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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투어

상당히 재미나는 기사다. Zeit의 기자가 직접 러시아 백신 투어에 참여하여 그 내용을 기사화시켰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잘 맞았고, 농담 조로 팔이 좀 흔들리더라는 말만 마지막에 붙여 놓았다. 그가 선택한 패키지는 2천 유로 짜리 러시아 왕복인데(접종료는 포함이 안 되어 있다! 대략 17유로), 러시아 국민들은 접종이 무료라고 한다.

(다만 개인병원의 경우는 러시아 국민이라 할지라도 유료이다.)

문제는 러시아 국민들이 자국 백신을 믿지 않는지라 접종률이 떨어진다는 것(5% 정도다). 푸틴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크다. 하지만 독일 쪽 부자들은 러시아 백신 투어를 많이들 하는 모양이다. 미리 맞아서 대비하는 의미가 클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독일에서 스푸트니크 V, 러시아 백신이 정치화됐기 때문이다.

독일이 란트들로 구성된 연방이라는 건 잘 아실 텐데,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닥치면 강력한 중앙통제가 있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그러나 독일 내 작센주 주총리(참조 1)인 Michael Kretschmer가 멋대로 러시아에 날라가서 푸틴과 전화통화를 하고, 백신을 달라 요청했었다. 작센만이 아니다. 최근까지 총리 후보가 되냐 마느냐로 논란을 좀 일으켰던 바이에른 주총리 Markus Söder 또한 러시아 백신 공장 유치를 러시아에게 요청했었다. 심지어 그는 러시아와 선계약을 해버리기도 했었다.

(참고로 둘 다 집권여당인 CDU/CSU 소속이다.) 연방정부가 아무 것도 안 한다는 비판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독일 정부답게(...) 이미 스푸트니크 백신과 관련된 협상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함정. 실질적인 문제는 유럽의약청(EMA)의 승인 절차이다. 아직 승인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스푸트니크 V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동일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이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동일한 벡터를 두 번 놓는 것에 비해, 스푸트니크는 서로 다른 벡터를 한 번씩 놓는다. 아마도? 그래서 아스트라제네카보다도 더 좋은 면역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는데(참조 2), 모든 것이 정치화됐으니 회의론자들에게는 의미 없는 정보일 뿐이다.

독일에서는 특히 동서간 지역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백신이다. 안 그래도 Querdenken 711(참조 3)들은 서쪽보다는 동쪽에 더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푸틴에게 살려달라 요청했던 그들은 대개 러시아 백신을 접종받고 싶어한다. 물론 이것은 메르켈 정부가 자초한 면도 크다. (아무래도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독일과 프랑스가 합세하여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신뢰성 떨어뜨리기 캠페인을 하긴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스푸트니크 V를 과연 믿을 수 있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스푸트니크 백신이 좋다고는 하는데, 러시아의 생산기술이 과연 신뢰할 만한가? 최근 슬로바키아의 스푸트니크 "반품" 사태(참조 4)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 EMA는 러시아 현장에서 테스트를 수행 중에 있다고 한다.생산 절차 테스트도 이번 달에 이뤄질 전망이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백신이 정체성의 일부를 이룬다(참조 5)... 이 역시 코로나19가 세상에 야기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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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보통은 주총리라 번역하는데, 우리가 익숙한대로 그냥 주지사라 번역해도 괜찮지 싶다. 원어는 Ministerpräsidenten, 직역하면 장관의장...인데 이건 어색하다.

2. 같은 플랫폼인데··· 러시아 백신, 아스트라보다 효과 뛰어난 이유는?(2021년 2월 4일): 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931

3. 독일 반코로나 집회의 해석(2020년 9월 5일): https://www.vingle.net/posts/3097639

4. Russia wants Slovakia to return its Sputnik V vaccines(2021년 4월 9일): https://abcnews.go.com/Health/wireStory/russia-slovakia-return-sputnik-vaccines-769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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