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oon616
1,000+ Views

구신과 어린 시절을 9

꽃 같던 울 엄마 어릴 적 얘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양반집 막내로 이쁘게 자란 곱디 고운 처녀는 17곱살 어린 나이에 시집 온 첫 날부터 열여덟살이나 차이나는 동서 시집살이, 고집 센 시어머니와 형님간의 고부갈등 사이에서 매우 힘 들었음. 형님이 낳은 여자 조카아이들이 십대 중반부터 갓난쟁이까지 5명이 있어 걔들도 키워야 했고...
한 동네에 사는 시집 간 시누들ㅡ2명ㅡ뒤치닥거리까지.....
고등교육까지 받은 아주버님은 사업차...뭐 아시져....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 양복으로 좌악 빼입고 서울이고 부산이고 마산이고 다니셨고. 더할 수 없는 멋진 올화이트 신사 아주버님이 두어 달에 사나흘 집에 들린 후에는....
큰소리 좀 나고...
나면 어김없이 곰방대를 뺨이 홀쭉하게 빡빡 서너대 빨고 난 시아버지는 가산을 팔아 주고.....동네 집 중 하나를 팔아 또 주고....ㅡ조상대로부터 마을을 이룬 집들 대부분이 집안 소유였고 그 집에 사는 주민에게는 집터ㅡ 정도의 텃세만 받았다함ㅡ

고운 처녀가 시집 온 첫 해 5월 초하루 였음.
시어머니는 이른 오후가 되자 억척스럽게 하시던 밭일을 갑자기 손 놓으시고 소죽솥에 물을 데워 목욕 하시고 옷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셨음.그리고는 새며느리에게 부엌에서 나가라 하시고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길래 깜짝 놀랐음.
시어머니는 낡은 소반에 생선 한마리 구워 올리고,막걸리 한 잔 올리고, 물밥 말아 올려 몽당초에 불 붙여 절 한 후, 빈 그릇에 놋쇠 젓가락을 톡톡 리드미컬하게 치며 뭐라고뭐라고 기도하듯 읊조렸음. 그리고는 대문가 양측에 우뚝 솟아있는 엉개나무ㅡ음나무ㅡ아래에 아래에 물밥을 놓았음.
새댁은 도우지도 자지도 못하고 뒤에서 심부름 시키기만 기다렸음.참 희한한 제사다........제사가 맞긴 한지..
아주 소박한 제사상이었지만 뭔가 정성이 있고 엄숙해 보였음. 마치 그들만의 세계랄까...

다음 해에 시어머니가 병환으로 자리보전 했음.
그러자 시어머니는 큰며느리에게 올해부터 그 제사는 니가 지내라고 했음. 뭐 큰며느리는 대~~애~~충 지냈음.
안 그래도 4대 봉제사에 명절 제사에 제사도 많은데 영문모를 제사를 잘 지냈을리가 없...지 않겠음?
한번 제사 올리고 짜증 지대로 난 큰며느리는 물정 모르는 열여덟 새댁 동서에게 올해부터는 그 제사 자네가 지내라며 툭 던졌음.
일단 시모보다 더 무서운 형님이 지내라니 지내긴 지내야겠고 지난 해 보니깐 형님이 기름진 찬 한 접시 없고 향긋한 과일1도 없는 말 그대로 깨진 박 바가지에 물밥만 올리는게 안스러웠었음. 깡촌에 비린게 어디 있나....... 장날도 아니고.설사 장날이라하더라도 돈이 있어야 장을 보던지...
생각끝에 새댁은 산으로 가 산나물(취나물이라고 하죠.ㅋㅋ 기냥 산너물 혹은 멧너물이라고도) 뜯어 밀가루 풀어 솥뚜껑에 기름 둘러 구워서 지짐이나마 넉넉하게 올렸음.
이왕 지내는거 햇고사리 꺽어 삶아 고사리나물도 한 그릇 올렸음. 지난 제사에 올리고 남은 술을 한 잔 ㅡ형님 몰래ㅡ 올렸고.

그렇게 이름도 영문도 모른 제사를 지낸 며칠 후 점심밥을 짓는데 그렇게 잠이 왔음.그도 그럴것이 새벽부터 일어나 대식구 밥해서 먹이고 밭일에 시조카 돌보기까지....

어딘지 모를 산 밑의 아주 넓은 밭, 붉은 쇠비름이 온통 차지한 밭을 매는데 땡볕은 너무 뜨겁고 목은 타고... 침이 안 삼켜질 정도였음. 더 이상은 못 견뎌 물을 먹으러 개울이나 갈까싶어 호미를 짚고 일어서려고 했음.
그때 옆고랑 풀을 매던 아지매가 물이 가득 담긴 놋쇠 대접을 내밀었음. 겉에는 물방울이 앙알앙알 맺혀있어 너무 시원한 느낌이라 절로 손이 내밀어졌음. 예상대로 역시나 물이 너무 맑고 시원하고 달아서 눈치도 없이 한 그릇을 몽땅 마셨음.
그리고는 아차 싶어
"아이구,우짭니꺼, 미안쿠로.한개도 안 남기고 물을 싹 다 묵어서...쪼끔만 기달리소.쩌기 개울가서 물 떠오께예"
얼른 물 대접을 들고 일어서려는데 그 아지매는 인자하게 웃어주며 괜찮다는 듯 새댁의 손등을 두드렸음.
그리고는 밭가에 있는 버드나무 아래로 새댁을 데려가 바위 위에 앉혔음. 바위에 앉아있으려니 너무 시원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음. 새댁을 바위에 앉혀 놓은 아지매는 그 넓은 밭을 혼자 매기 시작했음.어찌나 속도가 빠르고 밭을 잘 매는지 입이 턱 벌어질 지경이었음!
양반 집 딸로 귀하게 자라 수나 놓았지, 농사일을 해 본적이 없었던 새댁은 밭 매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었는데 그 분은 그 힘든 일을 쉽게 슥슥슥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음!
새댁의 등에 배인 땀이 다 마르기도 전에 밭을 다 매준 아지매는 새댁 손을 토닥이며
"서방님이랑 물가에 살아.알았지? 꼭!"
그리고는 호미를 손에 쥐어주었음. 무슨 ??? 놀란 마음에 받으려던 호미를 떨어뜨려 집으려하다가 졸음에서 팍 깼음.
그 아지매가 누군지 얼굴도 기억 안 나고 기억나는 건 달고 시원했던 물.아름드리 커다란 버드나무의 시원한 그늘과 등의 땀을 훅 식혀 주던 건들 바람. 넓디 넓은 밭을 지배하던 땡볕.
한 없이 넓은 밭과 뜨거웠던 땡볕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음.

