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isgame
500+ Views

[해설] 오징어게임 카피 게임, 어떻게 볼 것인가?

게임 만들고 싶었던 넷플릭스, 한발 빨랐던 개발자들, 내려가는 카피 게임


# 디스이즈오징어게임

단언컨대 <오징어게임>은 현재 가장 성공한 넷플릭스 시리즈가 됐다. 

<D.P.>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등장한 이 'K-콘텐츠'는 론칭 17일 만에 1억 1100만 회 재생됐다. <오징어게임>은 <브리저튼>과 넷플릭스판 <위처>가 가지고 있던 이전 기록을 가뿐히 갈아치웠다. 넷플릭스 발표에 따르면, 멤버쉽 가입자 중 절반은 이 시리즈를 봤다.

17일에 1억 1100만 회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안 난다면 다른 분야에서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오픈월드 게임 <GTA5>가 여러 플랫폼에 다양한 에디션을 내면서 1억 5000만 장을 판매하는 데 걸린 시간이 무려 8년이다. <오징어게임>은 대단한 콘텐츠다. 

<겨울연가>가 뜨고 남이섬에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몰렸던 것처럼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히트에 게임 속 요소에 대한 관심도 폭증했다. <오징어게임> 이전에 '미국인들이 달고나 띠기를 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아마도 손가락질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미국의 한 빵집에서 달고나는 개당 5달러에 판매되고 있고 인기 호스트 지미 펠런은 자신의 쇼에서 드라마 속 참가자 복장을 입고 달고나를 핥아보였다. 기사를 퇴고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오징어게임>은 미국에서 실시간 1위를 기록 중이다. 

어디 미국 뿐이던가? <오징어게임> 체험관에 몰린 빠리지앵들은 너댓시간씩 줄을 서다가 주먹다짐을 했고, <메탈 기어 솔리드>와 <데스스트랜딩>의 감독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시네필인 코지마 히데오도 트위터를 통해서 <오징어게임>을 극찬했다. 

인도의 한 회사는 <오징어게임>이 표절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넷플릭스가 금지된 중국에서도 암암리에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드라마를 볼 길이 막힌 북한에서도 '<오징어게임>은 남조선 자본주의의 실상을 보여준다'며 숟가락을 얹었다.

<오징어게임>으로 세계 문화의 중심지는 물론 드라마의 배경이면서 실제 촬영지인 쌍문동까지 들썩이고 있다. 기자는 쌍문1동에 오래도록 거주 중인데, 요즘 동네 분위기가 다른 게 확실히 감지된다. '어딜 가나 <오징어게임>을 우리 동네에서 찍었다'라는 말이 들려오고 있다. 집앞 CU에서는 삼양라면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극중 상우의 어머니가 하는 건어물 가게에서는 오징어를 많이 들여놨다고 한다.

이렇게 긴 서문이라면 확실히 '바야흐로 우리는 <오징어게임>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징어게임>은 쌍문동을 배경으로 하고 쌍문동에서 찍었다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게임은 어떨까?

따라서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자연히 <오징어게임> 소재 게임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과거부터 넷플릭스는 게임 IP를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드는 것뿐 아니라 게임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만들었고, 모바일 게임사 징가 출신 인물을 부사장으로 앉혔다. 2021년 8월부터는 폴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내 넷플릭스 앱에서 모바일게임을 채널링했으며, 지난달에는 <옥센프리>의 개발사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IGN, 듀얼쇼커 등에 기사를 쓰며 락스타게임즈와 EA 내부 소식을 유출하기로 유명한 톰 핸더슨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징어게임> 게임이 이미 개발 중"이라며 "개발사는 모르겠으며, 배틀로얄의 미래가 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기자의 추측을 통해 <오징어게임>의 공식 게임화가 처음으로 언급된 순간이다.

그리고 12일,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콘텐츠 총괄 VP는 외신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징어게임> 지식재산권(IP)의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게임, 제품 등 다양한 영역의 활용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게임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넷플릭스는 물이 가득 들어오도록 배를 띄우고 노를 젓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이 들이치는 속도만큼 게임 개발자들도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유럽에 먼저 도입된 넷플릭스 내 게임 기능


# 선수 친 모더와 개발사들

<오징어게임>의 성공과 동시에 각종 모드와 카피게임이 난립하게 됐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 또한 오랜 관행, 그 시작은 이미 제작을 위한 툴이 프로그램 안에 마련된 쪽이었다. 현재 로블록스에서 <오징어 게임>의 영문 제목인 'Squid Game'을 검색하면 백수십 개에 달하는 게임들이 확인된다. 대부분 드라마 공식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 게임 로고를 만들어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로블록스> '오징어게임'이 양산된 것으로 보인다.
<로블록스>의 '헥사 게임'
패러디물, 2차 창작물을 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로블록스>에서 <오징어게임>은 뜨거운 키워드가 됐다. 그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게임은 원작의 음악 등이 그대로 들어간 '헥사게임'. 누적 방문자가 5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뒤이어 <마인크래프트>, <GTA 5> 등 온라인에서 모딩을 지원하는 여러 게임에서 <오징어게임> 내지는 작품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모드들이 등장했다.

이 시기 <오징어게임> 관련 모바일게임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극중 등장하는 여섯 라운드의 게임 중 일부분이나 전체를 재현시킨 것이다. 구글플레이에서는 월페이퍼, 스티커, 테마는 물론 실제 <오징어게임>과 어떤 관련도 없는 '낚시 앱'도 검색된다. 이들은 대체로 정체를 알기 어려운 개발자들이었다. 

그런데 '오징어게임' 간판을 내건 게임사 중엔 정체를 비교적 뚜렷하게 알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오징어게임> 게임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 패러디? 카피? 반지하게임즈의 '어몽오징어게임'

최근 <오징어게임> 카피 게임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회사가 있었으니 <서울 2033>으로 이름난 인디 개발사 반지하게임즈였다. 

반지하게임즈는 지난 4일, 구글플레이에 빌드 없이 '어몽오징어게임'을 공개하며 사전 예약을 모집했다. 설명에 따르면, <어몽어스>의 임포스터 룰을 <오징어게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적용한 것으로 서바이벌 캐주얼 게임인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공개와 함께 화제가 됐다.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인디게임계에서 주목을 받던 회사가 표절 게임을 낸다는 비판을 직면했다. 논란이 커지자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대표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해명문을 공개했다. 

