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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밭고랑에 들깨 심어 봤는가?

말구(절친)가 제작한 들깨 트레이에 투하하는 도구는 작업 공정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들깨뿐 아니라 옥수수,콩 등 모든 알곡 곡식은 가능하다.
말구 본인 말로는 10분의 1이라고 후하게 평가하지만 내가 손이 느린 탓인지 거기까지는 못 미친다.
트레이에 흙을 담은 후 기존엔 집게손으로 두 개 혹은 세 개씩 집어서 한 구멍 한 구멍 떨어 트렸는데 그것도 아버지 한테 너무 많이 들어갔네 덜 들어갔네 혼나면서 말이다.
이건 한 판이 한번에 끝나니 얼마나 빠르겠는가.
명호도 권영이도 동네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다 돌려가며 쓴다.
내가 쓰고서는 상수한테넘겼는데
지금은 누구한테 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키운 들깨모를 감자와 마늘을 캔 빈자리에 심고 옥수수밭에 심는다.
요거 이모작이다. 감자 먹고 들깨 먹고, 마늘 먹고 들기름 먹고 땅이 부족한 우리 조상들의 아뜰한 지혜다.
그런데 아직 한창 자라고 있는 옥수수밭에 들어가 들깨를 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옥수수를 수확하고 심기에는 늦기에 크는 과정에 시차를 두고 키우는 거다. 물론 시차로 수확을 하니 가능하다.
오리걸음으로 날카로운 옥수수 잎을 헤쳐가며
호미로 옥수수 대 사이에 심는데 지열에 숨이 콱콱 막히고 옥수수 잎은 얼굴을 가르고 날벌레들은 깨물어 댄다.
말구 왈, 그렇게 힘들게 심어서 얼마나 먹겠다고 그 속 까지 심느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안 심고 버려두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옥수수 대를 베어낸 휑한 밭을 보시면 많이 서운해하실 것 같아서 심는다.
지금도 아버지가 '옥수수밭에 들깨는 심었냐?'하고 확인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말년에 누워 계시면서 무언가 지시할 때는 확인을 못하시니 무조건 '네' 하고 대답하곤 백수 친구 학선이 광영이랑 놀다가 와서 뒤늦게 실행하거나 안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하늘 위에서 다 내려보고 계신듯해 뻥치기가 어렵다.
두촌에 내려와 밭에 들어서면 항상 아버지와 함께 있는듯하다.
아버지 잘 계시지요? 복날인데 거기서도 복추렴은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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