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위스키란?
위스키 판에도 “유기농”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알고 봤더니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것 같은데, 위스키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는 나에게는 아직 생소한 편이고, 마트에서도 유기농 야채 코너는 비싸서 눈길이 가지 않는 것처럼 “유기농 위스키” 또한 아직은 그저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와인판에 내추럴 와인,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들이 속속들이 침투하고, 기존 와인들과의 차이점이 어느정도 나는 것을 보니 유기농 위스키에도 잠시 관심이 가서 찾아보고 위갤칭구들이랑 공유하기로 함. 읽다보면 헷갈리거나 앞뒤 안맞는 부분도 조금 있을 수 있는데, 내용이 길어서 걍 굵은글씨 및 요약 해두겠음 [1] WHISKYMAGAZINE : GOING ORGANIC 유기농 몰트 위스키를 통해 세상을 보다 아름답고 지속가능한 곳(Sustainable)으로 만드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소수의 모험가적인 증류소들만이 이러한 꿈을 현실로 가져오고 있다. 유기농 위스키는 마치 새로운, 혁신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몰트 위스키들이 유기농 보리로부터 증류되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기농 보리가 비싸든, 이에 대한 생각이 어떻든 간에 유기농 보리는 몰트위스키의 풍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William Rose는 Dalcross, Inverness의 Mid coul, Culblair 농장에서 유기농 보리를 재배하는 농부이다. 그가 1995년에 처음으로 재배한 유기농 보리는 Scottish organic producers association에서 인증받은 Chariot 품종이었다.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리 품종은 Chalice이다. 그가 말하길, “Chalice는 유기농 시스템에 아주 적절한 품종입니다. 어떤 질병에도 크게 피해를 받지도 않고, 질소를 과다하게 흡수하지도 않습니다. 질소는 중요합니다. 작물의 질소함량이 높을수록 녹말의 양은 적어지고, 이는 낮은 알코올 수율로 이어집니다. 유기농 보리는 일반적으로 비유기농 보리보다 질소수치가 높습니다. 비유기농 농사를 하는 농부들은 토양 속 무기질 수치를 측정하고 합성비료를 통해 토양에 질소를 얼마나 제공할지 판단합니다. 토양 속 질소는 식물의 성장을 도와주고, 엽록소의 생산을 도와 씨앗에 녹말입자들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토양에 질소를 고정하기 위해 클로버Clover와 같은 어떤 것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클로버는 콩과의 식물로, 대기중의 질소를 흡수하고 화학적 형태로 변환하여 토양에 고정시키는데, 이를 다른 식물들이 이용한다. 그러나 합성비료만큼 농부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양만큼의 질소를 제공할 수는 없다. 기온 또한 질소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기농 농사의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식물들의 간격을 더 넓게 하는 것인데, "이로써 식물들 사이로 더 많은 공기가 환기되어 후덥지근하지 않게 해주고 질병에 쉽게 걸리지 않게 합니다. 유기농 식물들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해내야 하기 때문에, 화학적 물질(합성비료를 의미하는 듯)들이 일을 대신해주는 비유기농 식물들보다 튼튼하고 거친 면이 있습니다. 유기농 작물의 뿌리는 더 크고 깊은 경향이 있으며, 토양과 더 좋은 공생관계를 만듭니다.” “우리는 화학물질들에 돈을 더 적게 사용하지만, 잡초를 제거하는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농장보다 에이커당 보리의 수율이 20%가량 낮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가격은 더 높습니다.”라고 William Rose는 덧붙였다. 