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r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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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랫동안 노트북 앞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왜일까. 쓸 게 없어서? 아니다. 쓸거리는 있다. 그런데 쓸 의욕이 없다. 무엇이 나를 이리도 무기력하게 만드는가?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겨울은 두꺼운 이불 속에, 두꺼운 코트 속에 숨어들기 좋기 때문이다. 몸을 노출한다고 해서 마음을 노출하는 것은 아닌데, 어느 여름날은 어쩐지 벌거벗겨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내 마음이 굳어져 버릴까 봐 나는 커다란 나무 주걱으로 죽을 휘휘 젓듯이 내 마음을 저어본다. 천천히 원을 그리며 내 마음을 저어본다. 저어야 한다. 방심하면 큰일 날 것처럼, 내 마음에서 나도 모르는 새 연기가 피어오르고, 탄 냄새라도 흘러나올까 봐. 팔심이 빠진다. 팔심이 빠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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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촌 형이 최근 심장마비로 생사의 기로에 있다가 다행히 회생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던 형도 아니다. 나는 이 사실을 메신저 대화창으로 건너 들었는데, 형의 이름과 심장마비라는 단어만을 우선 읽고 잠시 다음 말들을 읽기조차 두려웠다. 그 짧은 순간에도. 회생이라는 단어를 마저 찾아냈을 때, 나는 정말 저 깊은 곳에서부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새삼 무서워진다.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죽음이 이제는 결코 남의 일만도 아니고 언제든 내 주위에서 일어날 일이며, 다가오고 있는 일이라는 게. 뜬금없게도 나는 그런 것들을 생각한다. 어른들은 정말 존재 하나하나가 평범하지 않다는 그런. 대체 그들은 그동안 차례로 경험했을 수많은 죽음들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온 걸까. 물론 나 역시 가까운 이의 죽음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아니고, 안타깝게도 이미 어려서부터 가까운 이나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이 들어가며 하나둘 사라져가는 사람들을 이미 여러 번 지나온 사람이란 어떤 것일까, 그런 생각들을 한다. 그 모든 것을 보고 지나오면서도 어떻게 살아지는 것일까. 십여 년 전 할머니의 죽음을 경험했을 때, 그러니까 가까운 이의 죽음을 사실상 처음으로 경험했을 때, 그때 나는 상당히 늙어버렸고, 좋게 말하자면 많이 성장했다. 그건 정말 큰 충격이었다. 처음 제대로 맞는 죽음이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가까운 이들이 하나둘 스러져갈 때마다 나는 심각하게 늙을 것이고, 그에 대한 미진한 대가로 또 조금씩 성장하겠지. 세상에 굴곡 없는 이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두려운 것은 그 죽음의 당사자에 나 또한 포함되는 것이고, 내가 혹시나 모를 이른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남겨질 가까운 이들의 슬픔이 상상만으로도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어차피 그러한 생각도 살아있는 지금이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사치 아닌가. 죽은 자의 슬픔이라니. 죽음은 언제나 삶을 겸손하게 만든다. * 형과 통화를 했다. 워낙 밝고 건강한 사람이라 잘 회복해가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압축해서 들은 지난 몇 달간의 신비에 가까운 임사체험(?)과 말도 못 할 어마어마한 고생들을 들었다. 또 그의 직계가족들은 오죽했을까.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지만, 지금은 잘 회복해가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내 손이 떨리는 기분이다. 부디 우리 모두가 무사하기를.
