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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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의 말실수로 제 가정이 파탄났습니다

생각없이 말한 시누나 편드는 시댁이나
그리고 아무리 사춘기라도 그걸 약점 잡아서 아이패드를 뜯어내려는 둘째나
이거 시댁이랑은 인연 끊고 둘째 훈육 제대로 해야겠는데요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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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첫째에게 열등감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도 둘째를 교육시켜야 하는건 맞는거 같아요. 내자식이 저러면 참 마음이 아플거 같네요.
나도 둘째를 잡아야한다고 생각함 영악한거에 동감 저건 어렸을때부터 잡아야 커서도 안그렇기때문 뭔가 둘째가 응?하는 일이 있었다라는건 알겠는데 저런식으로 표현하는건 좋지않음 잡으라는게 진짜 미친듯이 뭐같이 잡으라는건 아니고 단호하게 알려줘야죠 그리고 입양 한 아이들은 어렸을때부터 자연스럽게 내가 입양된게 잘못된것이 아니구나를 알려줘야해요 너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라고 알려주지않으니까 걔도 눈치를 보지
내생각은 좀 다른데... 둘째가 영악하니 단단히 버릇 잡아야 한다? 그전에 둘째 얘기를 좀 들어보면 어떨지.... 각자 다 입장이 있을것 같고 잘못 생각하는게 있다면 아직 바로잡아줄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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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흙수저 첫 결혼기념일 기념_ 현실 결혼 후기
먼저 흙수저의 기준 꼭 이런거 쓰면 그게 무슨 흙수저니 뭐니 말 많던데 3n년 살며 친구부터 일로 만난 모든 사람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이정도면 흙수저 맞다 반박 안 받는다  - 결혼할 때 부모님 지원 X  - 부모님 노후준비 X (매달 몇 십만원 씩 평생 용돈 드려야 함)  - 집 X  - 차는 있으나 일 때문에 있어야 하고 풀할부  - 모아놓은 돈 X  - 학자금대출 O 이 상태에서 결혼했음 모아놓은 돈이 0인 이유는 직장생활 4년 하면서 모아놓은 돈을 부모님 일 커버치느라 싹 털렸고 현타와서 30.9살에 직장 그만두고 그간 짬내서 취미처럼 해오던 일을 프리로 전환했는데 적응기간 동안은 돈 못 벌어서 못 모았다 모으기 시작할 때부터 결혼 준비 시작해서 모으는 족족 결혼 준비 자금으로 들어가서 결국 0인 상태로 결혼한거임 프리하고 개같이 열심히 했지만 6개월간 반 백수로 지내다가 다행히 여기저기 돌렸던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터져서 업계에서 인정 받고 안정적으로 돈 벌기 시작했고 그 돈으로 겨우겨우 결혼했다 지금은 중견 기업 직장생활때보다 3배 이상 벌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다 잘된거긴 하지만 아직도 빚은 산더미임 ㅇㅇ 어쨌든 자타공인 흙수저 개붕이의 현실 결혼 후기 들려준다 1. 결혼 준비에 들어가는 자금 얼마 전에도 개드립에 결혼관련 글 본 거 같은데, 거기서 결혼 준비하는데만 5000만원이 든다고 하더라; 댓글들도 이러니 결혼을 어떻게 하냐는 말들이 많던데 본인 기준 서울권 단독홀 예식장 + 플래너 끼고 청담권 스드메 + 제주도 신혼여행(코로나 시즌이라 동남아 이상으로 듦) 이었는데도 2500이 채 안들었다 솔직히 결혼 준비에만 5천이 든다느니 하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임 상위 1% 이거나 결혼 해보지도 않은 커뮤식 망상 물타기; 가까운 지인이 쌉 상위 1%라 드레스 대여만 천만원에 호텔에서 식 진행하고 신행 유럽으로 갔는데 5천 언저리도 안듦 제발 해보지도 않고 출처없는 정보글에 좌절부터 하지 말길 바란다.. 스드메라는 거 자체가 생각보다 비싸지가 않고 식장은 120% 축의금으로 대관료에 식대 보증인원까지 떡을 치고도 남으니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 심지어 나는 모아놓은 돈이 0이었다니까? 