"일종의 밈이 형성되어 문화를 구축해나가는 장면은 독창성과 B급 감성을 지향하는 인터넷 친화적인 인디게임 개발사로서 무척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를 주제로 B급 패러디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넷플릭스와 이너슬로스에게 연락해 작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오마주 의도를 전하였다", "여전히 기존에 반지하게임즈가 가지고 있던 '재미 추구'와 '오리지널리티'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반지하게임즈가 추구하는 독창성이란, 패러디와 오마주를 통한 'B급' 재창조이며 이 의도를 원작자에게도 설명하려 했다는 것이다. 
반지하게임즈가 공개한 '어몽오징어게임'


# <오징어게임> 카피 게임, 어떻게 볼 것인가?

현재 공개된 <오징어게임> 관련 게임 중 넷플릭스와 협의를 거쳐 출시된 게임은 단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어몽오징어게임'을 비롯한 <오징어게임> 관련 게임들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볼 수 있을까? 

이병찬 변호사(법무법인 온새미로)는 "저작권 침해 문제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게임을 플레이 해보지 못한 입장에서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해서 섣불리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직접 살펴보지 않은 이상 법 위반  여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몽오징어게임'은 사전예약을 했을 뿐 대중에 그 빌드가 공개되지 않았다.

<어몽어스>가 표방한 마피아게임 류의 규칙에도 소유권자가 없다. 이전에 유행한 배틀로얄 게임의 룰에도 장르의 선구자는 존재하지만 주인은 없다. 원작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들 자체에는 저작권법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줄다리기'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누군가 "구슬치기는 사실 내가 만들었으니 <오징어게임>은 표절이다"라고 주장한다면 굉장히 우스운 일이 될 것이다. 흥행의 주인공 황동혁 감독도 자신이 어릴 적 즐겼던 게임들을 극에 삽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섯 게임 모두 저작권을 주장하기 쉽지 않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원작의 '표현'은 넷플릭스에게 저작권이 있다.
저작권법은 아이디어를 보호하지 않지만, 표현에 관해서는 보호하고 있다. 즉, 게임에서 저작권은 기획 단계에서의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서 표현으로 드러난 것들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아이디어나 게임의 규칙이나 전개방식, 조작방법 등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오징어게임>의 흥행 이후 등장한 '키워드 게임'들이 차용하고 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진행하는 거대 양갈래머리 인형', '동그라미 세모 엑스와 분홍색 옷을 입은 관리자들', '초록색 츄리닝 옷차림' 모습은 분명 <오징어게임>이 드러낸 '표현'으로 이해할 만한 여지가 있다. 

넷플릭스에게 '오징어게임' 저작권은 없지만, <오징어게임> 저작권은 있다. 그리고 우후죽순 출시된 오징어게임'들'은 전자가 아닌 후자가 촉발한 시류를 따르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오징어게임'은 결정적이지만 그 분량이 길지 않고, 실제로 세계에 유행을 타고 있는 것도 운동장에서 즐기던 '오징어게임'이 아닌, 다른 요소들이다.


[부록] '어몽오징어게임'을 <어몽어스> 개발사는 어떻게 볼까?... 알 수 없지만

기자는 미국에 소재한 인디슬로스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다행히 '허가 받지 않은 게임 요소 차용'에 대한 입장은 다른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다. 과거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기간 한정으로 '임포스터' 모드를 추가시켰다. 8명의 요원과 2명의 임포스터가 맵을 돌아다니며 승리를 위해 싸우는 콘셉트로 <어몽어스>와는 관련이 없다. 

이너슬로스 프로그래머 개리 포터는 <포트나이트>의 '임포스터' 모드가 <어몽어스> 맵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맵의 구성과 방마다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요소 등이 자사 게임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어몽어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도 "정식 콜라보레이션이면 좋았을텐데 인디게임이라 슬프다"고 전했다.


# 구글, <오징어게임> 카피 게임 잡고 있나?

13일 현재, '어몽오징어게임'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갔다. 반지하게임즈가 직접 스토어에서 앱을 내린 것이 아니라, 구글플레이 측에서 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오징어게임> 카피 게임에 대해서 조사 중인 기자는 지난 주까지만 해도 구글플레이에서 대략 수백 개에 이르던 '오징어게임' 관련 앱이 이번 주 들어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참고로 <로블록스>에서는 관련 게임이 상당히 많이 검색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발자는 "구글플레이 차원에서 '오징어게임' 관련 필터링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추측의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지금 구글플레이에서 '오징어게임' 혹은 'Squid Game'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는 전에 비해서 상당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구글의 '지적 재산권' 정책에 따르면, "구글은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는 사항에 대한 명확한 신고가 있을 경우 대응한다"고 나와있다. 이어 "제3자의 지적 재산권을 사용할 권리를 증명하는 서류가 있는 경우, 구글플레이 팀에 문의"하라고 되어있다. 