한 이삼일은 무슨 꿈일까? 생각하다 바쁜 일상에서 살아남으려 부대끼다보니 꿈을 꾸었는지조차 잊어버렸음.
얼마 뒤 새댁은 임신을 한 것 같은데 부끄럽기도 하고 형님이 무서워 임신일까요 하는 말도 못 꺼냈음.
어느 날 아침 밥상에서 청상과부가 되어 돌아온 막내 시누가 새댁을 물끄러미 보더니 등을 토닥였음.
"올케 애 섰네. 효자로세 효자! 자 이 밥 자네가 다 먹게"
하며 자기의 밥을 반 넘게 덜어 주었음.

아들을 가졌다는 막내시누 말에 시어머니는 아주 기뻐하며 냉큼 방 안에 앉혀 놓고 일을 안 시켰음.그러나 형님은 질투심의 끝을 보였음.동서 구박에 눈치가 난 새댁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해야했고 형님의 극심한 폭언에 스트레스를 받아 견디다 못해 배가 제법 불러서 유산을 했음.낳고보니 아들이 맞았음. 그걸 본 시어머니는 큰며느리 탓이라며 난리를 쳤고 이에 분노한 형님은 몸조리조차 못하게 최악의 극성을 부렸음.
견디다 못한 새댁은 처음으로 남편을 붙들고 울었고 시름시름 앓게 되었음.잘 웃던 새색시가 말없이 맥을 놓자 서방님은 분노하며 분가를 선언함. 시어머니는 도시에 있는 큰 아들이 돌아오면 나가라고 했음. 그러나 서방님은 가을걷이가 끝나자마자 새댁을 훔치듯 끌고 옷가지와 솥, 수저만 들고 도시로 도망치듯 나갔음.
돈이 없어 때로는 소 달구지 얻어 타고 그 마저도 못 만나면 걸어서 걸어서 갔음.
겨울이 아주 깊어서 도착한 곳은 부산이었음.
남편은 힘 들지만 갯가 장림 포구라는 곳에서 일 하기로 하고 부둣가에 하꼬방을 얻었음. 새색시는 새벽같이 일어나 배에서 생선을 받아 함지박에 담아 머리에 이고 까치고개,대티 고개를 넘어서 자갈치까지 걸어다녔음. 때로는 머리에 이고 신평 고개를 넘어 이동네 저동네 생선을 팔려 다녔음.
너무 부끄러워
"고기 사이소"를 외치지 못해 잘 팔지 못했음.팔기는 커녕 고개를 들기도 부끄러워 서방님 몰래 울기도 많이 울고 때로는 못 팔고 그냥 온게 한심하고 미안해서 하꼬방 방문 앞에서 하염없이 서 있다가 들어가곤 했음.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역시 부끄러워 이고 간 생선은 못 팔았지, 배는 너무 고프지, 춥고 서러워 어느집 대문가에서 멍하니 서서 너무도 맛나게 흘러 나오는 밥 냄새에 침을 흘리며 홀린 듯 서 있었음. 마침 그 집으로 들어가려던 아주머니가 새댁을 발견하고는 혀를 끌끌 찼음.
"이런 일을 할 것 같지 않은 곱게 생긴 색시네"
그말은 새댁의 눈물을 터뜨리는 기폭제 였음. 느닷없이 엉엉 우는 젊은 색시가 기가 찰만하건만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는 새댁의 생선 함지박을 받아 들고 집으로 끌고 들어갔음.
따뜻한 방에서 한바탕 울고나자 아주머니는 일 하는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 오라하여 새댁에게 숟가락을 쥐어 주었음.
살살 달래어 사정 얘기를 다 들은 아주머니는 함지박에 들어있던 생선을 두고 가라고 하시며 쌀 한되와 보리쌀 한되를 주셨고 언제 언제 다시 생선을 가지고 오라 했음.
새댁이 송구스러워하며 쌀은 밀어두고 보리쌀만 집어들자 아주머니는 한사코 손에 쥐어주며 동생 같아 그런다며 등을 토닥였음.
이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감사하고 감사하여 며칠 후 보리개떡을 만들어 가지고 갔음. 아주머니는 보잘것없이 검기만 검은 보리개떡을 하찮다 여기지않고 매우 기뻐하며 드셨음. 아주머니는 새댁에게 자신을 따라 다니라며 권유했음. 그 분은 배를 가진 선주셨음. 주인 아주머니를 따라 다니며 어선이 들어오면 생선 하선 작업을 하고 팔기도 하고....그렇게 몇 달을 하니 자신감이 붙어 일을 잘 하게 되었음.
그렇게 억척같이 살다가 큰 딸을 낳았고 애 낳고 다다음 날부터 애를 업고 일 하러 나왔음.깜짝 놀란 아주머니가 기막혀 새댁을 만류하고 있을때 새댁을 찾으러 온 남편을 보게 되었음. 그렇게 어린 부부와 인연을 맺은 아주머니는 어느 날 남편에게 배를 한 척 내어주며 일을 시켰음.
그렇게 낙동강 칠백리 뱃길을 작은 배 한척에 몸을 싣고 하동에서 참게나 재첩을 사서 부산까지 가지고 와 팔았음.
애가 젖을 떼자 아주머니가 애를 봐주어 부부는 같이 사시사철 낙동강 칠백리를 누볐음.
그렇게 2년이 지나고 둘째 딸을 낳았고 돈을 좀 만지게된 부부는 아주머니의 권유로 거저 얻다시피 장림 뻘밭을 이천평 넘게 샀음. 뻘밭을 산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젊은 부부를 욕했음.그러나 아주머니를 향한 거대한 믿음과 새댁의 꿈 때문에 그 쓸모없는 뻘밭을 샀음.