결혼 준비 기간을 1년 잡고 준비하면 백~몇백의 목돈이 나가는 건 3개월에 한번쯤? 그냥 일해서 번돈 고정지출 빼고 싹다 모아놓고 모일때마다 대금 지불하면서 준비했어 돈이 많이 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스튜디오, 식장 등 예약금이나 대금 나가는 돈들이 백만 단위로 때마다 숭덩숭덩 나가기 때문에 미리 목돈 준비 안해놓으면 좀 아프긴 함. 준비할 때 도움되는 팁을 주자면 1) 식장 보러 다닐 때 처음 가는 식장에서 처음 제시하는 금액은 무조건 그 식장의 최대 금액이니까 절대 첫 방문에 계약하지 마라  첫 방문에 계약하면 이것저것 혜택 준다고 하는데 뒤도 돌아보지 말고 옆에 또 보기로 한데 있다고 하면서 나와라  그러면 일주일 뒤에 계약 하셨냐면서 반값부터 흥정 시작한다 2) 흔히 여자들의 로망이라고 하는 스튜디오 촬영에 힘 준거 ㅅㅂ 아직도 개 후회하고 또 후회함 앨범 어디 있는지도 모름  와이프도 나도 아직까지 후회하는 게 스튜디오에 절대 돈 많이 쓴 것  (특히 사진 셀렉할 때 엘범 크기나 두께 얘기하면서 사진 추가하라는 식으로 유도하는데, 사진 10장 추가했는데 60만원 냈다.. ㅅㅂ) 3) 스튜디오 아낀 돈으로 본식 스냅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해주시는 분을 한 분 더부르는게 너 개붕 인생 최대 업적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2. 집은 어떻게 했냐 뭐 우리는 시작을 투룸 오피스텔 월세로 시작했다 나는 태생부터 흙수저긴 했고 와이프는 부모님 노후준비는 되어있으긴 했지만 결혼 때 뭔가 지원을 해줄 정도의 여력은 없으셨다 게다가 와이프는 직장인이 아니고 아직 박사과정 중인 척척석사님이라 벌이도 없었다 결혼 준비시점 기준으로 반백수인 나와 학생인 와이프 사이에 대출이 나올리도 없었고 남들 뭐 청약이니 전세대출이니 갭투자니 뭐니 말 많을 때 우리는 아닥하고 바로 와이프 모은 돈 보증금으로 해서 여기 들어왔다 오피스텔이긴 하지만 신축이기도 하고 투룸에 거실 주방 다 있어서 신혼생활 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이런 우리의 상황을 약간 무시하는 시선이 없진 않았는데 둘다 이런거에 좌절하고 부끄러워 하는 스타일 아니라서 결혼하고 집들이만 10번 넘게 함ㅋㅋㅋㅋㅋㅋ꿀잼 사실 작년 초만해도 전세대출 이자가 막 2~3%대라 월세 내는 게 아깝기도 했지만 아까워도 뭐 안되는 데 뭐 어쩌겠어ㅋㅋㅋㅋㅋㅋ 근데 지금 대출이자 천정부지로 치솓는 거 보면서 타이밍이 참 괜찮았다 싶음 물론 풀옵인데로 들어오느라 월세가 좀 높긴 하지만 뭐 우리는 선택사항이 없었다 그러니까 집 없다고 결혼 못한다? 하고자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둘이 벌면 아파트로 들어가도 월세 충분하다고 생각함 어차피 대출 이자나 월세나 또이또이인 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집이 있냐 없냐보다 중요한건 배우자가 될 사람이 이 부분에 대해서 이해가 가능한가, 그리고 함께 웃으며 지낼 수 있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함 솔직히 친구들 결혼하는 거 보면서 집이 없는건 둘째치고 월세 보증금마저 와이프 모은 돈으로 하는 내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때도 있었는데 와이프가 그런거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응원해주고 기살려줘서 결혼할 수 있었던 거 같다 3. 기타 사항 - 혼수: 오피스텔이 냉장고, 세탁기, 시스템에어컨까지 싹다 빌트인 풀옵이라 가전 따로 안샀고 침대 및 없는 것들만 삼 (올해 이사가는데 다 사긴 해야됨) - 예물예단: 양가 다 여유 없어서 당연히 안하기로 합의봄 - 상견례: 나름 괜찮은데서 했는데 80만원인가 안넘음 - 신행후선물: 명품 이런건 처음부터 생각 못했고 그래도 제주도에서 알아주는 갈치랑 레드향 이런거 보내드림 - 청첩장인사: 그냥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는 거 몰아서 한다고 생각하고 딱히 아끼지 않옴. 돈 많이 쓰긴했는데 그만큼 식때 많이 옴 결국 모아놓은 돈도, 집도 절도 없었으나 어찌저찌 결혼 잘 했음 글로보면 되게 안좋게 했나 싶을수도 있지만 우리 결혼을 지켜본 지인들은 1도 못느꼈을 거임 우리가 평소에 지인들 결혼식 다니면서 보는 평범한 결혼식 어쩌면 그 이상이었고 어차피 돈없으면 전세든 매매든 대출해서 살아야 하는 집 이자 월세로 낸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아쉬운 거 별로 없다 4. 