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hyun
5 years ago1,000+ Views
재작년 베를린으로 여행을 갔을 때 보았던 베를린장벽에 그려진 그림중 하나에요. 그 때의 저에게는 참 충격적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렇게 두 국가의 국기를 합쳐놓은 그림이 제게는 어떤 글이나 말보다도 깊은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생각해볼 거리를 주더라구요. 다시금 이 그림을 보면서 저는 자연스레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조정래의 아리랑에 보면 서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정래씨가 이소설을 연재하게 되면서 세계 각국의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그 중 공통적으로 받는 질문이 '이제 잊어버릴 때도 되지 않았느냐', '이제 용서할 만하지 않느냐', '유대인들은 용서했는데 한국은 언제까지 과거에 매달려 있을 것이냐' 라는 질문이었다고 해요. 이 질문에 조정래씨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독일은 수상 빌리 브란트가 전세계를 향해서 사죄를 했고, 유대인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그 사죄를 받아들여 '용서하지만 잊지는 않는다'는 민족적 동의에 도달했다. 그런데 일본은 어떤가? 독일과 정반대로 교과서를 왜곡하고, 국회의원과 장관들이 계속 망언을 일삼고 있지 않은가. 용서를 받아야 할 자들이 용서를 빌지 않는데 어떻게 용서를 하라는 것인가. 일본이 독일식의 용서를 빌지 않는 한 우리 민족은 '용서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는다'는 민족적 동의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 그 동의에 충실하고자 나는 <아리랑>을 쓰는 것이다." 최근에 제가 본 뉴스에서는 독일은 아직도 <기억,책임,미래> 라는 이름의 재단을 만들어 나치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경제적가치의 보상을 제공해주고 있고, 그 액수는 51억유로(약 7조 7천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첨언하자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박정희시절 아무런 국민적 합의없이 일본에게 피해보상액으로 3억달러를 받아온 이후, 여전히 위안부관련 보상문제와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분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의 역사를 알면 알수록 속으로 안타깝고 분노하게 된다는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그러한 문제가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비통해지기도 합니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서,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현재의 것들에만 충실하기보다, 항상 과거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과 그에 따르는 책임 혹은 반성 같은 것들이 있어야 그에 걸맞는 건강한 미래도 함께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d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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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와 멋지네요!
5 years ago·Reply
이건 일본도 문제지만, 2차세계대전후 전후처리과정에서 소련의 진출을 막기위해 일본의 전범들을 살려둔 미국에게도 공동책임이 있다고 봄. 덕분에 독일에선 나치들의 싹이 잘렸지만 일본은 극우주의자들과 그 후손들이 여전히 일본정치를 장악하고 있는중...
5 years ago·Reply
물론입니다. 제국주의 열강의 야욕속에 친일파청산도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급작스런 전쟁. 그리고 전쟁 이후 독재정권이 나타나면서 유야무야 넘어가버린 것이 작금의 현실이죠..
5 years ago·Reply
무서운 건... 우리 후손들이 그 사실을 잊는다는 거예요. 제가 고등학교 때 "역사"는 필수과목이었는데, 너무 많은 과목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며 "역사"와 "세계사"를 선택과목으로 바꿨다죠? 정말 말이 안됩니다. 역사가 선택과목이라니. 다른건 몰라도 역사만큼은 ...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래를 위해서!
5 years ago·Reply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미래는 과거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과거를 잊고서는 미래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등학생때는 국사를 암기과목 이상 이하도 아니게 취급했던 기억이 나서... 필수로 배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 역사를 어떻게하면 생생하게 배우느냐도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는 지 모르겠지만...
5 years ago·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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