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는 달의 사람과 새벽의 사람
여름의 사람과 꽃의 사람
등 뒤의 뭔가와 같은 사람이나
없다 할 발톱의 무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밖의 여러 곳의 기억하라 말하는 간판처럼
파일명 같은 작은 단서들로만 남은 사람들도 있죠
제목을 클릭하면 한편의 영화가 재생되기도 하듯
기억은 효율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다 작게만 남아있지만
때로는 한편의 영화를 다 꼼짝없이 바라봐야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더욱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이어야 하겠다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나도 더욱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 바라보게 되는 것이구요
스쳐가는 단서들마다 나의 체취를 덮어 나만 기억하게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불꺼진 극장을 같이 손 잡고 나가는 사람은 기억되질 못할 순간들도 우리 모르게 서로 채워주고 있는 것이니까요
함께 할 수 있다면 언제나 함께 하십시다 때로는 나만의 너가 아닐 지라도 그리고 그 반대에라도
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