결혼 후엔 어떠냐 커뮤에 보면 남자들은 결혼하면 항상 후회하고 결혼을 말라는 밈 투성이라 나도 솔직히 겁좀 먹었었는데 딱 잘라 말한다 결혼 진짜 꼭해라 개강추고 마음 맞는 사람 만나면 매일 매일이 꿀잼이다 내 결혼생활이 즐거운 이유의 90% 이상은 와이프를 잘 만나서이지만.. 뭐 너네도 잘 찾아보며 잘 만날 수 있을거야 안되면 뭐.. 어쩌라고; 나는 결혼 결심한 게 와이프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솔직히 중견기업 다니던 시절에는 현재 장모님이 언제 결혼하냐고 매번 물어보실 정도로 적극적이셨는데 내가 직장 그만두고 프리생활 시작한 이후로는 오히려 나를 못 만나게 하실 정도였음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일은 안되고 돈도 없고 그지 깽깽이처럼 지내는 내모습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와이프에게 헤어지는 게 좋겠다고까지 얘기했다 그런데 와이프가 들은 척도 안하고 무시하면서 그냥 아무렇지 않게 대하길래 우리가 애도 아닌데 미래도 없는 나를 왜 계속 만나려고 하냐고 물으니까 "오빠 곧 성공할껀데 내가 왜 다음 여자 좋을 짓을해ㅋㅋㅋㅋ"라고 장난 반 진담 반 섞인 저 말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네.. 오히려 심각하게 걱정하고 뜬그룸 잡는 위로가 아니라 가볍게 툭 쳐주는 저 배려가 나한테는 확신이었고 그때부터 진짜 미친듯이 일했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솔직히말하면 외벌이로 지내는데 와이프는 학생이라 나보다 더 바빠서 집안일도 내가 더 많이 할때면 억울할 때도 있고 오래 만나다보니 치고박고 싸우기도 하는데 그래도 내가 그지 깽깽이로 깡통차도 옆에서 같이 차줄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랜만에 쉬는 날인데 와이프 처제랑 강원도 여행가서 집에 없어서 너무 신이나서 그만 막줄 ㅎㅎㅎㅎㅎㅎ
펌) 산제물
벌써 2월이라니 가끔은 세상이 날 속이고 있는 걸까?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신지요.. 새해에 다짐한 것들은 잘 지키고 계시나요? 저는 목표 중 하나는 2023년도 꾸준히 괴담을 퍼오는 것입니다 핳핳 댓글로 저에게 힘을 주십쇼 여러분~~~! “우리 집안의 식구로서, 네 책임을 다할 준비가 되었느냐.” 아버지의 말에 쉬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절름발이 병신이라며 이름 한번 다정히 불러준적 없던 아버지건만 이제와서 자식된 도리, 집안의 도리를 찾으니 그럼요 아버지 소리가 간단히 나올리 없다. 하지만 아버지의 단호한 표정은 내 대답을 독촉했다. “예.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 대답이 내 목을 졸라 죽일 것이란걸 모르진 않았으나 나에겐 거절할 용기도 그럴만한 자격도 없었으니 별 도리가 없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우리 집안은 힘이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 가여운 마을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어 나가겠지. 무슨일이 있어도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우리 가문이 대대로 지켜오던 이 고을을 위해 네가 필요하다.” ‘자식놈 제물로 바치겠다는 말을 참 쉽게도 하십니다!’ 마음 같아선 그리 역정이라도 내보고 싶었으나, 속절없이 목구멍 속으로만 되새길 뿐 밖으로 내보내지는 못했다. 제물이라니. 마을을 살리기 위해 괴물에게 바쳐지라니. 죽는것도 서러운데 이리 기괴하고 허망하게 가다니 기가차서 화도 안날 지경이었다. 아버지께서 내게 죽으라 하시는 것은 몇 달째 계속된 기근 때문이었다. 땅이 힘을 잃었는지 곡식은 영글지 못하고 짐승들은 갈수록 말라가 마을이 죽어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 기근을 해결하겠다 나서셨다. 할아버지 대에서 돈으로 사온 양반 이름 덕에 손바닥만한 고을 하나 덜렁 던져진 주제에 무슨 책임감에 정의감이 있으신 것인지 가진 재산 다 풀어가며 백방으로 손을 쓰더니만 어디선가 찾아온 기이한 장사치의 꾀임에 넘어가 버린 것이다. 