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s3246
1,000+ Views

옥수수밭고랑에 들깨 심어 봤는가?

말구(절친)가 제작한 들깨 트레이에 투하하는 도구는 작업 공정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들깨뿐 아니라 옥수수,콩 등 모든 알곡 곡식은 가능하다.
말구 본인 말로는 10분의 1이라고 후하게 평가하지만 내가 손이 느린 탓인지 거기까지는 못 미친다.
트레이에 흙을 담은 후 기존엔 집게손으로 두 개 혹은 세 개씩 집어서 한 구멍 한 구멍 떨어 트렸는데 그것도 아버지 한테 너무 많이 들어갔네 덜 들어갔네 혼나면서 말이다.
이건 한 판이 한번에 끝나니 얼마나 빠르겠는가.
명호도 권영이도 동네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다 돌려가며 쓴다.
내가 쓰고서는 상수한테넘겼는데
지금은 누구한테 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키운 들깨모를 감자와 마늘을 캔 빈자리에 심고 옥수수밭에 심는다.
요거 이모작이다. 감자 먹고 들깨 먹고, 마늘 먹고 들기름 먹고 땅이 부족한 우리 조상들의 아뜰한 지혜다.
그런데 아직 한창 자라고 있는 옥수수밭에 들어가 들깨를 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옥수수를 수확하고 심기에는 늦기에 크는 과정에 시차를 두고 키우는 거다. 물론 시차로 수확을 하니 가능하다.
오리걸음으로 날카로운 옥수수 잎을 헤쳐가며
호미로 옥수수 대 사이에 심는데 지열에 숨이 콱콱 막히고 옥수수 잎은 얼굴을 가르고 날벌레들은 깨물어 댄다.
말구 왈, 그렇게 힘들게 심어서 얼마나 먹겠다고 그 속 까지 심느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안 심고 버려두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옥수수 대를 베어낸 휑한 밭을 보시면 많이 서운해하실 것 같아서 심는다.
지금도 아버지가 '옥수수밭에 들깨는 심었냐?'하고 확인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말년에 누워 계시면서 무언가 지시할 때는 확인을 못하시니 무조건 '네' 하고 대답하곤 백수 친구 학선이 광영이랑 놀다가 와서 뒤늦게 실행하거나 안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하늘 위에서 다 내려보고 계신듯해 뻥치기가 어렵다.
두촌에 내려와 밭에 들어서면 항상 아버지와 함께 있는듯하다.
아버지 잘 계시지요? 복날인데 거기서도 복추렴은 하시나요?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토박이말 살리기]1-83 마닐마닐하다
[토박이말 살리기]1-83 마닐마닐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마닐마닐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음식이 씹어 먹기에 알맞도록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기월로 홍명희의 임꺽정에 나오는 "음식상을 들여다보았다. 입에 마닐마닐한 것은 밤에 다 먹고 남은 것으로 요기될 말한 것이 겉밤 여남은 개와 흰무리 부스러기뿐이었다."를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음식이) 씹어 먹기에 알맞게 무르고 부드럽다.'라고 풀이를 해 놓고 "마닐마닐한 군고구마는 겨울에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다."는 보기월을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가 비슷한데 둘을 더해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마닐마닐하다: 먹거리가 씹어 먹기에 알맞게 무르고 부드러우며 말랑말랑하다. 이 말은 저처럼 이가 튼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주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이가 좋지 않다고 마닐마닐한 것만 찾으면 이가 더 안 좋아진다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 너무 단단한 것을 많이 드시면 이를 다칠 수도 있으니 알맞게 단단한 것들을 꼭꼭 씹어서 부드럽게 만들어 먹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마닐마닐하다'에서 '하다'를 뺀 '마닐마닐'은 '먹거리가 먹기 알맞게 무르고 부드러운 됨새(상태)'를 가리키는 말이 됩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목구멍으로 마닐마닐 넘어갈 수 있는 것은 벌써 다 먹었고 지금 있는 것이라고는 보리죽 쑤어 먹을 것밖에 남지 않았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저는 마닐마닐한 것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달걀'이 떠오르는데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열달 스무엿새 두날(2021년 10월 26일 화요일) 바람 바람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마닐마닐하다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