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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달래드립니다. 6화

'툭'

물기를 가득 머금은 수건.

고작 수건 따위가 내는 소리일 뿐인데
그 짧은 순간, 샤워실 안의 정경이 멋대로 그려집니다.

따듯한 물에 몸을 내맡기고, 눈을 지긋이 감은 채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며 씻어내리는 모습부터,

샤워를 끝내고 상체가 훤히 비치는 거울을 마주한 채,
매혹적으로 물기를 닦는 모습까지.

야릇한 망상이 활개를 핍니다.
이 쓰레기 머리야, 그만좀 해.

정신이 채 들기도 전에, 속옷을 입는 듯
살갗과 란제리 원단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스윽, 스윽'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현악기보다
아름답고도 위태로운 연주 소리로 들리네요.


은비: "옳지, 잘 참는다."


아, 몸의 모든 성근육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움찔거립니다.

나: "다,다 입었냐?"


은비: "아니, 아직 위에는 안입었어."


'꿀꺽'


팬티를 입는 것 보다 다소 격한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내 시야에 보이지 않던 은비의 그림자가
휙 지나갔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요.

소리없이 침을 삼키며,
시야를 왼쪽 아래로 조금 내려봅니다.

......

노란빛 스탠드 조명을 배경으로,

속옷을 입는 은비의 그림자가 행위 예술을 하듯,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요염하게 움직입니다.

그 어떤 무용도 이토록 위태롭고 치명적인 선은 없을텐데.

애간장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해요.

고작 거뭇한 그림자지만, 상상만으로 이미 은비를
낱낱이 느낀 것 같습니다.

마저 속옷을 다 입은 듯,
손을 뒤로 하여 속옷을 채웁니다.

'뚝'

은비: "다 입었다."


나: "마,마저 다 입어라.."

어제 입었던 끈나시와 허벅지가 훤히 들어나는 짧은 트레이닝
하의를 마저 입는 은비.

은비: "이제 뒤돌아도 돼."

여자와 한 공간에 있어본 적 없는 숫총각처럼 몸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입니다.

나: "어,어.

분명 옷을 다 입고 있는데, 왜 시선을 못 맞추겠지.

괜찮아, 진정하자. 난 은비에게 어떠한 사심도 없잖아.


은비: "부끄러워하는 거봐, 귀엽게."

나: "부,부끄럽긴 뭘."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조롱하듯 초밀착하여 희롱하는 은비.

손사래 치며, 외면할수록 더 바짝 붙어 이리저리 품속으로
들어옵니다.

은비: "왜 못봐? 왜애? 응?"

가릴 것 없이 모든 신체 부위가 맞닿습니다.

나: "뭐,뭐가. 아,아무렇지 않은데."


은비: "오, 진짜?"

물러터진 경계가 허물자,
뒤에서 껴안기도 하고 내 발위에 자신의 발을 올리며 대롱대롱
내 걸음을 따라합니다.

은비: "우와, 오빠 복근 장난없다!"


물기 덜마른 촉촉한 머리칼이 뜨거워진 내 몸을 살금살금
건드리며, 손으론 내 복부를 더듬습니다.

아,위험하다.

나: "아, 뭐해, 저리가."

그녀의 골반 근처와 내 하체의 어딘가가
선명하게 맞닿았습니다.

분명 서로가 자세히 느껴질만큼 생생한 촉감으로.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더욱 내 몸에 꽉 붙어 이리저리
흔들며 장난치는 은비.

정말 이 이상은 안돼. 내 몸의 추태를 들킬 거 같다.


나: "아, 그만해. 너 진짜 위험한 줄도 모르고 자꾸 이럴래?"


은비를 뿌리치고, 성급하게 어디든 앉을 곳을 찾습니다.

동선 상 가장 가까운 곳인 침대에 앉아,
자연스레 양 허벅지 위에 베개를 올려놓습니다.

휴.

은비: "우리 사이에 위험할 일이 남았나?"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답이 정해진 듯한 질문을 날립니다.


나: "그,그게 무슨 말이야. 장난치면 혼난다."


은비: "어제 기억 안나? 오빠가 어제 침대에서 나한테 했던 거?"


머리가 지난 기억의 흔적을 짜내려 바쁘게 움직입니다.

아, 모함이다. 이성적인 내가 그럴 리 없어.

반사적으로 팬티 안의 감촉을 확인합니다.
일종의 습도라던지, 농축이라던지.


......

까마득한 기억은,
거짓과 사실을 뒤바꿀 만큼, 사실도 거짓으로 혼돈할 만큼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으깨버립니다.

... 정말 내가?

나: "미,미안하다. 진짜 기억이 안나."

침대 옆에 나란히 앉은 은비가,
참다 못해 터진 듯 호탕하게 웃어버립니다.

은비: "아, 웃겨. 진짜 놀릴 맛 난다, 오빠. 너무 좋아."


쪼그만한 게 몇번씩이나 날 가지고 놀아?


나: "너 진짜 죽을래? 나 진짜 화났어. 빨리 나가 너."

은비: "어제 얼마나 힘들게 오빠 집까지 데려왔는데, 이렇게 매몰차게 내쫓는 거야?"


그렇긴 하지만..
저 가녀린 몸으로 어떻게 여기까지 데려왔을라나.
내가 주사가 없어서 망정이지, 휴.


나: "대신 앞으로 그런 장난치지마. 그럼 별일 없던 거 맞지?"

은비는 골똘히 눈을 굴리며 지난 밤을 생각하네요.


은비: "아무 일이 없었던 건 아니지."


나: "뭐? 그럼?"


은비: "글쎄, 말해주기 싫은데. 내 소원 들어주면 말해주지롱."


내가 또 이런 허수에 당할 듯 싶으냐. 어림없지.

음...


나: "알겠으니까, 빨리 말해."

은비: "아싸! 안지키기만 해, 죽어 아주.
어제 잠들기 전까지 서윤인가 뭔가 하는 여자애만 종일
불렀어. 그리고 나한테 '서윤아' 하면서 막 안기고 보듬고 그랬어 오빠가.

나: "또 거짓말이지 너."

은비: "오빠, 너 마음대로 생각해라."


잔뜩 심통이 나있는 듯한 은비의 표정.
은비 표정을 보아하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요.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르며 본인에게 그랬다니, 은비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미안해지네요.


나: "미안해. 그냥 잠꼬대 였을텐데. 너한테 함부로 행동해서 미안하다."


한동안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에게 등을 돌린 채 앉아있습니다.

화를 풀어줘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 너무 어렵기만 해요.

뭐라도 해야 하는데,
아! 냉장고에 아이스크림 있구나!


나: "이거 먹고 화 풀어주라. 서윤... 아, 아니 은비야.."


젠장, 하필 이 타이밍에. 망했다.

숨도 쉬지 않는 듯, 미동없는 은비의 뒷모습에서
전쟁의 서막이 피부로 와닿습니다.

나를 휙 돌아보는 은비.

금방이라도 분노에 찬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눈망울.
아랫 입술을 잔뜩 모은 채,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은비: "나 신은비라고! 서윤인가 뭔가 하는 애가 아니라고 나는!
진짜 자존심 상해."


분노와 서러움이 뒤섞인 은비의 표정.


나: "아, 미안하다. 내가 아직..."


은비: "왜 오빠 너는 서윤인가 뭔가 걔만 생각하고 걔만 부르냐고! 아, 울기 싫은데 진짜."


나: "......"

여기저기 놓인 짐을 휙휙 급하게 낚아채고,
현관으로 나서는 은비.

설움이 멈추지 않는지, 입고 왔던 가디건을 얼굴에 품고
훌쩍이며 집 밖으로 나갑니다.

다급하게 엉거주춤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열고 뒤따라 갑니다.

얼마나 빨리 내려갔는지, 주택 계단을 벗어나
골목을 내려가고 있는 은비가 보입니다.

두손을 입가에 대고 힘차게 은비를 부르려다,
목에서 턱 하고 막혔습니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이게 맞는 걸까.

괜한 행동으로 불을 지피는 건 아닐까.

곁에 둘수록 은비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테고,
그것에 비례하게 나 또한 미안함에 편치 못할텐데.

모았던 두손은 맥없이 툭 떨어지고, 깊은 한숨과 함께
복잡한 걸음으로 다시 집으로 올라갑니다.

왜 유독 은비를 향한 행동은
갖가지 이유와 근거가 필요할까요.

아직은 이 불편함을 정의할 수가 없네요.


******


오디션 심사 2시간 전.

무거운 마음으로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집 밖을 나왔습니다.

원래라면 기대에 부풀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갈하게 채비했겠지만,

어제 하루 사이에
각기 다른 두 여자의 파동으로, 여파가 극심한 탓에
차마 겨를이 없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대하던 오디션 당일인데,
컨디션도 의욕도 반토막입니다.

어제 공원에서 얼마나 울어 재꼈으면,
목이 칼칼한 게 쉰 목소리가 나오네요.

