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2day
10+ Views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프랑스-호주 잠수함 계약 파기의 뒷이야기
프랑스-호주 잠수함 계약 파기 사건의 뒷이야기를 보니까 좀 더 흥미롭다. 피가로가 이걸 어떻게 취재했는지는 모르겠고, 아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다. 피가로 기사(참조 1)는 계약 파기 건을 세 가지 막으로 나눴다. 첫 번째 장, "음모". 지금으로부터 18개월 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스로가 의문을 제기한다. 비핵을 선언해와서 핵잠수함 건조는 커녕 남의 나라 핵잠수함 방문도 거의 거절해왔던 호주가 이제는 "타부"를 깰 때가 된 것 아닌가? 더군다나 프랑스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호주 정부와 국방부 사이에서 늘 논쟁을 일으키는 주제였다. 프랑스와 계약을 체결한 2015년 이래 호주는 총리가 3명이 바뀌고, 국방부장관은 6명이 바뀌었다. 이러니 전략 논쟁이 시시각각 바뀌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며, 중국의 위협에 대해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포위당한 요새"라 느끼고 있었다. 모리슨 총리의 우려에 대해 알고 있는 이는 총리 자신과 국방부장관, 육군 및 해군 참모총장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영국이 끼어들기 시작한다. 두 번째 장, "보리스 존슨". 2021년 3월 영국과 호주 간 해군 참모총장 회담이 시작이었다. 이때 호주측이 제안을 한다. "미국 핵잠을 도입하려 하는데 영국이 도와줄 수 있겠는가?(참조 2)"였다. 영국은 바로 작전에 돌입한다. 이른바 Operation Hookless(참조 2). 당시 이 건에 대해 아는 이는 영국 내에 10여명에 불과했다고 하며, 작전 총괄은 보조의 외교안보 보좌관, John Bew였고, 보리스 존슨 스스로가 이 작전을 강하게 추진하도록 했다. 그 결실이 바로 올해 개최됐던 콘월의 G7 회담이었다(짤방도 그 당시 사진이다). 이때 세 정상이 만나서, 자기들끼리 계정을 따로 파자는(이건 국방부 모 과장님의 표현을 빌렸... ) AUKUS를 논의한 것이다. 그래서 상황은 마지막 제3장으로 흘렀다. 세 번째 장, "비밀계약". G7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언론은 커녕 프랑스도 당연히 몰랐다. 피가로에 따르면 한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어쩌라구요? 우리가 커피 자국이라도 분석해야 했습니까?" G7 이후 차례로 프랑스를 방문한 호주와 미국도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프랑스가 그때 즈음 해서 낌새를 눈치챘다는 점일 것이다. 아마도 늦여름 즈음, 프랑스가 정부 채널을 통해(계약 당사자인 Naval Group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참조 3), 기존 계약상 만들기로 한 재래식 잠수함 대신 "핵잠수함 건조"를 호주에게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호주는 계약은 계약이라며 이를 거부한다. 호주가 워낙 비핵을 천명한 나라인지라 프랑스도 아마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는 머뭇거렸을 것이다. 그리고 호주는 8월 30 오전까지, "잘 되어가고 있다"는 통지를 프랑스에 보냈고, 9월 15일 오전에는 "기본설계(basic design)"에 동의한다는 호주 정부의 공문까지 왔었다. 그리고 15일 오후에 계약 파기 발표. 아마 호주 실무진도 자기 정부의 결정에 대해 모른 채로, 공문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형님이 결정을 내렸으니 어쩔 수가 없겠다. 핵심은 프랑스가 갖고 있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핵심 이익을 다른 EU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Nord Stream 2 때문에 이번에는 폴란드조차(!) 프랑스 편을 들고 있기는 하지만, 마침 유력한 독일의 총리 후보인 숄츠는 국방비의 정부 재정 중 2%를 지지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혼자 EU 차원에서 국방력 투사 및 증대가 가능할까? 피가로 및 르몽드의 별도 사설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참조 4). 유럽이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장관이 영국을 비유한 것이 재밌다. "영원한 기회주의/opportunisme permanent"라는 표현인데, 천년을 옆에서 지켜봐왔으니 그 말이 맞기는 맞... ---------- 참조 1. 짤방도 여기서 가져왔다. 차례대로, 보죠(보리스 존슨), 스코모(스콧 모리슨), 바이든 순이다. Crise des sous-marins: dans les coulisses de la «trahison» du siècle(2021년 9월 21일): https://www.lefigaro.fr/international/crise-des-sous-marins-dans-les-coulisses-de-la-trahison-du-siecle-20210921 2. ‘Like a scene from le Carré’: how the nuclear submarine pact was No 10’s biggest secret(2021년 9월 18일): https://www.thetimes.co.uk/article/like-a-scene-from-le-carre-how-the-nuclear-submarine-pact-was-no10s-biggest-secret-dj7z5f8bh 3. 프랑스 네이벌그룹 회장의 이 인터뷰가 내용이 많다. 가령 계약금 증액 대부분은 호주가 야기한 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수함 대수 증가 등 중간에 호주가 요구해서 바뀐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Crise des sous-marins : le président de Naval Group rompt le silence(2021년 9월 22일): https://www.lefigaro.fr/societes/crise-des-sous-marins-le-president-de-naval-group-rompt-le-silence-20210922 4. Sous-marins : Biden torpille le «contrat du siècle» entre la France et l'Australie, les leçons d'un Trafalgar indopacifique(2021년 9월 16일) : https://www.lefigaro.fr/international/joe-biden-torpille-le-contrat-du-siecle-les-lecons-d-un-trafalgar-indopacifique-20210916 Crise des sous-marins : « Ce n’est pas que la France qui est écartée du réalignement des alliances dans l’Indo-Pacifique, c’est aussi l’Europe »(2021년 9월 22일): https://www.lemonde.fr/idees/article/2021/09/22/crise-des-sous-marins-ce-n-est-pas-que-la-france-qui-est-ecartee-du-realignement-des-alliances-dans-l-indo-pacifique-c-est-aussi-l-europe_6095567_32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