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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감독님이 비행기 놓친 이유.jpg

세르비아 갈 땐가, 러시아 갈 땐가...

선수들은 다 탔는데


감독이 없음

문이 닫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스타치오 사먹다가 놓쳤다고 놀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피스타치오를 먹지도 않아!!!!!"
(억울)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진짜 이유는 화장실갔다가 비행기 놓친걸로 추측됨ㅋㅋㅋㅋㅋ



알유... 투에니나인...?!?!?!!!
(경악)



아니 잘못된거 아니냐고
쟤가 어떻게 84냐고
(억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어린줄 알고 훈련 빡세게 시켰는데 선수들 나이 알고 충격받은 것도 웃김ㅋㅋㅋㅋㅋ


출처


나이 어린줄 알았던거
인뎡합니다,,
저게 어떻게 30대냐고요...!!!!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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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님 너무 귀여우심 ㅋㅋㅋㅋㅋ
그렇게 빡시게 훈련했는데 오지영은 오지게 쳐놀았나봄 리베로가 리시브를 못해... 근데 국내 리베로중 연봉퀸이래... 시발 나도 배구나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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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올림픽여자배구 4. 페이스북 곽한영 교수
- 올림픽 여자배구 이야기4 - 한계를 넘어서(Limit Off!)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벨기에를 우회하여 프랑스로 진격하는 ‘전격전’을 펼친다. 말그대로 번갯불처럼 빠른 속도를 핵심으로 하는 전략이었는데 ‘공수부대 투입으로 방어진지 무력화-공중폭격-전차부대 진격-보병부대의 거점 접수’라는 루틴을 무한반복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말만 들으면 이렇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루틴으로 프랑스 전역을 단숨에 제압하는게 가능해보이지만 문제는 사람은 톱니바퀴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속도가 생명인 전격전에서 밤낮없이 전투와 행군을 반복하는 것은 길어야 며칠이면 한계에 도달한다. 그래서 전격전의 루틴에 반드시 고려되어야할 또 하나의 ‘장비’는 ‘페르비틴’(pervitin)이었다. . 독일의 제약사 테믈러 베르케에서 생산, 공급한 페르비틴은 간단히 말하면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이었다. 독일 군인들은 마약에 취한 채 ‘슈퍼 솔저’가 되어 밤이 되어도 쉴 생각도 안하고 전투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전투 머신’으로 프랑스 전장을 휩쓸었던 것이다. . 여기까지는 꽤 널리 알려진 사항이고 2차 대전이 아니라도 전쟁 중에 군인들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런 스토리에서 대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약물이 군인들을 ‘초인’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약물을 투여했더니 비실비실해서 징병검사조차 통과못했던 약골 청년이 아이언맨도 맨주먹으로 때려눕히는 초능력자가 되더라는 ‘캡틴 아메리카’의 설정이 이런 관념의 대표적 사례. 하지만 생각해보면 마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칼슘으로 된 뼈가 쇳덩이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단백질로 된 근육이 돌덩이가 될 리도 없다. 결국 인간의 능력 그 자체는 별로 달라질 것이 없는 것이다. . 그렇다면 마약이 갖는 효과는 뭘까?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지상명령은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어떤 시그널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문제를 피하도록 프로그래밍되는 것이 당연하다. 신체의 능력과 관련된 것도 마찬가지. 실제로 신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의 한계지점은 상당히 남아있지만 그 경계선에 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능력을 봉인해버리는 것이다. 마치 1톤 트럭은 실제로는 1.5톤, 2톤 까지도 실을 수 있지만 안전수준을 고려해서 적재중량을 1톤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과 같다(이 타이밍에서 갑자기 1톤 트럭이라고 진짜로 적재한계를 1톤 근처로 만들었다가 험악한 대한민국 화물환경에 박살이 나고 퇴출된 삼성자동차의 ‘야무진 트럭’의 비극이 떠오르고..). 자식이 자동차에 깔려서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부모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자동차를 들어올렸다는 식의 이야기는 인간이 자신의 생사를 도외시할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한계치를 개방해버려서 낼 수 있는 힘의 최대치를 낸다는 것이지 슈퍼맨처럼 원래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 아니다. 수치의 정확한 계산근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그래서 인간은 통상 자신의 능력 한계치에서 20% 수준에서 제한을 건다고 한다. 