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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18세기 프랑스 타짜가 되어보는 게임 '카드 샤크' 해봤더니
주의: 이 리뷰는 <카드 샤크>의 CBT 버전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정식 출시 이후에는 게임의 성격과 특징이 바뀔 수 있습니다.

화투를 '꽃으로 하는 싸움'이라고 한다면, 트럼프(플레잉 카드)로 하는 게임은 무엇이라고 부를까? 스팅은 <Shape Of My Heart>라는 불후의 명곡에서 노래했다. 스페이드는 병사의 칼날, 클로버는 전장의 무기, 다이아몬드는 이 판에 걸린 돈이지만, 내 꼴을 닮은 하트는 없다고. '성스러운 우연의 기하학' 속에서 '숫자들은 춤춘다'.

<카드 샤크>는 솜씨 좋은 타짜가 역마차를 타고 혁명의 불씨가 아른거리는 18세기 프랑스를 돌아다니며 도박을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스승 '생 제르망 백작'에게서 날렵한 손기술과 기상천외한 속임수를 익힌다. 플레이어는 도박판에 함께 들어가 주인공을 조작하며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나가는 게임에 동참한다.

생 제르망 백작과 주인공 두 사람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사기 도박을 하는 게 아니다. 이들의 도박판 밑에는 부의 재분배, 계급 투쟁, 앙시앵 레짐의 모순, 출생의 비밀, 그리고 궁중 암투가 깔려있다. 


# 한국에 평경장과 고니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이들이 있다!

서양에서 '카드 샤크'는 카드 게임에서 속임수를 쓰는 사람을 일컫는 표현이며, 우리말로는 '타짜'로 옮길 수 있다.

게임 <카드 샤크>는 영화 <타짜>와 유사한데,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이 스승에게 '손기술'을 배운 뒤 곳곳을 유랑하며 돈을 모은다. 주인공의 속임수가 더 정교해질 수록, 큰 판으로 들어간다. 목숨을 건 게임도, <인스크립션>처럼 삶 넘어서의 게임도 존재한다. <카드 샤크>의 인물들이 무엇을 찾으려고 위험한 게임에 나서는지는 정식 출시 뒤에 직접 확인하시길.

총 28개의 트릭은 익히는 재미가 분명하다. 밑장 빼기, 가짜 '기리' 같은 손기술부터, 거울로 상대 패 보기, 표시목 만들기 같은 작업에 여장 후 부채질로 패를 일러주거나 와인을 따라주는 척하며 덱을 바꾸는 우스운 기법도 등장한다. 게임이 뒤로 가면 갈 수면 갈수록 그간 배웠던 스킬들을 조합해 상위 스킬을 써야 할 때가 있다.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정교한 기술들을 유연하게 해내는 것은 꽤 어렵다. 포인트 앤 클릭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기자는 카드 마술을 전혀 배우지 않았지만, 게임에서 카드 트릭이나 인조그, 아웃조그 같은 전문 용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구글링을 해보니 실제로 마술사들이 즐겨 쓰는 트릭들이 게임 곳곳에 배치된 듯하다.

<카드 샤크>에는 타이밍을 맞추거나 복잡한 턴 계산 없이 쉽게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것부터 게임에서 패배하면 세이브파일까지 몽땅 날려먹을 수 있는 것까지 총 3가지 단계의 난이도가 존재한다. <카드 샤크>의 주인공은 아사할 수도 있고, 칼에 찔려죽을 수도 있다. 상 중 하 대응 방식의 펜싱은 박진감 넘치는 연출 덕에 간단하면서도 재밌다.

플레이어는 대체로 미니 게임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속이게 된다. 자신의 행동이 헷갈린다면 힌트를 열어볼 수 있으며, 게임 중 자유롭게 힌트를 껐다 킬 수 있다. 뒤로 갈 수록 전에 배웠던 스킬들을 조합하여 복잡한 꼬임수를 내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유저들을 위해서 '세이브-로드' 신공을 열어두었다. 도박판으로 가기 전에 역마차에서 무제한에 가까운 연습을 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카드 샤크>에서는 속임수를 쓰는 데 집중할 뿐 사람들이 모여서 플레이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가령 붓으로 카드 뒤에 점을 찍어 높은 패와 낮은 패를 알려주는 기술을 사용한다면, 그 기술 자체만을 구현할 뿐 전체 판이 러미인지 포커인지 원카드인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정직한 게임에는 관심이 없다'라는 듯한 태도라서 흥미롭다.

<카드 샤크>는 '진짜 게임'을 사실상 배제하고 가면서, 상대방을 크게 속여먹었을 때의 분명한 희열을 주는 데 집중한다. 트릭 또한 매 구간마다 다르기 때문에 진짜로 사기를 치는 듯하다.



#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이 게임은 속임수와 속임수 사이의 공간에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모종의 이유로 삶의 터전을 떠난 주인공은 백작과 함께 방랑하며 사기 도박을 배우고, 백작이 쫓는 이야기의 진상을 함께 파헤쳐 나간다. 그 진상에는 '상상도 못한 정체'와 '충격스러운 비밀'이 도사리고 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조심하면서 이야기해보자면, 카드가 J, Q, K, A로 올라가듯이 플레이어가 상대하는 선수들의 계급도 올라간다.

<카드 샤크>의 주인공은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처럼 자신의 캠프에 일정 부분 기금을 납부해야 한다. 일종의 코뮌에서 도박으로 의적 일을 하게 되는 셈이다. 부자들에게 사기 도박으로 금화를 뺏어 캠프에 납부하는 '부의 재분배'다. 게임 중 대사로 주인공이 딴 돈이 고아원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인공도 캠프에서 기술을 익히거나, 소정의 판돈을 지원받는 등 도움을 얻는다.

게임 극초반, 급작스럽게 보호자를 잃은 주인공은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도박판에 내던져진다. 그리고 천한 것이 귀한 분들을 상대로 밑장을 빼다가 걸리면 굉장히 난처로운 상황에 처해진다. 감옥에 갇히면 캠프원들이 보석금을 내거나 감옥 문을 강제로 따서 구출해주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자주 감옥 문을 들락날락하다가는 감옥에서 송장이 되어 나올 수 있다.

<카드 샤크>에서는 진행에 따라서 죽음에 이를 수 있는데, 그 뒤에는 '죽음'이라는 캐릭터와 부활을 놓고 카드게임을 펼치게 된다. 두루 호평을 받았던 <인스크립션>의 챕터 1이 연상되는 기믹이다. <카드 샤크>가 죽음을 다루는 자세는 기독교 빠진 근대 유럽 세계관을 보는 것만 같다. 그게 뭐냐고? 게임의 상상력 속에선 불가능한 게 어디있나?


# 우아한 '구라'의 세계

<카드 샤크>는 상당한 몰입감을 준다. 시대와 국가는 다르지만 흡사 드라마 <브리저튼>을 보는 듯, 사교계에 들어가 우아한 카드 놀이를 즐기는 느낌을 준다. <브리저튼>과 같은 뜨거운 사랑은 없고, 오직 '구라'가 판을 친다. 그렇다. '구라',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대관절 누가 게임이 예술이 아니라고 그랬던가! 게임 내내 기품 넘치는 바로크 오케스트라 선율이 흘러나오고, 게임의 그래픽은 고정된 회화를 움직이는 무대로 옮겨놓은 것만 같다. <카드 샤크>의 터치는 18세기로부터 세월이 흐른 벨 에포크 시대의 툴르즈 로트렉 판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지만, '구라'의 세계에서 그런 것을 따져 무엇하랴?

플레이어는 18세기 프랑스의 유명 인사들을 속여먹을 수 있다. 위대한 계몽주의 저술가 볼테르를 상대할 수도 있고, 오페라 가수 줄리 도비니의 이름도 등장한다. 이렇게 <카드 샤크>에는 프랑스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을 법한 장치들이 있다. 이를테면 에펠탑 사기꾼으로 유명한 빅토르 루스티그는 수백년 전 게임에서도 사기꾼으로 등장한다. 게임의 코르시카에는 테오도르 왕이 살고 있는데, 실제 역사에서도 독일인 테오도르가 그 섬에 왕국을 세웠다가 1년 만에 망했다.

그러나 실제 역사의 조각들이 등장한다고 게임이 걸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카드 샤크>는 아직 미완성 게임이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도 상대를 이기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는 버그가 두 차례 발견됐다. 카드 게임을 스킵하고 줄거리만 볼 수 있도록 난이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넘어가야만 했는데, 폴리싱 과정에서 매끄럽게 다듬어져서 출시되기를 기대한다.

