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an0aa
4 years ago10,000+ Views
네가 달궈놓은 내 세상은 위험 천지가 되었다 익숙하고 안온하던 것들이 뜨겁고 어리둥절하게 돼버렸다 너와 같이 쓴 샴푸와 바디워시 향기에 미칠 것 같아 길든 나의 샴푸와 바디워시로 자꾸만 몸을 씻었다 길 가다 마주치는 모든 것이 너를 연상시키고 그럴 때마다 몸 안의 모든 것이 떨렸다 바람 불면 뺑글뺑글 도는 지붕 위의 수탉처럼 팔다리는 쇳소리를 내고, 눈알은 굴러떨어질 듯 우왕좌왕 머릿속은 물음표를 그리며 굳어버렸다 다들 멍하니 무슨 생각을 하냐며 내게 물어왔고 나는 무심코 네 이름을 내뱉을까봐 입술을 꽉 다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너는, 내 몸을 세로로 잘랐던 너는, 점선 같은 감각으로 아릿아릿 남아있어서 나는 괜히 반으로 접혔다, 펼쳐졌다, 하며 너덜너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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