즉, 마약은 이런 안전장치, Limit를 Off 시키는 방식으로 초인적인 힘을 끌어내는 것이며 당연히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면 몸이 고장나게 되는 것이다. . 앞선 글에 썼던 것처럼 우리 여자배구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도저히 예선통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라바리니 감독이 아무리 신박한 작전을 쏟아낸다 해도 선수들이 그걸 수행할 능력이 없다면 만사무용한 일이었다. 특히 ‘쌍둥이 사태’를 겪으면서 팀 전체적으로 내상이 너무 컸다. 어떤 분은 문제있는 친구들이 나갔으니 팀이 더 잘 결속되지 않았겠나 말씀하시던데 여긴 국화부 친목배구모임이 아니고 국가대표 배구팀이다. 차라리 성질이 더럽더라도 실력있는 선수 한 명이 중요하지 인성좋고 잘 웃는데 리시브도 안되고 스파이크도 안되는 선수들끼리 모아놓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특히 갑작스럽게 콜업된 멤버들의 삐걱거림이 심했다. 염혜선, 안혜진 세터의 문제는 이미 길게 설명했으니 넘기고, 또다른 문제는 김연경과 함께 레프트 한자리를 추가로 맡은 박정아와 라이트의 김희진이었다. . 박정아는 특유의 팔을 미리 뒤로 제껴두었다가 때리는 큰 공격에 강하고 키도 큰 편이지만 속도가 느리고 체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아마 오늘 중계 중에 해설자가 ‘클러치 박’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적어도 한 번 이상 들으실텐데 위기 상황에 강하다는 칭찬이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위급한 상황이 와야 비로소 능력이 발휘되는 슬로우 스타터라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소속팀인 도로공사에서 자신을 대신해서 정말 뼈를 갈아가며 리시브를 하고 있는 문정원 선수를 볼 때마다 왠지 미안해하는 느낌을 읽을 수 있는데 그런 미안함, 나는 리시브를 잘 못해 라는 생각이 하나의 틀이 되어 박정아의 플레이를 둔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 김희진의 경우는 더욱 안타깝다. 자타가 공인하는 피지컬을 가지고 있고 결정력도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걸음 때로는 퇴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선수였다. 별다른 근거 없이 개인적인 느낌으로만 말하자면 왠지 배구올스타전에서의 사건 이후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대개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그냥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본다는 정도의 의미만 갖는 재미없는 이벤트지만 배구만큼은 챔피언결정전보다 올스타전이 더 재밌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유는 별다른게 없고 배구 선수들이 정말로 ‘혼신을 다해’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배구는 꽤 오랜 기간 팬들의 외면을 받는 암흑기를 거쳤기 때문에 팬서비스에 대한 마인드가 남다른 편인데 올스타전을 하면 춤, 노래, 코스프레는 기본이고 온갖 이벤트로 선수들이 망가지면서 팬들을 기쁘게 한다. 심지어 근엄하기 이를데 없는 이정철 감독, 신진식 감독조차 올스타전에서는 당연히 춤을 비롯해서 시키는 건 다해야한다고 생각할 정도. . 그런데 촛불시위로 뜨거웠던 2016-17 시즌 올스타전에서 김희진은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최순실의 코스프레를 했다. 워낙 잘 어울렸고 본인도 최선을 다해 연기했기 때문에 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지만 정작 행사가 끝나고 난 후 태극기 부대를 비롯한 보수세력들의 집중공세에 시달리게 되었다. ‘순수한 스포츠에 더러운 정치적 의도를 끌어들였다’는게 비판의 포인트였는데 김희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게 비판 자체도 말이 안되는데다 애초에 배구연맹에서 ‘최순실 코스프레 하면 재밌을 거 같은데 누가 할래?’라고 제안했다가 아무도 안한다고 하니까 총대를 메는 마음으로 ‘제가 할께요’ 한 것이 이런 역풍을 맞은 것이었다. 결국 연맹 차원에서 공식 사과문을 내고 김희진과 기업은행 팀은 조직적인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원래 이 사건 전에 김희진 선수는 대단히 밝고 유머러스한 선수였는데 이 사건 이후로는 경기중에 웃거나 장난치는 일을 자제하게 되었다. 게다가 앞서 첫 번째 글에 썼던 소속팀과의 포지션 갈등을 계기로 더욱 위축되었고 크고작은 부상까지 겹쳐서 오늘 경기에 임하는 시점에도 무릎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다. . 김희진과 같은 팀인 센터 김수지도 지난 두세 시즌 사이에 눈에 띄게 표정이 굳어진 선수다. 늘 최소한의 자기몫은 해내지만 그 이상에 대한 열망은 잘 보이지 않아서 양효진처럼 게임을 지배하는 센터의 역할보다는 미들블로커로 가끔 이동속공을 하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얼음공주’같은 이미지였다. . 말하자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폭우로 물에 푹 젖어있는 장작 같은 상태였다. 자신이 맡은 역할의 ‘한계’를 돌파하기 보다는 그 언저리에 머무르는데 익숙한 상태. . 여기에서 드디어 최종 보스, ‘김연경’이 등장한다. 사실 김연경의 이야기는 일부러 비중을 줄이고 있었다. 이미 많은 언론매체에서 넘칠만큼 조명을 하고 있고, 또 팀은 어떤 경우에도 한 개인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올림픽에서만큼은 모든 것의 시작점에 김연경이 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라바리니가 부싯돌이었다면 김연경은 최고의 불쏘시개라고나 할까? .