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의 항공 산업은 보잉, 록히드마틴, 맥도널 더글라스 등등
여러 미국 기업들이 피터지게 싸우던 시절이였음.

보잉은 747-100의 엔진 문제 등을 개선한
747-200을 출시하고

중단거리 시장을 노린 737 오리지널 시리즈를 런칭했음.

록히드마틴은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맞춰
첫 광동체 여객기인 L-1011을 출시했고,

맥도널 더글라스는 록히드마틴이 첫 광동체 여객기를 런칭했다는 소식에
허둥지둥 DC-10의 개발을 진행시켜 출시하게 됨.
우리가 알아볼 프랑스의 여객기, 다쏘 머큐리는 보잉의 중단거리 시장을 노린
737 오리지널을 경쟁 상대로 삼고 개발을 시작함.

프랑스의 기업 다쏘는 보잉에 견주는
유구한 항공 산업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설립된 다쏘는,
세계대전 후 첫 제트전투기인 우라강을 선보이고, 그 뒤 미라주 시리즈를 런칭하며
그 당시엔 베스트셀러 급으로 팔려나가게 됨.

특히 미국, 소련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제3세계 국가들이 미라주를 사들였고
이는 다쏘가 더욱 크게 성장하게 되는 발판을 깔아줌.
이러한 성장세에 한껏 고무된 다쏘는 프랑스 정부를 설득하여
첫 협동체 민항기, 머큐리를 런칭할 계획을 세우게 됨.
당시 다쏘가 얼마나 의욕적이였는지, 공장도 먼저 세우고 초도비행도 계획 수립 후
4년만에 이루어 낼 정도로 빠른 개발 과정을 보여주었음.
또한 다쏘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중 하나인, 다쏘시스템의 그 당시엔 최신 기술이였던
컴퓨터 설계로 머큐리는 경쟁 기종으로 지목했던 737 오리지널보다
속도도 빠르고 비행 효율도 좋은 항공기를 완성하게 됨

바로 이 항공기가 다쏘의 첫 협동체 민항기, 머큐리임.
앞서 설명했던 장점만 보면 출시하자마저 무지막지하게 팔려나갔을거 같지만,
머큐리엔 장점을 쌈싸먹어버리는 매우 큰 단점이 있었음.
바로 항속 거리, 즉 비행기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냐가 심각하게 조루였던 것!
이 항속 거리가 얼마나 짧았냐, 수치상으로는 1700km~2100km 이였음

수치상으로는 실감이 안나니 우리에게 친숙한 노선으로 따지면,
인천-나리타를 겨우 오갈 수 있는 수준이였던 것.
유럽 대륙으로 따져도 주요 도시를 겨우 연결할 수 있는 수준이였음.
머큐리의 경쟁 상대였던 보잉 737 오리지널 중 하나인 737-200이
4,300km을 날아갈 수 있었던 걸 보면 말 다했지.
이런 하나의 거대한 단점을 안고 시장에 나온 머큐리는 말 그대로 대폭망.

사진에 나와 있는 항공사인 에어인터가 이 항공기의 유일한 고객이였음.
설상가상으로 프랑스 정부의 자금도 투입된 탓에 에어인터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 항공기를 구매할 수 밖에 없었음.
게다가 이 항공기가 출시된 시기인 1970년대엔 오일 쇼크로 인해 불경기가 찾아왔고,
당시 달러화가 평가 절하되어 각국의 항공사들은 신뢰성 있는 737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음.

최종적으로 다쏘 머큐리는 유일한 고객 에어인터의 주문량 10대 + 시제기 2대를 합해
총 12대만 생산된 체 생산을 중단하게 됨.
사실상의 사망 선고가 내려진 셈.

에어인터가 주문한 머큐리들은 1995년까지 하늘을 날다가 퇴역하게 됨.
이렇게 커다란 실패를 안겨준 머큐리는 다쏘의 영원한 흑역사로 남을 줄 알았으나,
오히려 커다란 결실을 맞이하게 됨.

머큐리의 실패 이후 프랑스도 유럽연합의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와 함께하게 되면서
다쏘 머큐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협동체 여객기를 설계하게 되는데...

이는 737 시리즈의 유일한 라이벌로 불리게 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둔 A320 시리즈임.
어찌보면 다쏘의 노력이 완전히 헛되게 된 것은 아니게 된 셈이다.
지구촌갤러리 코마츠타미나루님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