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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삶을 그만 살아가세요

예전에 그토록 당신을 사랑하면서 살아갔는데. 요즘은 자신이 싫어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싫어진 당신에게 그래도 사랑하세요.라고 가벼이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타인을 위해서 그만 살아가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누군가에게 유익을 끼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당신이 바라고 원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유익을 주지 마세요. 선한 영향력은 타인에게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쏟아부은 유익함이 다른 이들에게 흘러갈 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겁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언제부터 시들어져 버리고 땅에 떨어져 버린 흔적이 되었다면 부탁하건대 타인을 위해서 존재하는 삶을 그만 살아가세요. 그래야 당신의 마음이 메마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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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우리를 부르지 않는 곳에 우리가 있다.
3일 후면 이사를 해야 했기에 파리로 돌아온 다음 날 바로 매트리스를 사러 마들렌느 역에 있는 이케아에 다녀왔다. 시내에 자리 잡은 이케아여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하철로 바로 올 수 있어 몇 번을 이곳으로만 와서 두 손으로 안고 갈 수 있는 만큼의 물건들만 사서 돌아가곤 했다. 오늘은 며칠 동안 고민하던 매트리스를 사러 온 것. 프레임은 전세입자가 우리에게 넘겨주고 가서 그 위에 얹은 매트리스만 사면 됐는데.. 어떤 매트리스가 좋을지 고민만 하다 지난번에는 미처 사지 못하고 돌아갔고 오늘은 더 이상 미룰 수도 없어 결정을 하고야 말겠다며 두 손을 말아 쥐고 다시 이곳까지 왔다. 서울에 있을 때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그녀의 마음에 드는 물건이면 괜스레 나도 정말 홀린 듯 굴면서 억지로라도 그녀의 품에 안겨주고 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아무래도 모든 것을 다 터놓고 함께 의논을 하게 된다. 이제는 나의 돈도 아니고 그녀의 돈도 아니고 둘의 지속력의 관한 문제이다 보니, 서로 감정을 누르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 그러다 보니 그녀는 ‘어때?’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나는 서울과 다르지 않게 ‘좋은데?’라고 답을 해주지만 그녀는 좀처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늪과 같은 고민에 다시 빠진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나와는 다르게 호불호가 분명하고 취향이 확고해서 신기했었고, 그녀와 무엇을 보러 가고 또 자잘한 물건이라도 구경하고 홀리고 사고 만족하는 일들이 내심 즐겁기도 했었는데.. 무엇을 사고 돌아오는 날보다 무엇을 사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이 더 많아져 돌아오는 길 혼자 속으로 가슴이 쓰린 적이 많았다. 당연히 필요한 물건이라도 10유로 20유로가 넘어가면 고민을 하게 되는데.. 옷들도 집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그릇, 컵, 칼, 드라이버, 상자 등도 모두 모두 다 고민의 대상이 되니 큰일이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삶이라면 뜻과 다르게 뭔가를 포기를 하고 돌아가는 상황은 최대한 피할 수 있기에.. 나도 그녀도 스스로 모르게 그렇게 되고 마는 것. 하지만 버티기만 하는 삶은 얹는 게 없으니 자신감이 쌓이면 우리 꼭 공격도 하자. 조금 가격이 있는 매트리스를 집에서 같이 마음먹고 왔지만, 결국 이동과 처분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기본 매트리스 하나와 쉬어 매트리스 하나로 쪼개어 사기로 했다. 상품을 결정하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 후에 유명하다던 이곳 이케아의 핫도그를 먹었다. 고기와 채소들을 섞어 만든 소시지에 튀긴 양파가 바삭해서 아주 맛이 있었다. 한국보다는 양은 작고 진한 카페 알롱제까지 마시니 얼마나 걸었는지는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매트리스와 여러 물건들을 한 번에 결정하지 못해서 몇 번이나 나를 이곳까지 끌고 왔다고 생각한 그녀는 미안한 마음에 내가 저번에 관심을 가지던 마들렌느 성당을 들렸다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난 성당 안은 굳이 지금 갈 필요 없으니 산책이나 하며 조금 돌아서 돌아가자고 했다. 마들렌느 성당의 정면을 지나가면서 성당을 배경으로 두고 걸어가는 그녀를 핸드폰으로 찍고 있었는데 엠마가 ‘왼쪽 봐봐’라고 들뜬 목소리로 나의 팔을 당겨댔다. 고개를 돌려보니 흐렸던 하늘은 어느새 개였고 노랗게 물든 하늘 아래로 노란 머리를 한 가느다란 바늘 같은 기둥이 서 있었다. “왼쪽 보라니까! 