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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스압)(발암)(극혐)복학생 선배.txt

1 전역하고 동아리 첫 회식자리를 가졌다. 내앞에는 풋풋한 새내기 여학생들이 앉아있다. 나는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선배라고 하지말고 오빠라고 불러~ 난 어색한거 싫거든..ㅎㅎ" 어색함을 깨기위해 나는 불편한듯 앉아있는 새내기들을 향해 말했다. "아..네.." 새내기들이 조용히 말했다. 그중에 한명의 얼굴에 어딘지 어색하지만 미소가 지어진것을 난 놓치지 않았다. 분명 쟤네도 오빠란 소리가 더 좋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근데 너는 이름이 뭐니?" 내 바로맞은편에 앉은, 새내기중에 제일 괜찮은 애한테 물었다. "아.. 민희에요. 김민희." 조용히 말하는게 앙증맞았다. 아무래도 군대까지 갔다온 오빠가 앞에 있어서 수줍은 것이리라. 나도모르게 흐뭇해졌다. "그럼 내 이름은 뭔지알아?" "아 선배이름이요?.. 잘.. 모르겠어요." "선배라고 하지말고 오빠라고 하라니까? 너희도 그게 편하잖아 ㅎㅎ 내가 아니라 너희들때문에 그래~ 너희도 그게 편하잖아 그치? 근데 신학기도아니고 4월인데 선배 이름도 몰라?ㅎㅎ" 여기가 군대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선배이름정도는 외워야 하는게 아닌지 기분이 조금은 불쾌했지만 군대병걸려서 온것이 아니란것을 보여줘야했기에 웃으며 말했다. 새내기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무슨 눈치를 보낸다. 뭔가 기분이 나빴지만 후... 내가 참아야지 뭘어쩌겠나. 세상물정모르는 새내기들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나는 계속 고기를 구웠고 앞에앉은 새내기들은 아무말도없다. 근데 내 옆자리에 신입생 남자애가 앉아있는것이 아닌가. 언제부터 앉아있었지? 처음부터 있었나? 근데 얘는 내가 고기굽는데 가만히 있나? 내가 군대를 갔다와서가 아니라 이건 예의의 문제다. "야" 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걸 강하게 어필하는 투로 가만히 있는 남자애를 부른다. "네?" 남자애가 작게 멍한 말투로 대답한다. 아.. 이자식은 정말 맘에 안든다. "넌 아무리 그래도 선배가 고기굽는데 너가한단 소리 한마디는 해야되는거 아니냐?" 2 그렇게 어색한 상견례가 끝나고, 모두가 고기를 먹으며 둘어낮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얘기를 하고있었다. 그래, 이게 진짜 복학생활이지. 난 기분이 흐뭇해졌다. 옆에있던 눈치없는 남자신입생놈은 나한테 따끔하게 혼이 난 후로는 계속 열심히 고기를 굽고있었다. 그래도 첫인상만 안좋았지, 열심히 하네. 앞으로 동아리생활하면서 이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너랑 민석이는 나라지킨다고 고생했어. 한잔 받아라~" 한학번 위인 누나가 나와 민석이한테 술을 따라주면서 말했다. 민석이는 내 동아리 동기인데 나보다 몇달일찍 전역했다. 동아리원들이 그래도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박수를 쳐주었다. 어깨가 으쓱해졌다. "어휴 고생은요." 민석이가 너스레를 떤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말 애들이 군대가 고생 안하는곳이라고 알면 어쩌려고 저러는 건가. "어휴.. 이병때 생각만 하면..죽을것 같아요 아직도.. ㅋㅋ" 나도모르게 이병때 이야기가 나와버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실인것을. "이병때 안뛴다고 선임한테 털렸을때 생각만하면 아직도 눈물이 앞을 가려요 그냥" 정말 군필이 아닌사람은 모른다. 짬찌의 서러움을. 애들의 표정을 보니 공감하는 표정이 아니다. 뭔가 억울하다. 같이 공감을 할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 공감하게 만들어줘야겠다. 민석이는 뭔가 눈빛을 나한테 보내는거 같지만 뭔진 모르겠다. "막 들어가면 짬선이라고 있거든요? 이병은 피엑스 맘대로 못가고 일병은 사지방못하고 그런게있어요..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거 있잖아요 자유권이라그러나? 그런걸 막 제한하는데 진짜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못누리면서 산다는게 얼마나 비참한건지를 그떄느꼇어요." "자 자 그래 우리 고생했지. 그런의미에서 짠~" 민석이가 내 말을 막으며 건배를 했다. 뭔가 울컥했다. 저놈은 짬선이고 뭐고 없는곳에서 군생활을 한건가? "잠깐만 그전에 내말좀 들어봐. 너도 다 겪은거 아니야? 좀 말좀 해주라고! 내가 유세떨고 싶은건 아닌데 그래도 객관적으로 알려주자 이거지 우리가 겪은걸." 아니다 싶은건 아닌거다. 나는 단호하게 민석이에게 이야기했다. 말할건 말해야된다. 민석이도, 한학번 위인 누나도, 신입생들도 모두 당황한 눈치였다. 하지만 이미 내 끓어오르는 피는 주체할수 없었다. 이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60만 장병들을 위해 하는말이다. 훈련소떄 한기수 아랫놈들 보는앞에서 함성지르고 발굴려 갈때이후로 이렇게 피가끓어오르는 기분은 처음이다. 무슨말을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않는다. 하지만 술기운을 더하여 패기있 말했고, 이제 그 누구도 군대가 안힘들다느니 하는소리는 못하리라. 다들 내 연설에 감동했는지 그 이후로는 다들 말을 잘 하지 못했고, 파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각자 계산을 하고 화장실을 들렀다 나갔다. 다들 무너가 말하는 분위기였는데 내가 나오자 조용해졌다. 다들 조용히 버스정류장쪽 거리를 향해 걷는다. "이제 민희는 어디로 가나?" 가장 괜찮은 신입생인 민희옆에 슬며시 붙어 나는 나지막히 물었다. "아.. 집으로 가요." "어디사는데?" "저 신촌쪽에서 자취해요." "아 그래? 그럼 버스타고 가겠네?" "예..혹시 선.. 