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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이 일어나듯 새가 해를 가릴 때...

<오빠가 돌아왔다>를 읽다...

• 오빠가 돌아왔다
시작이 경쾌하다. 오빠가 돌아왔다... 그리고 가족과 사소한 사건의 나열. 진행이 빠르고 글의 속도가 빠른 것이 작가 김영하의 특징이다. 그래서 글의 함의를 놓칠 때가 있다. 분명 뭔가 뜻이 있었을 텐데...싶은 그런 글을 가끔 놓친다. 어쨌든 읽는데 너무 재밌다. 집안의 먹이 사슬이라...

p20  오빠는 아빠를 이긴다. 아빠는 엄마를 이긴다. 그런데 엄마는 오빠를 이긴다. 나는? 엄지공주다.
... ㅋㅋㅋ. 뜬금없이 엄지공주가 나왔다. 자신은 너무 작아서 아무도 이기려하지 않는다는 거. 글의 속도, 내용 전달이 흥미롭다. 김영하답게...ㅋㅋ

오빠의 이름은 이경식, 스무 살이다. 열일곱 소연이를 데리 들어왔다. 며칠 뒤, 이혼하고 함바집에서 일하던 엄마가 보따리 하나 들고 오 년 만에 돌아왔다. 화자는 이경선. 열네 살이다. 자신은 엄지공주 마야로 불리길 원한다. 그리고 고발쟁이, 민원쟁이 아삐가 있다. 오빠는 택배기사란다. 짐차를 몬다. 매번 아빠에게 맞던 오빠가 열여섯에 아빠를 묶어두고 가출했다가 사 년 만에 돌아왔다. 그리고 가족이 모두 모였다. 난생 처음 야유회라는 간다. 그들은 앞으로도 지지고볶고 살아갈 것이다. 가족의 구성을 보면 짠한 느낌이다. 누구에게나 삶이 있고 철학이 있다. 소시민의 모습을 짠하며 유쾌하게 그린 소설.


• 이사
진수는 17평 아팥.에서 30평대로 이사를 간다. 진수와 아내는 새집에서의 단꿈을 꾼다. 그리고 포장이사 견적을 받았다. 도굴되어 인사동에 장물로 나온 가야 토기 양이단경호(두 귀, 목 짧은 단지 또는 병)가 진수의 집에 모셔져 있다. 이사짐 센터 노란조끼에게 가야 토기에 대해 부탁했다. 이사하는 과정에서 흔히 있을 법한 실랑이들이 있고 난 후, 행방이 묘연해진 가야 토기를 찾아 옛집에 갔다가 아파트 마당에 깨진 토기 조각을 발견한다. 그리고 겨우 조각 하나를 싸서 새집으로 돌아 온다. 유난히 황사 바람이 거센 이삿날의 일화가 소설 속에 녹아 있다.
- 이삿날의 이야기는 단편 소설 감으로 쓸 만하다. 여러 시점에서 보아지는 이사 풍경들. 그리고 설렘과 우려들이 공존하는 한정된 공간과 감쪽같이 행방이 묘연해진 눈에 익었던 물건들. 우리도 이사올 때 중간 크기의 다라이 세 개가 없어졌는데...ㅎ


• 보물선
역사연구회 동아리에 들어간 재만과 이형식. 역사연구회는 포장일 뿐 시위대였다. 재만은 동아리를 탈퇴해 도망쳤고 형식은 동아리방에서 홀로 역사연구를 하고 자료는 나눠주며 버텼다. 졸업 후 형식은 광화문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과 씨름하며 가두투쟁을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상 증상으로 보았다.
이순신 장군은 정기를 끊으려는 쇠말뚝으로 도요토미 얼굴로 친일파가 주도해 설치했다는 둥, 일본의 자위대의 정보력과 재무장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둥. 훗날 형식은 보물선 이야기를 들고 나타난다. 작전 세력의 오찬 모임에. 거기에 재만이 있다. 그들은 형식을 대표로 세워 건설회사를 만들고 투자자를 모아 상장한다. 주가가 고점에 올랐을 때 빠지고 이후 계속되는 탐사에 지친 투자자들은 형식을 고소한다. 형식은 쫓기는 신세가 되고 그의 사정에 미안한 작전 세력들은 약간의 도피자금을 지원하고 그것이 덜미가 되어 모두 구속된다. 형식이 이순신 동상을 폭파했던 것이 사회적 큰 이슈가 되어 수사를 거듭하는 중에 일어난 일. 형식은 계속 도피 중. 해피엔딩이라 해야 겠지?...ㅎㅎ


• 그림자를 판 사나이
(p128 에서...) 일식이 일어나듯 가끔 새가 해를 가리는 일도 일어난다는 것. 아주 찰나여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알 수 있다는 것... 화자의 발상, 물론 작가의 발상이다. 이 발상이 신비롭다. 이런 생각을 다 하다니. 화자는 달이 해를 가려 일식이라는데, 새가 해를 가리면 뭐라 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도 일식 아닌가? 아니면 찰나, 아님 극히 짧은 시간을 염(念)이라 한다는데 염식(念蝕)라고나...