처음 뻘밭을 사라는 말을 들은 남편은 당연히 싫다고 했음.
그날 밤 새댁은 산밑 넓은 밭을 매는 그 꿈을 또 꾸었음.
너무 똑 같은 꿈이었음. 단지 다른 점이라면 밭을 매 주던 이를 모를 아지매는 새댁에게 물을 주며 화를 크게 냈음!
"내 말 들어! 내 말 들어라고!"
화를 내는 그 서슬에 놀라 잠을 깼음.
아침에 남편에게 뻘밭을 사자고 어떻게 설득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남편이 아침밥을 먹기도 전에 그 뻘밭을 사자고 하는게 아님? 너무 놀라 왜 맘이 바뀌었냐고 물어보는것도 잊을 지경이었음!
"꿈에 볕이 너무 좋고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서 있는 밭에서 자네와 웬 아지매가 밭을 매더라고. 그러던 중 그 아지매가 갑자기 자네에게 주려던 물그릇을 팽개치며 자네를 뭐라길래 뛰어가 자네를 뒤로 감찼제"
"내 말 들어, 말 들어라고!"
"하도 무섭게 화를 내서 일단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잉께 물을 마시라고 그릇을 주는데 그 물이 어찌나 시원하고 단지.자네랑 나랑 마시고도 물이 찰랑허니 그대로더라고.퍼뜩 깨서 생각나는게 뻘밭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확 드는기 그긴가보다 싶네!"
그렇게 뻘밭을 사고 잊은듯이 살았음.
겨울 낙동강 칠백리는 너무 추웠고 새벽에 도착하면 먹을게 없어서 얼은 두부 한 모를 부부가 나누어서 먹었음.

다음 해 6.25전쟁이 터져서 전국이 뒤집어졌음. 서울이 함락되고 북에서 서울에서 남으로 남으로 피난민이 몰려들었음.
다음 해에 고향에 있는 시아버지의 부고가 날아왔음. 뒤늦게 소식을 듣고 가보니 마을 중앙에 우뚝 서 있던 본가는 인민군이 지른 불에 타버리고 없고 살아남은 시어머니와 형님과 다섯 시조카딸들이ㅡ두 딸은 시집 갔음ㅡ 타버리다 남은 행랑채에 기거하고 있었음. 그 와중에도 시아주버님은 없었음. 집안이 엉망이라 조금 도와주고 가자는 마음에 머물렀음.
고향에 온지 얼마되지 않아 남자들을 잡아가는 인민군때문에
남편은 산에 있는 동굴에 숨어있었음. 서너달이 지나자 이번에는 국군이 갑자기 젊은 남자들을 군인으로 징발 했음.
어느날 밤을 틈타 남편에게 간 새댁은 주먹 밥과 보따리를 건네 주며 부산 집으로 가라고 권유했음..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 새댁은 시가에 기거하며 둘째딸을 낳았음. 시어머니는 집안이 무너지고 아들들은 다 곁에 없고 며느리들이 딸만 낳자 제정신을 잃었음. 새댁은 미역국은 고사하고 단 하루도 누워있지 못 했음.

딸이 백일이 될 무렵 어스름한 저녁이었음.
무너진 대문가에 보따리를 든 웬 아주머니와 아주버님이 서 있었음. 뒤따라 오던 남자아이 둘이 새댁을 보고는 놀라며 반갑게 소리쳤음.
"하나 아지매!"
"니 병철이 아니가?? 이기 눔니꺼?선주 아지매 아이라예?"
이게 무슨 일?? 일단 반가워 손을 마주 잡고 흔들고 부둥켜 안고 하다가 으잉?? 이게 무슨.......
"제수씨 잘 기셨습니까? 어무이는예?"
큰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시어머니는 방에서 구르듯이 달려나와 큰 아들을 얼싸 안고 울부짖었음.
"아이고아이고 인자 우린 살았다 살았어!"
"야들아 너거 할무니다.절 올리라.어무이 손자 병진이 병철입니다."

참....세상에 별 인연도 다 있다 싶었음.
새댁을 도와주던 선주 아주머니는 아주버님의 첩이었음.
새댁은 가끔 들리는 선주 아주머니 집에서 그 집 가장은 본 적도 없었고 일때문에 전국으로 다닌다길래 그러려니 했음. 낙동강 전투가 끝나고 보니 배도 다 파손되어 없어지고 어수선하게 살다가 피난 겸 돌아 온 남편이 고향으로 가자하여 가산을 팔고 왔다함.
엉겹결에 시앗을 본 형님은 앓아 누웠음. 시어머니는 손자가 둘이나 생기자 산삼을 먹은 양 훅 살아났음.
형님은 새댁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너희들끼리 짜고 속였 다고 난리를 쳤음. 날이면 날마다 새댁에게 패악을 부리니 그걸 지켜보던 선주아주머니는 새댁을 불러 부산으로 가라고 했음.
손에 돈을 쥐어주며 본가는 본인이 알아서 할터이니 뒤돌아 보지 말고 가라고 했음.
남편 걱정에 애 둘을 데리고 부산으로 겨우겨우 갔음.
살던 집에 가보니 이웃이 집을 잘 봐주고 있어서 별 피해는 없었음.그러나 남편은 없었음. 왔다가 군인 징발을 하니 도망갔다고 함. 새댁은 매일 물 떠 놓고 빌었음.
기도덕이었을까? 몇 개월 뒤 야밤에 남편이 돌아왔음.
남편은 집안을 단도리하고는 국군으로 가겠다함.
그때가 53년 3월이었음.
남편을 보내고 새댁은 악착같이 일하고 애들을 키웠음.
그러던 어느 날 소문이 장하게 들려왔음.휴전을 한다 던 중국이 태도를 바꿔 다시 공격을 하여 참전했던 2사단과 6사단이 전멸했다더라.금성 전투서 패했다더라 등등.
남편 소식을 알길없어 울다울다 지쳐 잠이 들었는데 잠결인지 누군가 새댁을 어깨를 부드럽게 만지며 달래주었음.
자기가 지켜줄터이니 걱정말라고.......