그래도 오늘이 영화에 일조하는 것도 마지막이고,
더이상... 서윤이를 볼 일도 없을 테고.

미련없이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 하는 게 일거양득이겠죠.

억지 화이팅을 가득 불어넣고 오디션장에 들어갑니다.


홍감독: "어, 김작가 왔네."

나: "안녕하십니까."

홍감독: "아직 캐스팅 디렉터랑 안왔으니까, 미리 배우 프로필 보고 참고해."


두터운 파일을 건내받고,
품에 꼭 쥔 채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생각보다 조촐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스테이지를 생각했는데,
대학로 소극장 느낌에 가깝네요.

빈의자에 앉아 받은 프로필을 열어봅니다.

우와, 오늘 이 배우 실물 영접하는 거야?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에서 하드캐리한 배우잖아.
미쳤다, 미쳤어.

로코물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배우도 있네요.
나이가 조금 있어서 걸맞진 않아보이는데..

최근 핫하게 떠오르는 배우도 있어요.
SNS에서 벨런스 게임에 항상 등장하던데,
빚이 30억이어도 다 갚아주고 만날 수 있다는 그 배우.

헛웃음이 나오네요. 내가 이런 배우들 앞에 앉아
심사를 하는 꼴이라니.

정작 월세 살이에 확연한 미래도 없는 나하고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일 텐데.

'철컥'

문이 열리더니 홍감독과 함께 캐스팅 디렉터와 기타 관계자로
보이는 분들이 들어옵니다.


나: "안녕하십니까."

"아이고 안녕하세요. 홍감독님께 말씀 들었어요."

홍감독: "자자, 슬슬 시작하지. 시간 다 됐지?"

스텝으로 보이는 분이, 심사 테이블 바로 옆에
두 대의 카메라를 거치해줍니다.

아마 영상을 통해 비춰지는 모습을 보려고 하는 거겠죠.
한마디로 카메라 빨.

우와 '알렉사 미니LF' 엄청 비싼 카메라로 아는데, 역시..

홍감독의 손짓에 오디션이 시작되고,
첫번째 배우가 들어옵니다.

티끌도 놓치지 않기 위해 초집중 상태로 배우를 탐색합니다.
그런 나와는 달리, 역시 베테랑인 걸까요.

정돈 안된 거뭇한 수염 곳곳에 나있는 허연 수염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홍감독과 캐스팅 디렉터.

연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카메를 휙 보더니
가망이 없다는 듯 배우에게 시선을 끊고 다음 프로필을 봅니다.

다음으로 들어온 배우.
이번엔 두 분 다 유심히 보는 듯 했지만,
대사를 뱉기 전, 호흡에서 이미 아웃입니다.

모든 감정의 시작은 호흡이라고 하죠.

어느새 30명가량의 배우들이 속전속결로 나가떨어집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그 배우가 들어옵니다.

아까 잠깐 언급했던 '남자사용설명서'의 그 배우죠.

두 분 다 눈을 떼지 못하고,
배우의 연기에 빨려 들어가는 듯 보입니다.

배우의 연기가 끝나고, 흡족한 웃음을 짓는 두 감독.


홍감독: "잘 봤고요. 다음 거 해보시죠."


다음은 '지정 연기' 입니다.
한마디로 직접 지정해준 연기를 선보여야 하죠.

사실 '지정 연기'는 연극 영화과 대학 입시에서나 보는 것인데
이번엔 홍감독이 특별히 지시했다고 합니다.

홍감독의 애착이 들어가 있는 장면이죠.

바로 '스물아홉의 우린'에서 중요 장면 중 하나인
서윤이와 나의 이별 씬.

......