구글이 지적 재산권 문제로 카피 게임들을 내리고 있다면, 그것은 넷플릭스의 명확한 신고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오징어게임> 게임을 염두에 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삭제된 앱들에게 구글의 명의 도용 정책이 적용됐을 것이다. 구글은 "다른 사람(법인) 또는 앱을 사칭하여 사용자를 오도하는 앱을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기엔 아직 'Squid Game' 이름을 붙인 앱이 여럿 남아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일괄적인 필터링이라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다. '어몽오징어게임'과 비슷한 시점에 공개된 한 카피 게임은 13일까지 구글플레이에 남아서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저작권법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이른 상황에서 카피 (의혹을 받는) 게임들은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지적 재산권 문제라면 넷플릭스의 신고가 있었던 것이고, 명의 도용이라면 그에 따른 시행은 일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 구글은 "특정 게임에 대해서 답변을 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라고 답변했다.
구글의 관련 정책
아직도 구글플레이에는 관련 게임이 잡힌다.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게임잡상] 강남스타일과 오징어게임, 그리고 컴배콤
K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부터 지금의 넷플릭스 드라마인 <오징어게임>까지. 이런 히트 콘텐츠에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패러디와 오마쥬, 그리고 표절 논란이다. <강남스타일>이 대 히트 당시에는 키워드만 검색을 하면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패러디가 쏟아졌다. 그리고 <오징어게임>이 핫한 지금 이런 현상은 되풀이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오징어게임>이 놀이(게임)의 룰을 차용한 내용 덕분인지 실제 게임에서도 이를 패러디 혹은 이용한 콘텐츠가 난무하고 있다는 점. 이런 열풍에 나 또한 시류에 편승한 키워드로 이런저런 잡상을 하다 보니 또 길고 긴 글이 나와버렸다. 하지만 게임잡상이란 코너가 원래 잡상을 길게 써보고자 만든 것이니… 일단 쓰고 본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국장 # 강남스타일과 오징어게임. 원작의 흥행 이유가 다르다 어찌 보면 이런 패러디의 난무한 현상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강남스타일> 때와 달리 <오징어게임> 관련 콘텐츠는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강남스타일>은 저작권자인 사이와 소속사가 패러디를 인정하고 저작권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역으로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함에 있어서 원작이 확산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고 이는 기본적으로 이 다수의 패러디들이 상업적으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에 오르기에는 수많은 패러디의 힘이 있었다. 반면 <오징어게임>은 상황은 복잡하다. 드라마 속 게임은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줄다리기 등 보편적인 게임을 이용해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즉 드라마 속 게임에 대한 룰을 차용한 게임이라고 해도 이를 저작권 위반이라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수많은 게임에서 양산되고 있는 <오징어게임>의 ‘패러디 게임들’은 단순히 레거시한 놀이의 룰을 따온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특징적 요소인 이니셜 마크, 복장 등을 구현하고 있다. 이를 패러디라 말하면서 큰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 이미 <오징어게임> 자체도 게임을 통해 최후의 승자가 상금을 독식한다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흐름이지만 그 안의 구성과 내용, 그리고 표현 방식 등에서 창작물로서의 인정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서 <오징어게임>이 훌륭한 창작 콘텐츠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과 자체 콘텐츠 파워로 인기를 얻은 <오징어게임> <강남스타일>은 성공을 위해서 패러디를 양산해 퍼뜨리는 전략으로 나갔고 이는 먹혔다. 이는 유튜브라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입소문을 통한 확산을 위해서 저작권의 포기를 결정한 것이 제일 큰 이유다. 반면 <오징어게임>은 입소문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흥행을 시작해 인기를 얻음에 따라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되는 모양새다. 어찌 보면 같지만 전혀 다른 흐름으로 콘텐츠의 성공을 보여주고 있다. # 반지하게임즈의 <어몽 오징어 게임> 논란 사실 패러디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원작을 통해 사회 상황을 풍자하거나 비평하는 것이 사전적 의미이다. <로블록스>의 수많은 <오징어게임> 테마는 잔잔한 수면에 돌 하나를 던져 파문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파문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반지하게임즈의 <어몽 오징어 게임>라는 큰 논란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오징어게임>의 패러디게임 논란은 어쩌면 반지하게임즈의 <어몽 오징어 게임>이 대표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파장이 크다. 게임명에서 알 수 있듯 <어몽어스>와 <오징어게임>을 합친 게임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아마 <어몽 오징어 게임> 논란은 인디 정신을 강하게 가져가고 그동안 그 정신을 제대로 보여준 반지하게임즈의 것이라는 게 논란이 커진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어몽어스>와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스스로 오마주이자 패러디라고 해명한 것도 유저들은 문제를 삼았다. 반지하게임즈의 해명문을 통해 “<어몽 오징어 게임>은 작은 B급 패러디게임으로 원본을 알고 있을 수많은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즉 인디게임의 제작 철학은 변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를 패러디로 보는 시각도 존재할 것이지만 다수의 여론은 ‘이럴 거라면 인디라는 이름을 떼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분노의 지점은 만화 <귀멸의 칼날>을 패러디했다고 논란이 됐던 모바일게임 <귀살의 검>, 만화 <원피스>를 패러디했다고 주장했던 애니메이션 <와피스>와 동일하다. <귀멸의 칼날>을 오마주했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믿어줄까?했던 <귀살의검> 물론 아직 게임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개발사의 의도가 어떻게 게임으로 구현되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전등록 당시까지 콘셉트만 존재했지만 논란 이후에도 여전히 개발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아니... 