아니 오빠는 어디사세요?" "응 오빠는 종로쪽이야~ 같은방향이네 같이 버스타고가면 되겠다~" 민희는 아무말이 없다. 아무래도 수줍어하는게 민희도 싫지않은 눈치이다. 귀여운 아이다. 다들 헤어지고 제 갈길을 갔다. 버스가 왔고 민희와 나는 둘이 버스에 올랐다. 나는 센스있게 먼저타서 두명이요를 외쳤고, 버스비는 2100원이 나갔다. "아.. 저 어차피 환승해야되는데.." 뒤에서 민희가 나지막히 말했다. 아 좀 먼저 말해주지.. 뭔가 핀트가 안맞는 느낌이었지만 나는 괜찮다는 의미로 뒤를 돌아보며 한번 씩 웃어주고 버스안으로 들어갔다. 3 버스는 한산했고마침 뒤에 2인용 좌석도 있었다. 하늘도 나의 고생을 알아줘서 보상을 주는구나, 싶었다. 나는 냉큼 그 자리에 앉았다. 민희는 그걸보고 심하게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 수줍음이 많은 친구였다. “민희야 여기앉아!” 나는 내 옆자리를 톡톡치며 다정하게 말했다. 민희는 정말 천천히 걸어와 내 옆에 앉았다. 아직도 내가 부끄러운건지 계속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다. 이런 어색함을 깨 줄 필요가 있었다. “우리 민희는 과가 어디라고 그랬더라?” “저..국문학과요” “아 국문학과! 소설 좋아하는구나?” “아뇨 그냥..점수맞춰서 온거에요.” 민희는 내 생각보다 수줍음이 많은 듯 했다. 말수가 없는건지 말주변이 없는건지.. 이러면 대학생활하기 힘들텐데.. “민희 뭐 안좋은 일 있었어 오늘?” “네?” “아니 민희가 오늘 말수도 없고 좀 표정도 안좋은거 같길래~ㅎㅎ” “아..아니에요 그런거..” “오빠가 대학선배로서 조언하는데 그러면 대학생활 힘들어져~ 막 서로 어색하고 그래도 말 많이하고 그러면서 친해지는거야 원래~ 그래도 민희는 남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군대에서 그러면 많이 혼나는데 원래 ㅎㅎ” 순간 민희가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말없이 빛의 속도로 엄지를 놀려 어디론가 카 톡을 막 날렸다.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수줍음이 많다고해서 예의가 없는걸 넘길수는 없다. 그렇다고 너무 무섭진 않게. “민희야.”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네?” “오빠가 말했으면 대답이라도 해야지.. 그건 예의가 아니지.. 민희가 아직 사회생활을 못해봐서 잘 모르는구나?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이해해~ 다른 선배가 있었으면 민희 아주 혼날수도 있어요~ㅎㅎ” “아..예..” “그나저나 누구랑 그렇게 카톡하는거야? 남자친구?” “아뇨..” “민희 아직 남자친구 없구나 그치?” “예..” 역시 하늘은 나의 편이다. “그나저나 오빠가 아직 민희 번호 안물어봤네?” 나는 자연스럽게 내 핸드폰을 민희에게 넘겼다. 민희가 또 특유의 동작으로 망설이더니 번호를 찍어줬다. 그번호 그대로 통화를 눌렀더니 없는 번호란다. “없는 번호라는데 민희야?” “아...제가 실수로 잘못 찍었나봐요.” 민희는 다시 번호를 찍어주었고 그 이후로 서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예상외로 수줍음을 너무타는데.. 뭐 차차 풀어나가면 될 것이다. “오빠 저 그냥 여기서 내릴게요. 안녕히 계세요.” 버스문이 열리자마자 민희가 기습적으로 말하고는 후다닥 내려버렸다. 내가 알기로 저기서 환승하는게 아닐텐데.. 내가 잘못알았나? 하여간 수줍어 하기는 ㅎㅎ 나또한 집에 도착했고 샤워를 했다. 뭔가 걱정이 되었다. 나름 밤시간에 혼자 자취를 하는데 무슨일이 생긴건 아닐는지.. 나는 민희에게 카톡을 날렸다. 프사도 본인의 셀카였다. 귀여웠다. 두근두근, -잘 도착했어?? ㅋㅋ- 4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났지만 아무런 답톡도 오지않았다. 나는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무슨일이 생긴게 아닐까? 귀엽게 생긴 민희 얼굴정도라면 음흉한 놈들의 타겟이 될만했다. 이밤에 자취방에 홀로 가다가 봉변을 당한 것인가?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30분이 됬는데도 답장이 안오고 1도 사라지지 않았다.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무슨일이 생긴게 분명했다. 밤거리의 신촌은 취객들도 많았고 이상한 놈들도 많았다. 혼자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후회가 되었다.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마저 받지 않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통화음이 다섯 번에서 여섯 번 정도 되었을까, 전화가 연결이 되었다. “....여보...세요?” 조심스런 민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뭔가 겁먹은 목소리였다. “민희야 괜찮아?” 나는 민희가 겁먹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뭐..가요?” “아니 난 너가 오랫동안 답장을 안하길래..혹시 무슨일 생긴거야?” “...예?” “아니 뭐 수상한 애들이 얼씬거린다던지 뭐 그런거.. 괜찮으니까 말해봐.. 오빠 글로 갈까?” “무슨소리 하시는거에요.. 저 아무일도 없어요..” “정말이야? 그러면 다행이구..한시름 놨네.. 난 또 연락이 안되길래 무슨일이 생긴 줄 알았지~” “그런거 없어요..” “다행이다~ 혹시나 무슨일 생기면 부담갖지말구 연락해~” 뚝.하고 전화가 끈켰다. 뭔가 불안한 일이 있었던건 맞는거 같은데.. 그래도 내가 널 이렇게 걱정해주고 있다는 것 정도는 어필했으니, 오늘은 이정도면 대 성공인 것이다. 나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났다. 나는 공강시간을 이용해 가끔씩 민희에게 카톡을 보내 점심 먹었냐고 물어보았지만 확실히 민희는 점심을 일찍 먹는 스타일인지 항상 점심은 먹은 상태였다. 그리고 오늘저녁, 동아리 총회가 있다. 동아리의 나아갈 방향 같은것들을 토론하고 뉴페이스를 소개하는 자리. 동아리의 중역인 나로서는 아무리 바쁜 복학생이라도 빠질수가 없다. 나는 제시간에 맞춰 동아리방에 들어갔고 사람은 적지않았다. 