눈을 지긋이 감으며 감정에 몰입하는 배우.
심호흡을 크게 내쉬더니, 준비가 끝난 듯 보입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부디 그때의 나를, 그때의 우리를 그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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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적ㅇㅓ보이지만 많은걸로.. ㅎㅎ) 다음편을 가져왔습니다. 곧 추석이라서 빠르게 업로드 해야겠습니다. 추석때 해야할 노동이 많으므로...또르르..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ㄴㅣ다. ====================================================== 제목없음 11 “ 일단 차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 “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근처를 뒤지는건 무리에요 “ 그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은 점점 더 거세져갔다. 구름이 어느새 내려앉아 주변은 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워졌고 이렇게 수풀이 우거진곳에서 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 이 주변 지리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서 차를 찾는게 쉬울거같아요. 저도 지금 네비로 여기를 처음와봐서 주변지리를 모르거든요. 사실 두분이 말씀하기 전까지 이쪽에 요양원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습니다. “ 그나마 제주도에 사는 권기자에게 기대를 걸어보려 했지만 주변 지리를 모르는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인듯 했다. “ 혹시 두분 아까 오다가 봤던 야영장에다가 한번 물어보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맞아. 그쪽밖에 들어오는 길이 없다면 그쪽에서 애들을 봤던 차를 봤던 하지 않았을까요? “ “ 맞아요. 야영장 주인을 한번 만나보는게 좋겠어요. “ “ 건물내부를 찾아보는건 비가 그치면 다시 오는걸로 하죠. 시야가 너무 어두워져서 밝을때 들어오는게 좋을거 같아요. “ 지현은 일단 잔뜩 젖어서 머리가 엉겨붙은 수연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 수연아 일단 비도 너무 많이 오니까 야영장으로 가보자 . 거기 한번 물어보면 뭔가 얘기해주실지도 몰라. “ “ 그러자. “ 건물 한 귀퉁이에 놓여진 새마음요양원 표지판을 뒤로 한 채 그들은 다시 풀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차를 찾을수 있을 거 같진 않았지만 일단 수연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야영장 주인과 대화를 해보는것이 좋을 듯 했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랜턴 하나에 의지한채 길지 않은 길을 빠져나왔다. 벌써 세사람은 쓰고온 우산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잔뜩 젖었고 한여름의 장마라도 시작된 듯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야영장 관리소 : 부재시 연락바람 010******** 정진규] 허술하게 세워진 표지판에 야영장이라고 적힌걸 보니 이곳이 맞는 듯 했다. 관리소는 간이로 만들어진 곳 같았고 그 뒤에는 좀 더 커다란 가정집이 있었다. “ 불이 꺼져있는거 같은데 전화를 해봐야 할까요? “ 지현은 우산을 잡은 손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불이꺼진 곳의 문을 함부로 열수도 없었다. ‘똑똑똑’ “ 저기요 !!! 사람 없어요 ? “ 머뭇거리던 틈 사이로 수연은 관리소의 문을 두드렸다. ‘ 쾅쾅쾅 ‘ “ 저기요!!! 누구 없어요? !!!! “ 문안에서는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주변의 힘차게 내리는 빗소리만 들려올뿐. 우산에 의지한채 셋은 갈피를 잡지 못해 그저 멍하게 서있었다. 대꾸도 없는 문안이 짜증이 났는지 기어이 지현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발로 관리소 문을 차버렸다. ‘퍽 ! ‘ “ 사람 없냐구요 !!! “ “ 누구요 . 누군데 남의 집 문을 발로 참수꽈 “ 빗소리에 시끄러워진 그 공기를 깨며 누군가 뒤에서 소리쳤다. 그는 매우 키가 컸고 커다란 덩치를 자랑했다. 까칠하게 올라온 수염은 며칠 씻지 않은것 처럼 꾀죄죄해 보였고 그의 손에는 비에 흠뻑하게 젖은 뗄깜이 묶여있었다. 머리는 빡빡하게 스포츠 머리를 했고 눈은 부리부리해서 첫인상 치고는 쎄다는 느낌을 받았다. 움푹 패인 눈에 위압감이 느껴진 그들은 누가 먼저 말을 건네야할지 각자 눈치를 보고 있었다. 결국 제일 다급했던 수연이 말을 걸었다. “ 저기요. 여기 관리소장님 되세요? “ “ 내가 여기 관리소장 이우다. 무슨 일이꽈 “ 사투리가 조금 섞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곳에 관리소장이라고 하는 부분은 알아들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의 표정을 보고 수연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 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 몇가지 질문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 “ 비가 쏟아졈시난 일단 들어오십서 “ 무뚝뚝한 말투로 들어오라며 거구의 남자는 문을 열쇠로 열어주었다. 내부는 좁을 거라 생각한것과 달리 그곳은 그 가정집으로 이어지는 입구 같은 곳이었다. 아마 사무실 겸 입구로 사용하시는것 같았다. 가정집 문까지 열자 그 안에서 넓직하고 커다란 내부가 펼쳐졌다. 값비싸 보이는 가죽 쇼파가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고 영화에서나 보던 벽난로를 보고 지현은 신기해했다. “ 여기 앉으십서. “ “ 감사합니다. “ “ 딱보난 육지사람 닮은디. 무슨 일인지 … “ “ 아 안녕하세요. 제주 향기 권영민 기자입니다. “ 갑자기 말을 끊고 권영민이 끼어들어 대답했다. 의아한 표정으로 지현이 영민을 쳐다보자 영민은 눈을 찡긋하며 빠져있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 아… 제주도 사람이구나. 육지사람인줄 알아신디 … “ “ 취재중에는 저희도 사투리 많이 안씁니다. 어르신 . “ “ 지역신문이면 도와줘사쥬. 무슨 일이꽈 “. “ 실종된 사람들을 찾고있는데요. 혹시 여기 차세워서 위로 올라가거나 뭐 돌아다니는 아이들 본적 있으세요? “ “ 아이들은 여기 오질 못하쥬게. “ “ 아니 그정도 어린애들 말고 대학생 또래 정도 되보이는 아이들 마씸 ….” “ 흠….. 애들은 못본거 닮은디…. …. “ “ 혹시 그러면 낯선 차를 보신 적은 없으세요 ? 아마 렌트카였을텐데 “ 내용을 바꿔서 질문을 하자 관리소장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뭔가 생각이 날듯 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 했다. “ 여기는 죄다 렌트카인디 내 차 찾는게 빨라지 아 그런데 예전에 우리 손님 차 아닌 차는 봤던거 닮은디…… “ “ 손님 차 아닌건 어떻게 아셨어요 ? “ “ 우리 야영장 쓰는 사람들은 다 들어올때 차남바를 적게 되있어요. 그래야 내가 주차장 관리하기가 편하니까. 그런데 가끔 야영장 주차장 옆이나 바깥에 세우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바깥까지 한번 돌아보는데 우리 주차장 입구옆에 누가 차를 세웠더라고. 내가 목록을 보면서 체크를 하는데 그 목록에는 그 차번호가 없었어요. 그래서 딴 놈이 우리 주차장 근처에 차를 세웠네 하면서 욕을 한번했지. 거기다가 세워버리면 우리 손님들이 차를 빼기가 힘들다고 “ “아,,, 혹시 번호는 기억하세요 ?” “ 내가 차 남바를 적긴 해신디.. 나중에 안 치우면 불법주차로 신고전화하잰 남바 적어놓긴 했수다. 잠깐 기다려봅서. “ 관리소장은 일어나 어딘가 서랍을 뒤지더니 주차목록 이라고 커다란 견출지가 붙은 철 한개를 가져와 앉았다. 목에 걸린 돋보기를 쓰며 여기저기 넘기던 관리소장은 표시해둔 곳을 찾아 그들에게 건네 보였다. “ 여기있네요. 6월 22일 토요일에 .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 이때가 어린애들 데리고온 손님이 많아서 우리가 주차장이 꽉찼었거든요. 그래서 꼭 전화할라고 했었는데 너무 바빠서 나중에 있는지 확인을 못했어. “ “ 렌트카 어디 였는지는 모르시져? “ “ 나가 거기까지 어떵알아. 그냥 남바만 적어놔신디 “ 옆을 살짝 보자 지현은 몰래 대화내용을 녹음 중인걸로 보였고 수연은 수첩에다가 차 번호를 적어놓았다. 투덜거리던 관리소장은 바깥에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에 흠칫하며 창문을 열어 바깥을 확인하였다. “ 비가 영 하영 내리는데 다시 어떵 갈거라 . 좀 그치면 가던가. 여기 커피 이시난 알앙 타마시고. 난 건물에 물새는데 이신디 봐야하니까 뭐 물어볼거 이시믄 아까 거기 번호로 전화하던가 합서. “ 무뚝뚝하게 내뱉던 관리소장은 비가 새는 곳을 찾아야 한다며 고무 대야를 들고 사라졌다. 아마 알아서 가던가 말던가 하라는 뜻 같았다. “ 뭐라고 하시는거에요 ? “ 지현은 사투리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말에 당황해했지만 이내 영민이 그 뜻을 설명해주었다 . “ 커피 마시고 비 그치면 가라하시네요. 소장님은 비새는데 있나 보러 가셔야한대요. 혹시 물어볼거 있으면 문에 붙어진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셨어요 “ “ 혹시모르니 저장해놔야겠네요. 관리소장 이름이 정진규씨 맞죠? “ “아깐 말잘라서 미안해요. 제주도 분들이 육지 신문사에서 왔다고 하면 대답을 잘 안해주시거든요… 좀 폐쇄적인 곳이라… “ “ 이해해요. 다른 지역도 그러는걸요 . 영민씨 덕분에 그래도 수월하게 대화 했어요.“ 관리소장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의문투성이가 되었다. 사라진 유심. 차로 이곳을 왔는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알수가 없다. 아마 야영장 곁에 차를 세우고 요양원까지 올라간건 맞는거 같은데 그 뒤에 행방이 묘연하니… 어디에 있는거니 수정아… 12편 이어집ㄴ니다 https://vin.gl/p/2672350?asrc=copylink
무슨 책을 읽어야할지 모르겠을 때 참고할만한 독서목록.jpg
