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tama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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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한 그릇

이 세상 살아감이 고작 국밥 한 그릇 때문이랴만 시장통 비집고 그 끝에 자리 잡은 단골 국밥집에서 염치없이 흐르는 콧물 훔쳐가며 김 솔솔 피어나는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 입 안에 밀어 넣으면 어찌나 행복해지는지 자칫 내 사는 까닭이 이놈 때문인 줄로만 알았다. 국밥 먹으며 인상 찌푸리는 못난 놈 있던가? 밥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국물이 세상살이에 시려진 내 속 어루만지니 고단함도 눈 녹듯 허물어진다 쏘주 한 잔 함께 있으니 나라님도 부럽지 않은데 하루가 국밥 먹는 시간만 같았으면 하고 택도 없는 희망을 품다 헛기침만 켁켁거린다. 빈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좀 더 가볍다.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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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 시장에 가서 순대국밥 하나먹고 싶네요 ㅎㅎ
든든해지는 글입니다. 화이팅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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