<카드 샤크>는 중세 유럽의 왕이 되어 영토를 관리하는 콘셉트의 <레인즈> 시리즈를 만든 영국의 인디 개발사 네리얼(NERIAL)이 만들었다. 연내 PC(스팀)과 닌텐도 스위치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현재 스팀에서 무료로 '성스럽지 않은 필연의 기하학', <카드 샤크>의 데모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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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론_05] 마카롱과 모에… 서브컬처 탄생을 알기 위한 취향 이야기
여러분은 다음 두 개 중 어떤 것을 더 좋아하세요? 1) 수천 년 비와 바람이 깎아낸 자연의 비경 2) 수많은 인간의 노력으로 세워진 문화적 건축물  유네스코 세계 유산 돌로미티 VS 인류 최고 건축물 중 하나인 타지마할 저희는 현재 서브컬처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에요. 그런데 어떤 문화가 대중문화나 서브컬처가 되는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게 있어요. 여럿이 즐기는 문화는 취향이 비슷한 개인이 모여 생성되겠죠. 그렇다면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취향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혹은 경향’이라고 사전적으로 정의해요. 욕구가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 그 자체를 칭한다면, 취향은 그 욕구를 해소하려는 방향이나 경향을 의미할 거예요. 욕구를 ‘점’으로 비유한다면 경향은 꼬리가 긴 ‘화살표’가 되겠죠.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은 문화적 욕구만을 의미하지 않아요. 인간의 본능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생겨난 감각적 욕구가 향한 방향도 취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 DNA에 새겨진 그런 결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거죠. # 감각적 욕구: 마카롱이 전 세계적 과자로 자리 잡은 이유 감각적 욕구와 문화적 욕구는 어떤 때에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혹은 확실히 구별되기도 해요. 이 두 욕구가 어떤 면에서 다르고,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두 욕구 모두 본능의 기반 위에 성장 환경과 교육의 산물로 구축되죠. 하지만 두 가지 욕구가 형성되는 과정은 큰 차이가 있어요. 감각적 욕구는 본능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구조물을 환경이 깎아 만든 예술품 같은 거예요. 사람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지만, 인류 전체적으로 본능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 유사한 감각적 욕구를 가지게 되지요! 향기와 맛, 외모 등에 대한 취향이 대표적인 감각적 욕구예요. 큰 차이가 없는 감각적 욕구는 유사한 취향을 만들어 내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단것을 좋아하고, 특히 유아 때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미각에서 같은 취향을 보여요. 하지만, 성인에 이르러서는 지역에 따라 좋아하는 맛의 차이가 조금씩 생기는데, 이는 자라면서 식생활이라는 강력한 비바람이 DNA가 세워놓은 거대한 바위를 깎아내어 그 지역만의 입맛 조각, 즉 취향을 만들어 낸 거죠. 미슐랭 가이드나 자갓 서베이에 오른 음식점은 어느 나라에서나 맛집으로 인정받고, 트립어드바이저나 구글맵, 디앤핑 같은 앱에서의 평점은 출신 국가에 관계없이 좋은 참고자료가 됩니다. <문명 6>에서 지도자로도 등장하는 이탈리아 귀족 메디치가의 카테리나가 프랑스 앙리 2세에게 시집 가면서 이탈리아 귀족들이 먹던 마카롱이라는 과자를 가져가죠. 이 마카롱은 프랑스 귀족사회를 중심으로 급격히 퍼지면서 프랑스의 전통과자로 인식되고, 근대에 교통발달과 함께 전 세계적인 과자로 자리잡게 되었어요. 마카롱뿐 아니라, 많은 과자 혹은 음식들이 전 세계적인 대세음식으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음식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미각에 어필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달거나, 적당히 짜거나, 기름지죠. 입맛뿐 아니라 이와 깊이 관련된 향기에 대한 반응도 같은 양상을 띄게 되죠. 자연 경관에 대한 선호 등도 마찬가지고요. 부드러운 살결을 좋아하는 것, 남자의 단단한 근육에 대한 선호. 모두 기본적으로는 DNA가 이끄는 감각적 욕구를 따르지요. # 호불호 갈리는 감각적 욕구: 발효음식과 모에론  하지만 지역 특성에 따라 섭취하게 되는 향신료의 경우에는 각 지역에서 지독한 호불호가 발생해요. 발효음식도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발생하죠. 이런 것들이 감각적 욕구에서 비롯되는 취향이라 할 수 있겠어요. 이성의 외모에 대해서도 비슷한 원리가 작동된다고 생각해요. 이쪽에 대해서는 매우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NDC에서 발표된 김용하 PD님의 ‘모에론’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NDC14 김용하 PD의 모에론 발표 [링크 클릭] # 문화적 욕구: 2020년대 K팝이 인기를 얻는 이유 문화적 욕구는 이러한 감각적 욕구의 토대 위에 여러 가지 건축 자재들이 모여 축조된 멋진 건축물 같은 것이라 볼 수 있어요. 성장 환경과 교육의 영향을 받게 되죠. 교육 수준이나 환경, 사회적 출신 배경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특정 집단의 각 개인들이 성장하며 겪게 되는 수많은 사회문화적 경험들이 어우러져 이 건축물의 건축자재가 될 준비를 하고 설계도의 한 선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죠. 그리고 건축 자재와 설계가 선별되고 선택됩니다. 집단적으로 설계되고 건축되어 하나의 커다란 문화적 건축물이 만들어져요. 중세 피렌체의 건축 문화의 대명사인 두오모 성당 그리고 이것을 만들어낸 집단이 함께 이 문화적 건축물을 받아들이고 즐기고 후대에도 계승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보수되고 개선하면서 말이죠. 그것이 하나의 ‘문화’예요. 흔히 규정하는 ‘민족 문화’, ‘국가적 문화’에 한정되는 문화 개념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문화 유닛이죠. ‘한국(혹은 한국 내 특정 지역의) 에티켓 문화’, ‘제주도의 장례 문화’, ‘1990년대 일본 직장인의 게임 문화’, ‘중세 피렌체의 건축 문화’, ‘21세기 K-idol’ 이런 식으로 말이죠. # 세대마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른 이유는? 그리고 이전에 기술했듯, 이러한 독립적인 문화 유닛들은 동일 사회집단 내에서 여러 개가 발생하여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고, 그 사회집단 내에서 대중화되기 위한 투쟁을 벌여 대중문화와 하위문화(서브컬쳐)로 나뉘기도 해요. 이 문화적 욕구를 더 잘 채우기 위해, 앞서 말했듯이 유유상종을 시작하죠. 어릴 때는 유치원에서, 조금 지나면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점차 커지는 사회 속에서 유유상종이 이루어져요. 이 과정에서 ‘대세문화’를 접하게 되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60~70년대에는 대중들은 트로트를 듣고 살았죠. 그리고 록과 포크음악도 유행했어요. 70년대 후반에 디스코가 크게 유행하더니 80년대 중반부터는 발라드가 대세가 되었어요. 발라드는 변화를 거치며 오랫동안 전성기를 누리다가 2000년대에 댄스음악에 대세를 넘겨줘요. 그리고 아이돌 시대를 맞이했죠. 그 시대의 대세 음악은 언제나 있었습니다.(출처=MBC 무한도전) 각 시대별로 대세음악이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그 시대에도 다른 장르들은 하위문화, 즉 서브컬쳐로 살아남아 있었을 거예요. 대세음악이 되었다는 것은 가장 많은 사람들, 즉 대중들이 저 장르의 음악을 자신의 취향으로 삼아 듣고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그 장르를 즐기는 문화가 다른 장르를 즐기는 문화와의 투쟁에서 승리했고 다른 장르가 문화적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것이죠. 그런데, 위에 언급하듯, 대세음악이 10년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동안 유행한 뒤 다른 장르에게 대세의 자리를 내어주곤 했어요. 한국이라는 큰 집단의 대중적 음악 취향이 바뀌었다는 것인데요. 사람들이 저 짧은 시간 동안 취향이 변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취향이 변했다기보다는 세대마다 취향이 달라졌다는 것이 맞을까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태어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대별로 ‘다른 감각적 DNA’를 가지고 태어난 걸까요? 사람의 DNA란 것은 얼마나 빨리 변화를 겪는 것일까요? 세대마다 취향이 달라진 것도 맞을 테고, 각 개인이 특정 취향만 듣기보다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도 사실이죠. 개인의 취향에는 여러가지 문화적 욕구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세대마다 취향이 달라지는 현상을 이해하려면 한 번 형성된 문화가 세대에 따라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게임 사기도 무섭다!… 스팀세일 저렴한 타이틀 살펴보기
1만 5,000원 이하의 평가 좋은 게임들 각종 경제지표가 요동치는 요즘이다. 가장 사소한 지출조차 더는 즐거움이 아니라 진땀 나는 모험이 되어간다. 이런 와중 스팀 세일은 어김없이 계절 따라 눈치 없이 찾아왔다. 그렇지만 ‘이게 맞나?’ 따져보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동안 어느새 세일 기간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같은 고민에 빠진 유저들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게임 10개를 꼽아봤다. 다만 ‘고작 1만 원’ 정도로는 만족스러운 소비가 어려워진 건 외식뿐만 아니라 게임 세일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전반적으로 주춤해진 할인율을 고려, 1만 5,000원을 기준 삼아 그 이하 게임을 선정했다. 1. <프로젝트 좀보이드> 13,700원 오랜 개발기간에 걸쳐 꾸준히 발전 중인 아이소매트릭 좀비 오픈월드 서바이벌이다. 평범한 시민 신분으로 최대한 오래 좀비들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게임의 주된 내용. 콘셉트에 맞춰 ‘당신은 이렇게 죽었다’는 멘트와 함께 게임 세션이 시작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얼리액세스 기간이 길어 원성을 사기도 하지만, 그런 만큼 탐험, 건설, 액션, 호러, 육성, 농사, 클래스 등 샌드박스 게임에 어울리는 여러 시스템적 요소를 갖추고 있어 현재는 즐길 거리가 많아진 상태다. 특히 2021년 말 출시한 ‘41 정식빌드’ 이후 더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멀티플레이와 한국어를 지원한다. 2. <오버쿡드 2> 6,500원 ‘파티게임’을 꼽을 때면 매번 리스트에 오르는 스테디셀러. 최대 4인의 플레이어가 재료손질, 조리, 플레이팅, 서빙, 설거지 등 식당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 소화하는 협동, 타이쿤, 퍼즐 게임이다. 다양한 기믹이 마련된 스테이지 안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목표한 만큼의 음식을 서빙해야 무사히 클리어할 수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게임플레이를 방해하는 다양한 장애물과 기믹이 등장하기 때문에 협동은 점점 어려워진다. 고의로 유저간 동선이 꼬이게 만든 악의적(?) 레벨 디자인이 백미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좌충우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 <코어 키퍼> 12,150원 지난 3월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작 <코어 키퍼>도 할인에 돌입했다. 할인율은 10%에 불과하지만 1만 2,150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얼리액세스 상태인데도 콘텐츠 분량과 완성도 측면에서 아쉽지 않다는 평가다. 출시 1주일 만에 25만 장 판매를 넘어서는 등, 인디게임으로서 주목할 만한 판매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고대 유물에 홀려 지하로 추락한 주인공 일행이 동굴을 탐험하며 생존 기반을 쌓고 유물의 비밀을 찾아 나간다는 설정의 협동 제작 생존 게임이다. 탐사, 기지 건설, 제련, 채굴, 농사, 요리, 장비, 육성, 근거리 및 장거리 전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4. <웨이스트랜드 3> 13,530원 1988년 출시한 고전 RPG <웨이스트랜드>의 두 번째 후속작. 멸망한 세계를 배경으로 황무지, 야만스러운 폭력, 첨단기술, 괴상한 단체들, 영웅과 악당 등이 두서없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의로운 무장조직 ‘데저트 레인저’의 활약상을 다룬다. 