오늘 소개해주는 도서목록은 OtvN <비밀독서단> 시즌2의 추천 도서 목록 아무래도 네티즌 투표가 들어가니까 베스트셀러 or 스테디셀러 순위에 있는 책들이 많음 그리고 각 출처 들어가보면 따로 소개해준 TOP 10 이외 TOP 100 순위를 다 볼 수 있음 1. 서울대생은 뭐 읽지? TOP 100 (기준 : 2015년 8월 17일~12월 31일까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대출 수 순) 10위 : 미시경제학 (2판) - 김영산,왕규호 9위 : 백년의 고독 2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출판사 : 민음사) 8위 : 정글만리 2 - 조정래 7위 : 백년의 고독 1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출판사 : 민음사) 6위 : 경제.경영수학 길잡이 (2010년 4판) -  Kevin Wainwright, Alpha C. Chiang 5위 : 게임이론 - 왕규호 4위 : 젊은이를 위한 인간관계의 심리학 (2004년 판) - 권석만 3위 : 에우리피데스 비극 - 에우리피데스 (출판사 : 단국대학교출판부) 2위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1위 :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아무래도 대학교 도서관이다보니까 전공서적 관련 책들의 대출이 많은듯) 출처 2.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셀럽들은 뭐 읽지? TOP 100 (기준 :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소개된 내용들을 2008년 부터 2016년까지 모두 분석하여 조사) 10위 : 관촌수필 - 이문구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9위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빌 브라이슨 8위 : 토지 - 박경리 7위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도스토옙스키 (출판사 : 민음사) 6위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쿤데라 5위 : 강의 - 신영복 4위 : 서양미술사 - 에른스트 곰브리치 3위 : 생각의 탄생 - 미셸 루스번스타인 2위 : 그리스인 조르바 - 카잔차키스 (출판사 : 열린책들) 1위 : 백년 동안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출판사 : 문학사상사) 출처 3. 대한민국 군인은 뭐 읽지? TOP 100 (기준 : 2015년 병영 독서 배틀 2위를 수상한 육군 2사단 모 연대의 병영 도서관 대출 순위) 10위 : 스무살, 절대지지 않기를 - 이지성 9위 : 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 8위 :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 이광연 7위 :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 루츠 판 다이크 6위 : 역사e season2 - EBS 역사채널 5위 : 대 고구려 역사 중국에는 없다 - 임상선 4위 : 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 가토 다이조 3위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로렌 슬레이터 2위 : 행복의 기원 - 서은국 1위 : 미움 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출처 4. 시대의 금서 TOP 100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출판사 : 까치) 9위 : 안네의 일기 - 안네 프랑크 (출판사 : 문학사상사) 8위 : 태백산맥 - 조정래 7위 :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6위 : 레 미제라블 - 빅토르 위고 (출판사 : 민음사) 5위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쉘 실버스타인 (출판사 : 시공주니어) 4위 : 탈무드 - 이동민 (옮긴이) (출판사 : 인디북) 3위 : 1984 - 조지 오웰 (출판사 : 민음사) 2위 : 해리포터 : 마법사의 돌 - J. K. 롤링 1위 : 동물농장 - 조지 오웰 (출판사 : 시공사) 출처 5. 상위 0.1% 독서광들은 뭐 읽지? TOP100 10위 : 혼자 있는 시간의  - 사이토 다카시 9위 : 경영의 모험 - 존 브룩스 8위 :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7위 : 라면을 끓이며 - 김훈 6위 : 그림의 힘 - 김선현 5위 : 하버드 새벽 4시 반 - 웨이슈잉 4위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실너머 편 - 채사장 3위 : 담론 - 신영복 2위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1위 :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출처 6. 다시 읽고 싶은 교과서 문학 TOP 100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봉순이 언니 - 공지영 (출판사 : 오픈하우스) 9위 : 인연 - 피천득 (출판사 : 샘터사) 8위 : 안네의 일기 - 안네 프랑크 (출판사 : 지경사) 7위 :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출판사 : 사피엔스21 ) 6위 : 토지 - 박경리 5위 : 무소유 - 법정 (출판사 : 휘닉스) 4위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출판사 : 이성과힘) 3위 : 어린 왕자 - 생텍 쥐베리 (출판사 : 열린책들) 2위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윤동주 (출판사 : 소와다리) 1위 : 소나기 - 황순원 (출판사 : 다림) 출처 7. 영화인의 책 TOP 100 (기준 : 영화인들의 추천을 받은 후, 시청자 투표와 자문단의 추천으로 TOP 100을 최종 선정) 10위 :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배우 차태현 추천) 9위 : 꽃들에게 희망을 - 트리나 폴러스 (출판사 : 시공주니어) (배우 유해진 추천) 8위 : 탈무드 - 이동민 (출판사 : 인디북) (배우 하정우 추천) 7위 : 셜록 홈즈 전집 세트 - 아서 코난 도일 (출판사 : 문예춘추사) (배우 한예리 추천) 6위 : 나무 - 베르나르 베르베르 (배우 유아인 추천) 5위 :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배우 한예리 추천) 4위 :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배우 공유 추천) 3위 :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배우 고창석 추천) 2위 : 어린 왕자 - 생텍쥐페리 (출판사 : 인디고) (배우 김고은 추천) 1위 : 7년의 밤 - 정유정 (배우 류승룡, 조진웅 추천) 출처 8. 학창시절 몰래 읽어야할 책 TOP 100 ('학창시절에 즐겨보던 책'이라는 의미로 '몰래 읽어야할'이라는 워딩을 사용한 거 같음)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오디션 - 천계영 9위 : 죽은 시인의 사회 - N.H. 클라인바움 8위 :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출판사 : 민음사) 7위 : 가시고기 - 조창인 6위 : 다빈치 코드 - 댄 브라운 5위 :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4위 :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3위 : 슬램덩크 - 이노우에 타케히코 2위 : 해리포터 시리즈 - 조앤 K 롤링 1위 : 반지의 제왕 - J.R.R. 톨킨 출처 9. 솔로를 탈출시켜 주는 책 TOP100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9위 : 스님의 주례사 - 법륜 8위 : 구해줘 - 기욤 뮈소 7위 :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배르벨 바르데츠키 6위 : 제인 에어 - 샬롯 브론테 (출판사 : 민음사) 5위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카타야마 쿄이치 4위 :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류시화 3위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존 그레이 2위 : 냉정과 열정사이 - 에쿠니 가오리 1위 :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출판사 : 민음사) 출처 10. 책으로 만나는 실존 인물 TOP100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 박완서, 호원숙 9위 :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출판사 : 민음사) 8위 : 체 게바라 평전 - 장 코르미에 7위 : 스티브 잡스 - 월터 아이작슨 6위 : 윤동주 평전 - 송우혜 (출판사 : 서정시학) 5위 : 칼의 노래 - 김훈 4위 : 찰리 브라운과 함께한 내 인생 - 찰스 슐츠 3위 : 반 고흐, 인생을 쓰다 - 빈센트 반 고흐 2위 : 덕혜옹주 - 권비영 1위 : 백석평전 - 안도현 출처 11. 가족과 안 친한 사람들을 위한 책 TOP100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 알리야 모건스턴, 수지 모건스턴 9위 : 부모의 자존감 - 댄 뉴하스 8위 : 괴물들이 사는 나라 - 모리스 센닥 (출판사 : 시공주니어) 7위 : 돼지책 - 앤서니 브라운 6위 : 유태인 가족대화 - 슈물리 보테악 5위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윤용인 4위 : 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3위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바바라 오코너 (출판사 : 놀) 2위 : 빨강 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출판사 : 세종서적) 1위 :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 도종환 출처 12.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 TOP100 (기준 : 시청자 및 비밀독서단 선정위원들이 추천 책을 선별한 후 교보문고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 10위 :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양창순 9위 :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배르벨 바르데츠키 8위 :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7위 : 인생수업 - 법륜 6위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5위 : 여덟 단어 - 박웅현 4위 : 마션 - 앤디 위어 3위 : 강아지 똥 - 권정생 2위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혜민스님 1위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출판사 : 문학동네) 출처 내용출처 tvN <비밀독서단> 본문출처 올해는 책 한권이라도 읽어보고 싶은 책 초보를 위한 추천 도서 목록