그렇게 전쟁이 끝나고 거짓말처럼 남편이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왔음. 딸이 어느새 셋이 되어 업고 걸리고 생선 함박을 이고 장림포구에서 까치고개를 넘고 대티고개를 넘어 다니며 남포동까지 장사를 다녔음. 둘째 딸을 홍역으로 잃은 그 해 가을에 고향에서 시어머니와 시아주버니가 옴. 고향으로 돌아오너라.
시어머니의 한 마디는 천둥번개였고 아이를 잃어 마음이 약해진 부부의 고민은 짧았음.2천평 장림 뻘밭을 이웃에게 그저 주다시피 팔고 고향으로 돌아갔음.
고향으로 돌아가보니 작은형님ㅡ선주아주머니ㅡ은 혼자서 농사짓고 집안 건사하느라 힘 들었는지 아파누웠고 원래도 게을렀던 형님은 시앗 핑계대고 아예 일손을 놓았음.
겨울에 작은형님은 숨을 놓았고 새댁과 남편은 새경없는 종처럼, 큰 집 논이나 밭을 붙여 먹고 애들을 낳고 키웠음.
시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그나마 남아있던 재산은 모두 큰아들인 시아주버님 몫으로....
새댁네는 작은 산밑 돌 밭 하나....
돌밭이라도 내거라는 기쁨으로 돌을 주워내고 개간하여 콩을 심으면 콩이, 팥을 심으면 팥이 실하고 고추를 심으면 고추가 풍성풍성.
남의 집 작물은 가뭄이라 타 죽고 장마라 물러 죽어도 새댁 밭은 늘 풍성했음! 밭가에는 뽕나무를 심어 풍성한 뽕잎으로 누에를 통통하게 길렀고 병으로 죽는 누에가 단 한마리도 없었음. 누에가 뽕잎을 먹는 사각사각 소리가 새댁에게는 정말 아름다운 선율이었음.
새댁은 손이 부르터라 겨울 밤에는 가마니를 짜고 남편은 그걸 지고 가서 팔아서 살았음.

세월이 흘러 새댁과 남편의 허리는 굽고 하얗게 센 머리로 부산의 옛날 그 집을 찾아서 가 봤음! 그때 쓰니도 같이 갔음.
세상에! ㅠㅠ 아버지께서 옛날 내 땅이 쩌어기서 여까지였다라고 가르키는데 ㅠㅠ 지금은 그곳이 장림우체국 등......옛날 집터를 갔더니 ㅎㅎ 이웃의 사정이 안타까워 억지로 사주었던 그 분이 거기에 으리으리한 건물도 올리고 다세대주택도 서너채 짓고 세 받아 먹고 살고 있었음.
두 집 노인들은 만나자마자 알아보고 얼싸안고 우셨음.
쓰니도 울었음! 그 2천평이 너무 아까워서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울 언니들도 아까워서 땅을치곡ㅋㅋㅋㅋ
철학자이신 울 엄마는......
"눈 멀고 귀 어두운 돈은 없지~~~"
"옴마, 그 제사 계속 지냈으면 어찌됐을까?"
"지랄한다.내 복이 그뿐이지 구신탓은 왜 하노"
아 예에..........