봤어?” “응, 근데 저게 뭐지?” 우리는 파리를 오는 동안 준비하는 것들에 치여 어디에 무엇 무엇이 있는지 전혀 조사도 못 하고 왔기에 마들렌느 성당이 무엇과 마주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 몇 번을 이 곳에 왔는데 우리의 고개 너머로 이런 장면이 있을 줄이야.. 노란 하늘과 더 노랗게 빛나는 기둥에 이끌려 우리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차들이 분주히 돌아 나가는 거대한 광장.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둥글게 물러나 준 그 한가운데에 서 있는 황금색 머리의 기둥. 우리가 멀리서 보고 따라온 노란 머리의 기둥은 이집트 룩소르 신전에 있다가 프랑스로 건너온 오벨리스크였다. 그리고 여기는 역사책에서만 봐 오던 프랑스혁명의 상징,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혁명 광장, 지금의 콩코흐드 광장이었다. 파리에 와서 집을 구하고, 매일같이 학교를 나가느라 여행이라면 당연히 갔을 곳들도 2주가 넘게 못 가보고 있었는데, 계획도 없이 이곳으로 걸어오게 됐다는 게 신기했다. 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이 잘린 자리에 세워진 분수는 노을 빛을 그대로 받아 (아니러니하게도) 매우 아름다웠다. 배로 4년에 걸쳐 파리로 옮겨졌다는 오벨리스크는 그 과정이 그려진 기단 위에 아름다운 상형 문자 무늬를 하며 서 있었고 그 오른쪽으로는 파리라는 글자와 함께 가장 많이 본 상징, La Tour Eiffel 에펠탑이 나무 가지들 너머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넓은 직선대로의 끝에 개선문이 서 있는 것도 보였다. 그렇다면 저 넓은 대로는 Avinue des Champs-Élysées 샹젤리제 거리겠구나. 우습게도 우리가 지금 파리에 있구나. 아직은 실감이 가지 않아 서로에게 뻔한 질문을 하며 신기함을 즐긴다. 무엇을 하러 왔을까를 끝없이 물어야 하는 곳에 우리가 있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우리가 오기 전까진 우리의 자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학교는 출석을 부르지 않는다. 결석을 해도 이유를 묻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형의 결혼식을 위해 2일간의 수업을 빠진 것을 굳이 선생님께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우리를 부르지 않는 곳에 우리가 있다. 파리라는 곳에 우리가 있다. 부르지 않아도 많은 예술가들이 굳이 찾아왔던 곳. 더럽고 누추한 곳에서 생을 잘라먹으며 버티다 끝내 묻히기까지 한 이곳. 그 블랙홀 같은 곳에 지독한 중력을 간신히 이겨내고 날아오른 우리가 쉼표도 없이, 기꺼이 빠져들고 있었다. 글, 영상 레오 2019.11.12 파리일기_두려운 날들이 우습게 지나갔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신형철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라는 문장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슬픔을 공부하는 사람이 느끼는 슬픔을 의미하기도 하고 슬픔이라는 존재가 슬픔에 대해 공부하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하나의 가정이 있다면 두 가지 의미는 하나로 합치될 수 있다. 이 책의 후반부를 읽어갈 때쯤이면 그 가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신형철 평론가가 시, 소설, 에세이, 영화, 음악, 사회의 여러 가지 사건 등에 대해 써 내려간 글이다. 우리가 문학 평론가에게 기대하는 시와 소설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 한 움큼, 사회의 여러 사건들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인 의견 한 움큼, 작가가 좋아하는 영화와 책, 음악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 한 움큼, 주변인들에 대한 사랑과 타인의 슬픔에 대한 애도 한 움큼. 에세이 같기도 하고 평론집 같기도 한 이 한 권의 책으로 신형철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이 시대 가장 유명한 평론가 중 한 명인만큼 기대했던 대로, 아니 그보다 더 글을 잘 쓴다. 시나 소설에 대한 평론, 묵직한 사회적 사건들에 대한 담론을 다루면서도 글이 딱딱하지 않고 맛이 산다. 문학동네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 문학이야기에서 조곤조곤 책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마치 그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가 내 옆에서 책의 내용을 읽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시해놓은 인상적인 부분을 되짚어보니 무려 스무 곳이 넘었다. 평소 책에 잘 표시를 하지 않는 나로서는 과도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숫자다. 그만큼 이 책에는 내게 인상적인 문장과 사유가 많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줄곧 슬픔에 대해 다룬다. 