이러한 기본 설정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1편은 <폴아웃> 시리즈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준 게임으로도 알려져 있다. 3편은 2014년 출시한 2편에 비해 더욱 다채로운 육성방식, 깊이있고 흥미로워진 전투, 대사 및 스토리의 완성도 향상, 그래픽 개선을 통한 연출 몰입감 강화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좋은 게임이 드물었던 2020년 출시해 RPG 마니아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공식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지만, 유저 한국어 패치가 완성되어 있다. 5. <하우스 플리퍼> 13,000원 현실에서는 힘든 노동도 게임에서만큼은 힐링 수단이 될 수 있다. 낡은 집을 청소하고 수리하는 직업 시뮬레이션 게임 <하우스 플리퍼>가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주인공은 인테리어, 청소, 수리 의뢰를 통해 예산을 확보한 뒤, 이를 통해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을 개조,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불려 나간다. 스킬 레벨업 시스템, 다양한 가격대의 아이템 등을 통해 성장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성향에 따라서는 정적이고 반복적인 게임플레이에 ‘불호’를 느낄 가능성도 있다. 유료 DLC 의존도가 큰 콘텐츠 추가 방식도 평가가 갈리는 부분. 6. <컵헤드> 14,700원 레트로 카툰 스타일의 핸드 드로잉 아트, 독창적인 보스 캐릭터 디자인, 마니아를 설레게 하는 어려운 난이도 등 여러 장점으로 무장한 횡스크롤 액션 아케이드 게임 <컵헤드>도 할인에 돌입했다. <컵헤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바 있다. 비록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제작 사실 자체로서 IP의 인기와 독창성을 어느 정도 증명한 셈. 6월 30일 출시한 확장팩 <더 딜리셔스 라스트 코스>는 새 주인공 ‘미스 챌리스’와 신규 지역을 추가하면서 본편에 버금가는 호평과 사랑을 받고 있다. 7. <어 웨이 아웃> 8,250원 많은 사랑을 받은 코옵 액션 어드벤처 <잇 테이크 투> 제작진의 이전 작품이다. <잇 테이크 투>에 만화 같은 상상력이 가득했다면 <어 웨이 아웃>은 할리우드의 범죄·버디·액션 영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와 게임플레이를 특징으로 한다. 각자의 이유로 감옥에서 탈출해야 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인간애 등의 테마를 이야기한다. <잇 테이크 투>를 먼저 즐긴 유저라면 다양하게 변화하는 게임 시스템, 협동 과정을 통해 강화하는 캐릭터 간 유대감 등에서 두 게임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협동 메카닉과 스토리 양쪽에서 참신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단점으로 지적할 만하다. 8. <킹덤 컴 딜리버런스> 9,300원 지난달 말 발매 약 5년 만에 500만 장 판매 기록을 올린 체코 워홀스 스튜디오의 정통파 오픈월드 RPG. 다른 중세 배경 게임들과 달리 초자연 현상이나 지배계층의 이야기를 내세우는 대신 평범한 중세인을 주인공 삼은 리얼한 게임플레이가 매력 포인트다.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게 해결할 수 있는 퀘스트 시스템, 풍부하고 깊이 있는 스토리 등으로 서양식 RPG 마니아들의 너른 사랑을 받았다. 게임 초반에 버그 문제로 발생했던 부정 평가를 끝내 대부분 극복해냈을 정도로 성실한 사후관리 역시 손꼽히는 특징이다. 다만 DLC의 품질 및 값어치 측면에서는 많은 호평을 받지 못했다. 9. <옥시전 낫 인클루디드> (산소미포함) 10,400원 국내에서는 <산소미포함>이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알려진, <굶지마> 제작사 클레이의 생존·경영 게임이다. 우주공간을 표류하는 소행성 안에서 ‘복제체’들을 잘 통제해 살아남고 행성에 정착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허기나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생존 문제 해결은 물론 온도, 중력, 오염, 대류, 질병 확산 등 복제체들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많은 변인을 안전하게 통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점이 특징이다. 체계적인 사고를 요구해 난도가 높지만 그만큼 중독성과 성취감을 선사하면서 많은 인기를 끈다. 10. <오모리> 12,300원 ‘RPG 만들기 툴’로 만들어진 호러 RPG다. 깊이 있고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기를 끌었지만 테마 상 우울증, 불안, 자살 등 민감한 정신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공포 연출도 많이 가미되어 있어 해당 유형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투에서는 행복, 분노, 슬픔의 세 가지 감정이 ‘가위바위보’ 식의 상성을 이루며, 캐릭터별 스킬, 연계 스킬 등으로 전략성을 키운 점이 특징이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투 시나리오의 다양성이 부족해 흥미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RPG 만들기 툴’ 계열 게임 중에서는 비교적 가격이 높다는 점이 간혹 단점으로 꼽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유저라면 이번 구매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
블룸버그 “NTF 가격 폭락, 올해 최저 판매 기록”
“NFT 시장의 투자 열기 식었다” 지난 몇 주간 인기 NFT 컬렉션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판매량도 함께 대폭 감소했다고 6월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기존의 '열광'은 사라지고, 시장이 상식적인 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NFT 획득'을 주된 고객유인 수단으로 삼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들에도 유의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NFT 거래 데이터 추적 사이트 디앱레이더(DappRadar) 자료에 따르면 NFT 판매액은 6월 한 달 최초로 월간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NFT 거래 마켓 오픈시에서의 거래량 또한 5월 이후로 75% 감소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판매량을 기록하던 NFT 상품들 가격도 내려갔다. 5월 런칭한 아더디드(Otherdeed) NFT는 높은 수요를 기록했지만 지난 30일 동안에만 하한가(price floor)가 30% 하락했다. 더 유명하고 오래된 컬렉션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유가랩스의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하한가 33% 감소를 겪었다. 유력 NFT 프로젝트의 판매량을 추적해서 보여주는 ‘JPG NFT 인덱스’를 통해 확인되는 시장 상황도 같은 추세를 보여준다. 해당 지표에 따르면 4월 처음으로 추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70%에 달하는 가격하락이 발생했다. BAYC 컬렉션 예시 (출처: BAYC 공식 홈페이지) 블룸버그는 “모든 종류의 암호화폐가 테라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테라 코인) 폭락 사태에 타격을 받고, 셀시어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 바벨 파이낸스(Babel Finance) 등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과 헤지펀드 3AC(Three Arrows Capital)의 파산이 예견되는 가운데 많은 투자자가 크립토 관련 프로젝트를 버리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가 NFT 거래 대부분에 쓰이는 이더 코인도 덤핑하는 중이다”라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디앱레이더의 페드로 에레라 연구 책임자의 말을 인용, “의심할 여지 없이 NFT는 이번 6월에 급격히 하락했다. (이전과 비교해) 시장이 훨씬 성숙해지긴 했으나,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테라 폭락과 추가적인 파산 가능성 루머에 자산을 더욱 안전히 보관할 장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일부 ‘호재’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부족했다. 최근 이베이는 NFT 마켓 노운오리진(Known Origin)을 인수했고, 유니스왑 랩은 NFT 마켓 정보 종합 플랫폼 지니(Genie)를 인수한 바 있다. ‘NFT.NYC 컨퍼런스’, ‘에이프페스트 2022’ 등 NFT 관련 대형 컨퍼런스도 이어졌지만, 투자 심리를 되살리기엔 역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유가랩스가 예술가 라이더 립스(Ryder Ripps)를 상대로 LA 법원에 제출한 소장도 분위기 전환에는 도움이 되질 못했다. 유가랩스는 립스가 가짜 보어드 에이프 NFT를 진품으로 속여 팔았다는 주장과 함께 상표권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제야 시장의 지나쳤던 열기가 정리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크립토 투자자이자 기고가 애론 브라운을 인용, “NFT 시장에서의 광적인 투자(craziness)가 이제 대부분 제거됐고 시장은 통합(consolidation)단계에 들어설 것이다. NFT 시장이 살아남기는 하겠지만, 이는 기존의 열띤 상태가 아닌 상식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적인 여성 캐릭터 묘사가 혐오 조장'… 연구 결과는
18개 기존 연구 메타분석 논문 발표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성적 묘사(sexualization)가 플레이어의 여성혐오를 조장한다.’ 현재 게임계에서 널리 수용되고 있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많은 게이머가 특정 게임을 소비하지 않거나, 보이콧하기도 한다. 글로벌 게임사들도 점점 과하게 섹슈얼한 여성 캐릭터 디자인을 지양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와 유사하면서도 반대로 게임계의 큰 반발을 사는 가설도 있다.  바로 ‘게임 속 폭력 묘사가 플레이어의 폭력 성향을 조장한다’는 가설이다. ‘성’과 ‘폭력’이라는 각각의 주제는 다르지만, ‘게임 속 부정적 묘사가 현실에서 악영향을 미친다’는 기본 접근은 동일해 보인다. 그런데 어째서 그 반응은 전혀 다른 걸까? 지난 5월 '게임 때문에 총기 범죄가 증가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폭스 뉴스 앵커 (출처: 폭스) # 게임의 성적 묘사가 끼치는 ‘정신적 악영향’, 학술적 근거 충분할까 후자의 경우 많은 학술 연구에 의해 숱하게 반박당해 왔다는 차이가 있다. 오랜 기간 반대 증거가 꾸준히 누적됐기 때문에, 일부러 이를 외면하거나 아예 사안에 무지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이러한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기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게임 속 성적 묘사가 플레이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에는 충분한 학술적 근거가 있을까?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통계적으로 통합,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게임플레이와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태도, 그리고 기타 정신건강적 악영향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즉 게임 플레이로 인해 더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거나, 자기 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등의 영향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 미국 스테트슨 대학교,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교, 뉴질랜드 매시대학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라스무스 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바로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18개 관련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메타분석이란 하나의 주제를 두고 이뤄진 여러 개의 기존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는 연구 방법론이다. 연구진이 선정한 18개 연구는 모두 ‘일반 게임’과 ‘성적인 게임’ 각각에 대한 참가자들의 노출 정도를 측정했다. 또한 전체 중 15개 연구에서는 여성을 향한 참가자들의 공격성, 그리고 성차별적 태도를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총 10개 연구는 우울증, 신체상(body image·자신의 신체에 대한 인식), 불안증 등과 관련된 요소들을 조사했다. 논문 주요 저자인 크리스토퍼 J. 