빙글에 새로운 웹툰 & 웹소설이 찾아옵니다!
빙글러 여러분들! 최근 빙글에서 매주 일어나고 있는 연쇄폭발 사건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월요일] 센스 甲 애소 작가의 <피시 in 애소>로 소통폭발 [화요일] 무에서 유를 만드는 권권규 작가의 <만들며 사는 삶>으로 드립폭발 [수요일] 심장 폭격하는 빙글냥 말랑이와 집사 째리의 <말랑한 째리>로 귀염폭발 [목요일] 메밀&애소&째리작가의 덕심자극 만화 <어썸데이툰>의 매력폭발 '빵' 터지며 빙글러들의 일상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빙글 웹툰> <빙글 웹툰>의 라인업에 새로운 작품이 추가되었습니다! [금요웹툰] 호룔로( 작가 <룸메이트> ▷ 컬렉션 바로가기 개강 이틀 전, 아슬아슬하게 룸메이트 구하기에 성공한 21살 공대녀 김솔안. 산뜻하게 새학기를 시작하는 그녀의 마음엔 기분좋은 설렘이 가득 차올랐다. 어렵게 구한 룸메이트가 남자... 그것도 너무나 잘생긴 남자라는 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21살 공대녀 '김솔안'과 두 남자의 청춘로맨스를 그려나가는 웹툰 <룸메이트>가 6월 23일 금요일부터 연재됩니다. 호룔로 작가님의 컬렉션 미리미리 팔로우 해두는 것 잊지 마세요! [수요/일요 웹소설] 치뉴 작가 <마지막 마녀의 심장> ▷ 컬렉션 바로가기 기억을 담은 심장과 그 심장을 잃어버린 마지막 마녀. 그런 그녀를 기억하는 두 남자. "당신이 원하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그녀는 더는 존재하지 않아요." "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난 너를 사랑해." 기억을 담은 심장을 잃어버린 마지막 마녀의 이야기. 흥미진진한 판타지 세계관 속 피어나는 로맨스가 매력적인 <마지막 마녀의 심장>이 6월 18일 일요일부터 연재됩니다. 치뉴 작가의 <마지막 마녀의 심장>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월요 웹소설] 신화그녀 작가 <그 '놈'을 뺏겠습니다.> ▷컬렉션 바로가기 모든 걸 다 갖춘, 그래서 ‘여자 친구’까지 이미 갖추고 있는 그 놈, 본격 내 걸로 만들기 프로젝트! 애인 있는 남자 건드는 x들은 극혐이라고 혀를 끌끌 차던 ‘오로라’ 그녀가, 멀쩡히 여친 있는 그 놈을 뺏고 말겠다고 선포한다?! But ! 사이다 같은 그녀에게도 그럴만한 ‘사정’은 있었으니… 사이다 美 폭발하는 여주인공 오로라의 그 '놈' 뺏기 프로젝트! 복잡한 그 '놈'과의 애정사에 잘-생긴 연하남까지 가세하는 흥미진진한 로맨스 스토리. 6월 19일 월요일부터 연재되는 <그 '놈'을 뺏겠습니다.>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Q.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A. 아래와 같이 빙글 홈피드의 ‘웹툰/웹소설 콘텐츠 그룹’을 통해 서비스됩니다. [Q. 제 만화/소설도 연재하고 싶어요!] A. 빙글러들에게 웹툰/웹소설을 선보이고 싶은 작가님들의 제휴요청을 기다립니다. 특히 빙글의 각 커뮤니티에 연재중이신 재야의 작가님들! 지금 빙글 웹툰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빙글 웹툰 콘텐츠그룹에 웹툰 제휴를 희망하시는 작가님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 지원하러 가기 (*작가/작품 발굴 및 연락에 많은 도움을 주신 @sousuke 님께 감사드립니다.)
밤에 잠이 안 올 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나무위키 문서 8선
1. 도시전설 전세계 도시전설 괴담을 모아놓은 페이지 오싹한 게 보고 싶다 -> 하지만 무서운 그림이나 사진은 보기 싫을 때 가볍게 보기 좋음 바로 읽어보기 ▶️ 2. 포스트 아포칼립스 포스트 아포칼립스 유형들과 클리셰들을 모아놓은 페이지 좀비물이나 생존물 좋아하면 강추 바로 읽어보기 ▶️ 3. 미제사건 전세계 미제사건들을 모아놓은 페이지 꼬꼬무나 알뜰범잡 같은 거 좋아하면 강추 바로 읽어보기 ▶️ 4. 연쇄살인범 전세계 연쇄살인범들과 생애, 범죄 등을 모아놓은 페이지 이것도 꼬꼬무 알뜰범잡 같은 거 좋아하면 강추 바로 읽어보기 ▶️ 5. 제 2차 세계대전 2차세계대전 진행상황과 배경, 벌어졌던 전투들을 모아놓은 페이지 역덕들이 몰려와서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페이지여서 양도 방대하고 전체적인 흐름 파악하기 괜찮음 단, 위키의 성격상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흥미 위주로 읽을 것 실제로 람리섬 전투 같은 경우 불과 1년전, 악어들이 일본군을 잡아먹었다는 도시전설을 진짜처럼 기재되어 있기도 했었음 바로 읽어보기 ▶️ 6. SCP재단 도시전설을 베이스로 하는 가상의 괴물들과 그 괴물을 관리하는 가상의 재단에 대한 페이지 코즈믹 호러에 가까운 설정이 무서우면서도 재밌고, 정리해둔 가상의 괴물(SCP) 리스트가 굉장히 많아서 읽기 좋음 바로 읽어보기 ▶️ 7. 국가 멸망/사례 다양한 국가 멸망 사례들을 모아놓은 페이지 고대부터 현대까지 많은 국가들의 멸망 사례를 모아놓아서 가볍게 보기 좋음 단, 이 페이지도 위키의 성격상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흥미 위주로 읽을 것 바로 읽어보기 ▶️ 8. 아즈텍 제국 아즈텍 제국의 신화/문명/잔인한 풍습(....) 등을 모아놓은 페이지 산제물이나 잔인한 문화 같은 거 보고 싶으면 강추 참고로 이 제국은 매일매일 일상이 오징어게임인 나라였음 바로 읽어보기 ▶️ 출처 : 더쿠
[책 추천] 읽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설 5
안녕하세요!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곳 플라이북입니다. 가을 바람이 불면서 괜시리 마음이 설레는 요즘인데요. 오늘은 가을에 읽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연애소설 5권을 소개합니다. 이 책들과 함께 설레는 가을날이 되길 바랍니다! 01 매일이 설렘도 없고 무의미하다 느껴질 때 '오늘' 이 순간의 삶이 충만해지는 그녀의 사랑 이야기 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 마시멜로 펴냄 이 책 자세히보기> 02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같은 공간에서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그들의 로맨스 셰어하우스 베스 올리리 지음 | 살림 펴냄 이 책 자세히보기> 03 무미건조한 마음 가득 설렘을 충전하고 싶을 때 베스트셀러 소설가와 소설 속 여주인공의 판타지 로맨스 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 밝은세상 펴냄 이 책 자세히 보기> 04 당신의 인생에는 이런 사랑이 있나요? 사랑의 설렘을 다시 깨워주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 마티네의 끝에서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 아르테(arte) 펴냄 이 책 자세히 보기> 05 바쁘고 복잡한 일상에서 로맨틱한 일탈을 꿈꾸게 될 때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낭만적인 파리에서의 로맨스 센 강변의 작은 책방 레베카 레이즌 지음 | 황금시간 펴냄 이 책 자세히 보기> 지금 플라이북 앱에서 또 다른 책 무제한으로 추천받기! 클릭!>
chapter1. 오늘 '이별' 하렵니다!
“왜 전화 안 받아, 이 호랑말코 같은 새끼가.” 밖엔 억수같은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 굵어진 빗방울을 쇼윈도를 통해 바라보던 로라는 주먹을 꾹 쥐었다. 조그마한 그녀의 주먹에 어마어마한 힘이 들어갔다. “이현우, 니가 이렇게 잠수를 탄다 이거지? 고백할 땐 하늘의 별도 따다준다더니. 그래도 별 하나는 따주고 가는 구나? 이별 말이다, 이 깜찍한 새끼야. 성은이 망극하다, 망극해!” 그녀는 혼자 중얼거리며 꾹 쥔 그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다 곧, 자신 뒤의 책상 위에 휴대폰이 요란스레 울렸고, 로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한걸음에 카운터로 향했다. 깜찍한 새끼라며, 호랑말코 같은 새끼라며 속으로 온갖 욕을 퍼부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내심 지금 울리고 있는 전화벨의 주인공이 이현우 그 호랑말코 같은 새끼길 바랐다. 하지만. “스팸…이네. 썩을.”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쇼윈도 앞에 디피 되어 있는 마네킹 손가락을 툭, 툭 건드렸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에 곧 빗물 가득 머금은 까만 하늘이 푹 담겼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에도 억수 같은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 * * “야, 오로라. 그 새끼 일방적으로 잠수 탔다며? 아주 미친 새끼네, 그거?!” 밤 열 시가 되기 오 분 전. 로라의 옷가게로 그녀의 친구로 추종되는 두 명의 여자가 우르르 들이 닥쳤다. 그녀는 손님용 탈의실 안에서 낑낑대며 어제 새로 지른 원피스를 갈아입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이다. 윽-. 야, 나 살쪘나봐. 지퍼가 안 올라가.” “그래 기지배야, 너 살 쪘다니까? 살 쪘다고 해도 죽어도 아니라고 부은 거라고 하더니.” “아, 조용히 하고 빨랑 와봐. 지퍼 좀 올려줘.” “그래서. 갈 거야? 찾아 갈 거야?” “당연한 거 아니니? 이 새끼가 지금 날 가지고 놀아도 유분수지. 내가 이대로 가만히, 헤어져 줄 오로라로 보이냐?” 탈의실 안에서 쩌렁쩌렁 로라의 목소리가 울러 퍼졌다. 