청주에서 비틀스를 만나다. 전시
청주에서 비틀스를 만나다. 전시 중입니다. 엽서가 제작 되었네요. 다락방 불빛에 오시면 만나볼수 있습니다. 글: 서영란(서양화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우연히 받은 비틀스 그림 제작 제의는, 나를 무척이나 들뜨게 하는 설렘이었다. 비틀스를 그림으로 표현해 달리는 말에, 뭔가 막연하게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50여곡이 넘는 비틀스의 노래를 잠을 자는 순간까지 24시간 내내 들었고, 귀에 들어오는 노랫말이나 느낌을 메모하였다. 그러기를 며칠, 그 후 난 3일 동안 신들린 듯, 원래 주문인 12장이 아닌, 16장의 그림을 그려 냈고, 그 시간만큼 더 재미있게 작업했다. 비틀스를 알아 갈수록 그들의 음악을 이해하며 사랑하게 되었고, 지금의 나와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더 흥미롭고 재미났다. 마티스를 좋아한다. 마티스처럼 나이를 먹어도 젊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다. 늘 새롭게 도전하고 한결같은 열정으로 작업에 임하는 마티스는, 내 오래된 스승이자 모델이다. 이번 작업들은 기존 작업과는 좀 다르게 아이패드를 사용해 작업했다. 디지털의 느낌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드로잉을 성실히 했고, 장점을 살리면서 최대한 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아직 익숙지 않은 도구사용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내 작업의 확장을 위한 시작이었다. 비틀스와 마티스 그리고 나. 그들의 예술적 다양성과, 새로움에 대한 열정적인 도전을 사랑하고 따르고 싶다. #Alice_in_Wonderland #Dace_in_blue #PERSONA_LIFE #Passion #Seo_Young_Ran #beautiful_today #blue #color #life_goes_on #드로잉 #북아티스트서영란 #서양화가서영란 #서영란 #아이패드드로잉 #열정적인일상 #이상한나라의앨리스 #일상_페르소나 #비틀스 #the_beatles #beatles #beatles_postcard #Postcard_set. #beatles_Postcard_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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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분을 뛰고, 오십 분을 걸었다. 11월 말인데도 날씨가 포근하다. 내일은 월요일이지만, 물론 출근하고 싶지는 않지만, 올해 남은 중요한 업무는 사실상 거의 끝났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올해를 한 달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나는 이 일기의 불특정 독자들에게 다소나마 사과를 하고 싶다. 개인적인 글쓰기였지만 어쨌든 읽는 이들을 늘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간 읽을 만한 것들을 거의 내놓지 못해, 부끄럽다고 고백하기도 의미 없을 만큼 시간이 지나버렸다. 이런 사과를 하는 것은 막바지에 다다라 지금부터라도 힘을 내서 그나마 읽을 만한 것들을 내어놓겠다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나를 옥죄어 드는 무기력은 남은 시간 동안에도 계속 데리고 가야 할 거다. 올해 마지막 날에 새삼스런 인사말을 하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다. 내년에도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들을 조금 생각해봤지만, 2022년이 되는 딱 그 시점부터 보란 듯이 뭔가를 하는 것은 당분간 좀 집어치우고, 뭔가 준비가 좀 된다면, 아니 그나마 조금 해볼 만한 얘기가 있다면 비로소, 느닷없이 글을 써보고 싶고, 그게 읽는 이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예의가 될 것 같다. 사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영 글쓰기가 미뤄지는 일이 부지기수라 나름의 조건들을 걸고 한 것인데,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있는 만큼 잃는 것도 많다는 걸 매번 느끼고 있다. 나는 올해 첫날부터 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래 내내 사과문을 작성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매번 같은 말을 하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고. 실패한 기획이지만 이것이 또 하나의 발판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럼 내일까지 또 안녕히.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둘레 살갗 엉기다 대롱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둘레 살갗 엉기다 대롱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75쪽부터 7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75쪽 첫째 줄에 ‘그 둘레에서 열을 빼앗아 간다.’가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둘레’는 다른 책이나 요즘 배움책에서 ‘주변’으로 쓰는 것입니다. 앞으로 ‘주변’을 써야 할 때 ‘둘레’를 떠올려 쓰면 될 것입니다. 그 뒤에 있는 ‘빼앗아 간다’에서 ‘빼앗다’는 말도 다른 책에서나 글에서 ‘수탈하다’, ‘탈취하다’는 어려운 말을 쓰기도 하는데 ‘빼앗다’는 말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훨씬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줄에 있는 ‘살갗’은 앞서 나온 적이 있지만 오래 되어서 못 본 분들도 계시지 싶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피부(皮膚)’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이처럼 옛날 배움책에서 ‘피부’가 아닌 ‘살갗’을 썼었기 때문에 다시 ‘살갗’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살갗’부터 배우고 난 뒤 ‘피부(皮膚)’도 알고 ‘스킨(skin)’도 알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줄부터 일곱째 줄에 걸쳐 나온 “여름 더울 때에 마당에 물을 뿌리면 시원하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넷째 줄에도 나온 ‘까닭’이라는 말도 요즘에 많이 쓰는 ‘이유’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이런 것부터 하나하나 쉽게 바꿀 수 있는 말부터 바꾸어 간다면 좀 더 쉬운 배움책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아홉째 줄에 ‘차게 하면 어떻게 될까?’