어쩌면 타의에 의해 개발 진행이 힘들 수도 있다) 게임이 실제로 나와서 판단하기 전까지 개발사의 의도가 전해지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미 유저들의 여론은 시류에 편승해 저작권이 명확한 콘텐츠 2개를 합쳐 게임을 만든다는 결론이 나버린 상태가 됐다.  “아류로 흥할 바에는 오리지널로 망하자!”라는 반지하게임즈의 핵심 가치가  <어몽 오징어 게임> 하나로 무너지고 있다. 유저들이 말하는 시류에 편승한 게 아니냐는 비판은 <강남스타일>이 유명해지는데 패러디가 도움을 준 것과 달리, <오징어게임>이 유명하니 이를 따라가 보자에 가깝다고 해석했기 때문일 것이다. 반지하게임즈가 공개했던 <어몽오징어게임>의 콘셉트 샷 #여기서 생각나는 사건. <캠백홈>과 <컴배콤> 음악계에서는 번안곡, 표절 논란은 많지만 의외로 패러디 논란이 많이 없다.  결과론 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미 과거에 패러디 논란이 일단락 된 결과일 수도 있다. 1995년 나온 서태지의 <컴백홈>을 2001년에 음치가수 이재수가 패러디 한 <컴배콤> 사건 때문일 것이다. 즉 <컴배콤>은 <컴백홈>의 인기와 흥행에 패러디라는 명복으로 만들어진 음반과 뮤직비디오였다.  보통 이런 패러디와 표절의 판단을 대중이 하는 것에 비해서 이 사건은 법의 판결을 받았다. 원 저작권자인 서태지는 <컴배콤>이 저작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은 서태지의 승소로 결론을 내렸다.(참고로 일반 대중은 표절이다와 표절이 아니다의 의견이 56:47 정도로 거의 반반이었다) 전국의 가출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는 전설의 음원 <컴백홈>. <컴배콤>은 직접 검색해보면 된다. 당시 법원의 판결문을 요약하면 <컴배콤>은 상업적 목적 달성을 위해 <컴백홈>을 이용했고 이에 저작권을 공정하게 활용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 판결은 저작권 위반이 아닌 저작 인격권 침해라는 생소한 말을 수면 위로 올린 사건이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과 반지하게임즈의 <어몽 오징어 게임>과의 차이라면 저작권자가 묵묵부답이라는 점이다. 반지하게임즈는 넷플릭스와 이너슬로스에 연락을 해 의도를 전했지만 답이 오지는 않았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팬메이드 패러디가 아닌 상업성을 담보로 한 법인의 패러디 콘텐츠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공정한 이용인가 아닌가 여부가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이 결과물에 대한 원저작권자가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하는지 여부. <오징어게임>의 제작자인 싸이런픽쳐스는 넷플릭스에 저작권 100%를 넘겼다. 따라서 이런 게임의 패러디, 오마주 등의 입장은 오로지 넷플릭스가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저작권을 가져옴에 따라서 공식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중국에서 불법 굿즈가 도용되어 판매되기 시작하자 공식 굿즈가 서둘러 나왔다. 사실상 중국에서의 저작권 대응이 힘들다 판단해 법적 대응보단 공식 굿즈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해석이다.  게임 <오징어게임>도 넷플릭스 공식으로 뭔가를 만들고 있다면 법적 조치보다는 공식을 선택하게 만들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중국 외의 지역, 그리고 굿즈 외의 콘텐츠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을까? 아직은 지켜보고 있을 뿐이지만 어찌 반응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업계 생리를 본다면 자기들의 이익을 침해 당했다고 느꼈을 때, 혹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판단하면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넷플릭스의 공식 <오징어게임> 굿즈 판매는 중국의 짝퉁 문제가 불거지면서 빠르게 진행됐다. #원 저작자의 불쾌감 표현의 사례 위에서 말한 <컴백홈>과 <컴배콤>은 원 저작자가 패러디 가수에게 불쾌감을 직접 표현한 경우였다. 게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긴 하다. <슈퍼 주 스토리>의 <스타듀밸리> 표절 논란이다.  이 사례는 상당히 미묘하다. 인기게임에서 있었던 사건이고, <슈퍼 주 스토리> 개발자가 논란 전부터 <스타듀밸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었고, 해당 게임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개발단계에 있던 게임이라는 점.  그리고 원작이라 말하는 <스타듀밸리> 역시 <목장이야기>와 매우 유사한 실제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만큼 완전한 창작 콘텐츠가 아니라는 점도 반지하게임즈의 논란과 비슷한 점이 많다. 다만 <스타듀밸리> 개발자인 에릭바론이 불쾌감을 내비쳤고 <슈퍼 주 스토리> 개발자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만 차이가 있다. 이 사례에서 핵심을 요약하면 유사게임, 혹은 비슷한 게임성을 문제시한 게 아니라 아트 스타일과 에셋의 표현 방식의 모방을 지적할 수 있다. 실제로 <슈퍼 주 스토리> 개발자는 사과와 해명을 통해 게임의 변화를 줄 것이며, 에셋을 다시 디자인해 차별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역으로 <목장이야기>의 개발사인 마벨러스는 <스타듀밸리>에 대해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 오히려 팬들이 영감을 받은 게임치고는 너무 똑같은 시스템이 많은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다시 말해 당사자의 입장 표명이 이런 논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다시 <오징어게임>의 패러디 논란으로 돌아가보면, 반지하게임즈도 해명문을 통해 <어몽오징어게임>이 추가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콘셉트를 수정하거나 사전등록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밝힌바 있다. <슈퍼 주 스토리>의 해명과 비슷하다. 다만 현재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반지하게임즈의 코어 유저라는 점이 가장 아픈 상처다. 개발사는 여전히 변한 게 없고 우리의 의도는 명확하다 말하지만, 유저들은 반지하게임즈의 의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인디에서 가장 좋은 성과와 결과물을 냈던 반지하게임즈가 시류에 편성해 카피캣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반지하게임즈 외에도 '오징어게임' 또는 'Squid Game'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많은 게임들이 나온다. 아니 나왔다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어몽 오징어 게임>은 반지하게임즈가 유명한 탓에 그리고 인디이기 때문에 커진 논란일 수도 있다. 아니 반지하게임즈가 그만큼 상징적인 개발사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솔직히 반지하게임즈의 <어몽 오징어 게임> 논란이 어떤 결과로 맺음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실제 게임이 나오고 개발사의 오마쥬 의도에 맞는 결과가 될지, 아니면 넷플릭스의 불쾌감 표명으로 게임이 사라질지도 알 수 없다.(취재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구글의 조치로 <어몽 오징어 게임>은 스토어에서 내려갔다고 한다) 과연 이 논란의 결말은 어떻게 마무리 될 것 인가? 나 역시 궁금해진다. 여전히 구글플레이에 '오징어게임'으로 등록되어있는 이상한 게임. <어몽어스>도 <오징어게임>도 아니다.