그녀의 친구들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때, 딸랑 하는 가게 문앞의 종소리가 울렸고 여자들은 일제히 가게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시간에 누구지, 로라는 탈의실 안에서 낑낑대며 겨우 지퍼를 올려 탈의실을 나섰다. “아, 지금…문…닫으시는 건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에 쫄딱 맞은 한 여자가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여자들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로라는 아홉시 오십칠 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한 번 바라보곤 애써 미소 지으며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아, 저희가 열시되면 마감을 하긴 하는데…” “저 급히 옷을 갈아입어야 해서…2분도 안 걸릴 거거든요? 어떻게…구매할 수 있을까요?” 여자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상태를 보아 급히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만 같기에 로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꺼두었던 마네킹 쪽의 불을 켰다. “천천히 고르세요. 저도 어차피 화장 다시 하고 나가려던 참이었거든요.” 로라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친구들을 향해 눈을 찡긋해 보였다. 그리곤 비에 홀딱 젖은 그녀에게서 한 걸음 물러서며 또각또각 카운터로 향했다. ‘비에 젖었지만 탐스런 갈색 빛 머리에 오똑 선 콧날. 저건 자연산이라기 보단 의느님에 의해 탄생된 듯한 비쥬얼의 코. 그리고 오렌지색이 잘 어울리는 도톰한 입술. 앞머리가 없는 긴 생머리에 속눈썹이 긴, 눈은 음…건드리지 않았군. 자연스런 쌍꺼풀이 매력적이네.’ 보통 미모의 여인이 아닌 듯 보였다. 로라는 안보는 척 하며 카운터에 서서 원피스 쪽을 기웃거리는 비에 젖은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폈다. “저, 요걸로 갈아입고 가도 될까요?” 삼십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피고 있던 로라는 갑작스레 자신을 돌아보는 탓에 흠칫 놀라며 헛기침을 했다. 자신이 몰래 훔쳐보고 있던 것을 눈치 챈 것은 아닐까, 로라는 아까보다 더 씩씩한 목소리로 탈의실 문을 활짝 열었다. “흠, 흠흠. 물론이죠. 여기서 갈아입으세요!” 탈의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카운터 밑쪽에 휙 던지며 로라는 씩 웃었다. 여자 역시 로라를 따라 웃으며 탈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아, 나 갑자기 배 아프다. 너희 계산할 줄 알지? 마지막 손님이니까 뒷 단위 까주는 센스 알아서들 발휘하시고. 나 화장실 간닷!” “가게 문은? 바로 닫어?” “어! 내 가방 챙겨서 나와 있어! 가게 불만 좀 꺼주구!” 로라는 두루마기 휴지를 챙겨들곤 가게를 급히 나섰다. 그리곤 조심조심 비를 피해, 바로 옆 상가 복도로 향했다. 무슨 비가 이렇게 쏟아져. 태풍이라도 오려는 건가, 혼자서 중얼거리며 로라는 화장실로 향하기 위해 또각또각 걸었는데, 여간 으스스한 게 아니었다. 자신의 팔을 꾹 쥔 채 로라는 구두 굽 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화장실로 들어섰다. 그때, 조용한 화장실 안을 가득 메우는 로라의 휴대폰 벨소리. 로라는 자신의 벨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보세요.” “누나! 나 오늘 좀 늦는다!” “좀 늦는 거냐, 아님 해 뜨고 들어오는 거냐? 똑바로 말해라 너.” “아-. 엄마 아빠 없을 때 자유를 만끽하는 거지. 어차피 너도 오늘 늦을 거 아니냐. 보아하니 불금에 비까지 내리니 술 퍼마시러 가겠구만.” “어이, 동생. 이 누님은 오늘 술을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인생에서 제일 중대한…” “됐고. 아무쪼록 시내에서 마주치지는 말자. 쪽팔리니까.” “야! 야 이 눔의 자식아! 너 죽을래애-?!” 쩌렁쩌렁 울리는 로라의 목소리. 하지만 돌아오는 건, 무참히 끊겨 버린 휴대폰 너머의 정적 뿐. 로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얘는 참 누굴 닮아서 이렇게 개 썅 마이웨이일까, 하며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로 향했다. “울지만 말자. 어떤 대답을 들어도. 어떤 말을 들어도. 구질구질하게 울지나 말자, 오로라.” 로라는 손을 씻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눈물이 툭,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남자 친구란 자식이…어째 사귀는 1년 동안 한 달 빼곤 매일을 이리도 울리니. 로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처음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해놓고선. 그 마음 영원히 변치 않을 거라고 해놓고선. 나만 사랑한다고, 영원히 그럴 거라고, 그러니 자신과 결혼하자고 해놓고선. 로라는 빨갛게 상기된 볼을 물 묻은 손으로 만지작이다 이내 휴지로 물기를 닦으며 화장실을 나섰다. 그러다 화장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전신 거울 앞에 우두커니 섰다. 구겨진 원피스를 매만졌다. “야, 이현우. 이젠 내가 빠빠이야. 내가 이제 세이굿바이 하는 거라구.” 그렇게 중얼거리며 로라가 웨이브 진 머리를 손으로 만지작이고 있는데, 갑자기 또각또각 텅 빈 복도에서 남자 구두 굽 소리가 들려왔다. ‘이 시간에 누구지…’ 그녀는 그대로 굳은 채 전신 거울을 통해 뒤를 봤다. 그때, 웬 정장을 입은 훤칠한 키의 한 남자가…로라의 시야에 들어섰다. 무심한 듯 양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잠시 화장실 앞에 서 로라를 바라보더니 이내 또각또각 바른 걸음 걸이로 로라 옆에 섰다. 로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주춤주춤 옆으로 물러났다. ‘잘…생겼다. 스타일…도 괜찮구….’ 머리를 만지던 그 손 그대로 굳은 채, 로라는 자신도 모르게 남자를 빤히 바라봤다. 로라의 말대로 잘생긴 남자였다. 한 쪽만 속 쌍꺼풀이 진 짝 눈이 매력적이었다. 옆에서 바라봐도 우뚝 선 콧날은 작은 얼굴을 더 갸름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비율도 괜찮은 것이,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저 정장에 코트를 입은 채였지만, 스타일도 좋아보였다. 올해 스물여섯이 되는 자신보다는 나이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이 보였지만. 삼십 대 초반? 중반? 넋을 놓고 남자를 바라보던 그녀. 이내 로라의 부담스런 시선을 느꼈는지, 남자가 홱 로라를 내려다보았다. ‘어머, 깜짝이야.’ 로라는 티가 날 정도로 화들짝 놀라며 남자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곤 다시금 만지작이던 머리를 정리하며 빙그르르 뒤돌아섰다. 그런데, ‘가만. 여긴…여자 화장실인데?’ 그 생각이 들자, 로라는 다시금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남자 역시 뒤돌아서있던 로라를 거울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두 사람의 눈동자가 부딪혔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여기 여자 화장실이라, 일러주기 위해 붉은 입술을 조심스레 떼었는데. “여기 남자 화장실인데요.” “예, 예?” 지금 내가 해야 할 말을 왜 저 분이, 저렇게 얘기하고 있는 거지? 그녀는 눈을 끔뻑이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여기 남자 화장실이라구요.” 로라가 잘 못 알아들었나 싶어 아까보다 목소리에 더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하는 남자. 남자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마치 로라가 큰 잘 못이라도 저질렀다는 것처럼. 하지만 그녀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라,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아차 싶어 다시 입술을 앙다물곤 “아…네. 죄송합니다.” 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조심 화장실을 나섰다. “내가 너무 급해서 남자 화장실을 들어 왔나 보네…” 그럴 리가 없는데, 싶으면서도 뭐 남자 화장실이라고 저렇게 힘주어 얘기하니 자신이 착각했나 보다, 하고 중얼거리며 로라가 화장실을 나서 입구를 돌아보았는데. “뭐야. 여자 화장실이잖아.” 여자 화장실이란 표시가 화장실 앞에 붙어 있었다. ‘뭐야, 여자 화장실인데 왜 나보고 눈치 줘.’ 로라는 입술을 삐죽이며 화장실 쪽으로 눈을 흘겨보았다.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가 다시금 매장으로 향하기 위해 한 걸음 내딛었는데. “……?” 또각또각 다시금 남자의 구두 굽 소리가 들렸다. 이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남자가 휘적휘적 여자 화장실에서 나와 바로 옆 남자 화장실로 쏙 들어섰다. 이 무슨 황당한…. 로라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남자 화장실로 들어서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생긴 건 멀쩡한데 순…허당이네. 황당하게, 정말.” * * * 선뜻 들어서지 못했다. 로라와 그녀의 친구들은 비가와도 여전히 휘향찬란한 시내 한 가운데에서, 그녀의 현 남친인지 구 남친인지 모를 ‘이현우’란 남자가 일하고 있는 술집 앞에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로라는 원피스 자락을 꾹 쥐었다. “야, 뭐해 오로라. 안 들어가?” “저 새끼, 뭐가 좋은 지 싱글벙글 서빙하고 있네.” 그래도 사랑했었다. 쓰레기 새끼인 걸 알면서도 그 놈과 사귀었었다. 소문난 바람둥이란 걸 알면서도 로라는 자신을 믿어 달란 그 놈의 말을 한 번 믿어보기로 했었다. 그녀라면, 오로라 그녀 자신이라면 바람둥이에 쓰레기에 나쁜 놈이라 소문 난 저 놈을 자신만 바라보는 순한 양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거라 믿었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지금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되어 되레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찔러 버렸다. “됐어. 가자, 그냥.” 로라는 돌아섰다.