oloon616
15 Likes
1 Share
10 Comments
Suggested
Recent
우왕 넘모 재미쪄여 내꿈에도 나와죠요ㅠㅠ
@goodmorningman ㅋㅋㅋㅋㅋ 같이 술 자시게요? 아님 나나연 설파?
대티고개 장림 신평 자갈치.. 그 길을 넘고 다니셨다니요.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저로써는 상상도 못할 일이네요. 장하십니다
@sasunny 엇!부산 지리를 좀 아시나봐요?? 그 날 엄마 아부지 따라 다니느라 죽는 줄....아주 꼬불꼬불.....높은 산이라 터널도 생겼고요 까치고갠지 깐치고갠지 차로 오르는데 하늘만 보이더라구요
ㅎㅎㅎ 바쁘실텐데 긴글 쓰시느라고 고생하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gldk85 ㅎㅎ 넵 😁 쫌 바쁘긴 했는데요...실은 겔러서.....^^;;
이천평은 너무 아깝지만 좋은 일 많았고 또 많을 거니까요!
@uruniverse ㅋㅋㅋㅋㅋ 웃긴게요....내꺼도 아녔는데 아까워서 눙물이 나요.....^^;
와 오랜만에 너무 재밌는 얘기 *_* 화까지 내시며 잘 살게 해주시려고 한 꿈 속의 그 분 너무 감사하네요ㅜㅜ
@uruniverse 그쵸!너무 감사한데.....쫌만 더 화 내주셔서...이천평 뻘밭을 못 팔게...ㅋㅋ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구신과 어린 시절을 10
글을 쓴다는것은 대작이든 졸작이든 다를바 없지 싶어요.탄력을 받으면 죽죽 다다다 나오는거고 한번 맥이 끊기면 다시 탄력받기 까지 끙끙거리다가 마는 거고... ㅎㅎ 변명 한번 해봤어요^^ 쓰니가 대학생활에 미쳐 있었을때 얘기임. 안 무서운 얘기를 하겠음.신변잡기 정도. 초반에 얘기했지만 쓰니는 놀자족이었음! 2학년부터는 배낭 을 매고 앉아 후다닥 셤치고 10분만에 튀어나가곤 했음. 역시 빠른 민족의 후손다웠음. 간호학과라 실습도 했음. 이때도 역시 틈만 나면 베프랑 산행을 했음. 그날은 베프랑 이브닝ㅡ오후에 들어가서 밤에 마치는ㅡ실습을 마치고 나오는데 ㅡ산부인과 실습ㅡ베프가 갑자기 비박하러가자고 했음. 비박이 뭔지도 몰랐음.텐트도 침낭도 없이 갑자기 가자했으나 노는거니깐 무조건 옥키! 베프는 병원로비에서 공중전화를 한통화하더니 가자고 했음. 시내버스를 타고 산 입구에 도착하니 자정이 가까웠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추워서 어이쿠 추워 소리가 절로 나왔음.산 입구이고 시월 중순이라 바람이 제법 차가웠음. 어둠에 잠겨 모두 잠들었다지만 어째 컹컹거리는 개짖는 소리 한번 없는 자정이었음. 상가 지역을 지나치고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자 평상에 앉아있던 인영이 우리를 보곤 벌떡 일어났음. 베프의 산악동아리 선배였음. 쓰니는 산악회 멤버는 결코 아녔음.저질체력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가입할 생각도 없었고 몸 쓰는 것도 극히 싫어했음. 베프가 산악동아리 부회장을 맡으면서 쓰니랑 지내는 시간이 줄어들자 쓰니를 살살 꼬셔 가까운 산행에 낑가 데니고 다니기 시작했음. 쓰니는 그저 낑가족일뿐이었음. 이때는 등산에 미치게될줄 몰랐음ㅠㅠ 쓰니도 그 선배를 몇번 봐서 알고 있었음. "나도 가자" "선배가 가주믄 우린 좋지" 좋기는 개뿔.베프는 성격이 좋아서 안 친한 선배가 없었고 모르는 후배도 없었음. 반면에 쓰니는 심한 낯가림에 소심하여 베프가 이렇게 불쑥불쑥 들이미는 선배,후배가 늘 스트레스였음. 헥헥헉헉ㅋ에헥께헥 숨소리가 입끝에서 용트림하자 신나서 떠들며 앞서 가던 쓰벌 선후배가 그제야 쓰니를 챙김. "쓰니야 니 괘한나?" "선배님 괜찮아예" "선배.우리 실습근무하고 오는 길이라 쓰니가 좀 힘들끼다" "야,돌!니 미칬나!일 하고 온 쓰니를 델꼬오믄 우짜노!" 쓰니의 저질 체력은 산악회에서도 유명했음. "조금 더 가면 암자있다. 거가서 좀 쉬자" 아직도 산입구인데 헥헥....괴괴히 흐르는 달빛에 의지한채 십여분을 더 걷자 대문도 없는 암자가 나타났음. 마당가에 있는 약수를 마시고 한동안 쉬고나니 코끝에서 맴돌든 피냄새와 구토증도 가라앉았음. 실습을 하면서 정기를 뺏겨서 그런지 유난히 상태가 바닥임을 느꼈음. 가장 압권은 30대 중반의 환자로 임신 3개월인데 유산기가 있어서 입원한 산모. 과거력에 인공유산 15번인데 '남편에게 비밀'이라고 적혀 있음을 보고 매우 놀랐고 그 환자 주위를 떠도는 피냄새와 같이 풍겨오는 비릿한 썩는 냄새가 구토증 유발... 땀이 식자 어느덧 차가워진 바람에 비박3인조는 부르르 떨며 다시 출발! 헤드랜턴이 있음에도 켜지않고 달빛에만 의존하여 산을 타는 묘미에 어느덧 동화되어 즐기는 나를 볼 수 있었음. 발에 밟혀 버석거리는 풀소리,미처 피하지 못하여 발에 채여 저멀리 날아가 뒹구는 돌멩이 소리. 냥냥히 들렸다가 사라지는 어둠을 가르는 산새소리.날카롭게 스쳐가는 바람. 희고 푸르게 회색으로 혹은 보라색으로 차갑게 내려 앉은 달빛.낭만가객이 따로 있나!선배가 갑자기 손을 들어 달을 향해 술잔을 드는 시늉을 하며 "하오취~낭냥~하오롱 쉬채이~~우양위어~~" ㅋㅋㅋㅋ 그러자 미친 베프는 "이~~이 꾸냥쓰 하오똥 샤우량쒸우어쫜쓰 하오! 따꺼!" 선배를 향해 포권을 하더니 취권 흉내를 내며 발을 내질렀음. 한발 맞은 선배는 낭만가객은 버리고 당랑권법으로 덤비고ㅉㅉ 깔깔거리며 서로 덤비고 엉터리 듕귁어에 서로 반하여 치켜세우는 도중에 어디선가 들리는 날카로운 비명?괴음? "끼앜!!!!!!!" "......................" 그저 무심히 흐르는 어둠과 밤안개, 머리를 쥐뜯듯 부는 바람. "고라니 소린갑다" 정적을 가르는 소리 이후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완만한 경사는 끝났고 급경사와 암벽등반이 우리를 반겼음. 