타 국가의 유저를 만나면 핑이 튄다는 얘기가 있긴 했지만, 테스트 시기에 비하면 분명 개선된 느낌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얼리 액세스 앞둔 '헌터스 아레나'에게 남겨진 숙제 힘겹게 관문을 통과했지만...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출처: 멘티스코) <헌터스 아레나>가 관문을 힘겹게 통과했지만, '유저 수 부족'이라는 문제가 다시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보통 게임에 가장 많은 유저가 몰리는 건 출시 초반입니다. 하지만 <헌터스 아레나>는 게임이 출시된 직후에도 큰 반응을 얻지 못했어요. 스팀DB에 따르면 <헌터스 아레나>가 얼리 억세스로 출시된 2020년 7월, 게임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약 천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배틀로얄치고는 너무 적은 숫자죠.  문제는 <헌터스 아레나>가 적은 유저들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겁니다. 게임의 동시 접속자 수는 달을 거듭할수록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결국 지난해 10월부터는 아예 두 자릿수까지 떨어졌습니다. 11일 오후 2시 기준, <헌터스 아레나>의 동접자 수는 '단 한 명'입니다.  기사를 쓰는 사이 한 명의 유저마저 게임을 떠났다 (출처: 스팀DB) <헌터스 아레나>의 최우선 과제는 '유저 확보'입니다. 개발사는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했지만, 눈에 띄는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출시 후 10개월 동안 유저 수가 감소했고 모든 유저가 이를 지적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멘티스코는 지난해 10월 이후 스팀 페이지에서 유저들과 소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답글을 달고, 패치 노트를 올리던 모습이 사라진 겁니다. 몇몇 유저가 '개발사가 이 게임을 버렸다'라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헌터스 아레나>는 위태로워 보였고, 결국 애정을 갖고 기다린 유저들마저 게임을 떠났습니다. 악순환이 이어진 거죠. 애정을 갖고 기다리던 유저마저 게임을 떠났다 (출처: 스팀)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게' 아니길 냉정히 말해 <헌터스 아레나> PC 버전은 '실패'에 가깝습니다. 브레이브걸스가 그러했듯 <헌터스 아레나> 역시 기적의 역주행을 펼칠 수도 있지만,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반등에 성공한 브레이브걸스와 달리 <헌터스 아레나>는 이를 꿈꿀 수 있는 요소조차 전무하기 때문이죠.  다행히, 멘티스코는 <헌터스 아레나>라는 IP를 완전히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바로 PS 버전의 출시를 밝힌 것이죠. 현재 CBT 테스터 모집을 받고 있으며, PS4 / PS5 유저 대상으로 5월 14일에 진행합니다. PS 버전은 기존의 배틀로얄 인원수를 50명에서 30명으로 줄였습니다. 유저 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호평을 받은 12명의 캐릭터와 PvP, PvE가 혼합된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PC 버전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반영한 '새로운' <헌터스 아레나>를 준비한 겁니다. 헌터스 아레나 PS 버전은 활로를 뚫고자 하는 멘티스코의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출처: 멘티스코) 멘티스코는 과거의 부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 하고 있습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분명 반길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박수받기 위해서는 PC 버전의 제대로 된 대처가 선결돼야 할 것 같습니다. <헌터스 아레나>는 유료 패키지 게임이지만 매칭이 되지 않아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해결 없이 갑자기 PS 버전을 내놓는 것은 PC 유저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PC 버전의 상황에 대한 고민이나, PS 버전을 내놓는 이유와 향후 게임의 계획을 밝혔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최소한 '개발사가 이 게임을 버렸다'라는 멘트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소통왕에 가깝던 개발진은 8월 이후 스팀에서 사라졌다 (출처: 스팀) 그래도 과거 <헌터스 아레나>를 플레이한 유저들은 모두 '재미는 확실하다'고 입을 모아 평가합니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긴 유저들에게 묻자, 그들은 아래와 같은 의견을 줬습니다. "<헌터스 아레나>는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콘텐츠 방식도 새롭고요. 하지만 홍보가 부족해 신규 유저가 거의 없었고, 기존 유저들과 실력 격차는 커졌습니다. 매치 메이킹도 안되고. 악순환이죠. 그래도, 다시 유저가 많아지면 기꺼이 돌아갈 생각도 있어요. 그만큼 재미 자체는 확실합니다. 부디 개발사가 잘 대처해줬으면 합니다." 아직 유저는 <헌터스 아레나>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동접자는 적지만, 커뮤니티에 남아 게임의 부활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제법 있습니다. '재미는 확실하니 제발 유저만 확보해달라'던가, '다시 살아나면 꼭 돌아간다'와 같은 목소리가 커뮤니티를 채우고 있습니다. 과연, 멘티스코는 역주행 신화를 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과정을 만들까요? 그들의 결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를 바라보는 PC 유저는 어떤 평가를 내릴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기획] 추억과 '되팔' 사이, 레트로게임 열풍은 현재 진행형