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서는 로라를 이해할 수 없단 표정으로 친구들은 바라봤다. 등지고 돌아선 로라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평소완 다르게 다운 된 목소리와 축 처진 어깨가 지금 그녀는 무지 슬프고 아프단 걸 말해주고 있었다. “들어가서 왜 전화 안 받냐고…실컷 따지고 나서 끝이라고…통보하고 나오면 뭐하겠니.” “…….” “이미 저 자식은 나와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 뒤늦게 이러는 내 꼴만 우스워지지…안 그래?” 로라의 왼쪽 어깨가 비에 젖었다. 로라의 젖은 어깨를 바라보던 친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로라의 성격대로라면 당장이고 저 술집으로 처 들어가 사장 새끼 나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을 것이었다. 그러곤 로라를 보며 당황하는 그 남자의 뺨을 시원하게 후려치며 ‘꺼져, 이 쓰레기 새끼야!’ 멋있게 말해주고 나왔을 것이었다. 하지만. “못 하겠다. 가자, 그냥.” “…오로라.” “에휴, 오로라 성격 많-이 죽었네. 하하. 가자, 제군들! 언니가 오늘 이별주 쏜다!” “야. 오로라. 정말 괜찮냐?” 그녀의 친구들은 더욱 오바스럽게 웃으며 어깨동무를 하는 로라를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았다. 괜찮냔 친구의 말에 로라는 피식, 바람 빠진 웃음을 내뱉었다. “누굴 욕하겠니.” “…….” “쓰레기 차 인 거 알면서도 좋다고 잡아 탄 건 난데.” “…….” “야…로라야.”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널 사랑한다, 그러니 한 번만 믿어달란 저 새끼의 말을 믿었던…내 탓이지. 누굴 탓 해. 안 그래?” 로라는 그 말을 내뱉곤 노란 우산을 다시금 추켜들었다. 그러곤 방금 헤어진 전 남친의 가게를 쿨 하게 지나치려 한 발 내딛었다. 그때, “여기가 너희 오빠가 하는 가게야?” “응. 멋있지? 우리 오빠 가게 여기 말고도 또 있어. 저 밑에 고기 집도 우리 오빠 꺼야.” 로라는 걷던 걸음을 멈추었다. ‘우리…오빠 가게…?’ 그녀는 자신의 옆을 지나치는 짧은 단발의 여자를 돌아보았다. 우리 오빠 가게란, 앙증맞은 목소리에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다. 멈칫하는 로라를 뒤에서 지켜보던 그녀의 친구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야, 근데 저 오빠랑 사귄다고? 저 오빠 저번에 여자 친구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응. 근데 그 여자가 질척대는 거래. 헤어지자고 그렇게 눈치를 줘도 뭐…안 떨어진다나? 그래서 오빠가 그냥 차단해버렸데. 그럼 뭐 알아서 떨어지겠지?” “아, 헐! 대박. 그 여자 불쌍해.” “나두 이제 신경 안 쓰려고. 오빠가 한 달 전부터 나 좋다고 매일 밤 우리 집 앞에 찾아오는데…그 마음 어떻게 안 받아 주니? 어젠 이 목걸이까지 선물해줬다니까. 제발 자기 마음 좀 받아 달라구.” 방금 저…질척댄다는, 헤어지자고 눈치를 줘도 안 떨어진다는, 그래서 차단을 당했다는 여자는…나를…말하는 거지? 로라는 들고 있던 우산을 자신도 모르게 툭, 떨어뜨리고 말았다. 목걸이라니…한 달 전부터라니. 그녀의 억장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어머. 로라야 왜 그래?” “손에 쥐났어?” 그녀의 친구들이 황급히 떨어진 로라의 우산을 주워 로라의 손에 쥐어주었지만 로라의 손은 힘이 풀려버린 지 오래. 그러곤 그런 그들의 호들갑에 가게 문 손잡이를 쥐고 안으로 들어서려던 아마도 로라의 ‘전 남친’의 ‘현 여친’인 듯한 여자가 로라를 돌아보았다. 예쁘장하게 생겼네. 남의 남자 친구 홀라당 뺏아 갈 만큼. 로라는 멍한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야, 오로라. 왜 그래.” “쓰레기차를 잡아 탄 건 내 탓이라, 그냥 날 원망하고…지나치려 했는데.” “…어?” 로라는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이현우의 ‘현 여친’인 듯한 그 예쁘장한 여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지지 않고 로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당장 어디로 튈지 모르는 로라의 주먹은 연신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열을 삭이고 있는 듯 했다. “그 쓰레기차. 다신 내 주위에서 냄새 못 풍기게. 폐차를 시켜버려야겠다.” “…뭐?” “이 동네에서 냄새 풍기면서 더는 못 돌아다니게, 아주 개 박살을…내버려야겠어.” “……?!” “ 이, 이현우 재활용도 안 되는 씹 쓰레기 인간아! 니가 그러고도 남자 새끼냐?!” 순간이었다. 말릴 틈도 없이 그녀가 가게 문을 박차고 안으로 돌진해버린 것은. “어머, 어머! 오로라! 로라야!” “어머, 누구세요! 누구신데 우리 오빠를!” 순식간에 가게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분에 못 이겨 가게 안으로 돌진해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서빙을 하고 있던 현우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로라. 그리고 그런 로라에게 머리채를 잡혀 들고 있던 안주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채 ‘으악!’ 외마디 비명만 내지르고 있는 현우. 가게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손님은 물론이거니와 술 집 앞을 지나치던 시민들은 고성과 비명이 오가는 범상치 않은 모습의 로라와 현우에게 시선 집중 했다. “으악! 뭐야! 오로라, 이거 안 놔?! 죽고 싶어?!” “못 놔! 안 놔! 오냐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어?!” “으악! 이거 놓으라고! 왜 이래! 말로 하라고!” “니 사랑은 이래?! 뒤에서 뒤통수 치고, 하염없이 기다리게 하고, 사람 바보 만들고, 그러다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사람 울리는 게. 니 사랑이야?! 그게 니가 내게 해주겠다던 사랑이냐고!” “어머, 누구신데 우리 오빠 머리채를 잡는 거냐구요-! 이거 못 놔요?!” “악-! 야! 야! 이거 안 놔?! 이 기집애가 죽고 싶나!” 현우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이리저리 흔들고 있는 로라의 긴 머리칼을 잡아 챈 현우의 현 여친인 듯한 가게 앞에서의 그 여자. 로라는 으악-!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꼬맹이 너는 빠져라, 어?! 이거 못 놓아?!” “그 쪽부터 우리 오빠 놔요! 아님 절대 못 놔요!” “상황 파악 안 되니?! 니가 방금 지껄였던 너희 오빠한테 질척대는 여자가 난데?!” “뭐? 뭐…뭐라구요?” “여친 있는 멀쩡한 남자 꼬신 것도 모자라, 니가 내 머리채 까지 휘어잡아? 어?! 니년 손모가지도 이 놈 모가지랑 같이 분질러줘?!” 로라가 악을 쓰고 여자에게 덤비자, 여자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하지만 휘어잡은 로라의 긴 머리칼은 놓지 않았다. 가게 안의 사람들 역시 술렁이며 모두 휴대폰을 꺼내 처참하다 못해 충격적인 삼각관계 스캔들의 현장을 담기 시작했다. 얼굴 팔리는 줄도 모르고 바락바락 로라가 악을 쓰자, 친구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굴렀다. 로라가 현우의 머리칼을 오른손에 꾹 쥔 채 여자의 머리채를 휘어잡으려 나머지 한 손을 뻗었는데. 그런데. “이런다고 바람 난 그쪽 전 남친이.” “뭐야!” “정신 번쩍 차리고 그쪽 현 남친으로 컴백하진, 않을 것 같은데요?” 웬 잘-생긴, 그러나 한 눈에도 장난기 많고 어려보이는 듯한 남자 한 명이 로라의 왼 손을 저지했다. 남자의 손엔 어마어마한 힘이 들어 있었고, 산발이 된 로라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눈빛은 귀여운 눈매와 어울리게 장난기가 가득했다. 로라는 엥? 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왼 손목을 꾹 쥐고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로라는 왠지 싸-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구요?” “보는 눈도 많고. 그 눈으로 그쪽 지켜보고 있는 그 사람들은 영상까지 찍어대고 있는데.” “……?” “SNS 스타 되는 게 꿈이세요? 혹시, 관종?” “뭐라구요?! 지금 놀려?! 이거 안 놔요?!” “흥분하는 걸 보니 그건 아닌 것 같고.” 하며 남자는 피식 웃었다. 피식, 웃어?! 로라는 어이없는 대사를 날리며 어이없게도 자신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 남자를 어이없다는 듯이 올려다보았다. “그럼 마무리는 이렇게 지읍시다.” “……?” “이 손목 잡힌 채로 나랑 같이 여길 나가죠.” “…….” “쿨과 찌질은 한 끗 차이인데. 여기서 나한테 이 손목 잡힌 채로 나간다면 쿨 해질 수 있을 텐데?” “…뭐래는 거야. 놔라, 이거?” “그쪽의 이 비극적인 사랑의 엔딩은 그래도 해피 해야지. 안 그래?” 하고 마지막 그 말을 내뱉는 남자의 표정은 아까완 달리 진지했다. 로라는 사뭇 진지해져버린 그 녀석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이 남자는 누구일까, 누구기에 이 어마어마한 스캔들의 현장에 불쑥 끼어들어 자신의 손목을 꾹 쥔 채, 곤경에 처한 공주를 구해주는 젠틀한 왕자님스런 멘트를 날리고 있는 걸까. 로라의 눈동자가 빠르게 굴렀다. 남자의 얼굴을 재빠르게 스캔했다. 하지만, 로라는 이 남자가 초면이었다. 로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도대체 이 남자…정체가…뭐지?’ 그리고 순간 느껴졌다, 로라는. 이것은…보통…인연은 아니라고. 자신의 26년, 살벌한 연애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지금 이 순간은 아름다운 연인이 될 불타오를 썸의 발화점이던가. 아님…상상조차 하기 싫은 악연이 될 잘못된 만남의 시초이던가, 라고. * * * 반갑습니다, 신화그녀입니다! 빙글에서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너무도 반갑고, 설렙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_^ 그럼, 열심히 달려볼까요?! 함께 해주실거죠 :D
Chapter 44. 나에게 더는 다가오지 마.