회식떄는 못본 모르는 얼굴도 있었고... 민희도 있었다. ㅎㅎ 그렇게 총회를 했고 서로를 소개하고 있는데, 6시 15분쯤에 딱봐도 남자 신입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둘이 들어왔다. 녀석들은 한번 고개를 까딱 숙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후..요즘애들은 다 이런가? “야” 이런건 넘어갈 수가 없다. 최소한 지킬건 지켜야지. “너희 뭐땜에 늦었냐?” 5 “아..저희 수업이 늦게 끝나서..죄송합니다.” 후..한숨이 나왔다. “아니 그럼 어찌어찌해서 늦었다,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일 없겠다 말을 해야될거 아니야? 그냥 들어오면돼?” 녀석들은 벙 찐 표정으로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마치 신병을 데려다 놓은마냥. 내가 너무 했나? “아니 그렇다고 너무 얼어있지는 말고.. 그냥 기본만 하자는거지 기본만..서로 지킬건 지키면서 살면 오해도 없고 좋잖아?” 총회떄 나에게 술을 따라 주었던, 한 학번 위인 동아리 회장누나가 나지막히 한숨을 쉬는게 들린다. 누나또한 저런 무개념들은 싫은 것이다. 누나의 서포트를 받으니 어깨가 으쓱해졌다. “괜찮아..다음부터 잘하면돼 다음부터..사람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잖아 그치?” “예..” 신입생을 향한 훈계를 나름 훈훈하게 마무리하며 스스로 대견한 기분이 들었다.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앞으로 동아리가 어떻게 나아갈지 토론을 하고있었다. 뭐 동아리회비가 어떻느니, 학교 지원금이 어떻느니 그닥 와닫진 않았다. 난 그보다 아까 그 신입생 남자애 둘이 딴짓 하나 안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녀석들도 내 시선을 느꼈는지 서로 뜻모를 눈빛만 주고받고는 신병마냥 얼어있었다. 역시 난 아직 죽지 않았어. “그래서 동아리 회비는 신입생 2만원, 재학생 만원으로 하기로 할게요 또 학교에서 지원금 나오는걸로는 엠티를 가던지 회식을 가던지 할게요. 이의없죠? 또 뭐 건의사항같은거 있으신분?” 이때를 기다렸다. 나는 손을 들었다. “어..뭐..건의사항..있어?” 누나가 조심스레 물었다. 회장못지않은 중역인 내가 뭘 건의한다는게 부담스러운건가? 난 권력욕은 없는데 말이다. “아..다른게 아니라 동방에 주전자를 놨으면 해서요” “주..전자?” 민석이 녀석이 머리를 부여잡고, 책상에 약하게 머리를 쓰러지듯 부딪쳤다. 쟨 뭐가 문제지? 내가 말한게 그렇게 잘못된건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군대서건 어디서건 좋은문화는 받아들여야 하는게 맞다. “예.. 제가 군대에서 생활관에 있을 때 주전자를 썼었거든요. 항상 가득 채워놓으면 굳이 목마를때마다 정수기까지 가서 마실 필요도 없구요. 정말 좋은거 같더라구요.” “근데 그러면..그걸 한가득 떠오는 건 누가 하고? 그냥 멀지도 않은데 그때그떄 떠먹는게 서로 편하지 않을까?” “아..그거야 목마른 사람이 자기 떠오는겸해서 가득 떠오는거죠뭐..정 뭐하면 신입생들이 하기로 하죠. 그렇게 힘든것도 아니고.. 아 여자신입생들은 약하니까 남자 신입생들이요. ㅎㅎ 그 정도야 제가 다 생각해놨죠.” 여자신입생을 나름 힘있게 발음하며 난 민희를 쳐다보았다. 알듯말듯하게 한쪽 눈을 살짝 윙크하듯 찡그렸는데 의사표시가 되었으려나. 6 “아..그건그럼 한번 내가 애들의견 물어보고 가격알아보고 결정할게..” “아 그냥 여기서 다수결로 하죠 뭐 물어보고 말고도 없을거 같은데.” 나는 애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다들 느꼈을 것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임에는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주전자를 샀으면 좋겠다?” 나는 말하며 손을 들었다. 근데..나말곤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것이 아닌가? 어..이놈들이? “야, 야 내가 나중에 애들한테 다 물어보고 결정할게. 지금 뭐 신입생도 많고해서 뭐가뭔지 모를거야.” 민석이 녀석이 어르듯이 나한테 말했다. 저놈 말투가 맘에 안들었다. 내가 육군인 저놈보다도 짬은 훨씬 찼는데 말이다. “아니 근데.. 지금 아무도 손 안든거야? 내가 아까 왜 하자고 한지 못들은 거야 다들?” “아니아니 그게아니라 내가 애들 손들기 전에 너한테 말걸어서 그렇잖아 내가 있다가 물어볼게.” “그래 우리가 다 의견종합해서 할게 그건.” 회장누나도 거들었다. 후..그래 신입생애들이 뭘 알겠는가. 나는 분위기를 전환시킬겸 활기차게 말했다. “그럼 총회도 끝났으니까 밥먹고 술이나 마시러 갈까요?” “아니 그냥 우리 밥먹고.. 그래 노래방 가자 노래방!” 회장누나가 말했다. “그래 노래방가자. 그게 낫겠다.” 민석이도 거들었다. 근처 일식집에서 밥을먹었다. 밥먹는 내내 다들 별 말이 없었다. 밥이 맛이 없나? 내가 입대하기전만해도 맛집으로 소문난 일식집이었는데. “왜, 민희 밥이 맛이 없어?” 나는 옆에있는 민희에게 다정하게 물어보았다. 물론 옆에있는건 우연이 아니라 나름의 눈치로 민희옆에 잽싸게 앉은 것이다 ㅎㅎ 아까부터 계속 밥맛이 없는지 먹지도 않고 꺠작꺠작 대는 것이 안쓰러웠다. “아뇨..그냥..” 얼버무리는 민희의 말에도 힘이 없어보였다. “뭐 안좋은 일이 있었구나? 함 오빠한테 말해봐~ 다 들어줄게.” “아니에요 그런거 없어요” 약간의 신경질적인 투가 묻어나왔다. 확 짜증이 일려다가 참았다. 내가 누구 걱정해주다가 짜증까지 받아줘야되나? 여자들만의 그날인가보다 하고 나름 좋게 생각하고 넘겼다. 노래방을 갔다. 노래방을 간다기에 나름 생각해온 곡이 있었다. 이런 순간을 위해 집에서도 몇 번 연습한 노래다. 분위기는 초장에 휘어잡아야한다. 다들 가방을 막 룸안에 놓기 시작하고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첫빠로 리모콘을 집어 노래를 예약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민희에게 카톡을 보냈다. -너를 위한 노래야- 그리고 스크린엔 노래 이름이 떴다. 부활-희야 7 “희야~! 