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후 연경신 개인의 기량 성장에 관한 일화는 미디어의 조명을 많이 받아 여시들에게도 잘 알려지게 되었으니
이번에는프로배구 초창기의 한국을 넘어 세계 배구계에서 김연경이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가지게 된 과정을 조금 더 쉽고 상세하게 추적해보고자 함.
*남배 생태계와 다르므로 본문 여배 단어 사용 양해 부탁
*개인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 있음
*틀린 내용에 대한 지적 환영

연경신은 프로에 데뷔한 05년도부터 21년 현재까지
4개국(한국-일본-터키-중국)의 리그를 거쳐갔는데,
먼저 데뷔 당시국내 V리그의 상황을 알아보자
지금으로부터 약 35년 전

~76년 몬트리올 올림픽 한국 여자배구 동메달 획득~
대중들 :
우오오한국구기종목사상 최초의 메달이자첫 단체종목 메달이 여자배구에서 나오다니 여배 짱! 여배 대존잼!!!

그로부터 90년대까지 건재해온 한국 여자배구의 인기

호남정유(현 GS칼텍스) :
하하 슈퍼리그 9연승 달성~ 멈출 생각 없어 아우토반이 된 앞길~

관중들 :
스포츠경기가 엎치락뒤치락해야 재밌지 이건 뭐...
1팀 독주체제 노잼... 탈빠 말린다 진짜

기업 1 :
아...IMF때문에 재정 상황이 너무 안좋네...
우리가 운영하던 배구단은 이쯤에서 정리하겠음...

ㄴ기업 2 : 22
ㄴ기업 3 : 333
ㄴ기업 4 : 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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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2 90년대 여자배구 중흥기의 간판스타 장윤희에요
저 은퇴함 ㅂㅂ

다른 스타 선수들 : ㄴ22333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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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연맹 :
하이루^^~ 드디어 한국에도 프로배구리그 등장!
우리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총괄하는 배구협회와는 달리
한국 내 (((프로리그)))만 관장함.
국가대표 그거 고생고생해봐야 지원 좋고 유스풀 빵빵한 해외 국가들 상대로 발리면 국민들한테 바가지로 욕만 먹잖아
V리그에서 성적 잘 내서 스타 돼서 돈 잘 버는 게 최고임 알지?
가보자고

브라질은 여배가 남축 다음 인기라서클럽팀만 500개래
미국은 프로는 없어도대학리그만 4부씩이나 되는데다 비치발리볼도 있지...
옆에일본만 해도고교팀이 4000개는 되는데
우리나라는 배구부 있는 고등학교가 전국에 20개도 안돼
인프라 차이 어쩔래미...
더군다나 프로 출범하고부터는 선수들도 국대하기 싫어한다는데
국대 세대교체 어떡하냐 진짜 이대로 여배 암흑기 직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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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모두들 안녕 내가 누군지 아니?
안녕하세요 한일전산여고 에이스김연경입니다!
이번에 고교부 3관왕 석권했구여
나이는 만 17세
피지컬 스펙은 188/68
포지션은 레프트구여
주특기는 거침없이 꽂아넣는 서브와 스파이크
초강력 백어택(ㄷㄷ)
제자리에서 서서 때리기
둘리춤
도움닫기 할 시간 없으면 그냥 틀어서 갈겨버리기
등이 있습니다
아 근데 저 주니어 시절에 리베로랑 세터도 했었어서 수비도 잘해여ㅋㅋ

당시 배구계 관계자들 :
신장 188따리 장신거포가 또 나온 것만으로도 희소식인데
공격이랑 수비가 다 되는 올라운더라고?
기량이 벌써 고등부 수준은 한참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그게 가능함?

나라서 ssap가능❤❤

앞으로의 한국 여자배구는 쟤다... 쟤한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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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기도 성적도 그닥인 우리 흥국생명 배구단...
뭔가 핵심적인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군...
뭐?
한국 배구계 사상 최고의 천재갓기선수가 나타났다고?
그게 한일전산여고 김연경이라고?
지금 한국의 드래프트 제도상 직전 시즌 성적이 꼴찌인 팀이 신인 지명권을 가져간다고?

흥국 : 애들아 미안한데 꼴등하자
선수들 : 네?
흥국 : 꼴등해서 김연경 데려오자
데려오자고
무조건 우리가 데려와야 함

~치열한 꼴찌경쟁 끝에 특급신인 김연경 흥국생명 입단~
(tmi : 연경신은 현대건설 가고 싶어했음)

흥국생명전 시즌 꼴찌에서2005-06 첫 통합우승달성
김연경신인왕
정규리그 MVP
챔피언 결정전 MVP
서브상
득점상
공격상
트리플 크라운까지 데뷔와 동시에6관왕달성
배구 좋아 궁둥이 딴스 갈겨 실룩실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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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

2년 연속 흥국이 스포트라이트 싹쓸이네...
원래 인기도 별로 없던 팀인데 팬들도 엄청 늘었어...
아무래도 김연경이 구사하는 수준 높은 파워 퍼포먼스가
요즘 스포츠팬들의 니즈를 잘 충족시켜주는 모양인데...
역시 파워나 기술 하면백어택이지!
아직 한국에는 김연경처럼 파괴력 있는 백어택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여자 선수들이 드물긴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강한 백어택을 보여주면 경기를 보는 관중들이 재밌어할 테고
그럼 프로리그 여자부의 인기도 더더 올라가겠지?
우리 프로리그 여자부는 백어택 득점을 2점으로 인정하는
'2점 백어택 제도'를 도입하겠음!