퍼거슨 스테트슨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나는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미치는 영향을 20년째 연구해왔다. 그간 대부분의 사람은 폭력적 게임과 실제 공격 행위 및 강력 범죄 사이에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직도 게임의 성적 묘사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중략) 우리 연구진은 이러한 의문에 명확히 답하고 싶었다"며 연구 의도를 밝혔다. # 연구의 의의: “여성 묘사 개선하지 말자는 것 아니야” 그러나 이번 연구가 게임 내 여성의 묘사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전적으로 '무력화'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다른 형태의 게임 개선/변경 요구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의견에 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때 '정신적 악영향'은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연구를 주도한 퍼거슨 교수의 생각이다. 퍼거슨 교수는 외신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가 게임에서의 ‘더 나은 여성 묘사’(better representations of females)에 대한 지지 활동을 하자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다만 순전히 ‘공중 보건’ 관점에서 봤을 때 게임에 의한 정신건강문제 유발은 사회적 고려 사항이 아님을 밝혀냈을 뿐이라는 것. 교수는 오히려 ‘틀린 근거’ 때문에 관련 지지 활동(advocacy)의 타당성에 흠집이 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성적 묘사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주장은 (이렇듯) 쉽게 거짓으로 밝혀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만 한다. 이런 주장만 빼놓는다면 합리적이었을 지지 활동에 대해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라고 자기 견해를 밝혔다. 이어 “나 역시 게임에서의 여성 묘사 개선 노력을 지지한다. 다만 지지자(advocacy)들이 잘못된 근거를 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런 경향은 지지자 그룹에서 너무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비디오게임의 성적 묘사는 플레이어에게 해를 입히는가? 메타분석 조사”(Does sexualization in video games cause harm in players? A meta-analytic examination) 논문은 ‘인간 행동과 컴퓨터’ 국제 저널에 게재됐다. 일부 서양 매체와 게이머들은 <로스트아크>의 여성 캐릭터 묘사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기자수첩] 역대급 가뭄, 게임으로 보는 치수의 중요성
"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비가 정말 안 내립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집계된 최근 6개월간 강수량은 166.8mm로 평년 강수량(344.6mm)의 절반 수준입니다.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지만, 완도 같은 도서 지방에서는 이미 2일 급수·4일 단수에 들어갔습니다. 몇몇 농촌에서는 심각한 가뭄 탓에 올해는 모도 제대로 못 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곧 비가 많이 내릴 겁니다. 한반도에는 매년 여름 장마라고 불리우는 집중호우 현상이 발생합니다. 올해 장마는 6월 20일경 제주에서 시작해 점차 북상할 예정인데, 오랜 가뭄 뒤에 내리는 비를 마냥 단비라고 부르긴 어렵다고 합니다. 기상청은 "오랜 가뭄 뒤에 큰 비가 내리면 균열된 지반에 물이 들어가 산사태와 무너짐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했습니다. 또 농사 역시 철이 있기 때문에, 땅이 가물어서 파종 시기를 놓친 뒤에 내리는 비는 농부 약 올리는 비라고도 하죠.  (출처: 픽사베이) # 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류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대체로 수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가뭄"이라는 지금, 몇 가지 게임을 통해서 '치수의 중요성'을 알아볼까 합니다. 불세출의 시리즈 <문명 6>에서 주거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수적입니다. 게임의 스타팅 포인트를 고려함에 있어 중요한 조건은, 바로 그 지역이 담수(강이나 호수)를 끼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인구를 늘리려면 담수 옆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주변에 물이 없다면 송수로를 연결해서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 경우 담수 옆에 도시를 마련하는 것에 비해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갑니다.  물이 있는 곳에서 문명을 발전시키는 게 유리한 <문명> 담수가 없는 사막이나 극지방에서는 주거 공간 2, 해안을 면한 도시는 주거공간 3, 담수를 가졌거나 송수소를 끌어온 도시는 5의 주거 공간을 받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문명 6>를 하면서 수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문명은 제대로 크기 어렵습니다. 실제 인류의 4대 문명 또한 모두 황하나 나일강 같은 큰 강에서 비롯한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역사적 상식입니다. <문명 6>에서 스타팅 포인트로 담수 지대를 잡은 뒤에도, 수자원은 게임 내내 중요한 관리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쌀과 밀을 추가로 산출할 수 있는 물레방앗간, 주거공간을 키워주는 하수관, 도시의 쾌적도를 올려주며 가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데다 홍수까지 막아주는 댐과 해상 유닛의 활동 반경을 확대해주는 운하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문명이 발전하면 댐을 수력발전소로 재탄생시켜 전력을 뽑아낼 수도 있죠. <문명 6>에는 2018년 확장팩이 발매되어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추가됐습니다. # 똥물 뒤집어쓰기 싫으면 철저한 도시계획을   또 하나의 역작 <시티즈: 스카이라인>을 봐도 치수야말로 통치의 근본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심시티>의 '정신적 계승작'이라고 부름 직한 <시티즈>에서는 수도를 모든 지역(주거, 상업, 공업)에 깔아줘야 합니다. 인류는 물을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 <시티즈>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커맨드가 바로 물을 끌어주는 것입니다. 적절한 수도와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건물에는 사람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하에 수도관이 깔려있어야 도시는 발전합니다 도시가 요구하는 만큼의 용수를 공급하지 못하면, 도시는 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마주한 자연 환경을 무시한 상태로 수도관을 깔았다가는, 수자원이 마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플레이어)은 도시의 수요를 무조건 추종할 수 없습니다. 시장은 상류와 하류, 담수의 양, 물이 흐르는 방향 등을 두루두루 살펴야 합니다. <심시티>보다 훨씬 고약해진(혹은 고도화된) <시티즈>는 시장에게 수질의 관리까지 요구합니다. <시티즈>에는 오수를 처리하는 하수처리장이 존재해, 수원을 관리해야 하며 배수구를 잘 만들어 못 쓰는 물을 정화시켜야 합니다. 시민들이 마시는 물에 오·폐수가 섞여 들어가면 시민들은 복통을 호소하고, 도시는 재앙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수의 처리에 성공하지 못하면, 홍수가 발생해 도시 전체가 똥물을 뒤집어 쓸 수도 있습니다.  댐의 완전 범람은 도시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 중간이 없는 날씨, 비버를 보고 배워라? 또 다른 시티 빌더 <팀버본>은 인간이 아닌 비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인간이 떠난간 지구에는 끝없이 우기와 건기가 반복되는데요. 플레이어는 여기서 비버들의 지어갈 새로운 문명을 관리하게 됩니다.  <팀버본>은 물에 대한 게임입니다. 물을 잘 대야 비버들이 쓸 나무와 열매가 자라나고, 구성원들이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길게는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건기를 잘 견뎌내기 위해 플레이어는 저장시설을 지어 물을 비축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팀버본>에서 치수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가뭄을 견뎌내는 솔루션은 물을 주는 것뿐입니다. 가뭄에 대비하지 않으면, 비버들은 집단 폐사합니다. 모든 것이 바싹 마르는 <팀버본>의 건기 '곧 건기가 끝날 테니, 조금만 버티자'라는 마인드로 게임에 임할 경우,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없습니다. 비버 몇 마리 죽고 끝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플레이를 유지시킬 수 있는 '경외심' 같은 바로미터가 떨어집니다. 비버들의 경외심이 낮아지면, 수명이 줄어드는 등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는 꼴입니다. 결국에는 다가올 건기에 대비해 물과 식량을 든든하게 마련해놓는 게 정석에 가깝습니다. 비가 오는 때와 오지 않는 때의 균형을 맞추게 되면, 플레이어는 댐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에서는 물의 흐름을 보고 동력을 생산하거나 1달 넘게 지속되는 건기에도 끄떡없는 저수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비버는 인간보다 훨씬 물 속 활동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헤엄을 치면서도 건설 같은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저장한 물이 충분하다면 비버들은 지속되는 가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댐의 저장 능력을 얕보았다가 물이 범람하기 때문에 댐에 물이 얼마나 저장됐는지 돌봐야 합니다. 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따라서 수자원의 확보는 생존 필수조건입니다. <팀버본> 플레이어는 치수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는데 왜 가뭄이냐고 물으신다면... 그러면 다시 우리가 마주한 현실로 돌아와 봅시다. 한국도 여러 시뮬레이션 게임이 보여준 것처럼, 수자원 확충에 적지 않은 사회적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한국은 자연지리적으로 담수 자원이 많은 국가에 속합니다. 2012년 UN 발표에 의하면, 한반도는 "물 부족이 없거나 적은" 쪽에 속합니다. 강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처럼 큰 강이 흐르고 있고, 모두 농업용수로 쓸 수 있으며, 석회질이 없으므로 적은 공정을 거쳐 식수로 쓸 수 있습니다. 인구 천만 명이 사는 대도시의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도 좋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죠. 2012년 UN이 발간한 자료 중 'Water stress versus water scarcity' 지정학적으로도 한국은 수자원 문제가 적은 쪽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담수가 국토 안에서 흘러서 '수자원 안보' 문제도 없습니다. 메콩강이나 나일강 유역에서처럼 상류 수자원을 확보한 나라가 물을 모으려고 해서 하류의 물을 쓰는 나라가 위기를 겪는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1980년대 우리 정부가 '북한이 금강산댐을 무너뜨리면, 여의도 63빌딩 중간까지 물이 차오를 수 있다'고 선전하며 국민 성금으로 평화의 댐을 만든 것 정도가 물과 관련한 안보 위기가 될 텐데, 대부분이 거짓 뉴스에 의한 조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이러한 조건 속에서 한국은 놀랄 만한 행정력을 마련한 덕분에, 물을 잘 관리할 수 있는 편입니다. 수자원공사의 이번 발표에 의하면, 평균 강수량이 예년 55% 수준에 머물러도, 관리 중인 34개 댐의 평균 저수율은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가 절반밖에 안 왔지만, 일단 만들어놓은 댐에는 물을 잘 저장해놓고 있는 셈입니다. 또 한국의 상수도 보급률은 99.4%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합니다. 한국 최고의 격오지로 비무장지대에 있는 파주 대성동에도 수도 시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이 가뭄을 겪는 이유는, 와야 할 비가 몰아서 내리기 때문입니다. 큰 강이 많다고 하더라도 결국 국토의 70%는 비를 흘려보내는 산지이고, 그 비도 여름 한 철에 집중됩니다. 