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교황님의 기도 지향•사월
보편 지향 : 기본권
독재 정권과 권위주의 체제에 대항하여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에서도, 기본권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2021년 4월 1일 성주간 목요일
오늘 전례
오늘 주교는 자기 교구의 사제들과 함께 공동으로 집전하며 성유를 축성 축복하는 이 미사 동안 사제들의 서약 갱신과 함께 사제들의 일치와 결합을 표현한다. 그리고 교구 내의 사목자들은 성유를 받아 가 일 년 동안 성사(세례, 견진, 병자, 성품)를 집전할 때 사용한다. 이로써 성사 집전에서 교구 전체의 연대성이 드러난다.
입당송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셨으니,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아멘.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1,1-3ㄹ.6ㄱㄴ.8ㄷ-9
1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2 주님의 은혜의 해, 우리 하느님의 응보의 날을 선포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
3 시온에서 슬퍼하는 이들에게 재 대신 화관을
슬픔 대신 기쁨의 기름을, 맥 풀린 넋 대신 축제의 옷을 주게 하셨다.
6 너희는 ‘주님의 사제들’이라 불리고 ‘우리 하느님의 시종들’이라 일컬어지리라.
8 나는 그들에게 성실히 보상해 주고 그들과 영원한 계약을 맺어 주리라.
9 그들의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그들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 나는 나의 종 다윗을 찾아내어, 거룩한 기름을 그에게 부었노라. 내 손이 그를 붙잡아 주고, 내 팔도 그를 굳세게 하리라. ◎
○ 내 진실 내 자애가 그와 함께 있으니, 내 이름으로 그의 뿔이 높이 들리리라. 그는 나를 부르리라. “당신은 저의 아버지, 저의 하느님, 제 구원의 바위.” ◎
제2독서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5-8
5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6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7 보십시오, 그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
그분을 찌른 자들도 볼 것이고
땅의 모든 민족들이 그분 때문에 가슴을 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멘.
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6-21
그때에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영성체송
주님의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제 입은 당신의 진실을 대대로 전하오리다.
오늘의 묵상
2001년 공소에서 본당으로 갓 승격된 작은 시골 성당에 부임하여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파스카 성야 미사에 많은 신자가 찾아와 교실 한 칸보다 작은 성당은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제단으로 올라와 제대 주변에 앉게 하고 예식을 시작하였습니다.
봉헌 행렬이 시작되면서 그 많은 신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마룻바닥이 꿀렁거리며 파스카 초가 넘어져 한 어린아이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딱’ 소리와 함께 그 두꺼운 초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고, 동시에 ‘엉엉’하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다행히 아이 이마에 커다란 혹 하나만 생기고 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공동체는 성당을 빨리 짓기로 하고 성당 건축을 위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 원칙은 ‘전례를 중심으로 하는 성당 짓기’였습니다. 전례 중심의 성당을 짓고자 성당 안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만 보이게 하고, 제의 방은 제대 맞은편에 두어 입당과 퇴장을 확실히 하였습니다. 이는 저 스스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늘 기억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첫째, 미사를 집전하고자 신자들 사이를 지나 제단에 오를 때마다 목자로서 양들과 함께 그리스도께, 하느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제대를 중심으로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듣고,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 사랑을 온몸으로 체험하려 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사가 끝난 뒤, 다시 신자들 가운데로 들어감으로써 몸으로 체험한 그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자 섬김과 돌봄, 그리고 헌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도 부활은 온다
대전교구 천안불당동본당, 성 김대건 신부 희년 영성 실천하며 가난한 이웃과 사랑의 기쁨 나눠

▲ 천안불당동본당 주임 맹상학 신부가 수도자들과 함께 다리를 다친 홀몸 어르신 김정순(오른쪽)
할머니를 찾아 청소기와 영양제 등을 전달한 뒤 환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시대다. 그래도 어김없이 봄날이 오듯, 부활도 온다.
대전교구 천안불당동본당(주임 맹상학 신부) 공동체 또한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도 기쁨을 찾는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의 영성을 찾고 배우고 실천하면서다. 지난 사순 시기 3월에도 1주일에 한 번씩은 평일 미사에 참여하면서 ‘가톨릭온’과 연계한 희년맞이 온라인 성경 공부를 통해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맛봤고, 지역 내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기쁨도 나눴다.