날 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부대에 있을 때 나름 보컬전공인 후임한테 배웠었다. 입대하기 전만해도 음치였던 나는 지금은 최소 평균 이상이다. 나는 내 음색에 취해 이승철이 빙의된 듯 이리저리 손으로 음표를 느끼며 한음절 한음절 토해냈다. ‘정말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이정도면 여자들이 뻑갈겁니다.’ 비록 1년넘게 짬차이가 났지만 난 내후임이 했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걸 알고 있다. 내 자신감은 더욱 북받쳐 올랐다. 민희를 보았다. 민희는 자기 핸드폰을 들고 같이 동아리에 들어온 친구를 붙잡고 뭘 열심히 속닥이고 있었다. 내가 보낸 문자가 널 설레게 한건 아는데 그걸 함부로 남하고 공유하는건 좀.. 그렇지 않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노래를 부르는 중이어서 그러진 못했다. 민희는 동아리 같이 들어온 친구와 일어서서 회장 누나에게 뭘 말하더니, 가방을 들고 나가버렸다. 나는 당황했다. 급한일이 생겼나? 아니면 잠깐 어디를 갔다오려나? 나는 일단 침착하게 노래를 마무리 했다. 아무도 내 뒤를 잇지않았고 침묵만이 내려앉았다. 나는 민석이한테 속삭였다. “민희 어디 간대?” “나도 모르겠다..” 민석이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말할거면 그냥 말하면 되지 왠 한숨을 쉬고 난리야.. 괜히 짜증이 났다. “야 근데 아무도 안이어? 이어야지 뭐하는거야?” 요즘애들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노래를 싫어하나? 싫어해도 일단 왔으면 불러야지 뭐하는건가? “야 안이어? 노래방와서 뭐하는건데?” 나는 괜히 옆에있는 신입생 남자애한테 말했다. 녀석은 못미더운 표정으로 노래를 하나 예약했다. 어, 이놈 표정봐라..? 정말 복학하고 사회적응하기 힘들다힘들다 하는게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가는 기분이다. 그래, 내가 이번만 참는다. 어디 그 태도 얼마나 오래가는지 두고보자. 좋게 가려고 했더니 조만간 선배의 무서움을 보여줘야겠다. 이런 건 초장에 기선제압해야 기어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싸늘한 분위기로 한시간이 지났고 보너스가 나왔다. “우리 그냥 보너스 하지말고 가자..” 회장 누나가 힘없이 말했다. 다들 오늘따라 힘이없네..? 노래방을 나와 거리로 나갔다. 그래 뭐..아쉬운대로 오늘은 참자. 여러 가지 의미로. 집이나 가야겠다. 가는길에 민희에게 무슨일 생겼냐고 물어봐야겠다. 근데 그때 회장누나가 나를 불렀다. 옆엔 민석이도 있었다. “우린 술한잔 하고가자.” “아 술이요? 야 다 와바라 회장누나가 한잔 하자고 하신다!!!” 나는 집으로 가려는 신입생들을 불러모았다. 나름 아쉬웠는데 잘됬다. 술한잔 하면서 신입생들에게 눈치교육정도는 시켜야할것같다. 이건뭐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니.. “아니.. 우리셋이 마시자구..” 8 "아니.. 우리 셋이 마시자구.." 회장누나가 단호히 말했다. 뭔가 둘의 표정을 보니 확실히 할 말이 있는 표정이었다. 뭔지 짐작이 간다. 내가 노래부르고 나서 아무도 내 뒤를 잇지 않았을 때, 누나표정이 눈에 띄게 안좋아진걸 난 안다. 시간약속을 지킨다던지 노래를 잇는다던지 하는 그런것들은 소위 ‘기본매너’라고 불리는 행동인 것이다. 회장누나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나도 짐작이 가는 바이다. 내가 나서서 어느정도 신입생들을 컨트롤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 혼자서는 역부족인게 사실이다. 민석이녀석은 군대를 갔다온건지 공익을 갔다온건지.. 우리는 조용한 술집을 찾았다. 민석이 알바에게 조용히 마른안주에 소주 한병을 시켰다. 둘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나보고 이야기를 시작하라는 건가? “후.. 저도 요즘에 어떡해야할지 막막해요 솔직히.. 제가 신입생떄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무슨소리야?” 민석이 물었다. “야 솔직히 말할게. 난 너가 군대를 갔다온건지 아니면 어디 해외여행을 다녀온건지 모르겠다. 애들이 잘못을 헀으면 그걸 말해줘야지 애들이 다음부터 그런 잘못을 안한다니까? 너가 애가 좀 착하고 그래서 뭐라 못하는건 알겠는데 그러면 나중에 애 들이 위고 아래고 없이 기어오른다니까? 그럴떈 너가 아니라 애들을 위해서 혼낸다고 생각 을 해야돼. 다 애들이 나중에 짬..아니 학년차고 나서 개념있게 행동하라고 이러는거지 우리 가 뭐 우리 좋으라고 한는건 아니잖아 솔직히?” 그러자 회장누나와 민석이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고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솔직히 회장누나도 몇마디정도는 신입생들에게 할 줄 알아야한다. “그래, 내가 군기반장역할정도는 도맡아서 해줄 수는 있어. 근데 누나랑 너도 어느정도는 엄한 분위기를 내줘야 한다니까?” “그냥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누나가 좀 흥분된 말투로 말했다. “우리 동아리.. 그만 나가줬으면 해.” 9 “우리 동아리.. 그만 나가줬으면 해.” ?뭔말인가 이건. “무슨말이에요?” “동아리.. 안와줬으면 좋겠어 솔직히 말해서.” 누나가 이렇게 단호한 모습은 처음봤다. “..왜요?” 민석이 한숨을 푹 쉬었다. “야.. 너 솔직히 신입생때 이런애 아니었잖아. 우리 신입생떄 남자선배한테 밥먹을 때 수저 안놓는다고 한마디 들었을 때 하루종일 씩씩거리면서 뭐 저런 군대물도 안빠진 선배가 있냐고 뭐라 했었잖 아.. 우린 전역하고 나서도 절대 대학와서 군대놀이 하지말자고.. 난 그때 솔직히 너 되게 괜찮게 봤었거 든? 근데 너.. 지금 하는걸 봐바.. 여긴 대학교야 군대가 아니라.. 군기잡고 하는건 이제 그만할때도 됬잖아..” 얘가 뭔말을 하는거지? “무슨소리야? 내가 언제 혼났어.. 그 선배는 또 누구고.. 난 기억도 안나.. 그리고 내가 언제 군대놀이를 했어? 기본만 하자는거야 기본만.. 사람이 동물하고 다른게 뭔데.. 기본적인 예 의는 서로 지켜야 하는거 아냐 솔직히? 