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집, 하면 역시 핵이죠. 원자폭탄 발명과 사용(…) 이후 미국에서는 계속 핵실험이 이어졌고, 뭔가 핵폭탄 붐도 있었다. 아래의 기묘한 이야기도 마찬가지, 1953년 4월 6일, Operation Upshot-Knothole이라고 하여 무기 디자인에 대한 실험이 있었다. 딱 11 킬로톤 어치의 핵실험이었으니, 히로시마에 쓰인 폭탄보다 규모가 더 작았는데 비행기에서 떨어뜨려 6천 피트 상공에서 터뜨렸다. 지금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
그 결과는 버섯 구름이 땅에서 출발하지 않고, 하늘에서 그냥 뭉게뭉게 피어나는 장면이었다. 워낙 높은 고도에서 터뜨렸으니 땅의 물질을 빨아올릴 요인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말입니다. 미국연방정부 내 에너지부의 네바다 지부사무소에 당시 핵실험의 사진들이 잔뜩 있는데(참조 1), 아래와 같은 사진이 등장한다.

?? 하실 수밖에 없다. 정부 사이트에 정부의 공식 사진으로 기록에 들어 있다. 그렇다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첫 번째. 1950년대 후반 미국에서 유행했던 “미스 핵(참조 2)”과는 다르다. 이건 정부 기록물이다.
두 번째. 사진이 있으니 사진을 촬영한 인물도 있었을 것이다. 누가 촬영했을까? 기자들이라면 관련 언론 기사가 있지 않을까?
세 번째. “미스 핵”처럼 그냥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한 것이 아니라 무용을 통해 뭔가 예술을 표현하려고 했다. 다만 이 사진의 포즈를 보고, 상당한 무용수인 건 맞지만 전문 무용수까지는 아닌 듯 하다는 증언(참조 1)이 있었다.
추적에 따르면 이 주인공은 Sally McCloskey, 댄서가 맞기는 하지만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사람은 아니다. 사진을 촬영한 인물은 라스 베가스 한 언론사의 Donald English라는 사람이었는데, Angel’s Dance라는 기획물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버섯 구름이 있다면 당시 언론이 모두 다 보도하려 했었고, 이들은 좀 “다른 접근”을 하려 했었다.
그렇다면 이 사진을 게재한 언론사는? Oakland Tribune(1953년 6월 28일, 참조 3)이었다. 실제로 Angel’s Dance라는 기사로 나왔으며, 맥클로스키에 대한 인적사항도 나온다. 라스베가스의 Sands Hotel의 코러스걸이었으며, 이 시대 최대의 드라마를 무용으로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즉, 전문 무용수는 분명 아니었던 셈이다.
이제 진실이 풀렸다. 다만 어째서 정부 기록물에 저 사진이 들어가 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 네바다는 Area 51이 있는 곳이죠, 멀더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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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에너지부 네바다 지소 사이트 주소가 변경되면서 현재는 사진이 사라져있다. 사진은 아래 주소에서 가져왔다. http://blog.nuclearsecrecy.com/2012/05/18/friday-image-the-dixie-showgirl-1953/
2. 라스베이거스에서 자기 도시의 특산품인 핵실험과 쇼걸을 통합해서 홍보해보자는 목표로 만든, “방사선 모양”의 미녀를 뽑는 대회였다.
참고로 러시아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미스 아톰(Мисс атом)”이라는 핵/원자력 전공자 미녀대회가 있었다. 지금은 개최하지 않는 듯 하다.
3. Oakland Tribune Newspaper Archives Jun 28 1953, Page 86 : https://newspaperarchive.com/oakland-tribune-jun-28-1953-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