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꿀 빠는 '찰나'
나그네가 아득한 벌판을 갑니다. 갑자기 사나운 불길이 일어났습니다. 당황해 하고 있는데, 코끼리 한 마리가 달려드는 것입니다. 도망가다가, 언덕 아래 우물속으로 등나무 넝쿨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급한 김에 바닥으로 내려갔습니다. 큰 구렁이 세 마리가 기다립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독사 네 마리가 있습니다. 꼼짝못할 처지입니다. 팔의 힘은 빠져, 기력을 다합니다. 흰쥐와 검은 쥐가 넝쿨을 갉습니다. 절체절명에, 달콤한 액체 한 방울이 떨어졌습니다. 꿀이 흘러내립니다. 나그네는 방금까지 상황은 까맣게 잊고, 떨어지는 꿀에 정신이 팔립니다. + 인간의 삶을 비유합니다. 불길은 우리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망의 불길(欲火)입니다. 코끼리는 언제라도 부지불식 간에 닥칠 수 있는 죽음의 그림자이며, 무상(無常)을 비유합니다. 등나무 넝쿨은 목숨입니다. 이 목숨을 밤과 낮을 뜻하는 두 마리의 쥐가 잠시도 쉬지 않고, 하루하루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우물의 밑바닥은 황천입니다. 세 마리의 구렁이는 탐진치의 삼독(三毒)을 뜻합니다. 네 마리의 독사는 우리몸의 지·수·화·풍의 四大를 뜻하며, 네 가지 원소로 다시 돌아갑니다. 다섯 방울의 꿀은 오욕락(五欲樂), 재물, 성, 식, 명예, 수면욕 입니다. #삶이란 #불설비유경 #안수정등 #목현스님_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