유기농 보리의 다른 무언가가 있는가 묻는다면 “유기농 보리는 영양성분들과 미량원소들이 더 복합적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스피릿에 다른 개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기농의 수요는 커지고 있으나, 가장 주된 유기농 품종인 Chalice 조차도 아직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Baird's의 Mark Kinsman이 말했다. The Organic Food Federation은 인증 제도를 통해 추적가능성을 보장하며 유기농 보리의 저장용기도 따로 지정한다. 보리 농부들 또한 비유기농 작물을 위해 사용되던 용기를 유기농 작물의 생산을 시작하기 전에 제거한다. 유기농 보리를 발아시키는데도 차이가 있는가? “유기농 보리는 곡물의 크기는 보다 작고, 질소수치는 보다 높으나, 발아의 과정에서는 매우 유사합니다.” 유기농 보리는 비유기농 보리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비용이 높을수록, 생산수율이 낮습니다.” 알코올 수율 또한 더 낮다. 1톤의 유기농 보리는 395L의 스피릿을 생산하지만, 비유기농 보리는 410-415L를 생산한다. 보리 생산자 뿐만 아니라, 증류업자에게도 유기농 제품을 만드는데 비슷한 규제가 적용된다. 벤로막의 첫 유기농 제품은 2000년의 넌피티드 Chalice였다. 초류와 후류를 모두 비워내고어떠한 비유기농적 요소도 남아있지 않도록 미리 모든 장비를 청소한다. 2001년, 2004년에 벤로막은 피트처리 된 유기농 Chalice를 충분한만큼 증류한 뒤, 증류 시스템을 Flushed-out했다.(앞 문장 내용처럼 장비를 싹다 청소했다는 뜻 같음) 그 직후의 스피릿은 당연히 유기농이 되는데, 이 방법이 벤로막의 일반적인 증류 방식이 되었다. (매년 증류기를 청소하고 난 직후의 생산 스피릿은 늘 유기농이 된다는 뜻인 듯). 벤로막의 비유기농 생산 품종은 현재로서 Optic이며, 벤로막은 비유기농 Chalice 품종도 증류하여 저장하곤 한다. 다음으로는 동일한 질소수준으로 재배된 유기농/비유기농 보리로 만든 스피릿을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스프링뱅크의 Frank Mchardy가 말한다. “스프링뱅크 증류소는 Dundee 인근에서 재배된 유기농 Optic을 증류할 때 기존 제품들과 동일하게 다뤘는데,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동일했습니다. 스피릿 수율(yield)은 비유기농 보리의 그것과 견줄만 했으며, 스피릿의 풍미에서 뚜렷한 차이점도 없었습니다. 4년을 숙성시킨 캐스크에서 뽑아낸 위스키 샘플의 향과 맛 또한, 비유기농 보리로 만든 위스키와의 차이를 알아차릴 수 없었습니다.” 글렌모렌지의 평가단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2001년 우리는 유기농 보리로 증류를 했습니다. 유기농 스피릿과 일반적인 스피릿으로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하였으나,어떤 차이점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어쩌면 나무통 속에서 나이가 들어가며미래에는 어떠한 차이가 생길지도 모르겠네요.”라고 글렌모렌지의 Bill Lumsden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브룩라디의 Mark Reynier는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유기농 Chalice와 비유기농 Chalice 보리로 만든 스피릿의 차이는 마치 치즈와 분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유기농 스피릿이 보다 프루티하고 달콤하며 오일리합니다. 우리는 오직 스코트랜드 보리만을 사용하며, 그 이유는 보리의 생산지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증명하기 위함입니다. 빅토리아시대 기계를 통해 우리는 산업시대 이전 스타일의 스피릿을 만들어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브룩라디의 첫 유기농, 넌피트 chalice 스피릿은 2003년 생산하였으며, 지난해에 하나의 배치로 출시되었고 이번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유기농 Chalice로부터 생산된 2003년, 2004년 스피릿에는 차이가 있는데, 이를 통해 빈티지의 차이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피릿을 숙성하는 동안에는 더 많은 변수들이 있으므로, 차이점은 더욱 뚜렷해집니다.” 스페이사이드의 쿠퍼리지는 인증된 유기농 오크캐스크를 2000년도부터 제공하고 있는데, 가스불이 아닌 유기농 찌꺼기/싹을 태움으로서 캐스크내부를 토스팅한다. “주문량은 매우 적으며, 유기농 인증을 받기 쉬운 아메리칸 오크만을 제공합니다.” 쿠퍼리지의 Douglas Taylor가 말했다. 