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방학을 맞아, 고등생 부모님께서 자녀분께 추천하시면 좋을 것 같아 공유해봅니다~
신청 및 자세한 내용 확인 :
http://www.nlcy.go.kr/program/teen.jsp
자녀 뿐 아니라, 부모님들을 위한 무료강좌도 많으니, 한번 참조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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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일, 청소년 인문학 강좌 7번째 자리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마련됐다. ‘청소년 철학하라’의 주제로 열린 이 날 강좌는 ‘철학연습’의 저자인 서동욱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강연으로 중·고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청소년 인문학 강좌는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회씩 펼쳐고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책은 만인의 것’,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입구에 쓰여진 표어가 인상적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12년 독서의해를 맞아 다양한 청소년 독서정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서동욱 교수는 이 날 강연에서 “철학은 혼자가 아닌 타인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잘못 생각한 부분을 타인과의 대화로 교정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토론이며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설서는 쉽고 철학자 글의 원문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데 이것은 선입견”이라며 “철학자가 진정으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원문을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하면서 ‘플라톤 대화편’과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청소년들이 꼭 읽기를 바란다고 추천했다.
서동욱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청소년 인문학 강좌
지난 10월 20일, 서동욱(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진행한 청소년 인문학 강좌의 한 장면. 서 교수는 “책읽기는 스팩이 아니라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기 위한 본성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요즘 대기업에서 철학을 선호하는 경향에 대해 “인간을 이해할 좋은 기회를 이윤 추구에 편입시키는 불행한 일이 될 수 있다.”며 “시중에 나온 자기계발, 스팩, 인문서적은 단순한 이윤추구를 위한 비철학적인 책이 많다. 철학은 창의적인 대안 모색에 도움을 줄뿐 실용적인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책읽기는 시험처럼 단기간에 이루어는 것이 아니다. 인생전체가 독서의 과정이며 삶의 방식과 태도에 속한다.”며 “독서를 많이 한 학생은 어떤 문제나 사태의 이해가 요구될 때 다각적, 창의적으로 다가설 수 있고 인류가 겪은 시행착오를 독서를 톡해 습득할 수 있으며, 창의적인 대안을 잘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성욱(방이중1)군과 하경희(와부고2)양과 박윤희 사서
(왼쪽부터) 청소년 인문학 강좌에 참석한 이성욱(방이중1)군과 하경희(와부고2)양이 박윤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날 강좌에 참여한 이성욱(방이중 1)군은 “쉬는 시간이나 집에서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곤 하는데 주로 소설책을 읽는다. 친구들 중에도 책을 읽는 친구가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며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추천해주신 철학책을 읽어보겠다.”고 말했다.
하경희(외부고 2)양은 ”인문학 동아리를 하고 있어서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한 달에 3권 정도씩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편인데, 오늘 강연이 특별한 정보와 경험을 선사해줬다.”며 “저자와 함께 토론을 하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다. 전문가가 아니지만 함께 열띤 토론을 하다보면 어느새 실력이 부쩍 느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중·고등학생들이 매달 지정된 책을 읽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답사 여행인 ‘인문학 소풍’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청소년들을 위해 준비한 야심찬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한 달에 두 번씩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가 높다.
<무주에서 건축을 말하다>
정된 책을 읽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답사 여행 ‘인문학 소풍’에 참여한 청소년들. ‘무주에서 건축을 말하다’의 저자 김병옥 건축가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지난 10월 27일 ‘놀토’를 맞아 진행된 인문학 소풍의 10월 주제는 ‘무주에서 건축을 말하다’. 이 날은 말하는 건축가(영화)로 유명한 김병욱(기용건축 소장)과 함께 무주로 인문학소풍을 떠났다. 고 정기용 건축가가 12년에 걸쳐 만든 ‘무주 공공프로젝트’가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만나 보는 자리였다.
