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eckim
6 years ago1,000+ Views
'자아, 이제는 어떻게 할 셈인가?" 그레고르는 스스로에게 물으며, 어둠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달았다...그는 애정과 연민으로 가족들의 일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누이동생보다도 그 자신이 훨씬 더 절실했다. 그는 교회의 종소리가 새벽 세시를 알릴 때까지, 공허하고 편안한 명상에 잠겨 있었다. -----------------------------------------------------------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변신입니다. 카프카는 인간 이성의 본연을 담담한 듯하면서도 예리한 통찰력으로 풀어내는 아주 아주 무~서운 작가입니다. (읽으면서 뜨끔 뜨끔할 때가 아주 많아요;;) 하루 아침에 거대한 해충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주인공 그레고리는 자신의 흉칙한 변신을 현실로 받아드리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고립의 자초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변신을 숨기려는 그의 처절한 사투는 곧 가족들에게까지 알려지게되고 말죠. 그레고리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변해버린 현실을 용납할 수 없던 자기 자신에게 한번, 그리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버림을 받습니다. 벌레로 변함과 동시에 언어적 단절과 무조건적인 사회로부터의 배척을 경험하게 됩니다. 여동생이 던진 빨간 사과가 그의 등에 박혀 썩어가는 것처럼, 그의 깊은 고독과 회한, 그리고 끝이 없는 자기 연민은 그의 삶을 점점 곪아가게 만들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레고리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가 벌레로 변한 후부터 급격하게 쇠약해진 부모님이 그의 죽음이후 젊고 아름다운 그의 여동생의 결혼에 대해 고민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읽고 나서 한동안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카프카가 던지는 화두가 참으로 심오합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불어닥친 불행과 까마득한 현실 사이에서 우리의 삶은 그레고리의 삶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가? 결국 그 답은, 우리들 각자의 몫이겠지요.
4 comments
Suggested
Recent
음.. 군대에서 읽었는데 사실 벌레로 변한 주인공이 과일에 맞아 죽는 걸 보고 좀 웃겼음.. 근데 그 벌레가 나였음을 깨닫고(군인이라는 벌레로 변신) 난 울어버렸어..
제가 제일 속상했던건ㅜㅜ먹는걸로 왜때려요ㅜㅜ곤충의 자존심이잇지...ㅜㅜ
이거읽고 영작시간에 글쓰는데 그 빨간사과가 아담과이브의독사과를 상징하는 메타포로써 인간의 가장극적인욕망의 표출이라는 드립을 써낸적이 있더라는ㅋㅋㅌㄷㄱ
으아! 이 책을 읽고 제가 받은 충격과 깨달음이란...!
2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