책에 나오는 슬픔에 대한 여러 문장들 중 내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문장은 이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과 인간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은 정확히 같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이 책은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다. 여기서 공부되는 슬픔은 자신이 아닌 타인의 슬픔이다. 자신의 슬픔에는 누구나 민감하고 예민하다. 그러나 타인의 슬픔에 예민하고 민감해지는 것은, 그리고 그것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애도하는 것은 공부해야만 하고 또 공부되어야만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것이 '인간이 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이며 '인간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계속해서 슬픔을 들쑤신다. 세월호나 용산 참사, 천안함 사건과 같은 슬픔이라는 단어와 동치 될 법한 일들, 누군가 깊은 슬픔을 겪을 수밖에 없는 성소수자에 대한 시각, 슬픔을 논하는 시와 소설과 영화와 음악들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내가 아닌 타인의 슬픔을 읽고 목격하고 듣는다. 그렇게 우리는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통해서 타인의 슬픔을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배우고 또 연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무도 타인의 슬픔을 공부하지 않는 세상은 어떻게 될까. 타인의 슬픔이 없는 세상에는 사랑도, 배려도, 공감도 없다. 사랑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슬프지 않게 하는 것에서, 배려는 다른 이들이 슬픔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공감은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말하는 그것들은 타인의 슬픔에 대한 공부 위에 세워져 있다. 슬픔을 공부해야만 비로소 인간적인 삶을 사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의 두 가지 뜻이 하나로 합치되도록 만드는 가정은 이것이다. [인간 = 슬픔]. 사실 인간이 곧 슬픔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고민할 수 있는 지능을 가졌으나 그 답을 알지 못한다. 영원히 찾을 수 없는 답을 갈구하는 존재란 얼마나 슬픈가. 책 속 한 문장 그러므로 인간이 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과 인간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은 정확히 같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최근 도서 출판업계 근황
출판협회 : 아~ 진짜 못참겠다. 대형서점들이 신간 10% 할인해주고 적립금을 쌓아주니까! 동.네.서.점들과 좋은 책들 만들어주는 중소 출판사들이 고사하고 있잖아요! 제대로된 정가제로 도서 문화 시장이 유지되도록 해줘! 2차 도서정가제의 난 시작 (1차 난이 시작된지 8년이 지난 지금, 동네서점 전멸)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소비자가 내줘! 소비자들의 결제 태도 고쳐줘! 문체부 : 출협님들아.. 안그래도 반시장 정책들 다 두드려 맞고 있는데 조금만 참아주면 안되겠니? 정 그러면 우리가 힘들어 하는 중소 출판사들의 현황 취합해서 도와줄게. 짜잔! 그래서 준비한게 '출판유통 통합 전산망'이야. 한 눈에 투명한 판매량 집계가 가능하고 업계 매출 현황의 빅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트랜드를 잡기 쉬워지겠지? 가계가 명확해지니 지원해줘야 할 중소 출판소들을 선별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될거야. 출협 : 선 넘네... 문체부 : 무.. 무슨 소리야? 출협 : 기능이 빠져있다고! 문체부 : 뭔소리야? 출협 : 아 몰라! 그걸 꼭 말해줘야 해? 우리 헤어져 (사업 설명회 보이콧) 정책 참여중인 대형서점(교보, 예스, 알라딘 등) : ...? (그 와중) 2019년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작가 : 저..저기 왜 제 책의 인세가 안들어오죠? 중소 출판사 : 잘 안팔렸나보지. 임홍택 작가 : 아니, 그래도 몇 권 팔렸는지는 알려주셔야 할 것 아니에요~ 전자책 판매 수익도 보내주셔야 하잖아요. 중소 출판사 : 닥쳐 빨갱이 자식아! 시장 질서를 흔드는 행위, 절대 용서 못해! (돈 받으려고 작가는 오늘도 또 소송 중) (출처) 저런... 우리나라 협회들은 하나같이 왜 다 이모양
[책추천] 내 책을 쓰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