구름 한점 없는 날이건만 도롱이 같은 거적떼기를 걸치고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찾아온 그는 담담한 어투로 산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뒷산에 괴물 한 마리가 자리 잡고 앉아 기운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이 일대의 기운을 다 먹고 나면 이제 마을을 덮쳐 오겠지요. 그걸 막으려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어디서 굴러먹던 사기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무엇에 씌였는지 아버님은 그 터무니없는 말을 굳게 믿으셨다. 그럼 이제 제물될 자를 골라야 하는데 자리가 있으니 엄한 마을사람 끌고 오진 못하겠고, 그렇다고 생때같은 친족들을 사지로 내 모는건 어림없으니 만만한 것이 눈엣가시 같던 나였을 것이다. 다리 병신인 나 대신 후계자로 배다른 동생놈을 점찍어 둔지 오래였고, 그걸 위해서는 거슬리는 내가 없어져 마땅했다. “내 그간 무심하기도 했으니 너만 마음이 선다면 네 어미를 극진히 보살피마.” 여우 같은 노친네 같으니... 본처임에도 제대로된 사내조차 낳지 못한다며 첩에게 자리를 빼았기고 평생 고생만 한 우리 어머님. 어머님만 걸고 넘어지지 않았다면 차라리 이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으면 죽었지 있지도 않은 괴물에게 바쳐질 제물이 되겠다 나서진 않았을 것이다. “괴물이 제물을 받고 만족하여 떠난다면 보름도 되지 않아 땅의 기운을 되찾을 것입니다.” 도롱이 놈은 내 속도 모르는지 뜬구름 잡는 소리로 연신 내 신경을 거슬렸다. 그 덕에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린 아버지가 더욱더 미워 보였다. 막상 죽으려 하니 도저히 내키지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기에 겉으론 숭고한 사람인 척. 당당한 척 연기를 하며 도롱이의 통솔하에 죽으러 가는 길의 첫걸음을 옮겼다. 그런 내 뒤로 식솔들과 마을 사람들이 따라주었다. 마침내 모두의 위로 섞인, 안타까움이 섞인 배웅 끝에 마을을 벗어나 뒷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당당히 떠나리란 다짐이 무색하도록 지팡이를 짚고 채 세 걸음을 걷기도 전에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는 나를 붙잡아 주지 않을까 하는 작은 미련 때문이었다. 그저 멀리 공부하러 가는 줄로만 아는 어머니는 역시나 나와 계시지 않았다. 혹여나 눈치채고 일을 망칠까 싶어 가족들이 못나오게 한게 분명했다. 익숙한 얼굴들은 많이 보였음에도 누구하나 날 잡아 세우는 이가 없었다. 늘 상 내게 차가웠던 아버님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간 병신같은 내게 잘해주던 가족들. 싫은 내색 없이 수발을 들어주던 하인들. 그리고 늘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주던 마을 사람들 까지. “대의를 위해 용기를 내준 내 아들을 힘들게 붙잡아 두면 안되오. 다들 돌아갑시다.” 아버님은 그리 말하며 그대로 돌아서서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눈치를 살피던 식구들과 마을 사람들 모두 슬슬 아버님의 뒤를 따랐다. 마지막 순간 보이는 광경이 내게 등을 돌린 채 멀리 사라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라니. 찬양받아 마땅하건만 다들 날 떠나가다니. 서러움에 속이 뒤틀려왔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모든건 어머님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가문을 위해서다. 산길은 절름발이가 걷기에는 너무 길고 험했으나 죽으러 가는 길로는 너무도 짧았다. 도롱이가 일꾼들 너댓명이 끌고 온 곳은 돌탑이 쌓여있는 공터였다. 일꾼들은 부지런히 움직여 돌탑 앞에 멍석을 깔고 날 거기에 앉혔다. 착잡하게 꿇어앉은 내 앞에 하얀 사발 하나가 놓여졌다. “한번에 쭉 들이키시게. 머리가 맑아지고 몸에 기운이 돌 것이니.” 도롱이의 말에 사발을 내려다 보았다. 시커멓게 일렁이는 모습이 아무래도 사약 같았으나 죽으러 왔으니 그리 놀라울 건 없었다. 