김병옥 소장은 학생들에게 “건축은 보살핌의 세계이며 한 마디로 ‘감동’”이라며 “좋은 건축이란 사용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자연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선에서 손대야 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고 정기용 선생님처럼 순간순간 스치는 생각을 잡아두기 위한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며, 건축은 당대 문화를 반영하므로 인문학, 사회 도서를 추천하고 답사여행을 통해 많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 어린이 도서관-최초로 발벗고 들어가는 도서관이자 온돌시스템으로 되어있음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한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 중 한 곳에 김병옥 소장도 직접 참여했다. 사진은 책을 읽으며 즐겁게 상상할 수 있는 ‘놀이터도서관’의 모습.
인문학 소풍을 담당한 박도빈(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협력사업팀)팀장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요즘 청소년들이 책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학교에서 거의 접하지 못하는 주제를 다루는 인문학 소풍은 책과 강의, 답사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먼 곳으로 소풍을 떠나 자유롭고 재미있게 독서와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립어린이도서관협외에서는 도서관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모여 워크숍, 세미나, 동아리 등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날 인문학 소풍에 참가한 안효민(하성고1)군은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친구들과 두 번째 참가하는 것”이라며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데 건축디자인에 대해 현장감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주로 디자인 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 편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책읽기에 부담을 느낀다. 학교에서 아침이나 오후 자율학습시간 등을 활용해 독서시간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문학 소풍 박도빈(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협력팀)팀장과 하성고등학교 김예은양과 안효민군
(왼쪽부터) 인문학 소풍에 참가한 박도빈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팀장과 하성고등학교 김예은 양, 안효민 군.
김예은(하성고1) 양은 “보통 두 달에 한 권 책을 읽는데 미디어 발달로 책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더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책을 안 읽는 청소년들도 인문학 소풍에 참여하면 책에 대한 흥미가 절로 생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윤희 청소년자료실 사서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청소년인문강좌, 인문학소풍, 독서동아리, 독서퀴즈를 통해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청소년 전용 블로그(http://blog.naver.com/bbooker)도 운영 중”이라며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와 자신의 거주지 도서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동고등학교 1학년 임승훈군과 안광복 철학선생님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정장느낌의 슈트언어라면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은 사람은 츄리닝언어를 사용한다"
중동고등학교 1학년 임승훈 군과 안광복 철학교사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학교 현장에서도 책읽기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논술교사’로 알려진 안광복(중동고등학교 철학) 교사는 “모든 교육이 읽기 위주로 돼있기 때문에 독서를 많이 한 학생일수록 어떤 공부를 해도 잘 할 수밖에 없다. 독서를 하면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고력과 표현력을 넓히는 데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안 교사는 독서의 방법으로 “일단 재미있는 책부터 읽고, 자신에게 절실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책부터 읽는 것이 좋다.”며 “음식을 많이 먹기 위해 뱃골이 커야 하듯이 책도 많이 읽기 위해서는 분야별로 다독(스토리 중심의 소설류)과 정독(인문·과학류)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책을 많이 읽기 위해서는 “책 읽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눈앞에 책이 있으면 책을 읽게 된다. 책을 지니고 다니며 항상 가까이 하고 도서관이나 서점을 자주 찾고,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 또 독서동아리가 어려울 경우는 책 밖에서만 아니라 책 안의 인물들과 만난다고 생각하고 혼자서도 책을 많이 읽으면 된다.”고 말했다.
중동고등학교 도서관 내에 붙어있는 독서의 해 포스터
‘도서관에서 당신의 꿈을 열람하세요.’ 중동고등학교 교내 도서관에 붙어있는 ‘2012 독서의 해’ 포스터가 눈에 띈다.
임승훈(중동고 1) 군은 “독서를 하면 무엇보다 세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스펙쌓기용 책읽기가 아니라 내 생각과 철학을 다듬는 책읽기를 해야 진정한 독서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를 하는 동안, 올해가 ‘독서의 해’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하지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필자도 정부가 마련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보니 독서의 즐거움과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책을 읽지?’ 이런 고민이 든다면 이제 망설이지 말고 당장 가까운 동네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을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2012 독서의 해’를 맞아 준비한 풍성한 독서 프로그램이 여러분을 반길 것이다.
☞ 청소년 독서활동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청소년 프로그램
-서울시교육청 전자도서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정보 ‘독서人’
-안광복의 논술논리교실
정책기자 정혜윤(고등학생) hyeyunj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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