'비를 긋다'... 예쁘다, 말이. 처마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고개를 드는 영화같은 장면을 상상하게 한다.

제목의 연관성을 못 찾았다.
화자인 스테파노와 신부인 바오로, 프로듀서인 세실리아 미경은 고등학교 때 성당 주일학교에서 만난 오랜 친구다. 미경과 바오로는 서로 좋아했지만 바오로가 신학교에 가면서 관계는 끝이 났다. 화자의 친구 회계사 홍정식을 미경에게 소개시켜주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 어느날 자연발화로 정식이 죽고 그 이야기를 나중에 미경에게 듣게된 화자는 미경과의 결혼 생활을 상상하고 자신의 멋진 그림자, 아이의 세례를 바오로에게 받는 상상을 한다. 정식의 제사도 지내주는 상상을 하다 달도 없는 밤에 새 그림자를 본다. 그리고 침대 속에 들어가 운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정식인가? 그림자는 분신인가? 사나이는 그림자를 팔고 어떻게 되었다는 얘긴가? 음...


• 너를 사랑하고도
노래 가사다. 음... 제목은 생뚱맞다. 너를 사랑하고도 어쨌다는 걸까? 말을 제대로 못했다는 걸까?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화자 박영수는 대학생이다. 그곳에서 중학교 동창 정인숙을 만난다. 정인숙을 한 수영 강사가 좋아해서 스토킹한다. 인숙은 여론 관련 아르바이트를 한다. 국회에 심부름 갔다가 가난한 국회의원 보좌관인 유부남을 만나고 있다. 소설은 남자 박영수의 시점과 여자 정인숙의 시점으로 서술된다.
어느날 수영모만 쓴 채 수영복을 탈의한 아주머니가 수영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잔상은 토르소가 되어 곤란한 순간에 영수에게 나타난다. 인숙은 영수를 만난던 즈음 이별 통보를 받는다. 앞으로 깨끗하게 살아야 될 것 같다는 것이 통보의 이유였다. 그리고 영수로부터 수영 강사가 연락처를 묻더라는 말을 전해 듣고는 수영장에 나가지 않는다. 영수는 수영장에 나오지 않는 인숙이 궁금하다. 뉴스에는 수영 강사와 여대생의 치정에 의한 살인 사건 소식이 나와 그를 영수가 본다. 치정이 아닌 일방적 살인을 알리기 위해 인숙의 집에 전화를 건다. 인숙은 도서관에 가야 한다며 전화를 끊는다. 뉴스의 그 여대생은 인숙이 아니었던 것. 영수에게 다시 토르소가 나타난다.


• 너의 의미
삼류 영화 감독인 화자는 일을 핑계로 작업을 걸고 걸려온 배우나 모델들 역시 일을 핑계 삼아 놀이하듯 교제를 한다. 그러다 조윤숙이라는 소설가를 만나 감독은 작업을 걸어보는데 잘 걸려든다. 근데 걸려든 것이 조작가가 아닌 자신인 듯하다. 조윤숙운 감독을 사랑하다고 천진하게 말한다. 그 상황에서 탈출하려는 감독에게 자학하지 말라며 다독인다. 조윤숙이 쓴 소설에서 '알 수 없는 뭣도 아닌 너의 매력에 빠져들어 자살한다는 스토커의 유서'가 단서나 되는 양 따지며 윤숙의 마음을 돌려 세워보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저 한숨만 깊어지며 나에게 너의 의미, 너에게 나의 의미를 뒤집으며 생각해 보는 것이다.


• 마지막 손님
디자인 회사에 들어간 스물네 살의 영선과 영화사 미술부에 취직한 영선의 선배 정수는 신혼이다. 반지하방에 산다. 정수가 하고 있는 작업은 연쇄살인 미스터리물에 쓰일 여고생 시체다. 때는 12월 31일 11시. 감독이 궁금하여 찾아온다고 했다.
감독은 차를 한 잔 하며 만족해 한다. 그리고 며칠 보관을 부탁한다. 시체 모형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그렇게 끝나는 꽁트 분량의 소설.
보는 사람은 괜히 불길하다. 새해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사건의 기미를 놓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그를 노리기도 했을 듯.