추억과 수집 두 측면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레트로' # 300만 원에 낙찰된 1991년 <홍길동> 기자로서 안 해본 게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늘 쑥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홍길동>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1991년 작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데 한국의 크로바소프트가 만들었습니다. 기자는 재믹스, 겜보이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 게임을 해본 적 없습니다. 같은 세대 횡스크롤 게임 중에선 작품성이 떨어집니다만, 한국적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게임으로 평가받습니다. 지난 4월 29일, 겜보이용 <홍길동> 패키지가 코베이 경매에서 3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2016년 MSX판 <홍길동>의 낙찰 가격은 40만 원대였습니다. 수집품의 가치를 매기는 데에는 보존 상태, 시간의 흐름 등을 두루 살펴야 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어쨌거나 5년 새 7.5배가 뛴 것은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두 경매에 눈독 들였던 수집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찾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물건이 한정됐기 때문"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고전게임 패키지의 실 물량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어 패키지라면 그 희소성은 더 올라갑니다. 일례로 <원숭이 섬의 비밀> 영문판은 이베이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동서게임채널이 수입, 배포한 한국어판은 물량이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하네요. 코베이에 올라온 <홍길동>. 왼쪽이 2016년, 오른쪽이 2021년. # 복각판 게임기에 줄 선 K-아재들 예전 게임기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2019년, 한국의 아마추어 게임기 제작팀 네오팀이 만든 재믹스 미니가 500대 한정 생산됐습니다. 가격은 28만 5000원. 그때 기자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습니다. 게임기가 온라인에서 완판되는 데엔 채 3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에서 재믹스 미니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게임기를 어떻게든 손에 넣기 위해 롯데마트에서 긴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대기열에는 30대 이상의 남성들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때도 기자는 심드렁했습니다. "아니 재믹스가 별 건가?" 제대로 틀렸습니다. 게임기의 중고가는 한때 60만 원을 호가했습니다. 오리지널 재믹스도 아닌 복각판인데 말이죠. 지난 4월 30일, 네오팀은 재믹스 슈퍼 미니의 복각을 발표했습니다. 생산 물량은 전작보다 4배 많은 2,000대, 가격도 10만 원 중반입니다. 이 소식을 본 많은 분들이 구매를 노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재믹스 슈퍼 미니는 7월 중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네오팀은 "페미콤 미니나 네오지오 미니 등 해외에는 원 제조사가 있어서 상업적 공유가 되고, 또 몇 만 개 이상 만들어 타산이 맞는다"라며 "하지만 (재믹스는) 한국에 더이상 대우전자가 없으니 직접 나서 추억을 공유하려 한다"며 그 취지를 밝혔습니다. 4월 30일 공개된 재믹스 슈퍼 미니의 실물 # 레트로게임 열풍, '옛것'에 열리는 지갑 과거 아타리는 350만 장에 육박하는 <E.T.> 재고분을 뉴멕시코 모처의 사막 매립지에 묻었습니다.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도시전설'로 여겨졌던 <E.T.> 발굴에 성공하면서 사실로 밝혀졌고, 이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습니다. 당시 발굴된 카트리지는 뜯지도 않은 상태였고 이중 몇몇은 최대 1,500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당시 적잖은 물량이 풀렸음에도, 아타리쇼크의 주역(?)인 세계구급 '망겜'의 가치는 더할 나위 없이 높았던 것이죠. 지난 2019년 2월, 1985년 닌텐도가 출시한 A++급 보관 상태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약 1억 1,3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한정판 초판본에 미개봉판으로 보관 상태가 지극히 양호한 버전이었습니다. 해당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세계에서 제일 비싼 게임 패키지'에 등극했습니다. 오늘날의 닌텐도를 있게 한 주역에 걸맞는 대우가 아닐까 합니다. 세계 게임 산업이 성장기를 지나면서 이렇게 수집 가치가 높은 물품들이 자주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앞선 사례를 통해 그 시장이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레트로게임 커뮤니티 '구닥동'은 총 17차례나 '레트로 게임 장터'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 장터는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정 중단 상태입니다만, 모두가 다시 만날 수 있을 때 다시 열 것으로 보입니다. 패키지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년 6월 들어 <영웅서기>, <미니게임천국>, <검은방> 등 초창기 모바일게임이 설치된 피처폰이 중고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됐습니다.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의 내역을 살펴보면, 1부터 5까지 <영웅서기> 전 시리즈가 탑재된 피처폰은 최근 35만 원에 판매된 적 있습니다. 