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terrible
6 years ago1,000+ Views
아마, 이만큼 오랜 시간동안 거론되는 작품은 '날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이라는 작가에 관한 작품론을 연구한 논문만 약 1000여편이 넘는데요 - 그만큼 그의 대표작 '날개'는 굉장히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식민지 시절의 지식인의 혼란을 묘사한 작품이기도 하고, '돈'이라는 물질적인 요소로 정신적인 힘을 빼앗긴 남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경제력을 가진 아내로부터 남성성을 거세당한 존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음...저만의 생각을 하자면... 한국 사회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칠 곳 없는,이상의 자기 자신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제시대에 글을 쓴 다는 건 크게 셋 중 하나를 의미했습니다. 친일인지, 항일인지. 아니면 모든 것을 초연한 청록파와 같은 부류인지. 이상의 작품은 그 어느것에도 속해있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 어느것에도 속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 명백히 드러나는 항일 시를 쓰기 싫었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무관심한 다른 부류를 선택하고 싶지 않았고... 그랬던 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싶었던 '이상'으로서는 그 상황이 '감옥'같이 느껴지지는 않았을까요 - 또, 종이에 글을 쓰는 그 간단한 행위마저 '거세'된 느낌을 받지는 않았을까요? 그런 그의 심리가 고스란히 담긴 소설이, '날개'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합니다.
kidterr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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