• 크리스마스 캐럴
이정식, 박중권, 한 회사의 경리과장 정영수는 진숙이 죽던 날 같이 술을 마셨다. 외국서 들어온 진숙이 소집한 것. 세 남자는 옛날 진숙을 공유했다. 진숙이 띨했단다. 진숙은 당시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지금의 독일 남편이 자신을 소중함을 일깨워줬다고. 그러면서 거침없이 말한다. 대학 시절 세 남자의 부끄러운 행각을. 세 남자는 살의를 느낀다. 결국 진숙은 중권에 의해 타살된다. 대학 시절 진숙을 공유하면서도 중권은 영수와 정식과는 달리 진숙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영수의 아내 숙경은 대충 알고 있었다. 진숙이 숙경의 기숙사 바로 앞 호실이었고 진숙이 품행 불량으로 쫓겨나는 것도 보았다. 숙경은 진숙의 살해 소식에 세 남자를 경멸한다. 남편 영수까지도. 그러나 삶은 계속될 것이다. 중권이 범인으로 밝혀진 이상 찝찝하지만 누명은 벗었고 크리스마스의 일상은 이어질 테니.

__________
김영하 단편은 경쾌하고 솔직하다. 자신감이 넘친다. 거침없다. 그리고 젊다. 그런데 장편은 깊고 세밀하다. 독서량과 잡학다식한 관심사들이 글에 녹아 역할을 한다. 역시 문체는 경쾌하고 거침없고 솔직하다.
하나의 흠이라면, 등장인물의 이름이 좀 촌스럽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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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안 풀려도 괜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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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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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예술이란? 한창 예술작품에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을때 저는 온오프라인으로 작품을 몇 번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작품에 대한 설명(스토리)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예술가가 무엇을 표현했고,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 저는 알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작가에게 물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표현(의미) 한 것인가요?" 하지만 몇 작가에게는 대답을 듣지 못했고, 어떤 작가에게서는 엉뚱하게 작품에 사용한 기법과 도구 설명만 듣기도 했고, 어떤 작가의 설명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의 나열이었으며, 어떤 작가는 그런 것은 묻는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제가 물으면 안 되는 것을 묻기라도 했다는 듯이요. 그러다가 한 연예인 겸 화가로 활동하는 분의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는데, 그분의 작품에는 충분한 설명(스토리)이 있었습니다. '아,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고, 그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재밌다!' 한동안 작품 감상에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렸던 저였는데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작가의 작품을 더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고 제 안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작품을 통해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위로를 받은 듯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예술이란 이렇듯 내 생각과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화가는 그림으로, 소설가는 소설로, 가수는 노래로, 작곡가는 작곡으로 말이죠. 예술가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작품에 담을 수 있어야 하고, 본인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심리글쓰기 지도사 이지은 <출처 : https://www.instagram.com/p/Cd8CQjbvAM5/?igshid=YmMyMTA2M2Y=>
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왜 이 책을 데려왔을까… 집에 고1이 있어서일까… 그것만은 아닌것 같다. 학벌주의와 부동산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이슈였고, 거기에 나의 두 이슈에 대한 관심사는 양념^^ 일 하다가 항상 지나다녔던 대치동. 대치동이 이런(?) 동네였다는건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한보가 지은 은마아파트도 그냥 엄마아파트가 아니라 은마아파트네 하면서 지나다녔다 ㅋ. 왜 이런 개그를 하냐면 집 뒷편에 있던 백화점 이름이 엄마손 백화점이었다. 아직도 있는것 같은데… 참 그런거보면 서울 살때는 서울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것 같다. 대치동을 가로질러 갈까 세브란스 앞 매봉터널을 지나갈까 하는 고민은 그날의 트래픽에 따라서 정해졌으니… 근데 참 진도가 더뎠던것 같다… 뉴스의 주요 꼭지로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 그리고 진보와 보수가 다르지 않는… 내가 한곳은 2번지였나 3번지였나 ㅡ..ㅡ 카페에 진을 치고 있는 그 엄마들도 나름 다 스토리가 있었군… 얼굴도 기억나지않는 사촌매형도 강사로 시작해 강사겸 학원장을 했었는데 돈을 많이 벌었다던가 어쨌다던가… 학벌주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자본주의적 계급 질서가 한층 공고해진 상황에서 학벌을 통해 계급 상승 혹은 재생산을 하려는 열망은 점점 더 강력해질 것이다. 학원 사교육을 망치로 내리누르면, 두더지 같은 욕망은 다른 구멍으로 고개를 내밀 것이 자명하다.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욕망, 자녀가 좋은 학벌을 얻기를 바라는 부모의 욕망은 이미 존재하는 현실이다. 이것이 다 틀렸다고 없애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용중…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와입이 지나가면서 툭 던졌던 말… 참,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는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