서로 비슷한때 입대하고 전역해서 난 너한테 전우애 같은거 느끼고 있었는데 솔직히 너가 이러는거 되게 이상하다.. 난 너가 하는말이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민희가 나한테 다 이야기했거든? 너 만난지 하루도 안되서 밤시간에 시답잖은걸로 막 전화하고 그랬었다며.“ 이번엔 회장누나가? 하아..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무슨소리에요? 시답잖은 거라뇨.. 민희가 혹시 치한한테 봉변당한게 아닌가 제가 혼자 얼마나 불안해 했었는데 그게 시답잖은 거라뇨.. 사람 신변에 관련된것도 시답잖은 거에요?” “민희가 뭐 너한테 무섭다던지 그런말을 했어?” “아뇨” “그럼” “제가 카톡보냈는데 삼십분이고 사십분이고 연락이 없는거에요.. 밤길에 자취하는애가.. 솔직히 선배같으면 걱정 안되겠어요? 아니 그리고 걔가 그런 사적인것까지 다 말했단 말이에요? 미친거 아니에요 걔?” 회장눈나의 얼굴이 흥분한 듯 붉어졌다. “너 진짜 작작해라. 정말 모르는거야 알면서 모르는척 하는거야? 너가 하는말이 말이 되는 것 같아?” “하..진짜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걔가 누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정말 누나가 생각하시는 그런거 아니거든요. 걔 진짜 이상한애네. 저 바람좀 쐬고 올게요.” 나는 말을 쏟아내고는 누가 대꾸할 틈도 없이 밖으로 나갔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호흡이 매우 가빠왔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난 폰을 꺼내 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10 난 폰을 꺼내 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않는다. 두 번해도 받지 않는다. 세 번해도 받지않는다. 난 카톡을 켰다. 이 망할 노란페이지가 너무 오래 걸린다. 난 바로 민희에게 카톡을 날렸다. -전화받아라- -좋은말로 할 때 전화 받아라.- -찾아 가는 수가 있다 진짜 나 너 어디사는지 대충 안다 전화 받아라.- 또 네 번째 카톡을 보내는데 민희에게 전화가 왔다. 순간 당황했지만 심호흡을 한번하고 몸을 진정시킨뒤 전화를 받았다. “여보..” “선배진짜 민희한테 왜이래요?” 민희옆에 있던 그..이름은 모르겠고 민희 친구였다. “야 니랑 말하기 싫으니까 민희바꿔.” “아니 민희가 뭐했는데 자꾸 이러냐구요.” 나는 다시 심호흡을 하고 가까스로 호흡을 억누르며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 오빠 엄청 화나있거든? 너한테 쌍욕하기 싫으니까 민희 바꾸라고 했다.” “민희 선배랑 통화하기 싫대요. 좀 그만 찝쩍 대라구요 제발.” 그러자 민희가 괜찮다며 친구와 대화하는게 들렸다. “선배.” 민희였다. 민희가 하는말을 다 들을 참을성이 없다 지금은. 나는 말을 끊고 들어갔다. “민희야.. 지금 무슨 오해가 있는건진 몰라도 오빠가 굉장히 화나있거든..? 무슨일인지 말해줄래?” “제발 그만좀 연락하셨으면 좋겠어요.” 허 참.. 기가찼다. “하.. 민희가 왜그러는지 몰라도 오빠가 지금 많이 당황스럽네? 뭐 누구한테 이상한 말 들었니?” 누군가가 우리사이를 이간질 시킨건가? 민석이 그놈짓인가? 평소 민석이가 민희를 보는 시선도 어딘지 사심있는 구석이 있어 보이기도 하였다. “혹시 민석이가 너한테 이상한..” “제발 그냥 전화도 하지 마시고, 카톡도 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다 제가 잘못했으니까.. 저 동아리도 이제 안할거니까 매일 점심먹자고 하는거나 밤시간에 전화나 그냥 다 하지말아 주세요. 저 아는척도 하지말아주세요.” “후.. 민희야. 진짜 오빠 화날라 그런다.. 왜그런지 오빠가 알아야..” “아 더이상 연락하지 말래잖아 이 변태같은 새끼야!!!!” 그 생긴 것 같지도 않던 민희 친구년이 다시 전화를 뺏어 나한테 소리를 지른다. “야 너 X발 나한테 지금 변태라고 그랬냐? 미쳤냐? 진짜 나 여자 안떄리기로 맹세했는데 그 맹세 깨는수가있다. 니 지금 어디야? 어디냐고!!!” 더 이상은 통제가 안된다. 변태? 미친년인게 틀림없다. 전화가 끊켰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안받는다. 또 전화를 걸었다. 안받는다.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전화를 걸었다. 끝까지 안받는다. 카톡을 열었다. 마음같아선 핸드폰을 부셔버리고 싶었다. -어디야- -어디냐고- -말해라 진짜- -찾아간다? 어디야- 그때 뒤에서 민석이가 나타나 내 핸드폰을 잡아챘다. “너 진짜 미쳤냐 이새끼야?” 11 그때 뒤에서 민석이가 나타나 내 핸드폰을 잡아챘다. “너 진짜 미쳤냐 이새끼야?” 민석이 나한테 쌍욕을 한다. 순간 혼란스럽다. “뭐?” “작작하라고 했다 x팔 진짜.” 순간 민석이가 무서워졌다. 원래 거의 화 안내는 앤데.. 패기랄까 그런게 느껴졌다. 키도 나랑 비슷한 놈이..군대가기전엔 그냥 순한 놈이었는데.. “니가 민희한테 이상한 말 했냐?” “뭐? 너 진짜 미친거 아니냐?” 회장누나도 뒤따라 뛰어왔다. “그만해 그만..” 회장누나가 나와 민석이 사이를 막았다. “진짜 내가 너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니 진짜 미친놈이다.. 동아리 얼씬도 하지마라.. 또 그러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민석이는 자기 할말만 하고 휙 가버렸다. 회장 누나는 나오 떠나는 민석이를 잠시 번갈아보더니 내가 술집에 놓고 나온 가방을 나한테 던져주고는 민석이를 따라 가버렸다. 회장누나는 나와 떠나는 민석이를 잠시 번갈아보더니 내가 술집에 놓고나온 가방을 나한테 던져주고는 민석이를 따라 가버렸다. 황량한 거리에 나만 남았다. 그새 민희 친구가 누나랑 민석이한테 전화를 한건가? 거리엔 여러 무리들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서로 왁자지껄 떠들며 뭉쳐다니고 있었다. 나만 혼자다. 카톡을 뒤졌다. 불러낼 애가.. 없다. 아오.. 오늘 일진이 왜이렇게 안좋냐.. 걍 똥 밟았다고 생각하자. 훌훌 털어버리려 해도 털어지지가 않는다. 나는 mp3를 꺼내 셔플모드로 재생을 눌렀다. 