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에게 누가 물었다. ‘배구인의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조건은 무엇입니까?’ 타노스, 아 죄송.. 차상현 감독은 말했다. ‘열정입니다’ 김연경은 신체조건도 좋고 실력도 좋다. 그러나 세계 배구계를 둘러보면 김연경보다 더 신체조건이 좋고 더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경보다 더 승리에 대한 열망이 뜨겁고 주변의 선수들을 그 열망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강한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젖은 장작에 불을 붙이는 가장 무식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어느 장작 하나가 나머지 장작들이 다 바짝말라 마침내 불이 붙을 때까지 무작정 타오르는 것이다. 김연경이 바로 그 무지막지하고 확실한 하나의 장작이었다. . 한일전에서 일본팀과 우리팀의 결정적인 차이는 우리 팀 코트가 무지하게 시끄러웠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시끄러운 사람은 김연경이다. 그는 작전타임 때마다 명언을 남기고 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유명해진 말은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이지만 내가 가장 감탄한 말은 대륙간 예선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표정이 죽는 중이야, *발, 웃어!!’라고 외치는 장면이었다. 아, 웃지 않으면 난 여기서 죽을지도 모르겠구나 하고 선수들이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아님) . 이렇게 서서히 불타오르기 시작한 선수들은 점차 자신의 한계를 개방하고 그 벽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갑자기 강한 스파이크를 때리고 엄청난 점프로 다 블로킹해버리고 그럴 수는 없지만 집중력을 최고조로 높여서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가능하다. 배구는 공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몇 안되는 운동이다. 이런 집중력의 차이는 전력을 급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공격이 막히면 다른 선수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공을 올리고 올리고 또 올려서 될 때까지 때리는 말도 안되는 방법이 우리의 ‘작전’이었다.  . 링크한 사진을 보자. 한일전 5세트 14 대 13으로 일본이 앞서는 상황, 공격 하나만 실수하면 바로 게임이 끝나는 상황에서 심지어 우리팀은 선수교체 미스로 통상 한 명만 들어가는 세터가 안혜진, 염혜선 두 사람이나 들어갔다. 블로킹 높이가 낮기 때문에 박정아가 단 한번의 공격에 성공을 시키지 못하면 다음 번 일본팀의 공격은 막는 것이 불가능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박정아가 스파이크를 때린 직후의 모습이다. . 일본팀 코트를 보면 긴장하고 당황해서인지 진용이 어수선하다. 특히 아랫쪽 빨간옷의 리베로 옆에 있는 이시카와 마유의 위치선정이 잘못됐다. 만약 김연경이 공격했다면 어깨를 틀어서 어택라인 앞쪽의 빈공간에 꽂아 넣었을텐데 그렇게 코스를 볼 여유가 없었던 박정아는 자신의 특기인 밀어치기로 스파이크를 넣었고 그게 하필 이시카와의 정면으로 갔다. . 그 순간 이시카와는 무의식중에 오른쪽 어깨를 틀어서 공을 피해버렸다. 자신이 서있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절대로 아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각도였기 때문에 실은 바로 옆에 있던 수비전담 리베로에게 공을 미룬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당연히 이시카와가 받을 거라고 생각한 공이 통과되어 왔기 때문에 리베로도 이 공을 놓쳐서 우리는 14 대 14의 극적인 동점을 이루게 되었다. . 반면 우리 팀 코트를 보자. 정말 누가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장면이다. 박정아의 공이 블로킹을 맞고 직각으로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김수지는 무릎을 꿇고 아예 바닥에 엎드려 있고 그 뒤는 오지영, 다시 3선에는 안혜진과 염혜선, 공이 블로킹을 맞고 멀리 튈 것을 대비해서 김연경까지 공격수를 제외한 5명의 선수 전원이 완벽한 부채꼴 모양의 어택 커버 포메이션을 취하고 있다. 이게 바로 집중력의 차이다. 이어진 다음 장면에서 선수들이 모두 바닥을 구르며 기도하고 기뻐하는 장면은 선수들의 긴장과 집중도가 얼마나 초인적인 수준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결국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이시카와는 이어진 공격에서도 베이스라인을 벗어나는 스파이크 실수를 해서 우리나라의 대역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오늘,  그리고 이어질 메달 결정전 경기의 관람 포인트를 이야기해보자. 가장 멋진 장면은 강력한 스파이크가 코트에 꽂히는 순간이 아니라 상대방의 서브를 기다리며 우리에 갇힌 야수처럼 우리 선수들이 자세를 한껏 낮추고 매서운 눈매로 네트 너머를 노려보며 집중하고 있는 장면이다. 하늘로 솟아오른 공만 보지 말고 공이 떠오른 순간 순식간에 정해진 위치로 산개하여 ‘충격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셔야 한다. 한 포인트 한 포인트에 인생의 굴곡을 조각처럼 새겨나가는 선수들의 진지한 희노애락을 보셔야 한다. 김연경 선수와 함께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하얀 완전연소를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타오르는 몸짓을 보셔야 한다. . 자, 이제 문을 열자. 마지막 싸움의 불구덩이로 함께 걸어들어갈 시간이다. The End.
