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hong
6 years ago100,000+ Views
손자병법은 경영서적이다. 내가 본 경영학 서적 중에서 가장 뛰어난 책이 아닌가 싶다. 경영이라는 말은 다스릴 경(經)에 계획할 영(營)을 말하는데 즉 계획한 바대로 다스리는 것이 경영이 아닐까 한다. 나도 그랬고 중고등학생이 경영학을 생각할 때 기업에서의 활동만을 생각하는데, 그것은 기업 행정학이지 정말 일을 계획해서 수행해나가는 의미의 경영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막상 경영학에서는 경영을 안 배우고 경영학 수업에 필요한 팀플을 할 때 경영을 배우는 것 같다. 팀플을 통해 인사관리(프리라이더 방지)와 마케팅(어필하는 방법) 경영정보시스템(네이트온으로 팀플하기) 생산관리(일 분배하고 수합하고 통합. 근데 결국 한 사람이 다 하는 경우가 많다)등등.) 손자병법은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 진정한 경영을 설파하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 범용성 높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손자병법 13편중에서 1편인 시계편(계획을 시작하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자는 전쟁이라는 것이 너무나 큰일이기 때문에 신중히 살필 필요가 있고, 살펴야할 요소를 지적하고 있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똑똑한 사람들은 이 시계를 잘 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이런 저런 정보가 필요하고 이런 식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머리에 정리를 하는 사람은 ‘지혜롭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가장 귀찮고 눈에 띄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직관과 기분에 의존한다. 나도 마찬가지고.. 항상 반성한다. 시계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병법은 임기응변의 속임수다’ 인데 어찌 전쟁에서만 속임수가 있겠나. 그 중에서도 연애가 총성 없는 전쟁이기 때문에 특히 많이 쓰이는 것 같다. ‘할 수 있으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처럼 하고, 먼 데를 노리면서도 가까운 데를 노리는 척을 한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 2편인 작전편에서는 이 말, ‘적을 죽이려면 병사들에게 적개심이 있어야한다. 병사들이 공을 세우면 상을 내린다. 적군은 잘 먹여 아군으로 양성한다. 이기면 이길수록 더욱 강성해진다.’ 이게 인사관리의 모든 것 아닐까? 잘 하면 상을 주고, 나의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것. 그러나 쉽지가 않다. 뛰어난 사람을 칭찬하기 보다는 질투가 나고, 나를 괴롭힌 사람은 복수하고 싶다. 인사관리가 어려운 것은 이론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간단한 이치를 수행하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질투, 분노, 시기, 원망.. 아마 좋은 경영자라는 것은 감정적으로 어느 부분이 망가져있어야 하지 않을까 섣불리 생각해본다. 3편인 모공편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나를 자랑하고 싶어서 상대를 무지막지하게 발라버리고(?) 싶었다. 물론 이 문장의 핵심은 싸우기 전에 싸움이 시작된 것이니 싸우기 전부터 이겨 놓을 준비를 해 두라는 뜻이겠지만. 호승심이라는 것도 무시 못 할 복병이다. 경영자로서 그런 건 다 버려야 한다. ‘그러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서 위태로움이 없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고 유명한 말이지만 실제로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경영학 수업에서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를 하면서 이걸 왜 하는지 항상 불만이었는데, 아마 적을 아는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하셨나보다. 정말 고맙다. 근데 나를 아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건 좀 아쉽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를 아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적은 보이지만 나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4편 군형편에서는 ‘잘 싸우는 사람은 이기기 쉬운 사람에게 이긴다. 이미 싸우기 전에 이기도록 조치하여 이미 패하는 자에게 이기는 것이다. 싸우기 전에 이긴다. 이긴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싸운다.’ 나는 이 부분이 창의력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고정관념을 갖고 싸움을 하는 때를 정해놓는다. 이미 싸움은 시작 되었는데. 창의력이라는 것은 기발한 발상에서 오기도 하겠지만 전장을 쭉 넓혔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 좀 세속적으로 말해보면 프레젠테이션 하는 시간 자체가 싸움하는 때가 아니다. 이미 그 전에 승부를 끝내놓아야 한다. 교수님이 원하는 것, 다른 학생들이 준비하는 것, 요즘 트랜드, 강의실 구조 등등.. 