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를 아시나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를 보고 왔습니다. 4DX 3D는 처음이었는데, 팝콘과 콜라는 사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흔들리고, 맞고, 쐬며 미지의 세계를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무난하게 볼 정도였습니다. (앤트맨이 제일 재밌었...) 주소: 경기 부천시 조마루로 15 상동호수공원 성인 요금 3,000원, 부천시민(외 자매도시)은 1,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진한 힐링을 할 수 있는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를 다녀왔습니다. (참고: 반려동물 출입금지) 정문을 열고 들어섬과 동시에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최근에 다녀온 온실도 좋았는데, 그것보다 크고 다양한 식물을 본 까닭입니다. 많이 보고, 찍고, 느끼고 온 이야기 시작합니다. 입구 오른편에 수피아 카페가 있어 짐을 풀거나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습니다. 1,2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서가도 있습니다. 2층 창문을 다 열어놔서 개방감이 있어 좋았습니다. 2층의 곡선으로 난 스카이워크(길이 190m, 폭 1m)를 걷습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초록으로 가득하여 편안해집니다. 큰 야자수 잎 위에 손바닥을 펼쳐 크기를 가늠해보고, 열매와 구성 등 전체적인 식물원을 바라봅니다. 총 430종 28,000본의 개체가 있는 이곳에서 눈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나비의 몸짓을 닮은, 본연의 색을 내고, 피고 지는, 살아있는 꽃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얼마든지 고개를 숙일 수 있습니다. 마음속에 홀로 자리하고 있던 나무가 기쁘게 흔들립니다. 볼수록_있을수록-거닐수록 잎이 돋아납니다. 맑게 웃는 사람들의 미소가 공기마다 스며듭니다. 떨어지는 물소리가 시원합니다. 한정된 유랑이 자유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웃음의 뒷모습을 숨길 수 없습니다.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카페 옆, 테마온실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 중입니다. 카멜레온과 놀다가 낼름 낼름 놀다가 자리를 옮깁니다. 평소 걸음이 빠른 편입니다. 빨리 감기가 느려질 때는 좋은 것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걸음이 느려지다가 멈춘 채, 보고 싶은 만큼 보고 움직입니다. 주체적인 걸음입니다. 수많은 종의 고사리와 야자를 보며 걷는 길이 안온합니다. 똑같은 형태가 없기에 동일한 풍경, 일상은 없습니다. 훗날 집을 짓게 된다면 올리브나무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정의 보호수 같은 느낌에 기댄 채 살고 싶습니다. 인생의 휴식기에 휴가를 의미하는 야자수를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매일 흔들리고, 갈라지고, 터진 채 시들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존재 속에서 위로받은 시간이었습니다. 2023년 계묘년, 봄의 계절을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