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op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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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유하 출연 감우성, 엄정화 제작 2002, 한국 포인트 보여주는 것 보다 곱씹어보아야 할 것들이 많은 점, 이 영화 만큼은 결혼은 미친짓이다! 라고 단정지은 것이 아니라, 반성해보아야 할 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 평점 10/10 너무나도 어려운 영화였다. ‘결혼’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야기한다면 어린 애 마냥 “너는 몇 살 때 결혼 할꺼야?” 식의 물음만 제기했을 뿐 그 이상의 혹은 그 이하의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 덕분에 나는 과연 지금까지 어떤 연애관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한 고민은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고 내가 결혼관까지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 나이 22살에, 벌써부터 결혼을 고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충분한 필요성을 느낄 계기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내 나이에 생각할 만한 의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로써는 결혼에 관해 크게 고민할 만한 이유가 마땅히 없다고 생각했다. 나중 일이라고 생각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벌써부터 결혼에 관한 부담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파릇파릇한 애띤 느낌으로 '결혼'을 굉장히 우습게 보았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남자를 만나고 연애를 하는데 있어 오히려 나는 연희의 생각과 정반대이다. 상대방 남자의 뒷배경이라던가 경제적 여유를 살펴보지 않기 때문이다('네 년이 나이 먹음 달라질꺼다'식의 비판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지만, 조금 더 포스팅을 읽어주시길). 내 나이 또래 같은 경우는 대학과, 외모, 능력, 물질적인 환경 등을 살펴보기도 한다. 여느 케이블 방송의 김모양 처럼 한도를 몇 천으로 설정해 놓은 신용카드를 선물로 주는 남자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나 또한 탑을 다투는 서울의 대학을 다니고, 집안 배경이 빵빵하면서도 씀씀이가 통쾌한 남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더불어 외모까지 수준급이라면 금상첨화일 듯 하다. 하지만 연애를 하는데 있어 그건 충분 조건은 되겠지만 필요조건이라 생각하지는 않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의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런 조건들이 연애를 하는데 있어 근본적인 첫째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남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그런 요소는 어디까지나 ‘남들이 보기에’ 좋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거듭되었던 수 번의 연애 경험상, 대학이 좋고 물질적 여유가 쾌적하기 때문에 행복하진 않았음을 느껴왔다. 물론 영화 속의 연희 또한 그것을 느꼈을 것 이다. 대학이 좋아서 친구에게 자랑하기는 좋겠지만, 결국 그건 내 자랑이 아니다. 물질적 여유가 좋기 때문에 편하기는 하겠지만 결국 그건 내 돈이 아니다. 차가 있는 남자친구가 있어 좋긴 하겠지만 결국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나쁜 버릇만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연애를 할 때 마다 대학과 경제적 상황 등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에게 자랑하기 좋은 요건들이지만 나 스스로에게 자랑하고 프라이드로 삼을 만큼 매력적인 요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차가 없어도, 돈이 없어도, 사회적 능력이 수준급이 아니더라도 연애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며 함께 기대며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다. 소소한 공감이나 즐거움, 스트레스로 억눌린 마음 속을 환기할 만한 멋진 추억거리들,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대화와 스킨쉽 정도라면 그 어떤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요소들보다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 또한 지금까지 그래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연희가 남의 눈을 의식할 만한 요소들에 얽매여 있는 것 같아 내 속이 다 답답했다. ‘그냥 연애 만큼은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눈길 가는 대로, 발길이 이끌리는 대로 갔다면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한 결혼생활을 했을텐데…’ 식의 아쉬움이 거듭 되었다. 영화 초반 준영을 만난 후, 침대에서 연희는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일렬로 정리하듯이 결혼할 맞선 상대방들을 특징 별로 정리한다. 마치 결혼을 수학게임이라도 하는 듯 이리 저리 다방면으로 비교하는 모습은 절대 손해 보는 게임은 하지 않는 듯한 어린 소녀 같아 보였다. 결혼의 의미를 왜 저렇게 바라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혼상대를 마치 로또 복권 당첨의 기회로 여기는 것 같아 보였다. 물론 나의 결혼에 대한 혹은 연애에 대한 로망이 너무나 대책 없이 감성적일 수도 있다. 결혼은 감성적이기만 해서는 될 수 없는 일이고, 그 결과 후회 막급한 결혼 생활만이 남아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 충분한 고민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그 고민의 결정은 분명 확실한 깊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를 창조한 신이 결혼을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단순한 결과를 바라는 마음에 만들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어떤 분야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미쳐야 성공한다고 본다. 결혼 또한 마찬가지이다. 결혼도 서로에게 미쳐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결혼 혹은 연애를 인생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다분해졌다. 결혼은 자기만의 것이 아니고 남의 것도 아닌 함께 이루어가는 것인데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결혼의 의미는 점점 변질되어만 가는 것 같다. 사회에 만연해있는 결혼 조건주의가 몹시 안타깝다. 이것 저것 조건 따지라고 결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애마저 조건을 따져가며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혼으로 조건주의가 이어질 것 같아 더욱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많다. 물론 내가 이렇게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내가 몸소 결혼에 대한 의무감과 막막함을 체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 속의 연희와 같은 경우는 결혼 조건주의의 가장 큰 패배자로 보이며,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모습은 다분히 나타나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표현함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포스팅을 한 번 더 살펴보니 잘난 맛이 많은 듯한 연애관을 가진 지극히 평범한 여대생의 글 같아 보여 조금 씁쓸하다. 하지만 내가 믿고 있는 연애관만은 이것 저것 따지는 결혼 조건주의의 슬픈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을 확신하기에 언제나 자신감에 차있는 것만 같다. 물론 모자른 점도 많고, 투정 많은 연애가 될 법도 하다. 그야말로 돈이 없으면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것이 더 많은 사회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수 많은 고생과 빚더미, 많은 고비들을 꿋꿋이 이겨낸 산증인이신 아버지,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결혼에 있어 부가적인 요소들 즉, 사회적 위상이나 물질적 풍요로움 등은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인생을 좌지우지 할 만큼 중요하지는 않은 듯 하다. 인생에 있어 고비가 올 때 마다 어머니 아버지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돈이 아니었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격려하는 마음가짐 뿐 그 이상의 필요 요소는 없었다. 결국 아버지 어머니는 돈 없어도 잘 사는 그야말로 이 사회의 진정한 히어로이셨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다. 결혼의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서로를 기대며 버티는 사람 인(人)자 처럼 결혼을 해서 하나를 이루는 부부 또한 서로를 믿고 기댈만한 감성적인 부분들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를 거듭하며 나 또한 나이를 먹어가고, 명절 때 마다 결혼 이야기를 꺼내시는 그 즈음이 되었을 때도 나 또한 결혼 조건주의로 인한 패배자가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나 스스로의 연애관을 믿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릴 나의 의지가 조금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당당하다. 나는 누군가에게 뒤쳐져서 남자로 인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기대하는 그런 멋 없고 재미 없는 여자는 아니니까!
jhop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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