이미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치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조치해나가다 보면 참신하고 내실 있는 발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물며 발표 뿐일까. 경쟁하는 모든 것들은 다 그렇다. 면접에서 몇 번 떨어져 보고 나니까 좀 알겠다. 대기 시간은 준비 시간이었는데. 어리석게도 정말 대기만 했다. 떨어져도 할 말이 없지. 5편 병세편에서는 ‘전쟁은 정공법으로 싸우고 기공법으로 이긴다. 기공법에 능한 이는 무궁하기가 하늘과 땅과 같다.’ 나는 이 말을 기본에 충실한 가운데 상황에 맞춰 대처함을 이른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아는 대로 행동한다. 실제적으로 상대방을 파악하려는 노력에 앞서서 말이다. 지레짐작하고 어떤 스테레오타입을 상대방에게 입힐까 생각한다. 아마 귀찮아서 그럴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과잉 믿음도 그 이유일 것이고. 그래서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하는 지도 모른다. 내가 그러니까. ‘잘 싸우는 이는 승리를 勢(세)에서 찾고 개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세에 맡긴다 함은 장병을 싸우게 함에 있어서 마치 나무나 돌을 굴리듯이 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를 한다. 내 경험상은 잘 되지 않더라. 역시 정말 중요한 것은 세였다. 분위기랄까? 일을 맡기고 나서 어떻게 하면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들까가 성패의 핵심이었다.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일이 진행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내가 좀 압박을 하면 열심히 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 망상이었다. 역시 분위기다. 6편 허실편은 1편의 시계편 만큼이나 좋아하는 부분이다. ‘잘 싸우는 사람은 적을 조종하지 조종되지 않는다.’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나오게 하려면 이로움이 있을 듯 보여야하고 스스로 나오지 못하게 하려면 해로움이 있을 듯 보여야한다.’ 사람 다루는 것이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피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알면 게임보다도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어려운 것은 내가 대하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로 아는 것이 힘이다.. 결국 싸움에서의 전략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허와 실을 판단하여 나의 실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것이다. 예전에 바르셀로나와 인터밀란이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만났는데 바르셀로나는 유럽 화산재 때문에 비행기가 뜨질 못해 오로지 육상으로만 스페인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했다. 당연히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체력은 낮을 수밖에 없고 인터밀란은 그것을 이용했다. 전반적으로 포지션을 후방으로 이동시켜 상대방이 앞으로 공격하게 유도하여 체력 소모를 시킨 다음 롱패스로 순간적인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니 바르셀로나는 수비를 위해서 공격한 선수들이 다시 돌아와야 하니 더욱 체력이 빠질 수 밖에. 초반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는데 체력이 빠진 후반에는 점점 인터밀란이 게임을 지배하고 결국 3:1로 승리했다. 겉보기엔 수비 + 역습이라는 단순한 전술로 이긴 것 같지만 진정으로 상대방의 허실을 판단하고 내린 전술이기에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7편 군쟁편은 이 한 단어. ‘迂直之計’ 돌아가는 길을 빠른 길로 삼는 것.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정말 돌아가니까 빠른 길이 나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세찬 바람이 아니라 따듯한 햇살이 필요한 것. 황망할 때 마다 생각해야할 단어인 것 같다. 사람은 말을 하면서 듣는다. 나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 지금이 그런 것 같다. 정신없이 혼란한 상황에서 나를 다잡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 나와 같이 끊임없이 경쟁하며 전쟁하는 취준생들이여 부디 백전백승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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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셔서 바쁘신가보네요 !
이야기 계속 듣고싶어요 : )
라포(2)올려주세뇨오
이제 더이상 포스팅하시지 않으시는건가요?
매드님의 2013년 흔적이 없네요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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