안녕하세요!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곳 플라이 북입니다. 여러분은 독서를 하다 나의 이야기 혹은 나의 상상 속 이야기를 써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화가 아닌 책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때가  있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는 5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막연한 독립출판을 마음먹고 준비해 보려는 이에게 5년간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배운 것들을 공유하는 책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 이정하 지음ㅣ 스토리닷 펴냄 책 정보 보러가기👉 https://bit.ly/2OWRRw2 글쓰기는 곧 자기 생각을 번역해 내는 일이다? 따라 하기 쉽게, 친절하고 세심하게 안내하는 책 열 문장 쓰는 법 김정선 지음ㅣ 유유 펴냄 책 정보 보러가기👉 https://bit.ly/39wWqqt 나만의 책은 만들고 싶은데, 경험이 없어 두려울 때 기초에 관한 이해와 더불어 자신감도 담뿍 얻을 책 시작, 책 만들기 김은영, 김경아 지음ㅣ 안그라픽스 펴냄 책 정보 보러가기👉 https://bit.ly/2X1nCJ3 우연히 알게 된 독립출판에 관심이 깊어지고 있을 때 들어볼 만한, 자신의 책을 세상에 내 본 이들의 이야기 우리, 독립출판 편집부 지음ㅣ 북노마드 펴냄 책 정보 보러가기👉 https://bit.ly/2BxXzBH 짧든 길든, 오늘도 끄적끄적 무언갈 쓰고 있는 이에게 그간 쓴 글을 돌아보게도 하고, 또 연이어 쓰게 하는 책 당신의 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강준서 외 6명 지음ㅣ 디자인 이음 펴냄 책 정보 보러가기👉 https://bit.ly/2WZvwT1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곳 플라이북 👉 https://bit.ly/3g1K5x6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 장강명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책, 이게 뭐라고 팟캐스트를 열심히 들었던 사람으로서 이 책을 안 읽을 수는 없었다. 뭔가 필수코스 같은 느낌이랄까. 한 챕터씩 읽어나갈 때마다 들었던 팟캐스트들이 떠올랐다. 유튜브로 바뀌어버린 지금의 책, 이게 뭐라고 가 아쉬울 뿐이다. 책, 이게 뭐라고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진득하니 1시간가량 들어줘야 제맛인데 말이다. 이 에세이에는 장강명 작가님이 책, 이게 뭐라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고민했던 생각들이 담겨있다. 짧은 에피소드? 챕터? 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에피소드의 제목들이 전부 좋았다. 가장 좋았던 제목은 "단 한 사람의 독자와 죽음을 기다리는 병든 짐승"이었다. 모든 제목들이 이처럼 연관성을 생각하기 힘든 두 문장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 두 문장의 연관성을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에서 찾아내는 장강명 작가님의 시각이 돋보이게 만드는 좋은 제목들이었다.(한 에피소드씩 읽어나갈 때마다 이번 제목이 의미하는 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치솟는 바람에 자기 전에 읽을 때는 일부러 다음 에피소드 제목을 읽지 않고 책을 덮었다. 제목을 보면 그 챕터를 안 읽고는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에서 말한 "단 한 사람의 독자와 죽음을 기다리는 병든 짐승"의 연관성이 궁금하시다면...... <책, 이게 뭐라고>를 읽어보시길 바란다.) <책, 이게 뭐라고>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세계관이 있다. 말하고 듣는 세계와 읽고 쓰는 세계다.(마블 유니버스나 하하 유니버스 같은 세계관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말하고 듣는 세계는 일시적이고 짧으며 읽고 쓰는 세계는 지속적이고 길다. 장강명 작가님은 이 두 세계가 적절히 공존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세계는 점점 말하고 듣는 세계로 가고 있다. 읽고 쓰는 세계는 점점 말하고 듣는 세계에 자리를 내주는 중이다. 말하고 듣는 세계를 대표하는 유튜브만 봐도 그렇다. 유튜브는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심지어 이제는 모든 검색을 유튜브에서 하는 시대가 되었다. 유튜브 영상은 점점 더 짧아지고 일시적이 되어 간다. 10분 이상의 동영상에만 달리던 광고는 이제 8분만 넘어도 달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길고 진지하게 한 사건의 처음부터 끝을 전부 다루는 영상은 인기가 없다. 사건의 핵심, 예를 들면 어딘가의 모 중학교에서 집단 왕따로 인한 자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1분 내외로 짧게 말해주는 영상의 인기가 훨씬 높다. 거기에는 피해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 안타까운 일이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그 대처법과 해결방안은 제대로 모색되고 진행되었는지,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 단지 집단 왕따로 피해자가 자살했다는 거짓은 아닌 정보만 들어있을 뿐이다. 이 안타까운 사건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을 테지만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고 댓글창은 전쟁터가 된다. 그러나 읽고 쓰는 세계에서는 다르다. 