우연의 일치인지, 부활의 희야가 나왔다. -희야, 날 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너는비록, 싫다고 말해도, 나는 너의, 마음알아~- 비록 싫다고 말해도.. 란 이승철의 메아리가 내 마음속에서 울려퍼진다. 뭔가 오해가 있었던게 아니라고? 정말 내가 싫었던 걸까? 하아.. 오해가 있던게 아닐까? 나는 다시 폰을 꺼내 만지작만지작거렸다. 민희에게 보낸 카톡은 어느새 읽었는지 1이 지워져 있었다. 후..보낼까 말까.. 안볼떈 안보더라도 오해는 푸는게 낫지 않을까? 그래, 아까는 내가 너무 흥분했었다. 침착하게 말하면 오해가 풀릴거 같다. -민희야 미안하다. 내가 잠깐 흥분을 한거같다. 너 친구한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10분이 지나도 답톡이 없다. 1도 안사라진다. -그냥.. 내가 복학하고 뭐가 뭔지 모른 상태에서 행동한게 너한테 상처를 입혔던 것 같다. 따로 너 찾지도 않고 동아리도 안갈테니까 걱정하지마. 그냥 가끔 인사나 안부정도는 묻는 사이가 되었으면 해.. 어색하지 않게.. ㅎㅎ- 그래도 답톡은 오지 않는다. 허 참.. 슬며시 열이 뻗쳐온다. 피해자는 나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하고도 씹혀야 하는가? 난 정말 걱정해주고 위해준 것 밖에는 잘못이 없는데. 여기 사람들 정말 이상하다. 열이 받는다. 민석이가 나한테 한 행동도, 누나가 나한테 소리친 것도 모두 민희탓인 것 같다. 걔가 어떻게 얘기를 하고 다녔으면 둘이 그러겠는가? 사람하나 동아리에서 묻으려고 작정한 짓거리 아닌가? 다시 숨이 분노로 인해 가빠졌다. 지가 뭔데 내 카톡을 맘대로 씹어? -근데..먼저 꼬리친건 너잖아.-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움직여 전송버튼을 눌렀다.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순간 머리를 휘어잡았다. 안돼, 안돼.. 이건 내가 생각해도 아니다. 아제발.. 카톡은 전송중임을 나타내는 표시가 뜨고 있었다. 제발, 제발.. 나는 종참때도 가지 않았던 예수님 부처님을 되내이며 전송실패가 되길 바랬다. 하지만 내가 보낸 카톡옆에는 당당하게 1이란 숫자가 생겼고, 내머리속엔 ㅈ됬다 세 글자가 주기되었다. -완결- 나는 종참때도 가지 않았던 예수님 부처님을 되내이며 전송실패가 되길 바랬다. 하지만 내가 보낸 카톡옆에는 당당하게 1이란 숫자가 생겼고, 내머리속엔 ㅈ됬다 세 글자가 주기되었다. -민희야 이거 내가쓴거 아니야.- 란 카톡을 재빨리 보냈다. 근데 이건 뭔가 더 말이 안되는 것 같다. 내가 안썼으면 누가 쓴단 말인가.. 손가락이 지 멋대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하.. -아니.. 내가 쓴게 아닌게 아니라.. 내가 너무 당황해서 잘못쓴거야.. 미안하다.. -그냥 다 알았으니까 그만하시라구요 제발좀.. 드디어 민희가 톡을 보냈다. 날카로운 비수가 날라와 심장에 꽃히는 느낌이다. -그냥..내가 하고싶은 말은.. 미안하다구.. 그게 다야.. 미안하다..!- -네 알겠어요 다 좋으니까 이유없이 카톡하고 전화걸고 하지마세요. 그래도 아까에 비하면 많이 풀린 느낌이다. 다행이다. -그래.. 난 어색해지는거 싫으니까 안부정도는 하고 인사도 하고 지내자~ -맘대로 하세요. -웅 나중에 카톡해~ ㅎㅎ 그래도 나름 좋게 마무리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봤자 이제 동아리엔 들어갈 수 없겠지만..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군대에서 했던 행동들과 여기서 했던 행동들. 확실히 뭔가 달라져야 했지만 변함이 없게 행동했던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너그러워져도 될뻔 했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고통없인 얻는것도 없다고, 이런 소란을 겪음으로써 난 한단계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군기 안잡고, 부담스럽게 안하기.. 이것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생각보다 쉬운 것이다. 그래.. 내일부턴 새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어차피 동아리도 탈퇴했겠다. 새로운 나로 거듭나느 것이다. 다음날, 전공수업을 들으러 갔다. 동아리활동에만 매진하여 과활동은 많이 소홀했지만, 이제 내가 기댈곳은 과뿐이다. 그래, 무슨 동아리인가. 과 활동이나 열심히 해서 발이나 넓히자. 물론 교훈도 얻었겠다, 부담스럽지 않은 복학생 선배가 되야겠다고 다짐했다. 전공수업은 건물 3층이었다. 복도를 지나가는데 어떤 학생과 나도 모르게 어깨가 부딪쳤다. “엇, 죄송합니다.” 그 학생이 말했다. 딱봐도 신입생이었따. 내가 이런거 구별해내는 능력은 최고인 것 같다. “아니에요 저도 죄송합니다~ ^^” 나는 웃는 낯으로 그 신입생을 대했다. 오늘은 내가 새로 태어나는 날이다. 나는 바뀌었다. “여기서 수업 들으시나봐요? ^^” 웃는낯으로 신입생들과 말을섞는 방법또한 연습하면 좋겠지 ㅎㅎ “아 예.. 혹시 중문학과세요?” 신입생이 물었다. 내가 중문학과인건 어떻게 알았지? “아 예.. 어떻게 아셨어요?” “아 작년에 층별 수업구역 개편해서 이층에서 수업들으시는 사람들은 모두 저희과에요!” “아 그렇구나, 그럼 혹시 그쪽도 중문학과?” “아 예! 반가워요 선배님!” 하하, 이런 우연이.. 과생활을 해보려는 찰나에 구역도 개편되고 새내기도 만나고.. “아 그러시구나..근데..” 후후 웃으면서 나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나는 참 운이 좋다. 그리고 그녀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애초에 왜 선배를 봤는데 인사를 안했어요? 부딪치기전에 저 봤을거 아냐?” “에..?” 녀석은 어리버리 깐다. 이것들 안되겠다.. 기본도 안되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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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합니다.