때문에 적절한 취수원이 없는 지역들은 물을 제때 저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집에 상수도가 갖춰졌다고 하더라도 산간, 도서 지역은 봄철에 물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은 세계적으로 물이 적은 환경이라고 부를 만한 나라는 아니지만, 계절 및 지역에 따른 편차가 대단히 큽니다. 때문에 한강 상류에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은 사시사철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와도, 취수원이 부족한 속초 같은 도시는 1995년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대규모 제한급수를 실시하며 버텨왔던 것입니다.  <문명 6>로 비유하자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담수 자원이 있어서 주거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지역과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지역의 구분이 뚜렷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한국의 물 압박(Water Stress)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 결론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학계에서는 지구가 더워지면서 한국의 장마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국에서 장마가 사라진다면 치수 계획을 완전히 새로 세워야 합니다. 게임으로 따지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셈입니다. 유명한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플레이 중간에 평균강수량이 줄어들어 쓸 물이 줄어드는 경우는 드뭅니다.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해 오호츠크해 기단을 만나면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지구가 더워지면서 정체전선(장마전선)의 형성 조건이 전과 다르게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몇 년 새 한반도 북부에 장마전선이 형성되거나, 태풍이 불어서 한반도 전체에 장맛비가 내리거나, 한국에는 비 한 방울 안 내리는데, 일본열도에 폭우가 내리는 식으로 양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장마기간 중 전국 평균 강수량 및 강우일수 (출처: 기상청)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른장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마철에 장마가 더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마른장마'라는 단어를 채택하지 않았고, 몇 년 더 관측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2009년부터 이미 장마의 시작과 끝을 예보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도부터 시작해 북상하는 전통적인 장마가 드물게 발견되고, 전국 동시 장마가 쏟아지거나 몇몇 지역에만 집중 호우가 발생하는 식으로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결국 애써 지은 댐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만약 한반도에 '마른장마' 현상이 이어진다면, 한국도 미국, 중국, 호주가 마주한 사막화 문제를 겪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장마가 사라지면 취수원에 적절한 용수가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나라 전체가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팀버본>의 비버들처럼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극심한 사회적 손실을 감내해야 할 수 있습니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물을 뿌리는 야외 공연이나, 하루에 1,000톤 이상의 물을 쓰는 골프장에 가는 건 꿈 같은 일이 될 것입니다. 현실은 게임이 아니라서 예전에 저장해놨던 좋았던 시절을 다시 불러오기란 불가능합니다.
'우마무스메'와의 재회는 충격적이었다
우마무스메는 어떻게 일본 시장을 집어삼켰나? "단장도, 기사군도, 프로듀서도 모두 경마하러 가서 돌아오질 않는다." <우마무스메>가 21년 2월 24일 일본 시장에서 선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거의 모든 서브컬처 모바일 게이머들이 <우마무스메> 플레이를 하느라 본래 하던 게임에 소홀해졌다는 상황을 비유한 농담이다. 과장은 좀 있겠지만, 이후 서술할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면 분명 근거 없는 말은 아니었다.  <우마무스메>의 실적에 힙입어 사이게임즈의 모회사 '사이버에이전트'의 2021년 연결 매출액은 약 6,664억 엔(한화 약 6조 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한 바 있다. 당시 수습기자 딱지를 떼느라 바빴던 기자에게는 먼 일처럼 들렸다. 일본 서버에서 일본어로 플레이할 수 있을 만큼 언어에 능통하지 않았고, 서브컬처 게임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이런저런 일을 거쳐 국내 정식 출시를 통해 다시 만난 <우마무스메>의 재회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100%는 아니지만, 왜 이 게임이 일본 시장을 휩쓸었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단순한 미소녀 캐릭터, 경마에 얽힌 이야기에 기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이게임즈'가 지금까지 많은 게임을 출시하며 쌓아 온 어마어마한 노하우를 담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록곡 '우마뾰이 전설'의 가사로 비유하자면 "이런 게임은 처음이야"랄까.  <우마무스메>가 일본 시장을 집어삼킨 이유는 뭘까?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벨트 꼭 붙들어 매시길. 공백을 제외하고도 10,106자를 썼다./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모바일 게임계 '함흥차사'가 될 뻔했던 <우마무스메> <우마무스메>의 첫 공개는 2016년 3월이다. 인 게임 PV 공개는 1년 뒤인 2017년 이루어졌다. 당시 공개된 <우마무스메>는 지금과 정말로 다른 게임이었다. UI, 그래픽, 라이팅, 경주 연출 등 많은 부분에서 현 <우마무스메>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개발 초기'였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출시 시기를 2017년이라 언급했으니 상용화 버전과 그다지 먼 퀄리티는 아니었을 것이다.  긴 말 할 필요 없이 직접 보자. 이후 <우마무스메>는 발매 연도를 2018년으로 늦추고 사전 예약을 받았다. 그러나 계속해서 공개되는 정보와 2017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1기의 완결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출시 일자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18년에는 19년으로, 19년에는 20년으로 출시일이 밀렸다. 총괄 프로듀서가 도중에 하차하기도 했다. 많은 게이머들은 <우마무스메>가 모바일 게임계의 '베이퍼웨어'가 되지 않을까 불안해했다. 긴 연기 끝에 정해진 <우마무스메>의 최종 출시일은 21년 2월 24일이다. 공개로부터 5년, 사전예약을 받은 지로는 무려 3년 만이다. 2017년 개발 당시의 <우마무스메>. 지금과는 확실히 다르다 (출처 : 사이게임즈) 발매 연기가 정확히 어떻게 결정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이게임즈가 <우마무스메> 출시 후 진행한 각종 인터뷰를 종합하면 약간이나마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 본래 <우마무스메>는 2년 개발하고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퀄리티 향상을 위해 돈과 인력을 대거 투입해 3년을 추가로 개발했다. 사이게임즈는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으로 인해 표현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토록 인력과 시간을 대폭 추가한 덕분에 PV에서 동네 달리기 잔치 같았던 경주는 실제 경마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퀄리티 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으며, BGM은 그래픽과 UI 변화에 맞춰 모두 새로 작곡했다. 경기 후 펼쳐지는 '위닝 라이브' 또한 각종 라이팅 연출을 아낌없이 사용해 대격변 수준의 변화를 이뤄냈다. 이 3년 간의 변화가 <우마무스메>의 핵심이다. 같은 게임입니다 (출처 : 사이게임즈) # 사이게임즈는 <우마무스메>를 어떻게 갈아엎었나? 사이게임즈는 CEDEC과 같은 일본 개발자 콘퍼런스에 자주 참여하며, 최근에는 자체 콘퍼런스를 통해 자사 게임에 사용된 기술을 홍보한 바 있다. 첫 PV와 해당 강연에서 언급된 내용, 그리고 <우마무스메>에 얽힌 이야기를 조사해 보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먼저 게임 시스템, 그리고 UI에 대해 살펴보자. 게임에 조예가 깊은 코어 게이머들은 <우마무스메>의 육성 방식은 코나미의 일본 야구 게임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시리즈를 대부분 따 왔다고 이야기한다.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의 핵심 콘텐츠는 '석세스'모드로, 훈련과 실전을 거듭해 나만의 선수를 키워내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피쳐폰으로도 출시됐던 <코나미 파워풀 석세스> (출처 : 코나미) 각종 트레이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턴을 소모해 캐릭터가 훈련을 하며, 체력이 적으면 휴식을 하며 각종 인물과 친목을 다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캐릭터를 훈련하고 성장시켜서 최종적으로 팀을 우승시키는 것이 목표다.  다양한 랜덤 이벤트가 발생하는 등 약간은 미연시적 요소가 섞여 있기도 한데, 이는 석세스 모드의 모티브 자체가 주인공을 훈련시켜 각종 능력치를 올리고, 이를 통해 엔딩 직전 원하는 히로인에게 고백하는 <도키메키 메모리얼>이었기 때문이다.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플레이 스크린샷 (출처 : 라이너TV) 위에서 언급한 두 게임을 모른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겠지만 이런 플레이 방식에 영향을 받은 게임은 국내에도 꽤 많다. 대표적으로 피쳐폰 시절부터 스마트폰까지 시리즈를 이어 온 <게임빌 프로야구>가 있다. <게임빌 프로야구>의 '나만의 모드' 육성을 떠올려 보자. 몇 가지 훈련을 골라 캐릭터를 육성하고, 육성한 캐릭터를 경기에 출전시켜 좋은 결과를 얻어낸다. 이런 결과에 따라 주인공이 연애도 하고, 감독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즉, <우마무스메>의 플레이 방식은 사실 우리에게 꽤 친숙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빌 프로야구 2012> 그리고 <우마무스메>의 초기 PV를 살피면 본래는 가로 화면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이었다. 3D 모델을 적극 활용하는 지금과 달리 육성 파트에서는 2D 일러스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트레이닝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캐릭터의 반응이나 파라미터 수치 상승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금과는 다르다. 여기서 짚어볼 만한 흥미로운 점이 한 가지 있다.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를 개발한 코나미는 '특허 괴물'이라는 별명 답게 이와 관련한 특허를 만들어 놨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특허는 2020년 3월 만료됐다.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건 <우마무스메>는 발매 연기를 하고 전면 수정을 결정하면서 세로 화면보단 가로 화면을 적극 이용하도록 변경되었다. 여기에 사이게임즈 특유의 둥글둥글한 버튼과 큰 틀로 묶인 일관화 된 배열, 하단 탭을 통해 빠르게 여러 화면을 오갈 수 있는 방식이 적용됐다. (출처 : 사이게임즈) <프리코네 리다이브>에서도 비슷한 UI가 사용됐었다 (출처 : 사이게임즈) # 퀄리티에 대한 사이게임즈의 집착 세로 화면으로 전체적인 사양을 변경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핵심은 '캐릭터와의 교감'이다.  <우마무스메>는 육성 한 번에 긴 플레이타임이 소모되는 만큼 자신이 트레이닝하는 우마무스메에게 '애정'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정이 있어야 후에 언급할 레이스의 연출과 더불어 '감동'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단순히 우마무스메를 키워내 달리기만 하는 게임이었다면 <우마무스메>는 그저 그런 게임이었을 것이다. 가령, 간과하기 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우마무스메>는 철저하게 캐릭터에 정면에 눈을 맞춘 트레이너의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다. 