[게임잡상] 그래픽 좋아진 디아블로 2가 인기있는 이유?
- 요즘 게임은 자동사냥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 유저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부족하면 버림받는다. - 너무 옛날 스타일의 단순함으로 성공을 기대해선 안 된다. - 시스템과 운영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실패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요즘 게임의 필요조건입니다. 게임이 재미있거나, 그래픽이 뛰어나거나, 캐릭터가 매력적이거나 하는 건 충분조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재미는 있지만, 자동사냥도 없고, 인벤토리는 자동정리는커녕 테트리스 하듯 모양 맞춰 직접 배열해야 하고, 그나마 공간도 모자라서 드랍 아이템을 버려야 합니다. 전투는 너무 옛날 스타일로 화려한 액션은 없고 뭔가 투닥투닥하는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시스템은 2000년 초반을 방불케 합니다. 서버도 요즘 게임은 접속하지 않아도 알아서 성장하는 방치형이 있지만, 이 게임의 서버는 매번 다운되어 백섭이 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어? 그런데 이 게임 PC방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고 플레이하는 유저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무슨 게임이냐고요? 이미 짐작했겠지만 <디아블로 2 레저렉션> 입니다. 업무가 끝나고, 아이를 재운 뒤에 시간 좀 내서 게임을 하려는데 서버가 터져서 접속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이 옛날 게임을 누가 왜 하는 거야? 하면서 망상을 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국장 #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2000년 6월 출시된 <디아블로 2>의 복각이라고 보면 됩니다. 변한 게 있다면 리마스터, 즉 게임의 해상도를 높이고 한글화를 했다는 정도죠. 물론 2000년 당시에도 PC방을 점령했고, 수많은 폐인을 양산했던 대표적인 인기 타이틀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21년이 지난 지금 그래픽이 좀 더 깔끔해졌다는 것 외엔 큰 변화 없는 이 불편한 게임의 인기는 당시 세대는 물론 지금의 세대에서도 먹히고 있습니다. 단순히 레트로(Retro)라고 보기에도, 복고(Revivalism)라고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그렇다고 뉴트로(Newtro)라고 하기엔 변한 게 없습니다. 추억 마케팅이라고 보자면 납득할 수준입니다. 20년 전에 화제였던 소서 교복, 할배검 윈드포스 등의 단어가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당시 발생했던 버그도 그대로 재현됩니다. 완벽한 옛 추억의 소환입니다. 그런데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불편한 추억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 안한 불편함 중에는 스태미너가 있어서 달리다 걸어야 하고, 자동이동도 없고, 퀘스트 마커도 없어서 말 그대로 노가다를 해야 합니다. 아이템 자동 줍기도 없죠. 아. 그나마 리저렉션으로 올라오면서 골드는 자동 줍기가 됩니다. 이 불편함을 하나도 아니고 시스템 자체가 불편함 덩어리인데 왜 이 게임을 우리는 서버가 왜 다운되어야 하냐고 불평하면서 기다립니다. 이유가 뭘까요? 구세대인 제 나이 또래라면 모를까 요즘 유저들도 왜 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걸까요? 서버 다운까지의 경험을 그대로 재현할 줄을 몰랐습니다. 21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그대로 구현될 지 말입니다. # 답은 이 안에 있다! ‘재미’ 그리고 부산물들… 지금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을 하는 층은 이상하게도 확실히 구분되어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상한 말일 수도 있지만 추억 팔이를 위해 다시 플레이하는 중장년층과 말로만 들었던 <디아블로 2>를 경험하려는 사람으로요.  요약하면 21년 전에 <디아블로 2>를 했던, 그리고 지금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이에는 21년을 넘는 게임 플레이의 경험을 공유하게 됩니다. 라떼는 말이야 안다리엘과 메피스토를 그냥 슉슉슉!!!라고 하는 말을 이젠 요즘 세대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21년 전 지겹게 했던 파밍을 지금 또 하게 될 줄을 몰랐는데... 재밌네요. 참고로 안 하는 사람은 PC방 등에서 접해보고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자(시간이 없어서)와 게임이 불편해서 못하겠네 정도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확실한 공통된 이야기가 있는데 하는 사람은 하는 이유는 재밌어서이고, 안 하는 사람은 불편해서, 시간이 없어서 안 하는 것이지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안 합니다. 재미가 있다는 점. 특히 <디아블로 3>보다 재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21년 전 게임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그러데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은 왜 재미가 있는 걸까요? 아니 21년 전 클래식과 달라진 건 없으니 <다이블로 2>의 재미가 지금도 먹힌다고 봐야 할까요. 그렇다면 요즘 (잘나가는) 게임과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을 비교해보면 될 듯합니다.  1.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은 PC 게임이다.(모바일게임이 아니다) 2. PC게임이지만 온라인게임은 아니다.(여럿이 하는 게임이 아니다) 3. 멀티플레이는 된다. 그러나 그 기반은 싱글 플레이다.(그렇다고 완전히 혼자 하는 게임도 아니다) 4. 경쟁이 없다.(버스가 있을지언정 다른 캐릭터와 경쟁을 할 이유가 없다. 래더 순위면 몰라도.) 5. 아이템은 모두 파밍을 해야 한다.(뽑기 그런 거 없다. 모든 건 드랍템이다.) 6. 패키지를 구입하면 더 이상 추가 요금은 없다(10연차 그런 거 없다) 7. 시간에 묶이지 않는다(이벤트, 숙제, 뒤처지는 경쟁이 없다. 아무 때나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 8. 불편하긴 하지만 재미는 있다. 9. (인정하긴 싫지만)아이템 현금거래가 가능하고 거래 아이템이 전부 드랍템(혹은 골드)다. 10. PC방 혜택으로 매직 아이템 드랍찬스가 상승한다.(무려 25%) # 추억과 이름 값에 따른 유명세일까 아니면 사회적 현상일까? 결론적으로 따지면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의 인기는 뽑기 아이템이 없고, 더 이상 추가금이 없이 혼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그리고 만인이 평등한 조건에서 플레이하는 PC게임이라는 이유가 나옵니다. 여기에 불편해도 그럭저럭 재미도 있고 하다 보면 대박 아이템을 주울 수도 있고 말이죠.  말을 길게 써서 그렇지 간단하게 말하면 ‘뽑기 없는 PC게임’인데 불편해도 재미있다는 말입니다. 뭐 심각한 분석도 아닌 잡스러운 생각 중의 가벼운 분석이니까 이런 망상 같은 결론도 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100연차 돌리느라 돈이 없어 굶고 있는...(아닙니다.... 