픽션일텐데 글 재주 좋다
아 항암제 개땡긴다
어제 올라왔었는데 오늘또암걸릴분많겠네요 ㅋㅋㅋ
@jeric 극혐 붙였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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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달 작가] # 따뜻함 #귀여운 상상력 #다양성을 가진 주인공들 겨울이불 (2023) 눈아이 (2021) 당근유치원 (2020) 수박수영장 (2015) 작가 사진에서도 보았듯이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어. 그 이유는  “작가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면 독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익명으로 활동한다”고 이유를 설명했어. 작품 속에서  휠체어를 탄 아이,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 아이를 잃은 엄마 등 연약하거나 소외된 존재를 등장시키곤 해. “힘 있고 강한 것보다 힘없고 약한 것에 더 눈길이 간다”는 작가는, 아이들도 이런 존재를 보며 자라야 한다. 사람은 행복한 시간만 보낼 수 없다는 것을 배우고, 연약한 것에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어. “아름다운 것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것도 알아가며 자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림책에 종종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도 그리는 이유입니다.”  [백희나 작가] # 높은 완성도 #독특한 작업기법 #부드러운 색감과 연출 연이와 버들도령 (2022) 구름빵 (2019) 알사탕 (2017) 장수탕 선녀님(2012)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에는 '달 샤베트'로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을 수상하기도 했어.  너무너무 유명한 작가이기도 해서 설명은 더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해. "제가 바라는 건 제가 만든 그림책을 0세부터 99세까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책이 되는 게 꿈이에요. 하루종일 육아에 지켜서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줄 때 숙제를 마감하는 느낌이 아니라 아이와 양육자가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어른도 양육자도 즐길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았나, 저도 어른이니까 저도 만들면서 즐거워야 하니까요. 제 자신도 만족해야 하니까, 그래서 어른에게도 즐거운 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수지 작가] # 글 없는 그림책 #자유로움 #그림책의 모든 가능성 실현 여름이 온다(2021) 강이 (2018) 선 (2017) 파도야 놀자 (2009) 이수지 작가는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작가야. 그림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수지 작가는 알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야!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은 글이 없는 게 특징이야. 그만큼 그림에 담는 메세지의 울림이 크기도 해. - 작가님에게 그림책이란 뭔가요? "자유예요. 어떤 그림책은 읽는 데 3분밖에 걸리지 않아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책에 몰입했다가 빠져나올 때 어린이든 어른이든 큰 행복과 자유를 느낀다고 봐요. 저는 그림책을 보면서 이야기 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기분을 느껴요.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에요. 그림 작업은 제게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인 동시에 자유를 선사하는 일이죠." 출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쓴 문지원 작가가 18살 때 고등학교를 자퇴하면서 썼던 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쓴 문지원 작가가 18살 때 고등학교를 자퇴하면서 <당대비평>에 썼던 글. 지금 - 학교는 반드시 붕괴되어야 한다. 자퇴한지 넉 달이 지난 지금, 나는 영등포에 있는 하자센터(서울특별시립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영상 디자인 작업장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자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배우는 동안 내가 얻은 것은 '세상을 낯설게 볼 줄 아는 힘'과 '혐오할 것을 혐오할 줄 아는 예민함', 그리고 '나의 언어'이다. 십 년이 넘는 학교생활 동안 내 몸은 온통 싫다고, 여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나의 교육 받은 이성은 그걸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했다. 언론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대고 있는 제도교육의 모순에 관한 이야기는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다 죽은 말이다.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의 입에서 학교의 역겨움과 남성주의와 안이함과 무지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올 때,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언론과 학교에 의해 세뇌된 죽은 언어가 아니라 스스로의 가슴으로 느끼고 찾아낸 자신만의 언어일 때 학교는 쓸모 있는 배움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다. 이제, 힘겹게 찾은 내 언어로 말한다 -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늙은 아버지들이 당대비평을 내던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 자체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왜 아버지를 비판할 수 없나? 나는 왜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야만 하나? 나는 왜 아직도 아버지의 인생경험에 근거한 삶을 살아야만 하나? 아버지와 다른 꿈을 꾼다는 이유로, 아버지와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이유로, 나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이해와 동의를 빌어야만 하며, 그 모든 짐을 혼자 져야만 하나? 아버지는 세상을 잘 알아서? 아버지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서? 이유는 하나뿐이다. 아버지는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라는 이름 뒤에 쌓인 권위의 무게와 전통은 너무나 엄청난 것이어서 그 내용이야 어떠했든 나는 존경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앞에서 "내가 학교에 안 가려고 발버둥쳤던 건 거창한 명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학교가 너무너무 싫고 내가 더 이상 적응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다만 인정하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나로 하여금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그것은 바로 학교의 권위다. 그것도 현실을 편견 없이 볼 줄 아는 능력 따윈 잊어버린, 다양한 생각과 언어를 길러내는 힘 같은 건 알지도 못하는, 무능하고 늙은 권위다. 그리고 아직도 학교 안에 있는 수많은 '나'들은 권위의 족쇄에 온 몸과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힌 채 괴로워하고 있다. 또는 착각하고 있다. 이제, '나'들의 언어를 찾기 위해 말한다. '나'들은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나'들은 스스로의 몸으로 삶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나'들은 스스로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나'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나'들의 이야기를 인정해야 한다. '나'들이 숨쉴 수 없는 사회, '나'들이 깨달을 수 없고 성장할 수 없는 사회, '우리'가 아닌 '당신'이 지배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학교라면, 학교는 반드시 붕괴되어야 한다. 전문은 여기에서 와 18살에 이런 생각을 글로 . . *_* 우영우 속 방구뽕이 자캐였다니 !
미안하지만, 네 불행엔 아무도 관심없다.