앞에서 말한 가상의 왕따 사건에 대한 르포가 나온다면 거기에는 온갖 것들이 담겨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와 사건의 진행 경위, 다양한 시각의 전문가들의 사건에 대한 의견, 이외에 다른 왕따 사건들에 대한 예시와 여러 다양한 주장으로부터 비롯한 해결방안들까지. 이 르포를 읽는 것이 왕따 사건에 대해 훨씬 제대로 이해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그러나 이 르포가 나올 때쯤 사람들은 이미 다른 일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르포가 아무리 빨리 나오더라도 적어도 사건의 시작으로부터 몇 년은 걸릴 테니 말이다. 이렇게 읽고 쓰는 세계는 말하고 듣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패하고 만다. 읽고 쓰는 세계가 더 우월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말하고 듣는 세계와 읽고 쓰는 세계는 양쪽이 모두 중요하다.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는 즉각적이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읽고 쓰는 세계에서는 깊이 있는 생각과 일관되고 설득력 있는 논리 체계를 마주할 수 있다. 문제는 세계가 점점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빠르게 세상의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얻은 정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말하고 듣는 세계가 읽고 쓰는 세계를 완전히 장악하는 순간, 세상은 스쳐 지나가는 온갖 정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기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읽고 쓰는 세계를 좋아한다. 물론, 말하고 듣는 세계도 좋아한다. 둘 다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튜브만 보면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고 책만 읽으면 세상의 변화에 뒤쳐진 외골수가 될 것이다. 나는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싶다. 그러니 지금은 약해진 읽고 쓰는 세계에 조금 더 애정을 기울여야겠다. 어느 한쪽이 없어지지 않도록. 책 속 한 문장 그런 동영상들을 보면 털이 다 빠져 맨 가죽과 그 아래 앙상한 뼈를 드러낸 채 쓰러져 죽음을 기다리는 병든 짐승의 모습이 떠오른다.
[노래에서 길을 찾다]12-발밤발밤
[노래에서 길을 찾다]12-발밤발밤 옆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쪽만 보고 달려온 제 삶을 다른 분께서 외길삶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좀 열없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마음을 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 해가 넘도록 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올 수 있었고 오늘의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늘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발밤발밤'은 바로 앞에 들려 드렸던 '바람꽃'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 이어서 듣게 된 노래입니다. '바람꽃'과 마찬가지로 '선덕여왕'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이며 정영 님이 쓰신 노랫말에 이시우, 조윤정 두 분이 가락을 붙이시고 홍광호 님이 부르셨답니다. '발밤발밤'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인데 노랫말에 이런 뜻이 잘 드러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발밤발밤'이 되풀이해서 나오면서 그 느낌을 더해 줍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겨워겨워', '울어울어'와 같이 글자 셈이 같은 말을 넣어 가락이 느껴지도록 한 것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노래를 부른 홍광호 님의 목소리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천 개'라는 말을 빼고는 노랫말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니 덧붙인 노랫말과 움직그림을 함께 보시면서 저마다의 울림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4354해 온여름달 스무닷새 닷날(2021년 6월 25일 금요일)바람 바람 곁에도 멀리도 갈 수 없어 눈에도 맘에도 둘 수 없어 차라리 이대로 눈이 멀어 나를 보는 너 조차 몰랐으면 발밤발밤 걸어 나에게로 오는 천 개 속의 발소리도 그대란 걸 아는데 발밤발밤 걸어 눈물길을 지나 하루하루 돌아서며 살 수 있을까 발밤발밤 걸어 나에게로 오는 천 개 속의 발소리도 그대란 걸 아는데 발밤발밤 걸어 날 떠나가도 겨워겨워 내 안에 품어야지 울어울어 우는 그 마음까지 https://www.youtube.com/watch?v=Py6i0hWzIko&list=RDPy6i0hWzIko&index=1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노래 #발밤발밤 #홍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