아니... 암만 그래도 니들 인기 올리자고 리그 너무 무리해서 운영하는 거 아님?
거기다 2점 백어택 제도라니 미친놈들아
프로팀내 주포들 무릎 갈리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선수들은 몸이 생명인데 국내에서부터 이렇게 갈아버리면
국제대회는 어떻게 할 건데...

수술과 재활이 반복되는 와중에도
김연경은 종횡무진 브이리그를 휩쓸며 성장을 거듭했지만
결국 많은 이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2005-06시즌 오른쪽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
2006-07시즌 왼쪽 무릎 연골판 파열 및 수술
2007-08시즌 오른쪽 무릎 관절 파열 및 수술

~베이징 올림픽 소집기간~
우리 구단은 소속 선수 보호가 최우선임
연경이 네가 이번에 국가대표로 못 뛰게 된 건 안타깝지만
지금 당장 찢어진 연골 수술하고 재활해야 함...
아니 왜 내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결정하는데?
"아 시발! 뛰어야지요, 전 선수인데.
대한민국 선수란 말이에요.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해요.
아픈 건 언제나 그랬단 말이에요!"

GS 정대영도 발목 수술한다고 국대 차출 거부해,
태릉선수촌에 있던 황연주도 니네가 멋대로 데리고 나갔지
이제 김연경까지 국대를 못 뛰게 하겠다고?
주전들이 다 빠지면 당장 올림픽 예선전은 어쩌라는 건데?
연경이도 뛰고 싶다잖아?
중요경기에만 적절히 투입해서 부상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하겠음.
그러니까 빨리 태릉으로 보내 제발

의사가 안된댔음 ㄲㅈ

그러게 리그에서 왜 그렇게까지 혹사를 시켜서
존나 이기적인 새끼들아 ㅜㅜ

2006 세계선수권 노메달
도하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배협과 연맹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그 시절...
악재고 나발이고 몸 회복되었으니 난 내 갈길을 간다.
도하에서 낙타 타고 돌아오라고?
V리그 여자부 최초 2000득점 달성그게 나야 나
MVP는 이제 세기도 귀찮음ㅋ

배구팬들 :
김연경 쟤는 이제 국내리그에서 놀 급이 아니지 않나...

그러게 나 한국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

해외에서 오퍼 좀 들어오지?
나 해외진출 시켜주셈

너 우리팀 간판인데... 어딜 가겠다는거야...

더 큰 무대에서 배워오고 싶음
한국 여자배구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선수들이 해외 선수들과 경쟁해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임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먼저 나가서 나중에 후배들이 들어올 길을 터놔야겠음

당시 여론 :
존말할 때 보내줘라 흥국아
아껴도 모자랄 한국 대표 에이스를 굴려대다가
시즌 네 번 치룰 동안 수술만 세 번을 시켜놓고 뭔 말이 많냐
어차피 김연경이 국내에 있으면 그 소속팀만 우승 독식할거고
그렇게 한 팀의 독주체제는 예전 호남정유처럼 자칫 브이리그 노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니까
넓게 봐서라도 김연경 큰물로 보내주는 게 맞음 ㅇㅇ

ㅇㅋ 그럼 우리 자매팀인일본 JT마블러스로 보낼게
우선 1년 하고 그쪽에서 만족하면 1년 더 하는걸로
됐지?

뭔 일본이야;
김연경 피지컬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봐라
누가 봐도 유럽식 배구할 인물인데
이탈리아에서도 오퍼 왔다며... 유럽으로 보내는 게 맞지...
JT마블러스 일본 리그에서 하위권 팀이라던데
우승팀인 도레이도 아니고 전시즌 10팀 중 9위한 팀에 왜 보내냐...
아쉽긴 하지만
이번 기회 놓치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
일본으로 가겠음!

당시 일본팬들 :
아니 한국에서 에이스면 뭘해
한국은 우리보다도 세계랭킹이 낮은데 ㅡㅡ
이왕 데려올거면 제대로 된 유럽인 용병을 데려오지 ㅉㅉ
~2009-10 시즌 JT마블러스 입단~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온 용병 김연경입니다

일본팬들 : 욘...콩...?
~1탄 끝~
문제시 김연경과 백년가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