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rappy
100+ Views

113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볼 거다. 16년 만이다. 어떤 추억은 질릴까 봐 함부로 들춰보지도 못한다. 좋은 콘텐츠라면 처음 경험한 뒤 언제쯤 다시 찾는게 좋을 지 적당한 때가 있는 것 같다. 와인의 시음 적기처럼. 어쨌든 설렌다. 2005년으로 돌아가 보고 싶다.
realrappy
3 Likes
0 Shares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82
며칠 전에는 마트에서 이것저것 생필품을 사서 계산대에 갔더니 중년의 남자가 본인의 물건을 계산원에게 넘기고 지갑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지갑이 보이지 않았던지 어라, 지갑이 어디 갔지. 그런 말을 했다. 그러면서 가방을 계속해서 뒤적였고,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지갑이 진짜 어디로 갔지. 나와 계산원은 그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어리둥절해 하며 지갑을 찾았다. 그의 어리둥절한 표정이 난감한 표정으로 바뀌어 갈 무렵, 나는 계산대 한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지갑 하나가 종량제 봉투에 파묻혀 있는 것을 보았다. 미리 지갑을 빼놓고 깜빡 잊은 것인지,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가방에서 지갑을 흘렸던 것인지 뭐 그런 상황이었을 것이다. 남자는 그 지갑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애꿎은 빈 가방에만 골몰했다. 나는 계산대 한구석에서 자신의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지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에게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저기 있는 지갑 아니에요? 그는 내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고, 어 맞아요, 했다. 그리고는 내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어서 주워든 자신의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어 계산원에게 건넨 뒤 다시 한번 내게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나는 그냥 한번 웃어주고 말았다. 그는 잔돈을 건네받아 주머니에 넣었고, 나는 내가 골라온 물건의 계산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는 모든 짐을 정리해 들고, 발걸음을 옮기기 직전에 또다시 내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지인과 오랜만에 점심을 함께하기로 했다. 뷔페식 식당이었는데, 식사 전에 물을 한잔하고 싶어 음수대로 갔다. 덩치가 큰 남자 한 명이 음수기 앞에서 컵을 받쳐 든 채로 있었고, 컵 안으로 얼음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음수기를 살펴보니 얼음, 얼음물, 정수 세 가지 중 하나를 택하도록 기능이 갖춰져 있었는데, 기계는 ‘얼음’이 선택되어 있었다. 당연히 컵에는 얼음만 조금씩 떨어져 내렸다. 나는 그가 얼음을 먼저 받은 뒤 물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계속해서 얼음만 받고 있었다. 내 착각이 아니라면 그는 컵 안으로 물이 아닌 얼음만 떨어지는 것을 다소 어리둥절한 느낌으로 보고 있는 듯했다. 컵을 이렇게 대보다가 저렇게 대보다가 하는 식으로 무언가를 궁리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선택 기능을 보지 못한 것 같았고, 또한 물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이걸 눌러주셔야 할 것 같다고, 무심히 말하며 정수를 눌러주었다. 그러자 가만히 보고만 있던 그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다시 얼음을 누르더니 조금 있다가 자리를 떠났다. 물론 남자는 애초에 얼음만을 원했던 것이 맞을 수도 있고, 순전히 내가 그를 오해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생각한 것처럼 그는 물을 원한 것이 맞는데, 어쩐지 바보짓을 들킨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 것일 수도 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어떤 선의는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오지랖이 되기도 한다. 나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모두 선함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니까. 이게 바로 선의의 맹점이다. 내 의도가 선했으니 상대가 감사해야 함이 응당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선의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얘기한 나의 행동들은 필요 이상으로 감사 인사를 받을 만한 것도, 상대의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에 기분 나빠할 것도 아니다. 놓치지 말자. 애초에 나의 두 행위는 사실 선의라기보다, 내 편의를 위해 상대를 재촉한 행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토박이말 살리기]1-81 뜬돈
[토박이말 살리기]1-81 뜬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뜬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쩌다가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뜬돈을 헛되이 낭비하다."는 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때에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은숙이는 뜬돈이 생겼다며 좋아했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풀이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두 가지 풀이에 같이 나오는 '우연히'가 '어떤 일이 뜻하지 아니하게 저절로 이루어져 공교롭게'라는 뜻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뜬돈: 생각지도 않은 때 어쩌다가 뜻하지 않게 생긴 돈 우리가 흔히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라고 하는데 이 '횡재'를 갈음해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거저 얻거나 생긴 돈'을 '공돈(空돈)'이라고 하는데 '공돈'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횡재' 또는 '공돈'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뜬돈'이라는 말을 떠올려 쓰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열달 열여드레 한날(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바람 바람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뜬돈 #횡재 #공돈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