캐릭터와의 1대 1 매칭에 집중한 만큼 세세한 부분에도 퀄리티를 넣어 놨는데, 육성 도중의 버튼에 모두 담당하는 우마무스메의 2D 캐릭터에 복장까지 대응해 들어간 점이나, 캐릭터의 퍼스널 컬러에 따라 버튼에 할당된 색까지 모두 다르다는 것이 있다. '세로 화면'으로 변경됐기에, 가로 화면보다 '화면에 꽉 차 있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가로 화면으로 변경됐기에, 보다 육성하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다. 캐릭터의 퍼스널 컬러에 맞춘 UI 또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잘 보면 모두 철저히 화면 속 캐릭터와 눈을 맞추는 트레이너의 1인칭 시점이다 그리고 <우마무스메>를 플레이하며 가장 놀랐던 부분이 있다. 본래 2D로 표현될 부분을 모두 3D로 변경했다면 이에 따른 모션 작업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분명 상당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각 캐릭터가 모션을 보여줌에 있어 전혀 위화감이 없다. 중복 모션을 사용함에도 캐릭터의 표정이나 성격, 마주한 상황과 자연스레 매칭되기에 부자연스러움이 없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먼저 개발진은 모든 우마무스메의 3D 모델 비율이 같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신장이나 체형, 얼굴, 승부복 등 각 캐릭터의 개성도 어필해야 했기에 캐릭터의 설정 신장이나 흉부 크기에 맞춰 스케일을 설정했다. 머리는 별개로 제작해 몸에 붙였다. 신체 크기는 다르지만, 팔다리 비율은 같다 (출처 : 사이게임즈) 그렇기에 범용 모션 적용이 가능했다. 사이게임즈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를 위해 만들어진 범용 모션은 약 1,200개다. 범용 모션은 모두 모션 캡처를 통해 제작됐다. 그러나 이런 모델링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범용 모션을 적용하면 우마무스메의 체형, 복장이 모두 다르기에 잘못하면 클리핑이 일어나 '위화감'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허리춤에 손을 올리는 모션이 재생되는데 캐릭터 복장이 화려해 손이 옷을 뚫고 들어가는 식이다. 사소하지만, 플레이어가 이를 본다면 몰입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사이게임즈는 물체와 물체의 충돌을 판정하는 'IK 콜리전'을 적용해 이를 해결했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개별 모션을 같이 사용하더라도 복장에 손이 묻히거나 하는 일이 없어졌다. 복장의 소매 부분이 화려해 IK 콜리전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티엠 오페라 오'와 같은 경우는 전용 모션을 제작해 대응했다. 육성이나 스토리 파트를 위해 만들어진 공용 모션은 약 1,200개 (출처 : 사이게임즈) IK 콜리전 적용 전, 후 (출처 : 사이게임즈) 참고로, 로딩 화면이나 서클에 등장하는 'SD 캐릭터'에도 해당 기술과 범용 모션이 적용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율을 동일하게 설정한 후 머리나 흉부의 크기를 개별 조정하는 식으로 이루어졌기에, 외형은 다르지만 골격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SD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 덕분에 '우마뾰이 전설'과 같은 춤도 SD 캐릭터가 무리 없이 출 수 있다. 다음은 교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우마무스메의 표정이다. 표정 또한 범용 눈썹, 만화눈과 같은 과장, 눈물, 땀, 볼의 크기 등의 파츠를 만들어 놓고, 3DCG 제작 툴 '마야'의 드리븐 키 기능을 통해 불러내는 식으로 제작됐다.  덕분에 서로 다른 우마무스메도 같은 뉘앙스의 표정을 손쉽게 불러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풍부한 캐릭터의 감정 표현을 이끌어내 유저가 더욱 감정 이입하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표정 파츠 중 일부 (출처 : 사이게임즈) 덕분에 이런 것도 가능하다 (출처 : 사이게임즈) 조인트를 바꾸고, 머리에 IK 콜리전을 적용하는 등 최저한의 대응으로 SD 캐릭터가 '우마뾰이 전설'의 춤을 출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서클 화면에서 늘 추고 있다 (출처 : 사이게임즈) 남은 것은 이를 어떻게 개별 이벤트와 스토리 파트에 적절히 구현하느냐에 달렸다. 본래 개발 초기에는 <우마무스메> 또한 텍스트 파일을 편집하는 식으로 이벤트와 시나리오가 제작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모션과 텍스트의 조합이 인 게임에서는 개발자의 의도와 다르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엔진에 반영하기까지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 작업 효율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실시간으로 텍스트에 맞춘 캐릭터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회화 장면용 에디터를 별도로 개발했다. 반영된 대화와 모션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툴로, 1컷 단위의 표정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변경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해당 에디터를 사용해 계속해서 대사에 맞춰 변화하는 우마무스메의 표정이나 2명 이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개별로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여줄 수 있는 등 3D 제작 환경에서 생동감 있는 연출이 가능해졌다고 개발진은 전했다. <우마무스메>의 시나리오 에디터 (출처 : 사이게임즈) 이렇게 <우마무스메>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개발 환경을 효율적으로 바꿈으로써 트레이너의 철저한 1인칭 시점에서 육성되는 우마무스메와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레이스에서 승리하면 기뻐해 주고, 졌다면 분한 표정을 짓는다. 일상 파트에서는 고민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보여 준다.  만약 대부분의 게임처럼 상황에 맞춘 2D 일러스트와 텍스트만을 출력하는 식이었다면 이런 우마무스메와의 세세한 교감은 어려웠을 것이다. 정적인 2D가 아닌, 동적인 3D 연출을 통해 보다 캐릭터의 개별 매력을 어필하는 데 집중했다. 이런 개성 어필은 "이 캐릭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에 맞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더빙 또한 이루어졌다. 기본 보이스만 캐릭터당 약 170 개다. # 고증과 게임적 허용을 충실히 담은 '레이싱' 사이게임즈의 여러 인터뷰를 살피면 <우마무스메> 개발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에 대해 "실제 경마에 대한 리스펙트"를 일관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우마무스메>가 출시된 후 초기의 반응을 살피면 여러 경마 관계자나 팬으로부터 고증에 대한 놀라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이스 스타트 이후 우마무스메들이 도주/선행/선입/추입으로 나뉘어 모이거나, 4코너 이후 마지막 스퍼트 구간에서 서로 방해받지 않고 달릴 수 있게 퍼져나가는 모습에 대한 고증이다. 특히 실제 경마처럼 마지막 스퍼트 구간에서는 쉬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도록 UI를 전부 배제하고, 카메라를 천천히 이동시켜 결승전 순위를 마지막에야 보여주는 것은 실제 경마와 거의 동일하다. 또한 캐릭터가 스텟이 높다고 부자연스럽게 좌우로 이동하거나 하는 일도 없어, 실제 경마처럼 아무리 능력치가 좋아도 우마무스에 사이에 끼어 하위권으로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소위 '마군사'). 레이싱을 진행하는 마장의 오르막과 내리막 구조까지 실제 모습과 동일하게 구현했는데, 덕분에 <우마무스메> 공략을 위해 경기장 단면도를 보러 일본중앙경마회(JRA) 사이트까지 유저가 찾아왔다는 후문 또한 있다.  그리고 레이스를 지켜보며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상당하다. 우마무스메가 허리를 얼마나 숙였는가에 따라 현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페이스를 주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등 단순히 관전하는 것을 넘어 여러 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도 있다. 앞서 일상 파트는 모션 캡쳐를 통해 제작됐다고 서술했지만, 레이싱에 사용되는 모션은 모두 수작업으로 세세히 만들어졌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레이싱 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이런 표정이나 모션을 통한 연출은 스토리 파트에서도 사용됐다. 왼쪽의 메지로 맥퀸은 옆을 바라보고 있지만, 오른쪽의 라이스 샤워는 결승선만을 바라보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됐을 지 미리 유추할 수 있는 부분 (출처 : 사이게임즈) 레이스 환경이나 거리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델링(땀, 먼지, 빗물)도 현장감을 올려준다 (출처 : 사이게임즈) 그러면서도 '게임'이기에 추가할 수 있는 연출도 적절히 녹여냈다. 각 우마무스메의 표정이나, 스킬이 발동되며 실제로는 불가능한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단일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는 특유의 연출은 오로지 게임이기에, 레이싱 화면 연출을 가로에서 세로로 변경했기에 보다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육성한 우마무스메의 '스킬'이 콤보처럼 이어지며 최종 결승선을 통과하는 연출에 대한 호평이 많다 # '아이돌 게임' 포화 속 퀄리티 뽐낸 '위닝 라이브' 경주가 끝나면 우마무스메는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는 '위닝 라이브' 무대를 펼친다. 다소 뜬금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 경마에도 '위닝 런'이 있고, 경주 자체가 게임 내 세계관에서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다고 하면 납득이 가는 이야기긴 하다.  어찌 되었건, '위닝 라이브'에서 눈여겨볼 것은 퀄리티다. 서브컬처 게임계에서 '아이돌' 그리고 '무대가 있는 음악 게임'은 가히 포화 상태에 다다른 수준이지만, <우마무스메>는 남다른 퀄리티를 통해 경마에 흥미가 적은 사람도 게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우마무스메>가 출시 연기를 결정하고 비주얼적인 부분에 대한 전면 수정이 들어가면서, 위닝 라이브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플레어 콜리전' 등을 통해 드라마틱한 라이트(빛) 연출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또한, 3D 미소녀 캐릭터는 카메라 각도에 따라서 모델이 다소 어색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곡의 특정 부분에서는 캐릭터를 과장하는 기술도 포함됐다. 가령 입의 위치를 별도로 조정하거나, 손을 돌출한 포즈에서는 강조를 위해 실제 모델링보다 크게 과장하는 것이 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 같은 노래, 같은 안무다 (출처 : 사이게임즈) (출처 : 사이게임즈) 현재 실장된 시나리오인 URA 경주 결승전에 참여하면 들을 수 있는 곡 '우마뾰이 전설'도 등장하는 타이밍을 통해 보다 강한 임팩트를 준 부분이 엿보인다. 위닝 라이브는 아이돌 게임적인 측면을 강하게 가져가고 있기에 게임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의미불명의 가사를 나열하는, 일종의 후크송인 '전파계'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다른 곡은 평범하거나 레이싱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는 것들이 대다수다.  오히려 최종 시나리오를 우승하고 접할 수 있는 곡이 게임에 거의 유일한 전파계 노래다 보니, 우마뾰이 전설의 임팩트도 더욱 강해지지 않았나 싶다. 참고로 작곡가가 전파계를 잘 몰라 비슷한 콘셉트의 곡만 1,000개를 들었다든가, 와인을 세 병 마시고 만취 상태에서 춤을 직접 추며 곡을 썼다는 후문이 있다. 모두 현지 웹진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언급한 내용이다. 참고로, 우마뾰이에는 별 뜻이 없다 마지막으로, 사이게임즈가 이토록 '위닝 라이브'에 공을 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까지의 개발 경험도 컸을 것이다. 사이게임즈는 이미 2015년 아이돌을 육성하고 공연하는 것이 메인인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데레스테)를 출시해 큰 흥행을 거둔 바 있다. <데레스테> 또한 서브컬처 게임이며, 캐릭터가 진행하는 공연은 3D 모델링이 포함된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 캐릭터성과 스토리의 극대화 "실제 경마에 대한 리스펙트"를 담은 만큼, <우마무스메>에는 실제 스토리 고증에도 힘을 썼다. 