플레이엑스포에서 열린 장터의 모습 게임용 피처폰은 요즘도 종종 매물이 올라오고,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 고전게임 패키지가 몇백만 원에 거래되는 이유 사실 이들이 수집하는 고전 게임 중 대부분이 에뮬레이터를 통해 구동이 가능합니다. 몇몇 경우에는 실물을 구매해도 구동을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가치도 떨어지고, 하드웨어도 구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레트로 게임, 게임기를 구매할까요? 이베이코리아는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레트로 용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전 게임용 게임기 판매량도 42% 증가했고, 게임 컨트롤러는 129%, 게임기 케이스는 68% 더 팔렸습니다. (이중 대부분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음성 게임기라는 점은 꽤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 취미는 추억과 수집 두 측면의 욕망을 충족시킵니다. 이제 나이를 먹고 구매력을 갖춘 20~30 세대마저 피처폰 모바일게임의 추억을 찾아서 10만 원 넘게 돈을 소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집물은 과거보다 더 그 가치를 더 많이 인정받게 되며, 금액 역시 올라간 것이죠. 특히나 80년대 게임 패키지는 적게는 8천 원, 많게는 3만 원으로 당대에도 비싼 물품에 속했습니다. 재믹스 복각에 한창인 네오팀은 비싼 레트로게임 패키지 중고가의 원인 중 하나로 불법 복제의 악습을 지적했습니다. MS-DOS로 구동하던 <삼국지 2>, <삼국지 3>은 오늘날 몇백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예전에 했던 게임이 불법 복제라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 지금이나마 정품을 구매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불법 복제가 판을 쳤으니, 시장에 풀린 오리지널 제품의 개수도 적을 것이고, 그 결과 정식 제품은 일종의 로망으로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것입니다. # 레트로게임: 추억과 '되팔' 사이 레트로를 찾는 사람은 확실히 늘었고, 가치가 높은 수집품의 경우 그 수량은 정해져있으니 금액은 자연히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레트로게임 열풍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 소비가 콘텐츠 영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니까 2019년에 재믹스 미니를, 2020년에 피처폰을 구매한 사람이 지금도 그걸로 게임을 활발하게 플레이할까요? 코로나19로 인한 판데믹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등장을 바라기 어렵다 보니 "예전에 좋았던 무언가"에 강하게 이끌리고, 그것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말하자면 희귀한 물건에 담긴 옛 추억을 함께 소비하는 것이죠. 레트로라는 키워드는 최근 몇 년 간 대중문화를 지배하는 중요한 코드였고, 동시에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평론가 사이먼 레이놀즈는 <레트로 마니아>라는 책에서 "오늘날 대중문화가 과거에 중독됐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에는 문화가 "재탕"에 천착하고, 산업 차원에서 이런 장면들을 부추긴다면, "독창성과 독자성에 종말"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경고까지 나옵니다. 추억 간직에 종말 운운이라니 전해드리는 입장에서 다소 멋쩍습니다만, 레트로가 게임뿐 아니라 문화 전 분야에 걸친 현상이라는 지적만은 부정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우주거북선II>, <원더키드> 등 재믹스 슈퍼 미니의 수록 게임 11종. 여러분은 이 게임을 얼마나 잘, 오래 즐길까요? 이렇게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수백만 원 넘는 품목도 나오다 보니 레트로게임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이들도 등장했습니다. 2019년 재믹스를 빠르게 집은 뒤 다시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서 차익을 실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희소성이 입증된 상품은 전매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지금도 PS5와 XSX 리셀러들에 대한 원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리셀러들이 정상적인 거래 시장을 교란하고 있기 때문에, 상습적으로 제품을 곧장 되파는 사람들에게 세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행위가 지속되면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과세 되상이 되거든요. 4월 23일 CD 프로젝트 레드가 밝힌 바에 따르면, <사이버펑크 2077>의 CD 판매 비중은 전체 27%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3%가 스팀, GOG 등 ESD(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를 통해 유통된 것이죠.  게임 시장은 이미 ESD를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구글플레이도, 앱스토어도 ESD의 일종입니다. 실제로 ESD에만 유통됐던 게임이 사라졌을 때, 그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습니다.  (저장을 뜻하는 아이콘 모양은 알지만) 디스켓을 모르는 세대에 이어, CD 아이콘을 보고도 그 쓰임새를 모르는 세대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의 전화 아이콘(수화기) 모양의 이유를 모르는 세대도 있습니다. 기억할 패키지가 사라진 시대의 '레트로'는 어떻게 될까요? <사이버펑크 2077>의 CD 판매 비중은 전체 27%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