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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Said] 김대식 KAIST 교수

왜 인간은 유명해지고 싶은 것일까? 우선 유명해짐으로써 직접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면 문제는 간단해 보인다. 모든 영장류들은 집단생활을 한다. 철갑 같은 피부나 날카로운 이빨이 없는 인간은 협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에는 계급이 있고, 계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고 권력자인 알파는 가장 좋은 것을 먹고, 원하는 모든 여성을 통해 자식을 가질 수 있다. 알파가 아닌 나머지 구성원들은 최고 권력자의 행동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가 웃으면 안심해도 되지만, 화를 내면 바로 긴장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들면 내 숨통을 끊을 수도, 나를 집단 밖으로 몰아낼 수도 있다. 안락한 동굴과 안전한 마을에서 쫓겨난 나는 며칠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스인들은 그래서 사형보다 오스트라키스모스(ostrakismos), 즉 추방을 더 두려워했고, 피렌체에서 쫓겨난 단테 역시 ‘베아트리체’라는 추상적 사랑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가? 비행기만 타면 전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오늘날 역시 고향에 영원히 되돌아올 수 없다면 몇 명이나 해외로 나가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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