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26
연말입니다. 길가의 나무가 불빛을 휘감고, 여기저기 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조형물이 보입니다. 밝은 목소리가 들리는 거리의 얼굴이 붉습니다. 감정도 그렇다.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우울은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높고 단단한 벽 앞에 섰을 때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반응이다. 인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벽, 하루는 24시간뿐이라는 시간의 절대적 한계라는 벽 앞에 있다. 인간의 삶은 벽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우울한 존재다. 그러므로 우울은 질병이 아닌 삶의 보편적 바탕색이다.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는 말이다.⁣ ⁣ 마음의 틈 사이로 새어 나온 빛이 눈부셔서 자꾸 눈물이 난다. 위로받지 못하던 순간들과 삶을 저버리고 싶던 수많은 이유가 삶 그 자체라는 말이 슬프면서 아름답다. 온 체중이 실린 말에 기대 잠을 청한다. 해가 뜨기 전에 눈을 감고 싶었다.⁣ ⁣ #당신이 옳다 #해냄 #정혜신 만옥은 순미와 처음 냉면을 먹었던 그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가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졌고, 새삼 좋았다고 생각되었다. 아니, 불행과 비극 속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여겼던 그 시간들이야말로 정말 좋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 사람과 사람 사이엔 이야기가 있다. 몰랐더라면 좋았을, 알기에 더 좋은, 앞으로 알고 싶은 이야기 말이다. 당신의. 입을 닫는다. 궁금이 부담스러운 시대에 말소리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 부서지고 무너지고 허물어지는 것이 다만 눈에 보이는 저 낡은 주택들만은 아닐 거라고 말이다.⁣ ⁣ #2021 제12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문학동네 #김혜진 #목화맨션 "고작 벌레 한 마리에게 내 기분을 지배당할 것인가?"⁣ 뇌리에 박힌 한 문장이 울분에 휩싸여 있던 자아를 구했다. 한 치의 억울함도 견디지 못하고 매사에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면 모든 일을 망치게 될 것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반성의 동감은 삶의 지혜가 된다.⁣ ⁣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걸어가는 것과 같다.⁣ ⁣ #인생에 한 번은 유대인처럼 #BOOKULOVE #자오모 #자오레이 자네는 나와 함께 오래 살았네. 감사했네. 여보. 당신. 나는 행복했네. 많은 사람 중에 자네와 평생을 함께해서, 나는 행운아였네. 그 행운이 60년도 넘었네. 그래서 나는 너무 운이 좋았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네. 이제 자네가 떠났으니 나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일세. 대신 나는 자네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안다네. 먼저 가 있게. 좋은 곳이라고 들었네. 여기보다 평온한 곳이라고 들었네. 어떻게 우리가 같이 한날한시에 가겠나. 대신 자네가 먼저 간 것일세.⁣ ⁣ 수많은 죽음을 목도한 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주 창밖을 바라봤다. 길을 가다 칼에 맞고,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며, 일하다 동료의 차에 깔려 죽은 이가 있다. 태어났기에 죽는다는 명제 안의 삶은 단순하지 않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깊게 눈을 감는다. ⁣해맑게 웃는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들리지 않을 말을 한다. 너의 삶은 안온하기를. ⁣ #제법 안온한 날들 #문학동네 #남궁인 버틸 수 없는 것을 버티는 게 버티는 거고, 참을 수 없는 걸 참는 게 참는 거라고 누가 말했을까? 매일 삼백여 통의 사연 속에서 많은 이들이 안간힘으로 후들거리며 버티는 현실이 그대로 읽혀 자꾸 마음이 가라앉는다.⁣ ⁣ 애정 하던 것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과 장소에 한정되지 않는 대상의 핑퐁은 경기가 끝나지 않을 거라는 잔인한 예고를 한다. 떠도는 뿌리와 괴로운 소리, 외로움과 가난의 합주 속에서 날카로워진 눈을 다듬으며 입을 다문다. 무미건조해진 감정의 갈래 속, 오아시스는 없다.⁣ ⁣ #그러라 그래 #김영사 #양희은 겹겹이 쌓이는 타인의 말과 경험은 고착화되어 생각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무지보다 무섭다. 어설픈 것들이 일그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 예견된 결과를 알면서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티셔츠는 꼭 누워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사실은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지다.' 명랑한 문장이 나비가 되어 몸짓한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님길' 을 따라 걷기 시작하며 입을 연다.