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terrible
6 years ago1,000+ Views
한국 최초의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라 하여 화제가 된 영화 <알투비>를 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고 빈정상하실 분을 위해 미리 말하겠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어서 웃음이 나는 영화였습니다. 제가 어떤 것을 짚고 말하려는 지 예상할 것 같습니다. 오락 영화에서 왜 이야기의 완성도를 따지고, 왜 대사의 진부함을 따지느냐 라고 하시겠죠. 그림이 좋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런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오락 영화는 어떤 게 있을지 - <아바타>와 같은 경우, 이야기가 '부실'한 편은 아닙니다. <늑대와 함께 춤을>을 차용했지만, 플롯이 부실하다고 보긴 힘들고 되려 철학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죠. <어벤져스>는, 이미 오랜 기간동안 만들어진 다양한 슈퍼히어로 물을 코믹하게 섞어 놓았습니다. 설정이 모두 완벽하게 정해진 이상, 개연성에 있어서도 무리가 없는 영화죠. <다크 나이트>시리즈는 더 할 말도 없죠. <다크 나이트>는 기존에 쌓여온 탄탄한 원작을 배경으로(http://www.vingle.net/posts/35302) 완성도 높은 플롯을 쌓았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그 전편만큼의 완성도는 아닐지라도, 역시나 크게 문제되는 플롯은 없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아실련지요... 여러분이 꽤 오랜 시간동안 잊지 못할 오락영화들은, 꽤 뛰어난 플롯을 가지거나, 혹은 최소한, 문제가 없는 플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간과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전 R2B는 정말 답답하단 생각밖에 안 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이 100% 되는 시나리오는, 이 영화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연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부분도 많고요. 심지어, 대사 하나하나 마저도 모두 예상이 가능한 것, 혹은 어디서 들어본 것들입니다. "약속해줘요. 살아서 돌아온다고." "이제 잊을 때도 되었잖아." "넌 최선을 다했어." "자네는 최고의 파일럿이라네." 등등... 캐릭터로 봐도 참 황당하기만 합니다. 비, 신세경은 말 그대로 완전 잘생기고 이쁘고 실력 좋은 캐릭터로 나옵니다. 특히 이 두 캐릭터는 무엇을 해도 다 좋은 일로 포장이 되기도 하고요. 다른 캐릭터들의 이미지도 꽤나 단면적입니다. 이종석은 고아인데, 북한에서 구출해야 하는 병사로, 김성수는 아들 하나 있고, 이하나는 김성수를 사랑하고, 유준상은 이전의 트라우마가 있고... 그 이외 나오는 다른 '못생긴' 배우들은 관심도 없습니다. 그냥 웃기게만 나옵니다. (진짜로는 웃기지 않는...) 특히, 비의 신격화는 황당할 정도인데요... 비가 하는 말은 무조건 다 옳고, 하는 행동은 다 멋있고.. 심지어 다른 캐릭터들도 나와서 '비 멋있다! 비 존경스럽다!' 합니다.... 악역인 북한군 장교는, 대사도 거의 없고 설명도 없습니다. 그냥, 나쁜놈.... ...하아... 거의 1970년대 영화 수준의 설정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반면, 촬영에 있어서는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조명에 있어서 저는 많이 놀랐는데요.. 통상적인 영화가 3개의 빛으로 그림자를 최소화하는 반면, 이 영화는 많은 장면에 있어서, 빛 하나만을 이용해 강한 그림자를 표현했더군요. 참고로 말하자면, 대개 이런 조명기법은 '느와르 영화'혹은 '갱스터 영화'에 자주 애용된 기법인데요... 그만큼 진지한 분위기를 뽑내려 합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그만큼이나 진부하고 포장만 화려한데, 그 분위기가 전달이 될까요... 전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그 와중에, 영화는 유머를 집어넣으려 했는데, 그 유머도 재미가 없습니다. 유머도 정말 90년대 유머모음집에 있을만한 수준의 억지 웃음... 그러다보니, 영화가 참 신기한 효과를 냈는데요.. 영화가 웃기려고 한 부분은 전혀 웃기지 않고요, 영화가 진지하려고 한 부분은 완전히 웃겨요. 제가 보기엔, 해운대의 흥행 성공을 본 받아서, 해운대와 같은 시나리오 전략을 쓴 것 같은데요... 결과는 결국 이렇습니다. 이 감상평이 저만의 감상평이 아니란 건 압니다. 흥행 성적이 증명하고 있죠 - 이미 극장에서 내리고 있습니다. 맘 먹고 보려고 해도 보기 힘들 정도로... 극장에서 빠르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긴글을 쓰며 이 영화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오락영화라고 이야기의 완성도를 무시하지 말자 - 오락영화면 장면이 신나면 장땡이다, 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건 결국 잊혀지기 쉬운 영화밖에 되지 않는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kidterr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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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나 자신의 나라의 군인을 최고로 만드는 법이죠.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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