로라는 거실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눈물을 뚝뚝 흘렸다. 팔목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팔목이 아려왔지만 그 보다 마음이 더 아려왔다. “왜…나한테…승질이야…나쁜 자식이.” 로라는 눈물을 훔치며 빨갛게 부어 오른 팔목을 바라보았다. 속이 상했다. 왜 저렇게 자신에게 화를 냈는지, 왜 구도발은 차 선생님에게 그토록 부정적인 것인지. 그리고 왜…왜, 저 자식이 화를 내는 게 마음에…걸리는 것인 지. 로라는 굳게 닫힌 도헌의 방문을 한껏 노려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러곤 책상에 엎드려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으어어엉, 왜…왜 나한테 그래!” 그렇게 소리 내어 엉엉 울기를 십분이 지났을까. 로라는 뻘개진 눈으로 서랍을 열었다. “…….” 그때, 그 손님이, 오늘 아침에 기태의 병원 앞을 서성이던 그 여자가 선물해주었던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로라는 입술을 깨물곤 그 손수건을 꺼냈다. “현재를…즐겨라…” 의미심장했다.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로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손수건을 한참이나 내려다보았다. 그냥, 과거도 미래도 아무것도 생각 말고 현재만 즐기란 말인가. 로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러곤 조금 전, 도헌이 화를 내며 자신에게 내뱉었던 말들을 다시금 되새겨 보았다. “…여자 없을 것 같냐고?…, 여자 친구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르고 만난 거 아니냐고?” 여자 친구가…당연히 없으니 자신을 만났을 거라 생각했다. 순서가 뒤 바뀌긴 했지만, 여자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만날만한 그런 쓰레기는 아니라고, 로라는 생각했다. “그럴…사람이 아니라는 건 세상에 없다지만…정말…정말 선생님만큼은….” 로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두 눈이 빨개지도록 울고 나니, 속이 어쩐지 후련한 듯하기도 했다. 로라는 그 손수건을 손에 꼭 쥐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멋있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는 이 행복한 순간에 그토록 자신이 울어야 하는 지. “믿고 싶은 거…믿어만 버리고 싶어서라는 거…알잖아, 너도.” 괜히 도헌이 미웠다. 사랑하면 모든 것을 믿어 주고 싶고 믿어 버리고만 싶다는 걸, 지도 잘 알면서. 왜 자신한테만 그렇게 모질게 말하는 것인 지. 도헌이 있는 방 쪽으로 눈을 흘겼다. 그런데 마음이, 쉽사리 나아지질 않았다. 자신에게 화를 낸 구도헌에 대한 원망보단, 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선생님이 아니라고 했잖아. 지금은 선생님이 내 남자 친구인 걸.” 그러면 믿어 주어야 했다. 그보다, 믿고 싶었다. 차기태였기에. 다른 이도 아닌 차기태였기에. 자신이 한 눈에 반해버렸고, 자신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아갔던 이었기에. 바람둥이 전 남친에게 아프게 데이고 난 후에 만난이라, 더욱 그랬다. 젠틀 하고 매너 있는 행동과 말투. 그리고 다정하고 자상한 성품. 서툴렀지만, 그래도 어색하고 차가움이 물씬 풍기는 사람이었지만 자신에게만큼은 한없이 다정해지는 사람. “…하지만.” 로라는 입술을 깨문 채, 손수건을 다시금 내려다보았다. “넌…너는 진짜 정체가…뭐니.” 로라의 마음이 어지러웠다. 불안하기도 했고, 찜찜해져 오기도 했다. “구도발이…내게 그런 말을 그냥 해 줄 일은 없어. 구도발은…” 좀 전에 자신을 꼭 끌어안아 주었던 도헌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리고 다시금 쿵쿵, 뛰기 시작하는 자신의 심장. 로라는 며칠 전부터 구도헌과 마주하면 심장이 뛰는 자신의 이상증세를 헤아려 보며, 그 여자가 준 손수건을 꾹 쥐었다. “구도발 역시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나한테 그냥, 그저 그런 걸로 섣부르게 상처를 줄 리가 없지.” 미안해요, 선생님. 나 선생님의 마음을 의심해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속으로 읊조리며 로라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는 빗줄기를 젖은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 * * “이상하지 않냐, 정말.” “어련히 알아서 만날라고? 그리고 또 쓰레기 만나도 오로라 몫이지, 너보고 책임지라고 안 하잖아.” “방관하는 것 같잖냐.” 집 앞, 포장마차에서 로준과 도헌은 마주보고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그렇게 오로라에게 화를 내고 난 뒤, 마음이 편치 않은 도헌이었기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뒤숭숭한 마음에 귀가하던 로준에게 연락을 해 술 한 잔을 하고 있었다. “너가 왜 방관하는 것 같은데.” “그 새끼한테…여자가 있었거든.” “…진심?” “전 여친인 지, 현 여친인 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서. 섣불리 오로라한테 얘기는 못 해줬었다.” 그렇게 말하며 도헌은 괴로운 듯 술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아직도 있는 것 같아?” “아니. 내가 정리 하고 만나라고 말하긴 했었거든. 그래서 지금은 정리한 듯싶은데.” “그럼 됐지, 뭐. 미처 정리 못 하고 오로라 만났다고 하더라도 지금 잘 하면 됐지.” “…….” “그리고 그 남자 몇 번 마주치긴 했는데. 오로한테 진심인 것 같던데.” “…….” “오로라도 진심으로 좋아하는 듯 보였고.” 로준은 도헌의 빈 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로준이 애써 그렇게 도헌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려 했지만, 도헌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 굳어 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그래. 그 남자도 진심으로 오호라, 생각해주는 것 같고.” “…….” “여자가 많아 보이긴 했지만. 뭐 다 능력 있고 잘생겼으니 그런 거겠지. 깔끔해 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영 찝찝해서 말이다.” “…동생인 나보다 더 극성이다, 진짜.” “…그러니까. 나 왜 이렇게 오지랖이냐?” 도헌은 그렇게 말하며 피식, 차갑게 웃었다. “니 심성이 착해서 그렇지 뭐. 철없는 오로라가 니 깊은 맘을 알 길은 없을 테고.” “아까…오호라한테 소리 질렀어. 손목도 아프게 잡아 끌어버렸고.” “…….” “답답해서. 나 혼자만 이렇게 답답한 가 싶어, 화도 나고.” “…….” “걱정되기도 하고.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까지 하나 싶어,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 “왜 둘 사이에 끼어서 사서 고생인 지,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괴로운 듯 보였다. 도헌은 거푸 술잔만 비워댔다.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는 빗줄기를 멍하니 바라보며, 아까 오로라와 함께 우산을 쓰고 순대를 사러갔던 그 길을 회상했다. “더는…그러지 말아야겠다. 신경 쓰지 말아야 겠다. 생각하지 말아야 겠다.” “…….” “내게 경고 아닌 경고 했던 그 남자 말처럼. 더는 오호라의 일에 신경을 안 쓰는 게, 맞는 건데.” “…….” “그런데 나 왜…그게 안 되냐.” 천둥소리에 화들짝 놀라 자신의 품에 와락 다가왔던 오로라의 모습이,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떠선 초롱초롱하게 자신을 올려다보던 오로라의 눈망울이, 그리고 자신의 뺨을 타고 흐르던 빗방울을 손으로 닦아주던 오로라의 손길이, 여전히 눈앞에 선명한 듯 했다. 구도헌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오로라의 모습을 눈앞에서 떨쳐내려 했다. “너….” 오로준은 그런 도헌을 빤히 바라보다 굳은 표정으로 도헌을 향해 입을 열었다. “설마, 오로라.” “…….” “좋아하는 것 아니냐.” “뭐?” “너…오로라 좋아하는 거 아니지?” 로준의 질문에 도헌은 순간 굳었다. 이 마음이, 이 걱정이, 이 오지랖 넘치는 감정이. “…내가 오로라를 좋아한다고?” * * * 집으로 돌아온 둘은, 곧장 방으로 향했다. 먼저 씻는다며 로준이 화장실을 차지했고 도헌은 알딸딸해져 오는 술기운에 다시금 불 꺼진 주방으로 돌아왔다. “…다 식었네.” 도헌은 식탁위에 오로라와 먹기 위해 차려놓았던 식어버린 순대와 떡볶이를 멍하니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아까 너무 심했나, 도헌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러더니 저벅저벅 닫혀있는 로라의 방 문 앞으로 다가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미안. 아깐 화내서 미안해요.” 세찬 빗소리만이 거실을 가득 메웠다. 마음이 먹먹해져 왔다. 도헌은 주먹을 꾹 쥔 채, 로라의 방문 앞에 편의점에서 사 온 멍 든 곳에 바르는 연고를 내려놓았다. “더는…더는…다가가지 않으려고….” “…….” “그러니…누나도 더는…다가오지 마라.” 그렇게 혼잣말로 읊조리며 다시금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헌이 발걸음을 돌렸는데. 삐걱-, 로라의 방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내가 언제 다가갔다고 그러냐?” “…안 잤어요?” 퉁퉁 부운 눈으로 로라가 방문을 빼꼼히 열어 도헌을 바라보았다. 그런 로라의 부운 눈을 보니, 도헌의 마음이 아려왔다. “손목…괜찮아?” 도헌은 멀찌 감치서 로라의 손목을 바라보며 물었다. 평소 같았음 로라의 손목을 덥석 쥐곤 자신이 약을 발라주었겠지만, 이젠 그러기 쉽지 않았다. 도헌의 말에 로라는 입술을 삐죽이며 도헌을 향해 빨갛게 부어 오른 손목을 올려다 보였다. “이게 괜찮아 보이냐?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손해배상 청구할 거…” “미안.” “…….” “미안해요, 누나.” “…….” “앞으론…화도 안 내고…누나 아프게도 안 할게요.” “…야.” “방 문 앞에 약 사다 놨어요. 발라요.” 하고 도헌이 다시금 등을 돌렸다. 로라의 마음이 아려왔다. 풀이 죽은 채, 등을 돌리는 도헌을 향해, 이번엔 로라가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러곤 도헌의 옷깃을 슬며시 쥐었다. “배고픈데.” “……?” “순대 먹자, 우리.” 자신에게서 멀어지려는 도헌에게, 이젠, 이번엔 로라가 먼저 다가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