에서 ‘차게 하면’과 맞서는 말로 여덟째 줄에 ‘열하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열(熱)하면’ 보다 ‘덥게 하면’으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차다’의 맞서는 말이 ‘덥다’이기 때문입니다. 말집(사전)에도 ‘차다’를 ‘몸에 닿은 물체나 대기의 온도가 낮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덥다’를 ‘대기의 온도가 높다’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밑에서 셋째 줄부터 나오는 “또 잘 끓인 곰국이 식으면, 국 위에 기름이 엉기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월도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엉기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배움책이나 다른 책에서 ‘응고하다 또는 응고되다’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오히려 낯설게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응고하다’는 말이 익어서 ‘엉기다’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못 쓸 수도 있는데 이런 말을 쓴 옛날 배움책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76쪽에도 엉기다가 되풀이해서 나오고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있는 “온도가 올라가면 물이 어떻게 되는가?”도 ‘온도’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온도가 올라가면’처럼 ‘상승하면’이 아닌 쉬운 말을 썼습니다. 아홉째 줄에 있는 ‘대롱’은 요즘 흔히 쓰는 ‘관’을 갈음해 쓴 말이라서 더 반가웠습니다. 이런 것을 보더라도 ‘관(管)’이 들어간 말은 모두 ‘대롱’으로 갈음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뒤에 나온 ‘끼운 마개를 굳게 하여’도 쉬운 토박이말이라서 좋았습니다. 이처럼 쉬운 말과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쓴 옛날 배움책을 보시고 요즘 배움책도 좀 쉬운 말로 바꿀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4354해 들겨울달 서른날 두날(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바람 바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쉬운배움책 #교과서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둘레 #살갗 #엉기다 #대롱 *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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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촌 형과의 통화 중 스쳐 들었던 임사체험 비슷한 얘기들이 내내 뇌리에 남는다. 형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했다. 고모와 형수님은 의료진으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한다. 다행히 심장이 멈춘 곳은 수영장이었고, 진행요원의 발 빠른 대처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으며, 구급차에 실려 가면서도 다시 처치가 이어졌다. 사실 이것만 해도, 그러니까 CPR에 능숙한 전문 인력이 주변에 있는 상황이었던 것은 굉장한 운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찌어찌 형은 의식을 찾아 병상에 누운 채로 오래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특유의 사교성으로 병원 관계자들과 여러 날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힘을 냈다고 한다. 특히나 전문 간병인이었던 한 중년 여성분으로부터 끝없이 ×× 씨 얼른 일어나셔야죠, 이런 응원의 말들을 듣고 화답하기도 하고, 특별히 신경을 써주던 한 인턴분의 정성이 감사해서 퇴원하고 나면 밥을 사겠다고 하는 등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는데, 사실 그 인턴과 중년의 간병인이 병원 어디에도 없는 인물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형은 사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에크모 치료까지 동원하며 겨우 의식을 찾고 나서 그들이 실재 인물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형의 무의식 안에서 등장한 가상의 인물들인 셈이다. 형은 겉으로는 잠들어 있는 사람이었겠지만 자신의 무의식 안에서는 나름대로 굉장히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거다. 나중에는 어디까지가 생시이고 어디까지가 무의식이나 꿈인지 분간조차 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글쎄, 모르겠다. 그것이 말 그대로 그냥 무의식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들이었을지, 아니면 이쪽 세계에서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계의 한 실재였을지. 형은 원체 성격이 쾌활한 탓도 있겠지만, 안심을 시키기 위해서인지 시종일관 농담을 섞어 무용담을 늘어놓듯 얘기했다. 그러나 본인도 그 임사체험 비슷한 것에 관해서는 은근히 격앙돼있는 느낌이기도 했다. 세계는 정말이지 얼마나 불가해한 곳인가.
사회생활, 인간관계 조언 18가지