벤로막은 이 쿠퍼리지로부터 오크통을 제공받는 증류소들 중 하나이다. “이들은 이전에 어떤 용도로도 사용되지 않은 그저 일반적인 나무이기 때문에, 위스키는 퍼스트필이 되는데, 얼마나 빨리 오크 캐릭터가 형성되고 위스키가 숙성되는지 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샘플을 채취합니다." G&M의 Ewen Mackintosh가 말한다. “우리는 유기농 캐스크를 구입하는 것을 계속할 것이며, 미래에 세컨드필 캐스크를 스스로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유기농 셰리와 유기농 와인캐스크를 공수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유기농 보리가 어떤 특성이나 풍미의 이점이 있는지의 여부는 결국 누구에게 물어보는지에 달려있고, 몰트 위스키의 여러 측면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결국 모든 사람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하며, 이상적으로는 성숙한 맥아를 맛보는 것 뿐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스피릿을 맛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2] Deanston & Nc'nean (Nc'nean 내용은 spiritsbeacon에서 발췌) 1. 딘스톤은 그들의 유기농 스피릿을 버진오크에서 마무리를 짓는데, 사랑스럽고 뛰어난 달콤함이 입혀진다. 그들의 원칙은 아래와 같다. - 아메리칸 오크로 만든다. - 이전에 아무것도 담지 않아야 한다. (Virgin) - 유지/보수기간(보통 성탄절에 해당) 동안 증류소를 청소한 후에 스피릿을 만든다. 딘스톤이 유기농 위스키를 만드는 이유 2가지라고 한다. (Dr. Kirsty McCallum, Deanston’s master blender) - 1967년 증류소가 만들어질 당시, 사업가들이 그렇게 결정했다. - 맛있으니까. 위스키에 보다 플로럴하고 섬세한 풍미를 입혀주기 때문이다. 2. Ncn'ean(늑니엔, 신생증류소인듯?) 의 경우도 Organic whisky를 생산하는데, 그 시작은 Organic whisky의 맛/향보다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배경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기농이 비록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농장의 생태계다양성Biodiversity와 수질Water quality에 크게 기여한다. 유기농이 위스키의 향미Flavour에 미칠 영향을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보리가 다소 비싸더라도 매우 흥미로웠다. 각 보리들의 좋은 점들이 집중되어 풍부함Richness와 텍스쳐Texture를 술에 부여할 수 있었다고 마스터 디스틸러 Annabel Thomas는 말했다. (Nc’nean – an abbreviation of Neachneohain, the name of the Scots Gaelic goddess of spirits) [3] 기타 검색 내용 유기농 위스키의 명확한 스카치협회 규정은 아직 없는 것 같으나, 크게 두가지 조건이 있어보인다. 두 가지 중 유기농 보리의 조건만 충족해도 일단 Organic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것 같다. 1. 유기농 보리를 사용할 것 : 수율이 적고 비싸다. 이론적으로는 비유기농 보리와 결과물이 다를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다. Springbank, Glenmorangie는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 있고 Brichhladdie, Nc'nean, Benromach(gordon & Mcphail)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2. 유기농 오크 캐스크를 사용할 것. : 스피릿이 비유기농 물질과 접촉하지 않도록, 캐스크 내부를 긁어내고 충분히 깊게 태워야한다(→이해가 안되는 문장임) 가장 쉬운 방법은 버진오크를 사용하는 것이다. [4] 3줄요약 및 결론 - 유기농 보리는 수율도 적고 생산량도 적고 비싸다. 일단 비유기농 보리와 뭔가 차이는 있다고 한다. - 그러나 증류/숙성의 결과물을 두고 볼 때, 스뱅/모렌지는 차이가 없다고 하고, 브룩라디/늑니엔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 궁금하면 알아서 사먹어보고 리뷰를 남겨서 비교하자. 근데 유기농 보리가 정말 맛이 다른지의 여부는 스피릿 단계에서 맛을 비교하는게 더 옳은 것 같다. 위스키갤러리 Strathisla님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