⁣ ⁣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영사 #김하나 나는 가만한 사람이다. 가끔 가난하지만 대체로 가만하다. 가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가만함은 게으름이 아닌 노력의 결과다. 나는 매일 끈질기고 집요하게 가만해진다. 가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생존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나는 일을 구하지 않고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가만히, 가만히 숨만 쉰다.⁣ ⁣ 내가 잘못하지 않았으나 잘못된 사람이 되어 버려지는 것, 공중에 분해된 육신을 절뚝이는 마음으로 주으며 사는 것, 손목을 쓰다듬으며 피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 자주 아래와 위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불구하고 살아가는 것. 또 한 번 숨을 내쉬며 그렇게.⁣ ⁣ #2021 김승옥 문학상 수상 작품집 #문학동네 #문진영 '삶은 장소를 취한다'는 말을 따라 이곳 저곳을 다니며 빛의 파도를 따라 고여있던 상념을 흘려보냅니다. 단순함과 단조로움이 밀려들고, 하품을 하며 눈꼬리에 맺힌 눈물을 닦아냅니다. 옅게 남은 향수의 잔향과 적당한 조도의 방에서 잠이 듭니다. 모두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듯 스르륵 잠드는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만화 주인공 같은 김연경 일본활동 시절
입단 가능성을 말하는 기사가 뜨자: 한국의 에이스 따위 데려와봐야 써먹지 못한다. 다른 좋은 용병 데려와라. 입단 확정 기사 뜨자: 부상으로 못 뛸게 뻔한데 왜 데려왔냐. 쓰레기 같은 스태프들 첫 해외 진출이었고 하필 그게 일본 최하위권팀 출국전에 일본어 공부도 하고 기초체력운동도 열심히하겠다는 당시 기사  근데 막상 처음 간 일본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분위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첫날 결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구나 생각했다함 2연승 후: 좀 하는거 같은데, 얼마나 가겠냐. 10연승 후: JT 경기는 일방적이라 재미없다. 15연승 후: 가끔 김연경 빼고 일본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뤄보자. 20연승 후: 김연경 상태로 승패가 결정되는 팀이 되버렸는데, 김연경 내년에 나가면 JT는 리그 꼴찌. 아이돌급 인기 ㅋㅋㅋㅋ 한국엔 한류 열풍이라고 뉴스에 나오기 시작하고 굿즈도 잘팔림 25연승 후: 전승 우승이 보인다. ... ... 코드 밖인데 벌써 스포츠만화 한권이다 2년째 JT 탈퇴가 결정된 시즌: 제발 가지마. 결국 일본가기 전에 말한대로 최하위팀 JT마블러스을 2번(2009-2010 시즌 정규리그 우승·2010-2011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시켜버리고 돌아옴 ...... 그 후 일본반응 ID:gy/xUa1n 한국 팀 내에서 그녀 혼자만 다른 인종같은 느낌이 드는 아름다움이야  ID:OAXCGVD0 소녀 만화에 나오는 「미소년」같아.  ID:C89rEC29 여자들한테도 인기있을 것 같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일본선수들의 텃세 등을 실력으로 제압하고 최고 인기선수 + 팀 우승 시킴 당시 연경신 찍으려고 배구코트 안밖에서 대기탔다함... 레알 만찢스토리... 관심좀 주세요.. 귀찮으실까봐 댓글 달아달라고 못하는데 클립과 하트 정말 좋아해요...♥
강형욱이 최근 거칠어지는 이유.jpg
최근 강형욱 유튭 보듬에서 올라온 이야기. (이 글에 나온 강형욱 텍스트는 대충 강형욱 심정, 의미를 해설하는 내용임. 실제 언급한 말은 아님) 아직 3개월 강아지인 카네코르소를 만난 강형욱.  근데 단이(귀잘림)목격 강형욱: (위생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미친) 근데 낯선환경이라서 자꾸 짖는 단테(카네코르소) 일단 입양계기, 키우는 곳을 알아보니 아파트에 1년 같이살고 그 후에 시골로 내려갈 계획이라 함. 강형욱: (........) 강형욱: (한숨) 그러니까 시골가면 아들이 주 보호자가 아니라 나이든 부모님이 주 보호자가 되야하는데... 즉, 보통 강아지들은 긴장해서 각종 카밍시그널을 보내거나 하는데 단테 이놈은 짖는걸로 자신의 낯섬, 긴장감을 해소하려고 하고있음. 이 짤에 나오는 그 개랑 같은 견종.gif 근데 카네코르소 만날때 강형육 옷이 똑같이 입었네 우연인가 돌려말하지만 진짜 강형욱이 하고싶은 말임.jpg 강형욱: (제정신이야? 미친) 역시 노모가 아니라 아들이 카네코르소 입양 주도 ㅋ 강형욱: (멧돼지 방어할려고 카네코르소를 키울바에 차라리 다른 대책을 강구하세요) 강형욱: 지금은 아파트라 집 실내에서 키우지만 시골내려가면 집에서 안키우고 외부 견사에서 키울거죠? 뻔하네 강형욱: 실.내.에.서.같.이.생.활.해.야.한.다.고.요!!!!!!!! 그 안이 넓고 집 크기가 크고 이런거 다 상관없다고!!!!!!!!!!!! 강형욱이 세나개때부터 부르짖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대형견을 실내에서 어케키움? ㅋ 이ㅈㄹ떨어서 지겨울듯 대형견이란이유로 외부에서만 놓고 키울거면 키우지 마! (근데 위 세나개 에피소드도 공교롭게 카네코르소 이야기였음 ㄷㄷㄷ) 강형욱 시니컬 최고조.jpg 동네 유명해진단 의미? 당연히 안좋게 유명해진단 의미! 이런식으로 또 만나겠네 ^^.gif 그와중에 1마리 더 입양하려는 아들상황과 그를 반대하는 노모 실황 중계.jpg 강형욱 인내의 숲.jpg 긴장하고 낯선 환경이 싫은 아기 강아지 3개월 카네코르소는 강형욱 무릎에 "마우스 펀치"(입으로 부딪혀서 싫음, 경고를 하는 의사표현) 를 함. 무는 것은 아니지만 으르렁과 같은 일종의 강한 경고의 행동. 즉, 시한폭탄이란 의미 강형욱: (알겠니? 니가 어떤 강아지를 입양했는지?) 