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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행복 / 이정하

시를 읽는 행복 / 이정하


어디 있을까, 내 애인
애인은 활자 뒤에 몰래 숨어 있다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톡톡 튀어나오곤 했다.

시를 읽으며 정류장에 갔고
시를 읽으며 버스를 탔으며
시를 읽으며 목적지에 내렸다.

시를 읽으며 그를 만났고
시를 읽으며 사랑을 나누었으며
시를 읽으며 이별을 했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별,
한 생애 건너오는 동안
꽃 피고 새 울고 바람 불고 비 내리는
수없이 많은 날들 있었지만
따스했다, 시를 읽는 동안은,
휘청거리고 삐걱거리는 그 순간에도
행복할 수 있었다.
네가
내 가슴에 있는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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