이 세상의 행복의 총량이란 것이 정해져있어서 누군가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행복할 만큼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는가? 자신은 나름 좋은 사람으로 범법 행위 하나 저지르지 않고 열심히 살아보려 아등바등 거리고 있는데, 무심한 하늘은 그런 나를 방관하기는커녕 네가 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사지로 몰아넣으며 시험하는 것 같은가? 세상의 모든 사람과 뜻이 나를 적대시하고 느껴지는가? 그래서 그런 구구절절한 사연을 들어 주고, 위로해주고, 기운 내라는 말을 해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안타깝게도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너의 불행에 티끌만큼의 관심도 없다. 너의 불운에 대하여 귀를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은 단 두 부류로만 나눠질 뿐이다. 첫 번째는 너의 찌질한 삶에 쓸어있는 곰팡이를 보면서 자신의 삶은 그래도 이것보다는 나아 다행이지 않냐며 위안을 삼을 사람들, 두 번째는 시간당 몇 만 원에 육박하는 상담비를 받고 직업 삼아 네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사들이다. 네 슬픔, 네 억울함, 네 풀 죽은 모습은 어느 누구의 감정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동정심은 남의 불행에 선처를 베풂으로 인해서 얻는 개개인의 알량한 자기만족 수단 행위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가? 너는 또 네 불행을 팔아 남들의 위안이 되고자 하는가? 세상이 관심이 있는 것은 네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는지 따위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표면적인 위로에 너의 불행은 더욱 초라하고 싸구려가 돼버릴 것이다. 사람들이 너를 자각하기 시작하는 것은 네가 불행에 침식될 때가 아니다. 닥쳐오는 모진 한파에 운명을 순응하듯 그대로 얼어붙어 눈 밑으로 소리 소문 없이 고꾸라지는 네 모습이 아니다. 세상은 네가 만들어 내는 소음에 주목한다. 네가 불행에 맞서 내는 악에 받친 씩씩 거림에 화들짝 놀라 돌아 본다. 모든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순응하는 네 모습이 아니라, 부당하다며 있는 대로 깽판을 부리며 난리를 치는 네 모습에 너의 불행을 돌아볼 것이다. 부당하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미치광이처럼 날뛰어라. 협잡꾼처럼 세상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흥정하려고 달려들어라. 3살박이 어린아이처럼 길에 나동그라지며 울고불고 소리를 꽥꽥 질러라. 도살장에 끌려가는 투견처럼 이빨을 다 드러내고 으르렁거려라. 세상에서 제일 무식한 사람처럼 왜라고 계속 물음표를 붙이며 꼬치꼬치 캐물어라. 네 불행을 못 살게 굴어야 한다. 네 불행이 너에게 넌덜머리가 나도록 지독하게 치대야 한다. 계속 이유를 묻고, 몸싸움을 걸고, 화를 내고, 울부 짖으며 부당하다고 표현해라. 불행한가? 그렇다면 하소연할 상대를 잘 못 골랐다. 운명에 흠씬 두들겨 맞아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그대로 나동그라져서 뒤져버렸으면 하는 세상에 보란 듯이 다시 어기적거리고 일어나 분에 겨운 소리를 질러라. 어차피 세상이 바라는 것은 운명이라는 것들은 매듭을 천장에 매달아 놓고 너 스스로 걸어가서 교수형에 처하길 원하는 간교한 뚜쟁이들의 고급스러운 표현일 뿐이다. 보란 듯이 네 앞에 걸려 있는 교수대를 발로 걷어차고 침을 뱉고 우악스러운 두 손으로 갈가리 찢어 놓아라. 찢기 않아도 물어뜯어라. 절대, 네놈들 뜻대로 내 두 발로 스스로 교수대로 걸어가 목을 매다는 일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라며 비웃어 줘라. 네 불행 앞에서 비웃고 침을 뱉고 비아냥거리다가 쥐어 터진 몰골로 교수대를 등지고 다시 걸어 나가라. 네 불행은 위로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난봉꾼들 놀음에 상식적인 인과관계를 도출하는 미련한 행위 좀 멈춰라. 그저 한번 크게 비웃고, 교수대에 걸린 동아줄이 먼저 썩나 내 몸이 100살이 넘어 먼저 문드러지나 내기를 해보자며 다시 가던 길을 가라. 그것이 네가 네 불행에게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이다. 네 불행에 침을 뱉고, 야유를 퍼붓고, 욕지거리를 퍼부어라. 그들이 너에게 질려서 오던 발걸음도 되돌릴 만큼 지독하게 투쟁하라. ----- 굉장히 와닿는 글이라 감명깊게 읽었는데 출처가 불분명하게 커뮤를 떠돌더라고요 - 이 불행을 깨고 나올수있는 것도 결국 나 ! 이악물고 이겨내자고요 😬💪
시즈오카현의 흥미로운 이야기 (feat.녹차)
전근대 일본의 고속도로, 도카이도는 1601년 마련된 에도와 간사이 지방을 잇는 약 500km의 길 이 길을 따라 53개의 역참(휴게소)가 세워졌고 수도를 향한 행렬이 통하며 역참 근처로 상업이 크게 발달하게 되는데 현재의 도카이도 신칸센과 1번 국도도 거의 이 길과 비슷한 경로를 따라간다 참근교대(参勤交代)를 위해 가는 다이묘 행렬이 도카이도를 따라가다보면 여러 고개들도 난관이지만 가장 큰 장애물이 가로막는데.. (참근교대 :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볼모로 잡아두고 다이묘가 없을 때는 아내나 자식 등 친족을 에도에 보내 견제하는 제도, 에도까지 가는데도 돈이 많이 들어서 재정적 부담도 듦) 바로 시즈오카현 시마다시의 오오이 강이다 이 강을 기준으로 당시 지명 상 도토미국과 스루가국이 나뉘었다 미나미알프스에서 발원해 스루가 만으로 빠지는 이 강을 건너기 위해선 인부들을 이용해 도하해야했다 이 강을 사이에 두고 에도 방향으로는 시마다(島田)쥬쿠 쿄토 방향으로는 카나야(金谷)쥬쿠라는 역참이 있었다 이 강을 건너고 23개의 역참을 지나면 에도 니혼바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동 인구가 많았지만 오오이 강에 다리가 생기진 않았고 천 명이 넘는 인부가 강을 건너는 일에 종사하고 있었고 이 산업이 막부에 바치는 세금도 쏠쏠했다 에도 시대 중기 이후에는 일반 여행객들의 수요도 늘어 서민들은 가마가 아닌 인부에게 목마를 타고 가기도 했다 오오이 강은 수심이 깊진 않지만 물살이 빨라 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가면 위험했다 강의 수심에 따라 도하 비용은 달라졌는데 (위험 수당) 강의 수심이 136cm가 넘으면 '가와도메'라는 도하 금지령이 떨어졌다 1년 중 50일 정도는 도하가 금지되었고 최장 28일 간 도하가 금지된 기록이 있다 오오이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카와카이쇼라는 티켓 오피스에서 티켓을 사야했다 1인 가마는 네명, 2인 가마는 여섯 명, 다이묘들이 쓰는 렌다이 가마는 스물네명의 인부가 필요했다 시마다의 인부들은 1번부터 10번까지의 쉼터에 모여 대기하며 얘기를 하곤 했다 인부들은 수요가 많아지자 힘들어져서 인부 개인이 하루 최대 3번 도하하게 제한을 두었다 오오이 강의 도하 제도는 메이지 정부 출범 후 3년 뒤인 1870년에 강에 배를 띄울 수 있게하며 인부들은 졸지에 다 실업자가 되었다 배로 강을 건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1879년엔 강에 목조 다리가 건설되는데, 이 다리가 바로 897m 길이의 '호라이바시' 기네스북에 등재된 가장 긴 목재 다리이다 한편 근대 일본에 처음 해군을 만든 카츠 카이슈는 1860년 서양을 돌아보고 일본의 차가 상품 가치를 갖겠구나 생각해 1869년 시즈오카 마키노하라 일대에 1,425ha의 녹차밭을 개간하게 명령한다 도하 산업을 잃은 시마다의 인부들도 1873년부터 이 녹차 산업에 뛰어들어 30ha의 녹차밭을 개간하며 지금의 시즈오카 일대는 녹차로 유명한 지역이 되었다. 일본여행-관동이외갤러리 비기뇽님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