특히 게임과 같이 전개된 애니메이션 2기가 그렇다. 일본중앙경마회(JRA)가 사이게임즈와 협업을 통해 <우마무스메> 개발을 지원해준 것도 이런 '스토리'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JRA는 이전부터 '경마'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캠페인을 전개해 왔고, 그 중 하나는 '스포츠성'을 강조하기 위해 각 말들에 대한 서사를 강조한 것이었다.  <우마무스메> 애니메이션 버전과 게임 내 일부 스토리, 그리고 각 캐릭터의 성격이나 습관이 실화에 최대한 기반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많은 연출은 당시 실제 레이싱의 화면 구도와 해설까지 그대로 고증했는데, 이에 몇몇 경마 팬들이 자발적으로 비교 영상을 만들었을 정도다. (1차 출처 : 니코니코 동화 'チマ・コッピ') (2차 출처 : 유튜브 'jrjs') 이런 방식은 캐릭터 제작이란 점에서는 어찌 보면 혁신적이라 볼 수 있다. 매년 7,000마리의 경주마가 태어나고, 중앙 경마 경험을 할 수 있는 말은 약 1500마리라고 한다. 오픈으로 올라가는 말은 100마리, G1 레이스에서 이기는 경주마는 20마리 정도다. 엄청난 경쟁률이지만 매년마다 20마리의 새로운 우마무스메의 스토리가 등장하는 것은 게임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까지 따지면 더욱 많다. 캐릭터와 이야기의 기초가 되는 모티브가 계속해서 나오면 앞으로도 새로운 우마무스메를 만들 수 있다. 경주마의 IP(지적재산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주와의 까다로운 협상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 고생을 극복할 가치가 있는 셈이다. (출처 : 사이게임즈) 덕분에 <우마무스메>가 실제 경마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형국이다. 물론, 일본 경마 시장은 수 조원 단위가 오가는 거대한 시장이기에 수만 명의 경마 팬이 늘어난다고 해도 이를 수치로 명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 일본 경마 관계자는 현지 매체 '사이조' 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경주마들을 미소녀화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마주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 내용에서 경마 팬과 관계자에 대한 확실한 존경이 있었기에 점차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서포트 카드 이벤트에서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캐릭터끼리 얽히기도 하는데 이 두 우마무스메는 실제로는 부녀관계다 이는 서브컬처 게임의 주요 매출원인, '뽑고 싶게 만든다'는 구매 요인 증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자가 필자 시절 작성했던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성공 요인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인데, 감동적인 스토리의 클라이맥스 부분을 보여주고 그 즉시 해당 캐릭터를 가챠에 적용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직 한국 서버에 추가되지 않은 우마무스메 '트윈 터보'다. 성적이 나쁘던 실제 트윈 터보가 '생애 단 한 번만 할 수 있는 작전'으로 우승했던 실화를 주연 우마무스메와 연계되도록 적절히 각색했다. 그리고 시청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짜고, 해당 화가 방영되는 순간 트윈 터보의 서포트 카드를 게임에서 판매했다. 사이게임즈가 인터뷰에서 인정한 내용이다. 외에는 픽업 중인 우마무스메의 개인 스토리를 4화까지 제공하는 점이 있다. 애니메이션 2기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한 트윈 터보 실제로도 시원한 경주로 현역 시절 성적에 비해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출처 : 사이게임즈) 물론, 너무 '고증' 대로만 가면 서브컬처 캐릭터의 매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에 어느 정도는 과장을 덧붙이거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덧붙여 매력을 극대화해 여러 콘텐츠에 활용하기도 했다. 가령 대표적인 단거리 도주 우마무스메인 '사쿠라 바쿠신 오'의 사례가 있다. 학급반장을 맡고 있으니 무언가를 소개하기에 걸맞고, 특유의 '무대뽀' 성격 덕분에 자칫 보는 이가 지루하지 않을 수 있도록 흥을 넣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쿠라 바쿠신 오는 매 화 마지막마다 '바쿠신 송'을 부르는데, 장거리에 약하고 단거리에 강하다는 특성을 살려 회가 거듭될수록 급격히 지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러한 캐릭터의 활용은 <우마무스메>가 어렵던 시절에도 적극 활용된 바 있다. 게임 홍보를 위해 '골드 십'을 버튜버로 내세워 활동하던 '파카튜브'가 그 예인데, 계속해서 개발이 연기된 시점에서도 파카튜브는 계속해서 동영상을 투고하며 <우마무스메>라는 게임이 소비자에게 계속해서 기억될 수 있도록 했다.  워낙 '골드 십'이 '기행'을 주요 콘셉트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보니 구독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여러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유용했다. 요즈음 '버튜버'가 큰 유행을 얻으면서 이를 게임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데, 이미 3년 전부터 사이게임즈는 이를 적극 사용해온 셈이다. 꽤 오래전부터 운영해 왔기 때문인지 파카튜브의 초기 동영상과 후기 동영상을 살피면 <우마무스메> 모델링의 발전도 확인할 수 있다. 골드 십이 출현하는 홍보용 유튜브 채널 '파카튜브' 현재도 활동 중이다. # 일본 외 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느냐는 차후의 문제겠지만 이처럼 <우마무스메>가 일본 시장에서 역대급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발매 연기를 통한 퀄리티 향상, 경마에 대한 리스펙을 통한 철저한 고증, 고증을 통한 실제 이야기와 게임 스토리와의 연계,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을 제작해 오며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녹여냈다는 점에 있다. 기자가 느꼈던 생각이 온전히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우마무스메>에는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퀄리티가 녹아 있음은 분명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필자는 <우마무스메>가 <원신>과 비슷한 궤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두 게임 모두 모바일 기종에서 '압도적인' 퀄리티를 보여주며 세세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을 통해 수많은 팬들을 끌어 모았다는 점에서는 궤가 같다. 차이는 두 가지다. 게임 방식과 접근성에서의 차이다. <원신>은 이외로 라이트 유저 친화적인 면이 있다. 일일 퀘스트 클리어에 긴 시간이 소모되지 않으며, 자투리 시간에 플레이하며 종종 업데이트되는 메인 스토리와 이벤트 스토리만 봐도 족하다. 원한다면 캐릭터 한계돌파를 통해 고난이도의 비경에 도전할 수 있지만 필수적이지는 않다. 또한, 새롭게 만들어진 자체 IP이기에 처음부터 메인 스토리를 잘 따라간다면 각종 이야기나 밈(meme)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우마무스메>도 PvP에 관심이 없다면 과금이나 반복 플레이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모바일게임 치고는 '긴 호흡'의 플레이가 요구된다. 짧아도 육성 한 번에 20분이며, '인자'나 보다 높은 등급의 육성에 신경을 쓰는 순간 수많은 반복 육성이 요구되기에 더욱 늘어난다.  또한, '경마'를 소재로 만든 만큼 사전 지식, 혹은 개인이 실제 스토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충분히 있어야 고증 퀄리티를 즐길 수 있으며, 이런 캐릭터나 스토리적 요소를 강조한 만큼 세세한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카카오게임즈도 국내 서비스를 위해 각종 언어 유희의 변역에 공을 기울이고, 내부 텍스트도 모조리 한글로 바꿔냈다. 아마 <우마무스메>가 일본을 넘어 한국, 대만 그리고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시장까지 향해 나간다면(<프린세스 커넥트 : 리다이브!>가 미국에서 늦게나마 서비스됐으니, 언젠가는 <우마무스메>도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원신>의 성공 이후 수많은 게임들이 차세대 <원신>을 표방했던 것처럼 <우마무스메>도 앞으로 출시될 서브컬처 게임에 큰 영향을 끼치리라 본다.  기사에서 소개한 퀄리티에 대한 집착과 고증 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육성형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면에서다. 퀄리티만큼 가챠에 들어가는 비용도, 게임에 소모되는 시간도, 알아야 할 내용도 역대급인 아시아권 내수용이란 느낌이 있지만, 분명 지켜볼 일이다
공포게임에서 AI가 너무 똑똑하면.jpg
일반적인 공포게임에서의 괴물 AI는 크게 정해진 곳 없이 추적 수색을 하다가 시야에 들어오는 유저를 추격하는 추격자 형태이거나(ex화이트데이) 일정 구역을 계속해서 순찰 탐색하는 순찰자 형태로 나눌 수 있다(ex아웃라스트) 이러한 형태의 AI들은 결국 유저가 게임 플레이에 익숙해지면 추적자를 농락하거나 정해진 순찰 구역만 알게되면 괴물과 마주치지 않고 피해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지는데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이러한 공포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의 AI를 사용하였다 하나는 일반적인 추적자 AI이고 다른 하나는 플레이어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관찰자 AI이다 추적자 AI는 관찰자 AI에게 정보를 받아 추적을 시작하는데 관찰자 AI는 추격자 AI에게 추상적인 정보만 알려주게끔 설계가 되어있다 그러면 추적자 AI는 대략적인 플레이어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그 주변 일대를 수색한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에일리언에게 항상 추격당하지만 에일리언은 내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망쳐야 하는 세밀한 추격시스템이 완성되었다 또한 플레이어가 게임내에서 에일리언에게 저항하는 수단들은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하면 AI가 그에 대응하게끔 설계하거나 (ex초반 에일리언 조우시에는 화염방사기로 대응하면 물러나게 할 수 있지만 계속 사용하면 어느순간부터 개나리 스탭 밟으면서 피해서 달려들음) 인게임에서 마이크에 들리는 숨소리만 듣고도 플레이어를 추적하는등 플레이어가 인간을 학습하는 미지의 괴물을 상대하는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게끔 만들어졌다 이러한 뛰어난 AI설계는 유저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음과 동시에 게임 난이도가 너무 어렵고 에일리언이 너무 무서워서 게임을 못하겠다는 혹평을 함께 받았다 출처 와씨 개무섭다ㅠㅠㅠㅠ 근데 혹시나 드는 생각인데 양자역학적으로 이 세상이 게임속세상과도 같다면 언젠가 저런 삽소름돋는 외계인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음 ㄷㄷㄷ 무섭다고요
[칼럼] 게임 산업, 겨울은 이미 왔다