오히려 제물이랍시고 칼에 베여 피칠갑이 되거나 몇 날 며칠 굶다가 아사하는 것보다는 나아 보였다. 속으로 어머니를 목놓아 불러본 뒤, 주저 없이 사발을 들어 올려 한번에 들이켰다. 쌉싸름한 약제가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자 불길 같은 것이 온몸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머리가 높은 곳을 떠다니는 듯 몽롱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이 그리 불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하늘을 마지막으로 온 세상이 검게 물들었다. 죽었나 싶었더니만 온몸이 쑤시는 것을 보니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팔다리가 다 저리는 통에 신음을 뱉어내며 눈을 떴다. 이미 날은 어두웠고 도롱이도, 일꾼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돌탑 앞에 홀로 쓰러져있을 뿐. 돌팔이 장사치가 만든 약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어머니를 두고 먼저 가는 것이 내심 마뜩찮아 돌아왔는지는 모르지만 난 죽지 않았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이리도 당혹스러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대로 도망쳐 버릴까 하는 생각이 안드는건 아니었지만 아무런 도움 없이 절뚝이는 다리로 산길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꼼짝않고 누워서 죽음을 기다려야 할까? 새삼 비참한 기분이 들어 몸을 일으킬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주변을 돌아보았다. 산짐승 소리, 바람 소리, 스산하게 우는 밤새소리에 스멀스멀 겁이나기 시작했다. 차라리 얌전히 죽으면 좋았을걸 이리도 추잡하게 살아남다니. 무서움을 떨쳐내려 몸을 웅크리고는 머릿속으로 온갖 잡념을 떠올렸다. 좋았던 것만 떠올려보자. 마음이 화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하지만 떠오르는 기억이라곤 내게서 떠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뿐이었다. ‘그래. 어서 가서 죽어라. 절름발이 병신이니 그렇게라도 써먹어야지. 네가 죽어야 우리가 사니 기쁘게 죽어라.’ 그들의 등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러움이 사무쳐 들어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다 못해 이를 악물고 눈을 떴다. 이대로는 죽을 수는 없다. 어머니.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다른 이들과 떠나는 대신 내게 달려와 가지 말라 붙잡아 줄게 분명한 어머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검고 뜨거운 것이 일렁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저릿한 팔다리에 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여기 쓰러져 비참하게 죽느니 이를 악물고 돌아가리라. 다시 제물로 바쳐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머니의 얼굴만은 보고 가리라.’ 비틀거리며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났다.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걷는건 문제가 없었다.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힘이 붙어가고 있었다. 걸을 수 있다. 돌아갈 수 있다. 오늘 처음으로 느껴보는 희망이었다. 난 후들거리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점차 속도를 더했다. 늘상 절뚝거리는 다리도 오늘만큼은 놀라우리 만치 가벼웠다. 오히려 움직일 때마다 몸에 기운이 들어오는 듯 신명나게 발을 놀릴 수 있었다. 올때는 비틀거리며 죽어라 오른 산길이건만 지금에 와서는 비호처럼 뛰어내려 갔다. 