강형욱: (내가... 지금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어금니꽉..) 한국에 카네코르소 브리더.. 수준... 어휴 ^^ 부연설명: 카네코르소는 도시와 같은 사람들이 붐비는 환경에 익숙하기 힘든 견종이다. 시골처럼 넓은 집과 마당이 없는 도시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외부인이 자주 드나드는 그런 붐비는 환경 자체를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견종. (집 크기가 작은 아파트의 환경을 지적하는게 아니다.) 그렇기에 강형욱 반응이 이런 것. 생각이 많아진 강형욱.jpg 다시한번 유전적 성격에 대해 설명하는 강형욱.jpg 결국 강형욱 빡침.jpg 이러고 잠시 있더니 다시 감정을 삭히고 이성의 끈을 붙잡음 그동안 ㅈ같이 개키우는 ㅅ들을 너무많이 만나서 내가 솔직히 날 찾아온 님을 봐도 기대가 전혀 안되고 굉장히 부정적인 결과만 예상됩니다. 진짜 나 내 속마음 솔직하게 말할게요. 세나개 시절에 비해 요즘 강형욱이 거칠어보이는 진짜 이유.jpg 이때 단테가 안쓰럽게 낑낑거리기 시작.jpg 보면 고개를 돌리는 카밍시그널도 하는 단테 (낯선환경에 대한 긴장감 해소를 원하는데 앞선 마우스펀치와 달리 매우 평화롭고 예의바르게 대화하는 행위) 근데 날 찾아온거보면 적어도 무개념 보호자는 아니니까.. 사실 개들은 자동차 오토바이 사람 막 지나다니는 복잡한 변수가 많은 환경을 좋아하지 않아요. 한적하고 조용한 환경을 좋아하죠. 출처 : 펨코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올림픽여자배구 2. 페이스북 곽한영 교수
- 올림픽 여자배구 이야기2 - 폐허를 딛고서 . 김희진 선수 이야기는..... 좀 나중으로 돌리기로 하고(쉭쉭.. 날아오는 돌 피하는 중) 그럼 지금 현재 우리나라 여자배구 대표팀의 상황이 어떤지 잠깐 짚어보기로 하자. 배구경기에는 세터, 레프트, 라이트, 센터, 리베로의 포지션이 존재한다. 어, 다섯 명인데요? 라는 질문이 들리는데 통상 레프트가 2명, 센터가 2명씩 들어가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수비에 약한 센터가 후위로 가는 타이밍에 수비 전담요원으로 리베로가 들어간다. 6명 중에 혼자 유니폼 모양이 다른 그 선수다. ‘수비 전담’이기 때문에 규칙상 공격이 금지되어 있어서 혹여 공격을 하면 금방 눈에 띄도록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다. . 뭐니뭐니해도 현대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세터다.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투수가 던지는 여러 구질의 공 가운데 가장 강력한 공은 뭘까? 더스트볼? 빙고... 가 아니고(여기서 웃으시면 연식 인증) 많은 야구전문가들은 역시 ‘직구’라고 말한다. 타자가 공의 궤적과 속도를 가늠해서 반응을 하기 전에 공이 먼저 들어와버리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배구에서 이런 직구에 해당하는 것이 ‘속공’이다. 네트 앞에서 블로킹을 하는 선수는 세 명, 팔뚝은 여섯 개 밖에 안되는데 블로커가 공에 반응해서 미처 점프를 하기도 전에 공이 내리꽂히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만약 리시브가 안좋거나 이미 수비수들이 공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준비태세를 갖춘 상황이라면 야구로 치면 ‘변화구’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세터의 역할인데 세터가 네트 너머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때로 페이크로 속이며 블로커가 없는 쪽으로 공을 뽑아서 오픈찬스를 내주면 되는 것이다. .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터들이 몸을 빠르게 움직여서 공의 밑으로 파고 들어가야 하고 머리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김호철, 신영철, 이도희, 이효희와 같이 키가 작고 빠르면서도 정확한 토스를 올리는 세터들이 한동안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렇게 세터가 키가 작으면 전위에 있을 때 블로킹 높이가 낮아져서 수비에 불리하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 나아가 토스 자체의 질도 달라진다. 유명한 배구만화 ‘하이큐’의 한 장면을 생각해보자. 리시브가 빗나가서 네트 한쪽 구석으로 몰린 볼을 키가 큰 세터가 네트 상단에서 직선으로 반대방향으로 쏘아보낸다면 수비측 블로커들은 멘붕에 빠지게 된다. 공이 좌에서 우로 일자로 횡단하는데 중간에 도대체 누가 이 공을 때릴지 감을 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만화같은 상황은 실제 경기에서는 흔히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그렇다고 안나오는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을 이끄는 불세출의 세터 한선수의 토스를 보면 예술이 멀리 있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런 고난이도 토스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속공조차 키가 크면 공의 전달 거리가 짧아져서 그만큼 스피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반면 키가 작은 세터는 밑에서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공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자세가 금방 읽히고 토스 속도가 느려지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다. . 