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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들 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레이먼드 카버의 <깃털들>의 주인공 부부만 봐도 결혼은 인생의 무덤인 것 같다. <깃털들>의 주인공 '나'는 '프랜'의 날씬한 몸매와 긴 머리에 반해 결혼했다. 프랜은 긴 머리를 자르고 싶어 했지만, '나'를 생각해서 긴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 둘은 아이를 낳지 않고, 인생을 즐기며 살자고 약속한다. 이들은 서로를 사랑하기에 자신의 욕망을 참으며 살아간다. 어느 날, 이들은 '나'의 회사 동료인 '버디'의 집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나와 프랜은 너무나도 못생긴 버디의 아기와 억척스러운 버디의 아내를 본다. 부부는 절대 저들처럼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프랜은 머리를 자르고, 뚱뚱해지며, 아이를 낳게 된다. 서로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던 저녁시간은, 말없이 TV를 보는 시간으로 바뀐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이라고 했던가? 그럼 환상적인 결혼 생활은 몇 년이나 가능할까? 3년? 4년? 5년? 여하튼 10년은 넘지 않겠지. 그 기간이 지나면 전쟁 같은 생활이 시작되나 보다.​<깃털들>의 주인공 부부와 내 선배들처럼 말이다. 정말 결혼은 인생의 무덤일지도 모르겠다. 장밋빛 환상에 젖어 결혼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삶에 허덕이게 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정서적인 문제로 이혼하게 된 사람들도 많이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싶다. 꿈을 포기해야만 하더라도, 44사이즈를 입던 아내가 66을 입게 되더라도, 하루에 만 원씩 용돈을 받아쓰게 되더라도, 매달 자동차 할부금과 주택 대출금에 허덕이게 된다고 해도 말이다. 장밋빛 결혼생활이 불과 몇 년 만에 끝나더라도, 먹고 싶은 거 같이 먹고, 가고 싶은 곳 같이 가고, 보고 싶은 거 같이 볼 수 있다면 그 나름대로 행복하지 않을까? 여담인데, 내게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말하는 선배들에게 "결혼한 거 후회해요?"라고 물어보면, 다들 아니라고 말한다. 비록 혼자일 때보다 제약은 많지만, 정신적으로 안정감이 있어서 좋다고 한다. 결혼이 인생의 무덤이라고는 해도, 어쩌면 그 무덤은 꽤나 안락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술자리에서 침을 튀겨가며 "너는 절대 결혼하지 마!!"라고 말하던 선배가, 귀갓길에 통닭 한 마리를 샀다. 그는 통닭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휘파람을 불며, 휘청휘청 느릿느릿 집으로 향했다. 그 뒷모습이 어찌나 따뜻해 보이던지. ㆍ자세히보기 http://blog.naver.com/sniperhu/220117298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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