홀몸 어르신들과 희망 나누기
3월 19일 사순 4주간 금요일, 천안 서북구 쌍용11길 57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들이 몰려 사는 영구 임대 아파트에 맹상학 신부와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 노인복지센터장 최금옥(요안나,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 수녀, 사목회 곽순옥(아녜스) 기획분과장 등이 들어섰다. 사순 금요일마다 이뤄지는 홀몸 어르신들과의 ‘사순절 희망 나누기’에 함께하기 위해서였다. 부인이 타계한 뒤 홀로 사는 예비신자 손석진(86)씨, 다리를 다쳐 폐지를 줍기도, 걷기도 힘겨워하는 김정순(82)씨, 얼마 전 사고로 오른발 네 발가락이 으스러져 걷지도 못하는 장동희(율리안나, 85)씨, 쪽방촌에 살다가 최근 천안 동남구 임대아파트로 이사 온 김철홍(72)씨 등을 찾아 청소기와 영양제, 생필품 등을 건네고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천안불당동본당 공동체가 이렇게 활기찬 공동체였던 건 아니다. 3년 전 맹 신부가 부임하면서 2%도 안 되던 본당 사회복지 예산이 2018년 12.5%, 2019년 16%, 2020년 29%로 늘어났다. 올해는 교구 사목지침에서 ‘희년살이’의 실마리를 풀고, 김대건 신부의 영성과 생태ㆍ환경 영성, 사회복지 영성, 말씀 영성을 배우며 실천에 나섰다.
성 김대건 신부 영성 프로그램
특히 김대건 신부의 영성을 열두 달로 나눠 매달의 영성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실천사항도 그때그때 점검한다. 1월에는 김대건 신부의 영성을 알기 위해 성인의 서간 21통 읽기와 필사를 시도해 본당 신자 중 40명이 전 서간을 필사했고, 40명이 교구 희년맞이 안내서에 수록된 3통을 필사했다. 2월에는 매일 묵주기도를 바쳐 총 2만 7955단을 봉헌했고, 봉헌된 묵주 알로 1단 묵주 80개를 만들어 냉담 교우들에게 선물했다. 3월엔 1주일에 한 번씩 평일 미사 참여하기와 희년맞이 온라인 성경공부를 실천했고, 실천사항으로 ‘사순절 희망 나누기-어려운 이웃 돌보기’를 새기면서 1차 후원금 1500만 원을 인근 복지관과 연계, 홀몸 어르신 40명을 지원했다. 노숙자들에게는 200인분의 도시락을, 택배 기사ㆍ집배원ㆍ환경미화인에게는 음료수와 빵, 사탕 등을 전했고,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가정과 소상공인에게는 계속해서 본당 차원의 후원금을 전하기로 했다. 이어 4월에는 냉담자와 새 영세자 돌보기, 5월에는 김대건 신부와 함께하는 가족기도, 6월에는 생명운동에 관심 갖기, 7월에는 사회복지 후원회 가입하기, 8월에는 새 이웃에게 복음 전하기, 9월에는 김대건 신부 영성 특강 듣기, 10월에는 김대건 신부 순례길 걷기, 11월에는 어려운 이웃 살피기, 12월에는 희년 주제에 응답하기를 실천한다.
가난한 나라 백신 나눔 운동 동참
본당 공동체는 또 교구 사목지침에 따른 생태환경 영성 프로그램도 마련, 열두 달 동안 매달의 실천에 참여하며 전 세계 가난한 나라 형제들을 돕기 위한 백신 나눔 운동에도 함께한다. 나아가 김대건 신부의 이웃 사랑 실천 영성을 본받는 본당 사회복지 영성 프로그램도 공부하고 실천한다.
맹상학 신부는 “김대건 신부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고민하며 성인 서한에 담긴 영성을 바탕으로 생태ㆍ환경 영성과 사회복지 영성, 말씀 영성을 본당 식구들과 함께 실천하고 있다”며 “이같은 영성 실천이 코로나19 이후 한국 교회의 내부 쇄신과 가난한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가르침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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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