디아블로 2 리저렉션 시네마틱 중 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솔직히 제가 <디아블로 2 리저렉션>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추억 소환도, 아이템 거래를 통한 대박을 노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비용 걱정 없이 아무 때나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게임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서버가 계속 다운되고 백섭이 계속되면 이 인기도 곧 시들해질 듯합니다. 시스템이 불편해도 마음이 편해야 하는 데 이마저 불편해지면 할 이유가 사라지니까요. 서버 접속 불가 메시지도 참 다양합니다... 한편 <디아블로 이모탈>이 모바일게임이거든요.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로는 뽑기 아이템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모바일에서의 수익모델을 배틀패스와 추가 혜택을 주는 아이템으로 확정했다면 자연스럽게 <디아블로>라는 IP를 PC에서 모바일로 이동시키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확률형 뽑기 아이템이 없는 게임으로 말입니다. 21년 전 <디아블로 2>가 한국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듯, 21년이 지난 지금도 바꿀 수 있을까요? 그런데 외산 게임이 시장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게 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옛날 이런 아이템 하나 주우면 그냥 즐겁고 신나고 행복하고 그랬는데 말입니다.
위드 코로나, 당신을 이불 밖으로 꺼낼 '이 게임'
[리뷰] 나이언틱X닌텐도 2번째 합작, AR 어드벤처 '피크민 블룸' # 이불 밖은 위험해도 나가야 할 시간 10월 31일,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 전날, '인싸들은 <오징어게임> 가면을 쓰고 이태원에 가고, 아싸들은 집에서 롤드컵을 본다'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세상에 대관절 '인싸'가 어딨고 '아싸'가 어딨단 말인가? 그보다도 롤드컵이 얼마나 재밌는데, 서양 귀신 잔치에 홀려서 이태원엘 간다고? 길거리에서 밤을 보낸다고? 위드 코로나는 그렇게 우리에게 찾아왔다. 담원 기아 화이팅! 이제 남은 변명은 없다. 애석하게도 기지개를 켜고 밖에 좀 나갈 시간이 되었다. 이불 속에 누워서 일하던 재택근무의 날들도 이제는 안녕이다. 기자는 당장 이번 달 부산에 지스타 취재하러 가야 한다. 물론 판데믹이 한창이던 시절에도 야외 활동과 완전 '거리 두기' 하지 않았지만, '위드 코로나'는 마치 "그만 뒹굴거리고 집 밖으로 나가시오"라는 주문처럼 다가왔다.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28.5%의 시민들이 동네 산책을 '새롭게 발견한 즐거움'으로 꼽았다. 실로 산책은 훌륭한 취미다. 제일 먼저 돈이 들지 않는다. 음주와 카오스 던전에 찌들었던 육신을 깨우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주변을 새롭게 바라보는 감각을 준다. 산책은 아주 사색적인 행위인데, 동서고금의 철학자들도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위드 코로나는 산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위드 코로나는 산책부터... # 산책을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AR 게임을 곁들인 사건이 있는 곳에 기자가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사건이 없으면 기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충격'과 '단독'을 난무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색다르게 세상만사에 호들갑을 부리는 것도 나름의 전략이다. 하지만 '인사이트' 넘치는 정보 전달자들로 가득한 정보의 바다에서 그렇게 살아남으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관찰자에서 체험자로 시선 옮기기는 보다 좋은 전략이다. '머니투데이'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남기자의 체헐리즘'이 대표적이다. 인정하자. 우리에게는 타인의 생고생을 즐기는 묘한 심리가 있다. '디스이즈게임'이 쓴 기사로도 증명할 수 있다. HMD 보급 초창기에는 VR 게임을 하는 기자들이 허공에 사지를 휘적거리는 콘텐츠가 인기가 높았다. 생전 처음으로 <다크소울>을 처음 하면서 고통받는 모습, 165만 원짜리 게임중독 클리닉 방문기, <링피트 어드벤처>를 플레이하고 파김치가 된 후기도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기자가 해보려는 산책은 진입 장벽이 매우 낮다. 기자 개인에게 산책은 위드 코로나를 향한 위대한 첫걸음이겠지만, 독자들에게 산책이란 마음만 먹으면 무한으로 즐길 수 있는 싱거운 행위일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 나온 AR 어드벤처 <피크민 블룸>을 하면서 산책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도 싱겁다고? 한 번만 봐주세요. 사건이 없다잖아요. 산책은 돈이 들지 않는다. 이 리뷰에도 돈이 들지 않았다. # 본격 산책 장려 게임 <피크민 블룸> <피크민 블룸>은 <포켓몬 고>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나이언틱과 닌텐도의 두 번째 합작이다. 근면성실한 산책을 권장하는 게임이다. 설정상 피크민은 작은 생명체인데 모종에서부터 자라나서 플레이어와 함께 도보 여행을 한다.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소유한 상태로 걸으면 된다. 그러니까, 전혀 간단치 않다.  성장에 소요되는 경험치는 오직 걸음이다. 레벨을 올리려면 걸어야 한다. 피크민을 많이 모으려면, 걸으면 된다. 피크민 성장에 필요한 것도 걸음이다. 모종을 파밍하려면 걸어야 한다. 생장 속도를 부스트하는 기능도 있는데, 걷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전작처럼 구글 맵을 미러링한 게임 속 필드 위에서 모종을 모아서 심고 또 키우는 것이 전부다. 뿌리채소를 닮은 피크민들은 '정수'를 먹고 꽃을 생산하는데, 레벨을 올리면 피크민들을 파견 보내어 모종이나 정수를 수집할 있다. 물론 걸어서 말이다. 현재 이 게임의 엔드콘텐츠는 피크민에게 정수를 먹여 나오는 꽃을 길거리에 뿌리면서 AR 필드 뒤에 꽃을 피우는 것이다. 이번 작에도 역시 종교시설이나 기념비 등이 랜드마크로 등장한다. 그곳 주변을 오래 걸으면 하루 내내 큰 꽃을 피울 수 있다.  매일 21시에 하루의 일과를 정리해주는 '라이프로그'가 있는데, 특별한 장소를 방문했을 때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듯하다. 걸어서 성장하는 <피크민 블룸>. 이 게임에선 오직 걸어야 한다.걸어서 성장하는 <피크민 블룸>. 이 게임에선 오직 걸어야 한다. # 진정한 실력 게임 닥사(닥치고 사냥)? 이제는 '닥걸'이다. 과금의 시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실력 게임 아니던가? 그간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게임을 너무 많이 즐겨왔다. 기자는 오랜 버릇대로 견적을 뽑기 위해서 상점부터 열어봤다. 하지만 <피크민 블룸>에서 돈으로 걸음 수를 구매할 방법 같은 건 없다.  <피크민 블룸>은 돈과 시간의 방정식에 위치와 운동이라는 엄정한 변수를 추가시켰다. 닌텐도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닌텐도는 좀처럼 게이머들을 가만 놔두지 않는 회사다. 그러면서도 닌텐도 방식대로, 걷지 않는다고 해서 엄청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그냥 게임의 도전에 응하지 않는 플레이어가 아쉬울 뿐이다. 스마트폰을 쥐고 흔들면 걸음 수가 어뷰징되지만, 게임의 여러 체크포인트에는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 실험차 움직이는 지하철 안에서 걸어보니 걸음 수는 잡히지만 필드 위에 족적을 남기기는 어려웠다. 