이쯤까지 얘기하면 누구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금방 눈치채셨을 것이다. 한국 여자배구에서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자’처럼 되어가고 있는 이다영 세터는 그래서 이론의 여지없이 다음 세대 한국배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여겨졌다. 키도 크고 유연한데다가 속도도 빠르다. 게다가 공격수를 했던 경험도 있어서 세터인데 종종 스파이크를 하는 ‘세파이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객관적 조건이 다 만들어져 있어도 세터로 성장하는데 가장 힘든 부분인 ‘경험치’ 부분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전 소속팀 현대건설에서 넘칠만큼 쌓았다. ‘불행인지’라고 말한 이유는 이도희 감독이 이다영 선수를 줄창 기용하면서 빠르게 성장시킨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기간 팀 성적을 말아먹었기 때문에 현대건설 팬들의 입장에서는 애증의 시즌을 몇 년 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그러니 정작 그 경험치를 먹고 진정한 주전급 세터가 되었을 때 거액을 받고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것을 보고 현대건설팬들이 뒷목을 잡은 것도 당연. 가장 배신감을 느낀 건 이도희 감독이겠지만) . 실은 우리나라가 올림픽 예선전을 통과하는데도 이다영, 이재영의 몫이 대단히 컸다. 그렇게 모든 플레이를 이다영을 중심으로 세팅해놓은 상태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터졌으니 대표팀이 초상집이 된 것도 당연. 그래서 급하게 불러올린 세터가 염혜선 선수인데 갑작스러운 콜업이기도 했고 이 선수 역시 지난 시즌 인삼공사를 떠들썩하게 했던 ‘왕따 사건’의 여파로 시즌 후반기를 통으로 날려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다. 오랫동안 염혜선 선수를 봐온 사람들이라면 이번 올림픽에서 유난히 수척해보이는 모습에 가슴이 아플 것이다. 아무래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하필이면 같은 팀에 리베로인 오지영 선수가 당시 사건 관련자로 알려져 있어서 어쩌면 서로 좀 불편할 수도 있고..) 현대건설의 김다인 선수도 여러 차례 테스트를 해봤으나 이 선수도 이다영이 갑작스레 흥국으로 이적한 후 갑자기 주전자리를 맡으면서 지난 시즌 저러다 쓰러지지 싶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던 선수에 멘탈도 약한 편이라 토스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뒤에 이야기할 라바리니 감독의 공격 전술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서브가 강한 안혜진 선수가 백업으로 선발됐다. 그런데 안혜진은 ‘돌아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활달한 선수이긴 한데 긴장을 하면 순식간에 멘탈이 무너지는 문제도 있다. 심지어 올림픽 예선전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다가 긴장이 너무 심해서 과호흡 증상이 오는 바람에 한 경기도 못뛰고 곧바로 귀국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서도 사실 가장 서브가 강력한, 강력해야할, 그거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인데도 위력적인 모습을 못보이고 있기도 하다. . 이야기가 길었는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현재 우리 팀은 배의 선장 혹은 조타수라고 할 세터가 대단히 약한 상황이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본팀 세터의 안정적인 토스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금방 보이실 것이다. . 그런데 앞서 내가 배구팀의 가장 강한 공격무기가 세터와의 호흡을 통해 이루어지는 속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세터가 이렇게 약하니 우리 대표팀에서 김연경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책임져야할 양효진의 공격이 묶여버리고 말았다. 직전 올림픽인 리우 올림픽에서 김연경의 득점이 112점, 양효진의 득점이 77점이었다. 이때의 세터가 지금은 은퇴한 마지막 명세터로 불리우는 이효희 선수였다. 그런데 이번 터키전의 경우 김연경 28점, 양효진 11점이었고 일본전에서는 30점/12점이었다. 공격시도는 김연경이 자그마치 64회, 양효진은 22회였다. 이 경기에서 우리 팀 전체 공격시도가 187회였으니까 최소 세 번에 한번은 무조건 김연경에게 토스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기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결국 토스에 자신이 없는 세터가 김연경쪽으로 몰빵을 했다는 뜻이다. . 쌍둥이 중 다른 한 쪽인 이재영의 공백도 크다. 레프트 포지션은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해야 하는 자리라서 체력부담이 크다. 이재영은 몸이 빠르고 체중을 모두 실어 때리는 공격의 파괴력이 강하며 점프가 대단히 좋아서 백어택, 파이프 공격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면서 수비가담능력도 뛰어나다. 오히려 세터인 이다영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김연경의 레프트 자리를 이어받을 차세대 주자였다. 