선배가 탑을 서고 위에서 발길을 짚어주고 쓰니는 그 발길따라 올라가고 베프는 뒤를 맡아주고. 배낭하나 없는 빈몸인데도 어찌나 무겁던지... 위가 거의 식도를 통과해 입으로 나올 지경이 되어서야 목적지 도착! 암벽 앞 공터에 자리잡고 쓰니는 기절각. 쓰벌 선후배 한 놈은 버너와 코펠을 꺼내 삼땡라면 두개를 꺼내고 한 놈은 수통을 들고 샘을 찾아 후다닥. 라면 두개를 잘게 부숴 죽처럼 끓이고 숟가락은 두개라 쓰벌 선배는 곱아서 뻣뻣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꺽어서 젓가락 삼아 낑낑거리며 잘도 먹었음.뜨거운 라면죽을 먹고나자 쓰벌 선배는 사과를 반으로 좌악 가르는 기행을 하려다 뭉개버리는 대환장을,그걸 받아 한번에 좌악 가르는 괴력을 보이는 베프! 포권을 취하며 바로 꼬리내리는 쓰벌 선배. "따꺼!" 잘들 논다! 쓰벌 선후배는 언제 꺼냈는지 소주팩을 꺼내 쪽쪽ㅉㅉ 쓰니는 기절각이라 안 줌ㅠㅠ 그렇게 소주 한팩까지 드링킹하고는 베프랑 나랑 한 침낭에 들어가고,쓰벌 선배 혼자 ㅡ남자니껜ㅡ침낭을 누에고치 마냥 지퍼를 머리끝까지 잠그고 비박에 돌입했음. 침낭에 들어가자마자 기절한듯.한참 달게 자고 있는데 귓가에 모기소리같이 들리는 징과 꽹과리 소리.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자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명확했음. 아우씌ㅉㅉ 어디서....하다가 또 잠들었음. 한참 자는데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어찌나 많은지 떠들며 계속 지나갔음. ㅋ이크 등산로 근처인가보다.으 쪽시럽게... 떠드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한참 자는데 이번에는 쓰벌 선배의 쌍욕이 난타.카악 퉤 침뱉는 소리. 뭐고?추접고로.. 하다가 또 잠이 들었음. "야이 띄불들아!너거 둘이 껴안고 자니 따시냐? 잠잘오냐? 띄불아?" ㅋㅋ 추워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쓰벌 선배가 침낭을 뒤집에 쓰고 콩콩거리며 발로 우리를 차고 있었음. "아우 선배,몇 시에요?" "육시다.이 띄불아" "아우 세시간밖에 못 잤네...쩝" "난 추워서 밤새 뛰어다니느라 못 잤구만!" ㅋㅋㅋㅋ 발칙한 후배들은 선배의 감자와 고구마가 얼면 안 된다며 우리 침낭을 덮어주고 코펠과 수통을 들고 샘터로 어기적어기적 내려감. 세상에 춥긴 춥구나!그 사이에 밤안개는 첫서리로 변하여 허여멀건하게 온 산을 덮었음. 발빠른 베프는 벌써 샘터에 도착하여 돌멩이로 얼음을 깨었음. "헐,쓰니야 저거 봐라!" "기도터네" 베프가 가르킨곳은 암벽 사이로 작은 동굴처럼 구멍이 있었고 그 입구에 떡.과일.과자.빨강.노랑.초록의 자그만 깃발등이 있었음. "우와아~~돈 봐라!" 쓰니가 말리기도 전에 황태아래 놓여있던 현금은 베프의 손아귀에. 샘가에서 물 양치를 하던 눈 밝은 베프는 낑낑거리며 남은 얼음을 깨더니 오백원 동전 몇개를 더 주워냄. 유윈.... 룰루랄라 깨춤추며 비박장소로 가던 베프는 얼은 돌멩이를 밟아 미끄러져 엉덩이 꽈당. 비박3인조는 커피를 끓여 먹고 하산을 시작함. 출발전 샘터로 간 선배는 떡을 들고오더니 먹기 시작함. 쓰니 도리도리.입 짧음. 매우 짧아 입 없음. 어제와 반대 루트를 선택. 안 그래도 하산길은 부들부들 떨리는데 가뜩이나 서리로 바위는 얼었지 뒤 무게를 잡아주는 배낭도 없지...후달후달....벌벌거리며 한시간이나 내려갔나... 쓰니 코피 퐉! 현기증 퐉! 쓰니에게 달려오던 쓰벌 선후배 둘 다 바위에서 미끄러져 선배는 우측 얼굴 좌악 갈고 베프는 무릎 처박고... 겨우 하산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옴. 쓰벌 선후배는 꽁돈으로 고기 먹자고 흐흐흐 거림. "먹기전에 인사하고.그 돈 다 쓰고 들어가.돈 남았다고 거지도 주지 말고" 무슨 말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비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쓰벌 선후배를 두고 쓰니는 근근히 기어서 귀가함. 비박한지 2주가 좀 넘었나?뉴스에 난리가 남! 야산 탔던 등산로에서 30대 여자 알몸 토막 변사체 발견. 머리는 발견하지 못 하고. 기자들은 변사체의 신원을 밝히고 언제 행불이 되었는지 등 살해 추정시간을 떠들어댔음. 그날은 우리가 야산탔던 날... 쓰벌 선후배는 난리가 났음. "이야....그 날 그거 그 비명소리.고라니 소리가 아니고 진짜 그 여자 비명소리 아녔을까?" "솔직히 고라니 소리치고는 넘 사람 비명같았지.난 그날 먹은 떡이 안즉도 안 내려갔다야.울 엄마가 그날 얼굴에 소금을 뿌리는 바람에 더 놀라서 그래" "아니 그니깐 왜 얼은 떡을 드셔서는ㅉ" "떡 말랑말랑 했어!안 얼었던데?" "아~~새벽에 굿 한 떡인가보다" "믄소리야? 그 새벽에 깊은 산에서 누가 굿을 해? 나 그날 추워서 진짜 한 숨도 안 잤거든!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 안 했다구" 내가 뻥쪄 말을 못 하자 베프가 테이블을 탁 치며 열변했음! "개미 새끼가 안 지나가기는! 새벽에 등산객들이 우루루 시끄럽게 떠들며 지나갔구만" "어허이~아무도 없었다니께는! 암도 안 지나갔다구우~내가 추워서 내내 침낭 뒤집어 쓰고 덜덜 떨고 해 나기만 바라보고 있었다니깐.그리고 그 좁은 데서 지나가면 발소릴 들었겠지? 앞뒤가 암벽인데 " 베프와 나는 대충 시끄러운 소리는 들었는데 정작 그들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른다는 사실과 그토록 가까이 들렸던 말소리라면 선배말대로 발자국 소리도 들렸어야 했음을..... 