실적 부진, 인원 감축, 주가 하락... 겨울나기는 어떻게? 6월 30일, 사장은 직원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책상 위에 올라선 사장은 말했다. 앞으로 월급을 주기 어렵다고. 내일부터 나오지 않으셔도 좋다고.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최소 해고 30일 전에는 예고를 해야 하지만 사장은 입으로 말했다. 이미 월급은 제날짜에 나오지 않던 참이다. 100여 명의 직원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퇴직금도, 실업급여도, 만들던 게임도 전부 오리무중의 상태에 빠졌다. <킹스레이드>로 유명한 한국 게임사 베스파에서 일어난 일이다. 2021년 3월, 베스파는 직급과 직책, 직무와 관계없이 모든 직원에게 연봉 1,200만 원을 일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전 직군 50명 이상의 채용을 공고했다. 환호했던 직원들은 1년 4개월 만에 체불임금 정산과 퇴직금 지급 절차를 알아보게 됐다. 베스파에서 <킹스레이드>, <킹스레이드 2>를 만들던 사람들을 취재했고 돌아온 답변은 아쉬움과 절망, 후회의 목소리였다. 베스파 임직원에게 겨울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2021년 2월, 넥슨이 전 직원의 연봉을 800만 원 인상하면서 '레이스'가 시작됐다. 대폭 인상이었다. 펄어비스 800만 원, 엔씨소프트 1,300만 원, 크래프톤 2,000만 원... 그 당시 직장인 커뮤니티 분위기는 가히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 즉 도가니였다.  '집에서 일하면서 월급 올려주는 직장이 있다?!' 누군가 게임 업계 연봉 인상 기사에 달은 댓글이다. 댓글을 쓴 사람의 진의는 알기 어려우나, 모쪼록 게임 업계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를 경험했고, 그 기간 직원들의 연봉은 '대폭' 올랐다. 2021년 8월, 미디어 쇼케이스에 출연해 연봉 인상 릴레이의 시작 배경에 대해 설명 중인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그 무렵 증권사는 게임 섹터를 코로나19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분류했다. 2020년 코스피 3,000의 주역 공신은 BBIG였고, 순서대로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이다. 2020년, 전 세계 게임 앱 설치 수는 2019년 대비 45% 상승했다. 게임 시간 및 스트리밍 시청률도 급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기대감과 함께 게임 산업의 벨류에이션은 높아져 갔다.  이 시기 엔씨소프트는 '100만 소프트'가 됐고,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가 주식 시장에 입성했다. 업계는 사람을 많이 뽑았고, 월급을 많이 올려줬고, 신작을 출시했으며, 게임사 몇 곳은 블록체인 게임 진출을 선언했다. 지금은 3N 모두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판도는 대단히 빠르게 변했다. 게임 시장의 공룡들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전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와 베데스다를 인수했고, 테이크투가 징가를 인수했고, 소니는 번지를 인수했다. 돈은 벌었지만 자국에서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중국 게임사들이 해외에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나타나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2대 주주에 올랐다.  그리고 2022년, 지수 3,000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장중 2,300까지 하락했다. 세계는 전쟁 중이고, 인플레이션은 심화되고 있다. 당연히 이것은 게임 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변인이 아니다. 그러나 불황에도 게임 산업이 우상향할 수 있다는 기대는 점차 무너지고 있다.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는 유명한 표현을 '겨울은 이미 왔다'(Winter Has Come)고 바꾸어 부를 만하다. <배틀그라운드>의 설원 맵 '비켄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 겨울은 이미 왔다 겨울은 이미 왔다. 인원 감축은 베스파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다.  지난달 <포켓몬 고>를 출시해 AR 게임의 선두 주자로 꼽혔던 나이언틱이 직원 8%를 감원했다. 그렇게 90명 가까운 인원이 해고됐다. 존 행키 CEO는 "경제 혼란의 시기에 직면해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중"이라며 "앞으로 불어닥칠 폭풍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회사를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 또한 지난 5월부터 상하이 게임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300명의 직원 중 절반 넘는 사람을 해고했다. 폭풍이 다가올 때, 몇몇 선원들을 내보내는 것은 기업들이 자주 채택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구조조정 또는 경영효율화라고 부른다. 항해에 자신의 인생을 투자하던 선원들의 삶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지만, 배가 아예 뒤집어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이유로 종종 시행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300명을 해고했고, 텐센트도 인원 감축을 시행 중이다. 반대로 직원들이 단체로 기대를 접고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는데, 유비소프트가 대표적이다. 2021년 12월까지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의 개발자 12%가 회사를 떠났다. 회사 내 불거진 성 비위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유비소프트는 최근 '유비식 오픈월드'를 찍어내는 것보다 NFT 사업에 진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6월 24일, 외신 게임인더스트리(gameindustry)는 "다가오는 경기 침체가 업계를 강타할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판데믹 영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가운데 치솟는 인플레이션, 자산 가격 거품,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고, 게임 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으리라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게임 산업은 경기 침체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게임을 하던 사람들은 늙더라도 계속 게임을 즐기고, 새로운 인구들은 게임에 계속 유입되는 "긍정적인 인구 통계학적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인더스트리는 "미국에서 게임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7개월 연속 하락 중"이라며 "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라고 단언했다. 이에 기업들은 기존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끌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배포하는 데 능숙해졌다. 그간 한국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기존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끌어내는 데 대단한 노하우를 보여주었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를 차지하는 MMORPG들이야말로 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서양 게이머들에게 <디아블로 이모탈> BM(비즈니스 모델)은 시리즈의 역사를 부정하는 충격적인 뽑기였지만, 한국 모바일게임 업계에서는 아주 익숙한 BM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이용자가 전년 대비 약 270만 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0.6%의 MAU(월 활성 이용자)가 빠졌다. 한국 게임사의 주력 상품인 롤플레잉 게임(RPG)에서만 25.9%의 유저들이 떠났다. 지금도 매출 차트 상단에 있는 MMORPG는 소수의 '과금 전사'가 만들어준 게임으로 보는 편이 합당하며, 그 유저 수는 계속 빠지고 있다. 그러면 이런 게임을 매시브(Massive)하다고 부를 수 있을까? 코로나19 초기, 가정 경제에 타격이 발생하면서 MMORPG 주요 소비층이 지갑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보기 좋게 틀렸다. <리니지W>, <오딘: 발할라 라이징>, <뮤오리진3> 같은 게임들은 회사에게 많은 돈을 벌어주었다. 과연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지금도 MMORPG는 많은 돈을 벌어줄까? 2021년 대 트럭 시대를 경유하면서 게임사와 유저의 길항관계는 이전과 달라진 듯하다. 게임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유저들을 소중한 고객으로 여기고 있지만, 게임 고관여 유저들은 K-팝 팬덤처럼, 언제든 분노와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출할 준비가 되어있다. 게임 서비스를 못 하면 회사 앞으로 LED 전광판 트럭이, 잘하면 커피 트럭이 가고 있다. # 한국 게임사들의 겨울나기는 어떻게?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고, 세계 최대 게임 국가인 미국의 게임 매출이 줄고 있고, 국내 모바일게임 이용자까지 감소했으니, 겨울은 이미 온 셈이다. 즉, 게임 업계는 겨울을 나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방안이 마련되어 있을까?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새 정부를 만나서 전한 의견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게임사들은 7월 1일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 게임이용장애 도입 시기 조정 ▲ 중국 판호 문제 적극 대응 ▲ 게임법 전부개정안 세부 검토 ▲ P&E(P2E) 전면 허용 ▲ 유연근무제 단위 확대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골자로 하는 법은 재검토하고, P2E를 허용하고, 노동자들에게 더 일을 시킬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제출된 바 있는 주장이기도 하다. 7월 1일 열린 문체부 장관과 게임업계의 간담회 P2E는 적합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유저들에게 게임 결과물의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아이디어는 진정 실현될 수 있을까? 루나 사태와 경제 위기로 가상자산 시장은 '크립토 윈터'를 맞이했다. 대장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하락하니 같이 다른 가상자산들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나보다 더 큰 바보가 산다고 기대하는 게 NFT와 암호화폐"라고 꼬집었고, NFT 거래량은 폭락했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되찾으면서, 메타버스는 잠잠해진 하이프(hype)가 됐다. 메타버스 관련주는 죽을 쑤고 있다. 그런데도 몇몇 회사들은 게임과 메타버스를 구분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다. 게임 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정부를 만나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메타버스 영역이 기술적 형태나 외모가 게임과 닮았지만 정책적으로 명확히 게임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 발언의 '왜'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행 게임산업법의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로블록스코퍼레이션과 네이버제트가 <로블록스>와 <제페토>가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정부에 이어서 이번 정부도 메타버스 사업에 공적 자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의 부조가 필요한 작은 업체들은 실감형 콘텐츠를 만들다가, 이제는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2022년 연중 글로벌 메타버스 관련주 수익률 # '효율화의 시간'이 오고 있다 기자는 게임 산업이 겨울을 잘 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마 큰 곳들은 해외 유수의 빅테크들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경영효율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다. 작년 1,100명이나 채용했던 네이버는 600명 안팎의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줄였다. IT 업계의 '코로나19 특수'는 사라지고 있다.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효율화의 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찾아올 것이다. 시황이 좋지 않은 관계로 벤처캐피탈(VC)은 당분간 지갑을 닫고 관망세에 들어갈 것이다. (실제로 들은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부 사업 자금을 받기 위한 경쟁은 전보다 더 심해질 테고, 작은 회사의 사장님들 고민은 전보다 더 커질 것이다. 사업 계획서에 매혹적인 수사를 집어넣어도 일감을 받지 못할 수 있다. NFT게임은 이미 다들 만들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서비스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가상자산의 가치가 전과 다르니, P2E 게임을 선택했던 제3세계 시민들도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까? 비슷한 이유로 게이머들은 지갑을 열기 전에 한 번 더 고민을 해볼 것이다. 물가 상승률을 생각해봤을 때 풀 프라이스 게임 가격은 그렇게까지 오르지 않은 것 같아도, Xbox 게임패스 구독료는 7,900원이고 <폴가이즈> 같은 양질의 무료 게임도 널려 있다. 아끼던 게임을 계속 하더라도, 결제 액수는 적어질 수 있다. 게임사들은 어떻게 하면 유저들을 전보다 더 모시면서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결제 트리거'를 조직할지 고심할 것이다. 빙하기 생존을 소재로 한 <프로스트펑크> 후속작의 티저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