그런데 이 자리 역시 갑작스레 공석이 되면서 박정아가 자리를 메꾸게 되었는데 박정아는 키도 크고 펀치력도 있는 선수지만 체격이 큰 편이라선지 체력이 쉽게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소속팀인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수비를 담당해야 하는 레프트 포지션이지만 박정아는 리시브를 빼주고 후위의 단 두 명이 리시브를 담당하는 ‘2인 리시브 체제’라는 특이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박정아는 원래 리시브를 안하던 선수라는 뜻이다. 이번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박정아가 리시브를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지금 수준이면 기대치보다는 훨씬 잘하고 있는 수준이다. 역시 정리해서 말하자면, 이쪽도 문제가 심각하다는거다. . 예전에 김연경 선수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나라 선수 중에 김연경 선수처럼 세계적 레벨로도 손색이 없다 싶은 선수가 누가 있나요?’라고 묻자 솔직한 성격답게 ‘어, 없는데? 효진이? 나랑 친하니까 끼워주고 싶지만 솔직히 쪼금 모자란 거 같고.. 아, 맞아. 해란이 언니는 확실히 세계적 레벨이예요’라고 답한 적이 있다. 앞서 잠시 소개했던 리베로 포지션의 붙박이 국가대표 김해란 선수를 말하는거였다. 역시 배구를 좀 본 사람들이라면 이런 평가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출산 문제로 김해란 선수가 은퇴하면서 리베로 자리까지 공석이 되어버렸다(출산 후 다음 시즌엔 다시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 인삼공사에서 GS칼텍스로 옮긴 오지영 선수. 오지영 선수도 훌륭한 리베로이긴 하지만 김해란 선수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고 특히 지난 시즌부터 체력저하가 두드러져서 리베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순간반응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어려운 공을 여러 개 받아서 좋은 모습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실은 수비전담 포지션인 리베로라면,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수비의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는 팀이라면 리베로가 이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 라이트 포지션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글의 댓글에서 몇 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우리나라 프로배구에서는 수비부담 없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라이트 포지션에 ‘몰빵’을 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국내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라이트를 맡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당연히 경험자도, 적임자도 없다. 지난 글 말미에 잠시 언급했던 김희진 선수의 포지션 중복 문제가 바로 이것이었고 대표팀에서도 라이트 포지션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는 편이다. 현재 라이트에는 김희진, 정지윤 선수가 있는데 일본전에서는 8점/0점, 터키전에서는 9점/4점을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로만 보면 터키전에서 김희진은 29회 공격시도에 겨우 6점을 벌었다. 주공격포지션이 맞나 싶은 수준이다. .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에 최고 연봉 계약에 빛나는 이소영도 레프트로 합류했는데 활약이 대단히 저조하다. 일본전 8점, 터키전에서는 겨우 2점 밖에 따지 못했다. ‘국내 최고 연봉 레프트’라는 타이틀이 어색할 정도인데 원래 키가 크지 않다는 한계점도 있지만 이번 대회를 지켜보자니 내가 다른 글에서 언급했었던 점프메커니즘을 바꾼 것 같다. 인삼공사로 이적하면서 이영택 감독이 ‘더 강한 서브를 위해 자세를 바꾸라고 하겠다’고 말했는데 서브는 오히려 더 약해진 것 같고 전에 말했던 부상 위험 때문에 두 발을 동시에 띄우는 서전트점프로 바꾼 듯한데 이 때문에 점프 높이가 낮아져서 안그래도 낮은 키에 더욱 한계가 드러나는 상황이 된 듯 하다. . 자, 감상이 어떠신가. 이 글의 제목이었던 ‘폐허’라는 말이 실감나시는지? 이 막막한 상황에 대한 상당부분의 책임은 역시 핵심 주전이었던 쌍둥이에게 있지만 그 외에도 여러모로 좋지 않은 일들만이 겹겹이 쌓인 상황이다. 당연히 이번 올림픽은 정말 올림픽 정신으로,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으로 마음을 내려놓은 배구팬들이 많았다. . 하지만 바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열악한 상황’에서 지금의 시점에까지 올라왔다는 점이 진정으로 가슴떨리게 대단한 부분이다. 우연도 있고 행운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가치있는 성취는 단순한 운만으로 결실이 맺어지지는 않는 법이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거스르는 ‘그럼에도 폐허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기적처럼 작동했다. 그 힘을 살펴보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라바리니, 그리고 김희진에게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