베프는 굿하는 소리는 못 들었다했음! 첫서리로 온 산이 얼고 샘도 얼었는데 떡과 과일은 안 얼었다고! 선배는 게거품 물며 주장했음! 평소에 식탐이 많더라니깐!ㅉ 그날 쓰벌 선후배는 시내로 가서 좀 비싸보이는 고기집을 갔는데 아직 영업 시간 전이라 못 들어가고 근처에 있는 등산용품 가게에 갔음. 등산덕후답게 이거저것 구경하다가 못 사고 침만 발라 둔 카라비너를 사이좋게 한개씩 사고 그리그리 한개 사서 선배가 갖고ㅡ선배 생일이 얼마 안 남아서 베프가 양보를ㅋ ㅡ 기분좋게 남은 돈은 베프가 차비로 썼다함. 선배가 집에 가니 대문 앞에서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가 소금을 홱 뿌리더라함. 어제밤 꿈에 빨간 한복을 입은 노파가 나타나 산길을 가는 선배를 끌고 가더니 낭떠러지로 떠미는 꿈을 꾸었다고. 선배는 그날 오후부터 체기로 고생 시작. 베프는 집으로 가던 중 시내버스 고장으로 버스를 갈아타고 가다가 급정거로 넘어져 좌석에 가슴을 부딪혀 갈비뼈 골절. 그 다음해 겨울 회장이 된 쓰벌 선배는 동계 산악 훈련회를 열었고 빙벽등반을 감. 속초.OB.YB 같이 갔음. 자일 까는 것은 회장인 쓰벌 선배가,OB들은 한 번만 타고 YB에게 양보하는 예의에 따라 OB인 선배는 지도만 했음. 겨울 등산 용품은 워낙 비싸 신입생들은 대부분 선배들 용품을 빌려 쓰거나 동아리 공동 용품을 사용했음. 경영학과 신입생 y도 쓰벌선배의 ㅡ고등학교 후배라서ㅡ 등산용품을 모두 장착해주었음. y가 마지막으로 빙벽을 반쯤 올랐을때 위쪽 등반자를 지탱하던 캠이 빠지면서 추락했음. y의 그리그리가 자동 제등 안 되어 같이 추락함. 추락한 후배 둘 다 중상. 상위 등반자는 병원에서 수술 중 사망하고 y는 대여섯번의 수술끝에 평생 목발을 사용해야하는 장애인이 되었음. 산악회는 해체는 안 되었지만 명맥만 유지.쓰벌 선배는 충격을 못이겨 휴학했음. 이후 내 인생에 더이상의 비박은 없었음! 가끔 특정 장소에 가면 굿하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나 개무시함! 나보다 기가 강한 베프는 지금은 신앙생활에 몰두중이심.
병원 근무하다 겪은 공포 14
아....진짜 시르다...코로나..... 4종 보호구 입었다가 벗었다가.....진짜 힘들다..... 마데인치나 중 유일하게 정품인 코로나....카피품도 델타급...... 듕귁에 달아 서르 사맛디아니할........ 환자와 보호자가 조선족이었음. 참 힘든것이 외국말도 아닌데 의사소통이 어렵다...분명 한국어인데 알아듣기 힘듦! 특히 화를 내면 더더욱 어려움... 환자(남)는 급성백혈병이었고 한국에 온지 2년 정도라 의사소통이 상당히 어려웠음. 반면에 보호자는 한국에 정착한지 10년이 지나 억양도 어느 정도 순화되어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탈북민 정도였음. 그 분은 성격이 좋아 다인실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음. 어느날 여보호자들끼리 나는 어디까지 귀신을 겪어봤다방이 열려 환자 간호는 내버리고 얘기에 열중하여 난리가 났음. 1.번 침상 보호자ㅡ친한 이웃집이 둘째를 낳고 이틀 뒤 갑자기 젖이 안 나왔다함. 전날 저녁까지 젖이 넘쳐 줄줄 흘렀는데 자고나니 갑자기 젖이 한 방울도 안 나오고 젖도 삭아 작아졌다함. 애는 배가 고파 울고 에미는 발을 동동 굴리고...이를 이상하게 여긴 시모가 아들을 불러 다그쳤다함. 니 어제 오데 갔다 왔느냐고.그러자 남편이 몰래 장례식장을 다녀왔다고 실토함! 등짝 스매싱! 애 낳은 집에서 부정한 곳에 갔기때문에 동티난거라고.... 2.번 침상ㅡ시당숙 집 둘째 동서가 삼년 전에 죽었는데 죽던 해 신년 운수를 보러갔는데 그 점쟁이가 음력 오월까지는 제사밥을 절대로 먹지 말랬다고. 그 동서는 형편이 어려워서 직장인 갈비집에서 먹고 자고 했다함. 4월 어느 날 동서의 부고가 왔는데 사연인즉 식당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음. 죽기 전날 유난히 손님이 많아 저녁도 거르고 밤 11까지 영업을 했다함. 뒤정리까지 하고 사장 부부와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이 거즘 자정이었다함. 개차반처럼 살던 시아주버님은 사장 부부에게 난리를 쳤고 책임을 지라며 책임을 질때까지 장례식을 안 하겠다,경찰에 신고까지 했음.처음에는 안타까워 하던 사장 부부도 점점 어이가 없었는지 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함. 결국 사인을 밝히기 위하여 부검에 동의...위에는 떡이 소화도 안 된채로 가득... 심장의 관상동맥이 완전 막혀있었으며 심근경색으로 추정되는 사망이었다고. 알고보니 죽기 이틀 전에 시아주버님이 까만 봉지에 떡을 가져다 주고 또 돈을 뺏어갔음. 이틀 후 늦게까지 일을하고 배가 고파 ㅡ그래도 남편이 준거라고ㅡ떡을 다 먹고 잠이 들었고 급체를 하고 소화를 시키려고 위로 혈액이 다 가고... 안그래도 막혀서 순환이 안 되는데 심장 허혈이 심화되어 심장마비가 왔을거라고.... 제사밥이란 ㅡ동서를 폭행하고 돈 뺏어가던 시아주버니가 준 음식이 아닐까라고.... 돈 좀 뜯어내려던 시아주버님은 부검비 삼백까지 울며불며 치뤄야~~~ 3.번 침상 호호 보호자ㅡ내가 이 집에 시집을 오니 시어머니가 하는 말이 니가 눈 밑에 점이 있어서 내가 니를 며느리 삼았다카더라고~~~ 시모는 시어머니를 둘 모셨는데 본 마나님과 서방님 생모인 작은 마나님. 작은 마나님은 진짜 안 예쁘고 평범하며 약간 네모진 얼굴에 우측 눈 아래 1cm 즈음 아주 작은 점이 하나 있고 미인은 아니나 눈길이 자주 감. 