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할 소리는 아니지만 인구 감소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나라는 많이 있다. 중국도 인구가 줄 것으로 보이고,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최저 출산률을 두고 경쟁 중, 그래도 1.0을 넘어가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탈리아의 출산률은 현재 1.25, 유럽에서는 제일 낮은 수준이고 이탈리아 인구 또한 6천만 명을 밑돌고 있으며 인구는 감소 추세이다. 지난 7년간 이탈리아 인구는 180만 명이 줄어들었다.
EU를 알아봅시다. (1) 부모로부터 독립이 너무 늦다. 이탈리아는 서른살인데, 프랑스의 경우는 23살이다. (2) 25-34세 사이 실업(학업이나 취직이 아님을 의미한다) 비율 또한 프랑스의 두 배나 많다. 38%만이 취직을 저 나이 때에 한다. (3) 임대료가 너무 비싼 것도 이유이기는 한데, 이는 여성 고용률이 유럽에서 제일 낮아서일 것이다.

(4) 그리고 아마 핵심적인 이유일 텐데, 육아를 사회가 아닌 가족에 기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프랑스의 경우 2세 미만의 어린이 50%가 보육원에 가는 반면 이탈리아는 27%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응이 나왔나요? 가족법이 2022년 4월에 통과됐는데 여기서 무조건 아이 한 명당 50유로가 지급되는 것으로 나온다. 별로 대응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현실적으로는 이민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출산률 관련하여 그렇게 칭찬을 많이 받고 연구 대상이 되어 온 프랑스도 2022년 경고를 보내왔다. 인구 증가세와 사망자 증가세가 2022년 들어 수렴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2022년에 (11월까지) 72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지만 2021년에 비해 2.6% 감소했다. 그래서 출산률이 이제 프랑스도 1.8이 안 된다. 반올림하면 되기야 되지만 2022년 추정치는 1.796.
우리 기준에서는 배부른 고민이 아닐 수 없겠다. 출산률 관련해서 프랑스는 여전히 모델 국가가 맞으며, 비교적 출산률이 높은 유럽 국가들(프랑스, 스웨덴, 덴마크)은 GDP의 3.5% 정도를 가족 정책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낮은 국가들(이탈리아와 스페인)은 평균 1.5%만을 투입하는데 말이다.
사실 핀란드를 봐도 출산률은 영원히 수수께끼이다. 핀란드처럼 출산과 육아 지원이 국가와 사회 모두 따뜻하기 그지없는 나라도 출산률이 1.4 (2022년 기준) 수준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이 출동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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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Naissances au plus bas, espérance de vie qui stagne : la démographie française percutée par le Covid-19(2023년 1월 17일) : https://www.lemonde.fr/lmdgft/1/NjE1ODE5Ni13aHllcWRlZ2RhZGU=
Fécondité : pourquoi la France reste une bonne élève en Europe(2023년 1월 17일): https://www.lemonde.fr/societe/article/2023/01/17/fecondite-pourquoi-la-france-reste-une-bonne-eleve-en-europe_6158199_3224.html
La chute de la population italienne est-elle irréversible?(2023년 1월 16일): https://www.lefigaro.fr/international/la-chute-de-la-population-italienne-est-elle-irreversible-20230115
짤방이 바로 위 피가로 기사에 나온 두 번째 사진인데, 첫 번째는 유럽 주요국의 출산률 추세이고, 두 번째는 2021년 이탈리아 지역별 출산률이다. 이탈리아 남부가 1970년대까지는 인구 증가의 핵심 지역이었는데 이제는 감소의 핵심 지역이 되어버렸다. 다만 시칠리아의 출산률이 좀 특이해 보인다.
Finland Fertility Rate 1950-2023 : https://www.macrotrends.net/countries/FIN/finland/fertility-r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