몸이 힘들어서 그렇지, 무슨 수를 써봐도 효율이 가장 좋았던 건 걷기였다. <포켓몬 고> 노하우가 어디 갔겠는가? <피크민 블룸>은 정직하게 그곳에 도달해야 성과를 볼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피크민 블룸>은 동시에 아주 허무한 게임이다. 랜드마크 위에 꽃 300송이를 심으면 필드 위에 큰 꽃이 피는데, 하루면 사라진다. '*** 님이 +8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와 같은 요란한 멘트도 남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가 이 꽃을 피웠는지 알 수 없다. <피크민 블룸>은 다른 혈맹원을 무찔러 특정 구역의 '발아권' 따위를 독점하는 게임이 아니다. <피크민 블룸>에서는 걸음 수를 판매하지 않는다. 제일 비싼 패키지가 꽃잎을 준다. 이건 그냥 열심히 걸으라는 거다. 지하철 탑승 중(오른쪽 사진)에는 도보가 잡히지 않는다. 왼쪽 사진처럼 그냥 걸어야 한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종일 산책하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라는 유명한 시구를 떠올렸다. 고생 끝에 동네 사람들 모두가 볼 수 있게 꽃 한 송이를 피워올렸는데, 게임은 이렇게 대답하는 듯했다. ― '꽃이 그런 걸 어떻게 알아요?' 산기슭 바위에서, 오락실에서, 심지어 문화유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에게는 특정한 지경에 도달한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는 욕구가 있다. 그렇지만 영원하게 남는 꽃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다. 또 꽃은 누가 자기를 피워주었는지 말하지 않는다. <피크민 블룸>에서는 혼자 걷든, 여럿이 걷든 오직 달성자만이 자기 기록을 알 뿐이다. 지나간 걸음은 지나간 걸음이다. 랜드마크 주변을 순례하듯 돌았던 정보만이 개인적인 데이터로 저장된다. 이름을 남기려는 욕망은 지극히 개인적인 마음이다. 게임은 '친구'가 아니라면 열어보기 어려운 플레이어의 DB를 채워주는 방식으로 이 마음을 채워준다. 피크민들은 플레이어가 쉬고 있을 때 여행을 떠나 방문하지 못한 랜드마크의 엽서를 보내준다. <피크민 블룸>은 허무한 부분은 허무한 대로 남겨두고, 플레이어의 개인적인 데이터는 알차게 채울 수 있는 게임이다. 하긴 저 꽃을 누가 피웠는지가 그렇게 중요하랴? 하루면 지는 꽃이니 <포켓몬 고>에서 희귀 포켓몬 잡으려고 그랬듯 위험한 장소에 들락거리지 않고, 피울 마음이 드는 랜드마크에서만 움직이기 좋겠다. 고생 끝에 꽃을 피워도 누가 했다는 증거가 전혀 남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추억으로 남는 정도다. 까다로운 랜드마크를 공략하면 동선이 이렇게 꼬인다. 학교에 막혀서 충분한 부지를 걸을 수 없었다. # 그렇게 29,463보를 걸었다 그렇게 온종일 29,463보를 걸었다. 기자는 <오징어게임>으로 뜨거운 쌍문동에 살고 있는데 4.19 민주묘지, 솔밭공원, 각종 시비(詩碑) 등 알고리듬이 '랜드마크'로 구분할 만한 장소가 서울 안에서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북한산 옆이라서 종교시설도 많은데 그렇다 보니 <포켓몬 고> 시절부터 사람들이 왕왕 원정 오던 동네다.  기자는 아주 우스운 짓을 했는데, 차량과 횡단보도를 피해서 산을 탄 것이다. 원래는 랜드마크를 금방 먹을 수 있을 줄 알고 북한산 일대의 묘비, 시비, 표지판을 전부 먹으려고 했지만, 그 주변을 충분히 걸어 조다녀야 했기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등산로는 좁아서 혼자서는 산 위에 꽃을 피울 수 없다. <피크민 블룸>은 고도에 따른 보너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사서 고생한 셈이 됐다. 산에서는 한 번 코스를 타기 시작하면 하산로가 나올 때까지 걸어야 한다. 덕분에 혼자서 단풍놀이 제대로 했다. 리버뷰 아파트 사는 사람들이 한강 유람선을 타지 않듯이, 기자도 북한산을 자주 찾지 않고 멀리서 구경만 하는 편인데 게임 리뷰하느라고 북한산 둘레길을 다 돌았다. 정작 게임 리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코스였지만, 아무렴 어떤가?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나? 화계사에서 하산해 지하철 4호선이 다니는 길을 따라 쭉 걸어서 한성대입구역에서 여정을 마쳤다. 둘레길을 타지 않았더라면 <피크민 블룸>에서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겠지만, 생활에 활력소를 주는 수준의 게임을 작정하고 덤볐으니 첫날치고는 레벨을 꽤 많이 올렸다. 애플워치는 17.11km를 걸었다며 신기록 달성을 축하해주더니 이내 전철 안에 가만히 앉아있는 기자의 심박수를 걱정해주었다. 역시 운동 좀 해야겠다. 11월 4일의 여정. 가운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산을 타는 것은 효율이 좋지 않다 탁 트이고 넓은 땅에 있는 랜드마크를 공략하는 게 안전하고 빠르다 대체 왜 산에 갔을까? 이래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어? 오히려 좋아 낮에 나와서 밤까지 걸었다
[기자수첩] 메타버스, 멈춰!
국감에도 등장한 메타버스... 모르면 토론 뒤에 하자 얼마 전 백신 2차 접종 14일 경과를 기념하며 경주에 다녀왔다. 연휴를 맞은 불국사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기자의 눈에는 해설 팻말마다 조그맣게 붙은 QR코드가 눈에 띄었다. 어딜 가나 요구받는 'QR 체크인'이 지쳐서 그랬던 걸까? 코드에 태그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불국사는 '신라 건축 기술의 정수', '불국정토를 향한 당대인의 이상'과 같은 설명을 빼놓고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QR코드만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호기심이 동해 여행 내내 경관을 찍던 카메라로 이따금씩 QR코드를 읽혀봤는데, 훼손이 심해서 인식이 되지 않거나 성공해도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관람객들이 QR코드를 외면하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2012년, 문화재청은 문화재 1만 3,540건에 대한 QR코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례는 그해 정부 민원행정개선 대상을 수상했다. 시각장애인이 QR코드를 읽을 때 나오는 음성정보를 통해 문화유산을 탐사할 수 있지 않을까?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소외계층 문화유산 관람 사업의 집행과 참여가 저조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성격의 콘텐츠는 늘 존재하는 편이 낫다고 믿지만, 한 번 적용에 그치고 유지·보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으레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되어버린다. 불국사의 위용은 대단했지만 QR코드는 Quick Response가 되지 않았다. # 메타버스에 2조 6,000억 원... 멈춰! 지난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2.0'에 메타버스 산업 육성을 추가하고 국비 2조 6000억 원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근데 무엇이 메타버스인가? 견문이 부족한 기자는 메타버스가 게임과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 메타버스에 이렇게 많은 공적 자원을 투여하는 나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누가 와서 물어보면 '잘 모르겠는데 게임 하는 사람들이 메타버스 하려고 한다니 토론이 필요하다'라고 답하곤 한다. 