이런 기분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마을로 내려오는건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제일 먼저 어머님을 뵐 것이다. 멀쩡해진 이 두 다리로 어머님을 업어드리고 곧바로 아버님을 찾아가 당당히 정신을 차리셔야 한다 말할 것이야. 괴물 따위는 없으니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라 말씀드리겠다.’ 마음속이 자신감과 용기로 가득했다. 그간 터무니 없음에도 거절도 못하고 죽으러 온 어제의 내가 우스워질 지경이었다. 너무 기뻐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경으로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마을로 들어선 그 순간, “괴물이다!!!” 어디선가 들려온 고함소리와 함께 낫과 농기구를 든 사람들이 날 에워쌌다. 그 중심에는 아버님이 있었다. “네놈이 땅의 기운을 전부 빼먹던 괴물 놈이구나. 그래. 제물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게야.” 괴물이란 말에 혼란스러워 하며 내 몸을 내려다 보았다. 기괴하게 뒤틀리고 검게 변색된 다리. 통나무처럼 두텁고 단단한 몸. 다급히 내려다본 손 역시 꼭 숯을 뒤집어 쓴 것 마냥 새카맣게 변해 있었고 돌로 마구 으깨놓은 것 마냥 뒤틀려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그 장사치의 약은 이를 위한 약인 듯 했다. “심장을 도려내는 기분으로 내 피붙이까지 바쳤건만 끝내 욕심을 부려 우리 마을사람들 마저 해하려 하니 내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내 기필코 네놈을 도륙내어 아들의 원수를 갚고 이 땅의 기운을 돌려놓겠다.” 아버님은 기합을 내지르며 내게 창을 내질렀다. 다른 이들 역시 저마다 소리를 쳐대며 내게 날붙이를 휘둘러 대기 시작했다. ‘아버지! 접니다. 전 괴물이 아닙니다. 살려주십시오.’ 목이 터져라 소리쳐 봤지만 나오는 소리라고는 그릉 거리는 짐승의 울음소리 뿐이었다. 살기 위해 휘두른 팔에 몇몇 장정들이 쓰러졌지만, 그 때문에 흥분한 이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어 졌다. 낫에 베이고, 창에 찔리고 칼에 베이길 수 차례. 수십의 성난 장정들을 나 따위가 버텨낼 도리가 없었다. 결국 아버님이 내지른 창에 가슴이 꿰뚫린 채 숨을 헐떡이며 쓰러졌다. “모두 물러나라. 내가 직접 끝장내겠다.” 사람들을 물린 아버님은 칼을 빼 들고 내 목을 겨누었다. 칼을 높이 들어 올린 아버지는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미안하다 아들아. 이 역시 마을을 위한 일이다. 용서하거라.” 힘겹게 고개를 돌려 아버님을 올려다 보았다. 편치 않은 표정의 아버님을 보니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아버님은 장사치에게 속은게 아니다. 그저 미리 입을 맞추었을 뿐. 기근은 막을 방법이 없으니 면피를 위해,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조금은 과격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기운을 주려 한 것이다. 그에 따라 희생이 필요하니 가장 쓸모없는 것을 버린다. 아버지답게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아버지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날 향해 칼을 내리쳤다. 출처 : 웃긴대학, neptunuse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molumolu @steven0902 @dodu66 @bydlekd @mandarin0713 @rareram3 @coroconavo @zlem777 @eggram @dhrl5258 @psycokim8989 @newt207 @sunmommy2 @WindyBlue @lucy1116 @greentea6905 @lkb606403 @jiwonjeong123 @hyun81082988 @oldamn @kimsang87 @bagopa @pshyeon0411 공포 소설, 괴담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남겨주십쇼 괴담 업로드 시 아이디를 태그해드립니다. 오늘도 즐감하셨다면 댓글 하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