1. 사과만 잘해도 90%는 먹고 들어간다. 실수나 잘못은 빠르게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2. 누구에게나 착하게 굴지 마라. 착함과 현명함은 다르다. 나를 보호할 수 있게 때에 따라 거절도,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3. 쓰레기장에서 쓰레기와 어울리면 나도 쓰레기가 된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자. 4. 한 번쯤은 누군가를 진심을 다해 사랑해 봐야 한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해 본 사람은 감정의 깊이가 다르다. 5. 거창하지 않아도 단기, 장기 목표를 세우자. 열심히 달리다 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다. 그때 이 목표들이 표지판이 되어줄 것이다. 6. 인사는 기본이다. 인사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첫걸음이다. 7. 눈치가 좋은 사람들은 눈치가 없는 척한다. 적당히 모른척해야 사회생활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8. 버렸던 쓰레기는 다시 주워오지 말자. 나에게 상처 주고 손절한 사람들을 용서할 필요 없다. 결국 다시 배신할 테니. 9.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결국 나를 공격한다. 미워하는 대신 잊자. 10. 이기려 하지 말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되자. 살다 보면 때론 실패하고 질 수도 있다. 이기려 하지 말고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려 하자. 11. 가끔 관계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내 옆에서 힘이 되는 사람, 소중한 사람들만 남겨둬도 충분하다. 12. 꾸준히 운동해라 13. 사람은 절대 안 바뀐다. 무례한 사람은 영원히 무례하고 좋은 사람은 영원히 좋은 사람이다. 바꾸려고 해봤자 내 힘만 빠진다. 14.입 밖에 꺼낸 순간 그건 비밀이 아니다. 나를 믿고 말해준 사람을 배신하지 말자. 15. 사람의 본성은 그 사람이 화낼 때 나타난다. 화낼 때 바닥을 보여주는 사람은 피하자. 16. 행복은 생각보다 작은 곳에 숨어있다. 큰 성공을 해야만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사소한 일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17.안 하고 후회할 바엔 하고 후회하기. 도전하면 실패와 성공이 남는 게 아니라 경험과 성공이 남는다. 18. 가장 중요한 건 ‘내 인생’이다. 인생에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나 자신이다. 출처ㅣ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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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자우림의 신보가 떠서 재생을 눌렀다. 음악을 들으면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김윤아에게 예전만큼은 감흥이 없구나. (사실 자우림보다는 김윤아의 솔로 작업물을 좋아하고, 그마저도 2집까지만 좋아한다.) 음악이 그닥이어서라기보다 그냥 이유 없이 그랬다. 모르겠다. 월요일이고 하니 피곤해서 그런 건지도. 공교롭게도 자우림의 이번 앨범 이름은 <영원한 사랑>인가 보다. 김영민 교수의 신간이 나와서 읽기 시작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틈틈이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고 있다. 당시에 띄엄띄엄 봐서 제대로 정주행하고 싶었다. 벌써 십여 년 전 작품이라니.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는데, 하도 유명했던 작품이라 비극적 결말 또한 이미 알고는 있지만, 이 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뜻한 유머들을 보면서도 왜 미리 슬프다 못해 다소 공포스러워지기까지 하는 걸까. 김병욱의 작품들이 그런 측면이 있어서 더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예정된 비극을 지켜보는 것은 조금 고통스럽다. 설령 허구일지라도. 또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인이 된 극 중 배우 한 명이 멀쩡하게 희극 연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그렇고. 그동안 지나쳐 온 내 시간들이 떠올라서, 또 언제라도 비극이 될지 모르는 하루하루가 조금 잔인해서. 따뜻했던 만큼, 꼭 그만큼 더 슬퍼지는 질서는 너무 자명하고 정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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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발행하는 잡지의 특성상 매달 두 명 이상의 시인이나 평론가가 사무실을 방문하는데, 그중 많은 이들이 빈손으로 오기가 그래서인지 뭘 꼭 사 들고 온다. 문제는 대개 처치 곤란의 빵이라는 것이다. 사 들고 오는 것이 대개 처치 곤란의 빵인 이유는 사무실에 오는 길목에 빵집 하나가 떡 하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집은 너무나 당연히, “손님이라면 빵 정도는 사 가야지, 이봐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데, 이 근처 어디를 둘러봐도 여기서 빵을 사 가는 것보다 좋은 선택지는 없을 거야, 그러하니 어서 여기서 빵을 사도록 하라구.”라는 말을 상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단히 적당한 곳에 위치한 빵집이며, 설령 내가 내 직장에 방문하는 손님의 입장이라고 해도 그 빵집에서 빵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은 그런 빵집이다. 우리 사무실은 그 빵집의 점주가 상상도 못 할 홍보력을 제공하고 있고, 그러므로 약소한 지분을 요구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그저 그런 빵집 체인점에서 선물용으로 거래되는 빵들은 대개 그저 그렇고, 정말이지 이상하리만치 손이 안 가며, 선물 받으면 고맙기는 하나 전혀 설렘이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 오는 사람 또한 요령부득으로 골랐을 뿐, 예의는 갖췄으니 난 이제 몰라요, 알아서들 하시오, 라는 태도여서, 사실상 거의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대표는 이제 빵이라면 넌덜머리라도 나는지, 당혹스러움을 대신하여 쓰디쓴 웃음을 짓거나 어떨 때는 조용히 읊조리곤 한다. “차라리 박카스를… 박카스를…….” 홈페이지에 빵 금지 공지사항이라도 띄워야 할 판이다. <빵 대동 시 당사 입장 불가, No bread zone> 넘버링 32. 그렇다면 내일은 31. 내일은 12월 첫날. 12월은 31일까지 있다. 고로 정확한 넘버링. 전에도 언급했지만 혹시나 올해 마지막 날 일기의 넘버링이 1이 아니라 그보다 많은 숫자거나 그 반대면 어쩌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럴 일은 없을 듯하다. 12월 동안 착오가 없다면. 뭐가 됐든 이제껏 모래시계 역할은 톡톡히 해온 듯하다. 그거면 됐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