반면 본 마나님은 자그맣고 하얀 얼굴의 미인이었는데 눈길이 잘 안 감. 본 마나님은 시부와 끝까지 사이가 안 좋았음. 시부모의 신혼 어느 날에 본 마나님의 친정어머니가 와서 딸을 붙잡고 하소연하며, "연아연아~~눈 밑에 점 하나 찍어보자.그 점쟁이가 억수로 용하단다.니 눈 밑에 점만 하나 찍으면 서방 사랑 평생 받는단다 으잉! 점 하나 찍고 살아봐라" "오매오매 그기 무슨 소리요, 내하기 달렸지 점이 무슨 까닭이요,내 얼굴이 못난 얼굴도 아니니 걱정마소" 그러나 혼인한지 두해만에 서방은 여자를 데리고 왔고 둘 사이가 어찌나 좋은지 자식 6이 생겼음. 작은 마나님은 우측 눈 밑에 있는 작고 검은 점이 유독 눈에 띄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구석이 없었음. 그래서 울 시어무이가 점순이인 내를 며느리 삼았다더라 그 덕분인지 영감이랑 이태까정 사이가 안 좋나! 4.번 침상ㅡ보호자ㅡ부인ㅡ없음. 제일 젊은 55세. 둘이 불같은 사랑을 했고 사주가 안 좋다는데도 결혼을 했고 둘 중에 하나는 칼 맞아 죽는다는 사주... 어느 날 옆집에 놀러갔다가 옆집 아저씨가 휘두르는 칼에 찔려 죽음. 옆집 부인은 서너군데 찔리고도 살아남음. 왜 찔렀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고......??? 5.번 침상ㅡ연변 조선족 보호자 한국 들어온지 5년 되던 해에 같이 들어 온 지인 언니가 한국 김사장이랑 재혼함.둘이 사이가 좋고 놀러다니기도 좋아하던 어느 날 경남 끝인지 경북 시작즈음인지 어디 산의 절에 놀러갔다가 산에 있는 부처도 보고 왔다고 좋아함. 그러면서 왼손에 끼인 반지를 보여주며 자랑하더라고~ 절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데 연등이 엄청 달려 있었고 제법 웅장함. 절 구경을 하던 중 등산로라고 이정표가 대웅전 옆에 있었음.대웅전 우측으로 난 산길을 따라 등산을 함. 삼십여분을 헉헉거리며 올라가자 좌측으로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나무 사이로 보여 쉬어갈 요량으로 돌아가 봄. 세상에나! 엄청난 크기의 암벽위에 바위를 깍아 받침대를 만들어 놓았고 ㅡ그 높이가 서서 눈높이 정도ㅡ그 위에 바위로 부처를 깍아 앉혀 놓았더라고.자연석으로 만들었는데 섬세한 연꽃이 좌대를 장식하고 부처의 온화한 미소에 경건해져서 저도 모르게 바위임에도 불구하고 방석도 없이 절을 했다고. 한참 절을 하다보니 받침대와 좌대사이의 빈틈이 보였고 그 사이로 고개를 숙이고 들 때마다 언뜻언뜻 반짝이는게 보였음. 절을 멈추고 빈틈 사이를 살펴보니 노란 금속이 보여서 나무가지를 꺽어 집어넣고 살살 당겨서 꺼내봄. 그것은 묵직한 24k 금반지 였고 제법 기스가 있었음. 신나서 껴보니 사이즈도 딱! 신실한 맘으로 절을 하니 부처님도 감동한거라고 뻐기며 자랑 을 했음. 신혼이 재밌는지 몇 달 동안 연락이 없더니 갑자기 뜬 김사장의 중환자실 입원 소식. 반지를 줍고는 김사장이 하는 노래방도 잘 되고 둘 사이도 좋아 행복했음. 어느날 김사장이 자고 일어나더니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해서 병원에 갔음. 뼈에 암이 생겨서 잘라내야 된다고..서울에 사는 의붓딸에게 소식을 알렸고 그 밤에 자동차로 내려오던 딸 부부는 교통사고로 많이 다침. 어느날은 경찰들이 노래방에 와서 말하길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고? 암튼 몇 개월 영업정지. 지인 언니는 밤마다 가위 눌리고 악몽을 꾸고. 절에 가서 백팔배를 하고 있으면 절하는 머리 맡에 여잔지 남잔지 모르겠고 빼빼 마른 뼈만 남은 손가락을 지닌 이가 서 있다함. 지인 언니가 절을 하면 마주 보며 절을 하고 지인 언니가 중얼거리며 빌면 깔깔깔 웃으며 빼빼 마르고 차가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쥐고는 사정없이 뜯음. 어느 날은 절을 하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무릎이 끊일 듯 아파서 눈을 뜨보니 머리는 산발에 검은자도 없는 눈이 중앙으로 모여 있고 새빨간 혀를 내밀고 침은 뚝뚝 흘리고 낄낄거리며 도끼로 지인언니의 무릎을 내리치고 있었음.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깸.얼굴로 뚝뚝 떨어지던 그 섬뜩한 차가움에 온 밤을 덜덜 떨었음. 아침에 다리를 보니 무릎과 정강이에 가로 일자로 새겨진 짙은 검붉은색 멍들과 얼굴에 남은 붉은 반점들. 견디다 못한 지인 언니가 주위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하자 점쟁이를 소개시켜 줌. 지인 언니가 신당에 들어서자마자 점쟁이가 욕을 고래고래 퍼부음. 남의 피 맺힌 염원을 가로챘으니 댓가를 치르는 중이고 욕심이 똥구멍까지 찬 년이라고. 그제서야 까닭을 알게 되었고 반지를 돌려주려고 갔었는데 그 절을 왠일인지 찾을 수가 없더라고. 그날 드라이브하면서 여기저기 쏘다녔고 우연히 찾아 들어가긴 했지만 대충은 기억나서 몇 번을 찾기를 시도했지만 못 찾음. 결국 집 근처 암자에 올려두고 매일 백팔배를 하며 .....눈 먼 어느 시주가 스리슬쩍 가져갔으면 좋겠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도 안 가져간다고 하며 크게 한숨을 쉼. 결국 김사장은 우측 무릎 아래 절단 수술 후 감염으로 패혈증 쇼크ㅡ중환자실 직행. 참 특이한게, 어느 누구도 자기 얘긴 아니라더라구요. 5번 절 아시는 분 없슈? 분명 아시는 분 있을틴디......쩝...궁금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