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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고대 황제의 일생

남미에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옛날에 꽤 잘나갔던 잉카 제국이란 문명이 있었다.
이 잉카제국의 왕은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저리가라 할 정도로 절대적인 권위를 자랑했다
아마 역사상 가장 신성시된 왕이 아닐까 싶은데 그 파라오도 신이 거하는 '집' 정도의 취급을 받았는데 잉카왕인 사파 잉카는 그냥 태양신 그 자체였다

근데 현대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이 권위 때문에 사파 잉카들은 조온나 귀찮게 살아야만 했다.
잉카 친구들은 사파 잉카가 태양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존나게 귀찮은 풍습을 강요했다
태양의 특징이 뭘까 밤이 되면 사라졌다가 다음날 다시 떠오른다는 거지
잉카 친구들은 이걸 태양이 매일매일 새로 태어나는 거라 믿었다
그래서 태양 그 자체인 사파 잉카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믿었음
일단 사파 잉카의 손이 닿은 것들은 그 즉시 모조리 태워버렸다
왜냐면 태양이니까
사파 잉카가 입은 옷은 그날 하루가 저물면 태워버렸고 왕관도 신발도 벨트도 모조리 마찬가지다
몸에 걸친 것 뿐만이 아니다

사파잉카가 만진 모든 것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길 가다가 커여워서 강아지라도 쓰다듬었으면 유감스럽게도 그날로 보신탕행이다

퍼질러 잔 침대도 마찬가지다
장신구는 물론이고 조각상이나 장난감까지 사파잉카가 하루 이상 가질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자기 발로 걸어다닐 수도 없었다
태양이 니 발로 걸어다니는 거 봤냐는 잔소리 들으면서 무조건 가마타고 다녀야 한다
심지어 자기 궁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화장실 가고 싶어도 일단 가마꾼부터 불러야 한다
당연하지만 아이 컨텍트도 불가능하다
태양을 똑바로 바라보면 눈깔이 타버리니까 저희같은 버러지들은 감히 황제를 볼 수가 없다면서 사파잉카를 만나는 사람들은 절대 얼굴을 보지 않았다

심지어 최고위 종교지도자나 정치인도 똑같다
이것만으로도 존나 외로울 거 같은데 심지어 대화조차도 직접 못했다

아아니 어디서 태양이 저희같은 무지렁이들이랑 직접 야부리를 털려하십니까 통촉하셔주시옵소서 이 태양새끼야 소리를 듣는 사파잉카였다

사파잉카의 대화법은 진짜 존나 귀찮고 구질구질했는데 일단 사파잉카의 말을 듣는 역할만 하는 '챠스키'라는 직책이 있다.
챠스키는 원래 전령 비스무리한 직업인데 사파잉카의 '말'만 나르는 챠스키가 따로 있음.

근데 이 챠스키가 한 명만 있는게 아니다.

듣는 챠스키, 말하는 챠스키, 달리는 챠스키, 챠스키의 챠스키, 챠스키의 대리인 등등 존나 많은 챠스키 새끼가 헬조선 유통구조만큼이나 겹겹히 겹쳐있었다.

사파잉카가 말을 하면 듣기만 하는 챠스키가 일단 듣고, 그 다은 그 챠스키가 말하는 챠스키한테 가서 전달하고, 그 챠스키가 달리는 챠스키한테 가고, 달리는 챠스키가 달려서 챠스키의 챠스키한테 가고, 그 챠스키가 최종적으로 듣는 놈의 대리인에게 말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이 지랄을 하니 담배 한대 태우러 피라미드 옥상 가자는 대화 두줄 나누는데 하루종일 걸릴 정도였다
이쯤에서 궁금해할 섹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
한 번 손댄 건 그걸로 끝이라면서 여자는 어떻게 되냐 궁금하겠지

일단 사파 잉카는 무조건 처녀만 취하긴 하는데, 아까 말한 법칙은 여자한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한 번 자면 그걸로 끝이다. 다시는 못만난다.

여자를 죽여버리냐고? 그건 아니고, 그냥 사파 잉카랑 잔 여자는 그날로 수녀 비스무리한 생활을 하게된다.

사파 잉카 근처에 살면서 사파 잉카가 하루 입고 버릴 옷, 모자, 빤스 같은 걸 만들면서(물론 얼굴은 절대 보지 않고)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사는 거다. 황제의 간택을 받은 몸들이니 나름 대접은 받았지만 이 여자들이 겪을 수 있는 섹스는 인생에서 그거 딱 한 번 뿐이다.

태양과 몸을 섞은 여자들과 결혼하려는 꼬추는 잉카 제국에서 한 명도 없었다. 걸리면 뒤지거든.

당연하지만 여자를 하루 이상 가질 수가 없으니 잉카 제국에는 왕비 같은 건 없었다
황제인데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 생활 조차도 하지 못했던 거지
이렇게 귀찮은 인생을 살다가 죽어도 그 뒤에 또 귀찮게 된다

모든 사파 잉카는 황금으로 떡칠한 미라로 만들어서 피라미드나 사원에 처박고 살아있을 때랑 똑같이 업무를 수행한다

뭐 실제로 듣거나 말하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말라비틀어진 사파잉카들 앞에는 오늘 업무를 보고하는 전령도 들락거리고 식사도 들락거리고 사제도 들락거리고 그런다.

하여튼 참 황제라고 편하기만 한 건 아닌 샘이다. 사파잉카들의 입에서는 시파 소리가 끊이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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