바로 이번 국감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14일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메타버스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인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규철 신임 게임물관리위원장은 "국회 입법조사처가 메타버스는 게임이 아닌 플랫폼이라 의견을 냈다"면서도 "<마인크래프트>는 8년 전 게임으로 분류했고, <로블록스>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인 구글이 게임으로 분류했다. <제페토>는 암호화폐가 등장해 사행성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제페토>는 자신들은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무엇은 게임이고 무엇은 게임이 아니다. 김 위원장도 "메타버스의 성격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정리를 마치고 뉴딜 예산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1933년 뉴딜은 테네시강의 댐과 발전소 건설로 시작했는데,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메타버스에는 좌표가 없는 느낌이다. '차세대 먹거리'가 무엇인지 사회적 합의가 없는데 배고프니 먹고 보자고 밥상부터 차려서 될 일인가? 오랜 기간 야외에 방치되어 더이상 인식되지 않는 QR코드 사례를 떠올려보기 바란다. 매년 가을 열리는 국정감사는 사회 여러 의제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 그 돈을 들였는데 K-VR 콘텐츠가 있었던가? 이번 국감의 최고 화제는 단연 <하프라이프: 알릭스>와 <리니지W>일 것이다. 밸브가 만든 잘 빠진 VR 어드벤처가 시연될 때, 문화체육관광부는 '실감형 콘텐츠 지원 2019년에 556억, 2020년에 490억을 편성했다'고 답하고 싶었을 것이다. 작년에도 콘진원은 20억 원의 세금을 들여 VR 게임을 지원했지만, 나온 결과물은 무엇인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아케이드와 체험관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VR로 보는 독립운동가', '실감형 농촌 체험' 등이 나랏돈을 들여가며 만들어졌지만, 이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2개의 게임 장면을 본 황희 장관은 "XR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 보는 개념에서 체험하는 개념으로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영화와 실감형 기술이 게임하고 통합되는 시장으로 갈 것이다, 메타버스 등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추진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지금 그걸 묻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어딘가에 돈이 몰리면, 그것을 받으려는 이들도 함께 쏠린다. 그 어디가 어딘지 몰라도 정부의 지원 기조는 실감형 콘텐츠에서 메타버스가 됐다. 생존이 절실한 회사들이 공공의 부조를 받아서 대책을 마련하려는 의도는 알 것 같다. 그러나 향유자와 호흡하지 않는 결과물은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까? 어제는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다가 내일은 메타버스를 준비하는 모습은 과연 괜찮은 걸까? 그러니까 메타버스 이전엔 VR이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오징어게임>처럼 세계를 호령하는 K-VR 콘텐츠 같은 건 아직 나오지 않았다. 훗날 걸출한 작품이 나와서 기자의 오늘 언설을 부끄러워할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2020 가상현실 게임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연간 매출액 10억 원 미만인 VR 관련 회사가 68.7%로 나타났고 이 중 ‘1억 원 이상 3억 원 미만’이 2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00억 원 이상 매출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 중 6.3%, 4개 업체에 불과했다. # 메타버스는 도(道)가 아니다. 작금의 메타버스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도덕경> 1장이 떠오른다. 노장사상의 고전인 <도덕경>은 "도라고 부를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라는 선언에서 출발한다. 무릇 도란, 인간의 언어를 초월한 개념이기 때문에 '道'라는 글자 안에 차마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도덕경>의 '도' 같은 것에 2조 6,000억 원이나 쓰지 않는다. 메타버스는 다르다. 메타버스는 유물론적 개념이어야 하고, 그 말인즉 사회에서 통용되는 타당한 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이 게임이고 메타버스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용하다는 주장도 경계한다. 게임과 메타버스를 희미하게 구분한 상태에서 메타버스를 향해 펼쳐진 공적, 기업적 투자가 수포가 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메타버스 이야기를 하지 않는 기업이 드물다
로마군을 시조로 여기는 베두인 부족
6세기, 벨리사리우스가 시간과 병력을 쬐에끔만 더 주시면 이탈리아 되찾겠다고 아드득까드득하고 있을 무렵, 팔레스티나 테르티아 속주의 리메스 후방이 너무 휑하니 비어서 불안한데, 여기 남쪽 중간쯤에 요새 하나 알박아 두면 방어에 도움되겠다! 란 생각을 한 유스티니아누스 대제는 시나이 산기슭에 요새를 세우라고 지시함. 그렇게 전쟁도 잘하고 도로도 잘 깔고 공사도 잘하고 못하는게 없는 로마군 200여명이 시나이 반도에 파견, 산기슭에 요새를 뚝딱뚝딱 짓게 되는데... 폐하 다 지었습니다!! 이제 집에 어떻게 옵니까? ??? ??? 니네가 집에 왜 와? 잘 모씀다? 요새만 만들면 군생활 끝나냐? 그거 누가 지킬지는 생각 안해봤어? (씨발...) 하는김에 거기에 뿌리내리고 잘 살아봐라. 아들들 낳으면 걔네도 대대로 수도원 지키라고 하고! (씨발...) 그렇게 말뚝을 박은 병사들은 시나이 남부에 뿌리를 내렸고, 황무지에 유일하게 지나다니는 아랍 베두인 부족들이랑 피가 섞이게 됨. 이들의 후손은 갈수록 시나이 베두인족의 피가 더 짙어지다가, 마침내 아예 자기들만의 전통을 간직한 새로운 부족, '자발리야' 부족이 됨. '제벨' = 아랍어로 '산'이니까 '자발리야' = '산에 사는 사람들'. 부족 이름부터가 시나이 산기슭에 지은 요새에서 유래하는 셈임 이런 베두인 부족들은 기독교 신자들이었고, 4세기부터 아일라에 주둔하던 제10 프레텐시스 군단을 주축으로 형성된 팔레스티나 방어선(limes Palaestinae)의 리미타네이 부대들에도 대거 보조병으로 복무함. 무함마드가 팔레스티나 속주를 슬쩍 찔러본 '무타 원정' 때에도 로마 장군 테오도로스 아래에서 종군했고. 하지만 이후엔 로마 정부가 베두인족한테 돈을 안 주자, 실망한 부족들은 갈수록 미래가 창창해 보이는 칼리파 편에 붙으면서 이슬람으로 단체 개종함. 그렇게 시간이 흘러 7세기, 할리드 이븐 알왈리드가 로마군 썰고 다닐 때, 고립된 기독교 수도원들은 차례차례 무너졌지만, 성녀 가타리나 수도원만은... ??? : 아 ㅋㅋ 저거 건드려봤자 이득도 없는데 그냥 지나가죠? 정통 칼리파 시대에 칼리프 우마르의 세력권 안에 들어오면서 수도원 자체의 수도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자발리야 부족민들은 이슬람교로 개종했지만 여전히 성녀 가타리나 수도원과는 공생 관계를 유지했고, 기독교적 색채도 현대까지 쭈욱 잔존함 그래서 성 가타리나 축일에 교회도 나가고, 무덤 묘비로 십자가를 세우기도 하고, 심지어 부활절 축제도 참가할 정도로 괴상한 스까종교를 믿는 부족임. 1차 십자군 때에도 그래서 성지순례왔다가 들린 프랑크인들이 신기해했고, 19세기 유럽인들도 신기해함 그리고 지금은 얘네가 뭐하냐면... '관광 가이드' 출처 아아 저희는 로마의 후예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