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natrip
4 years ago1,000+ Views
몇 년 전... 꿈에 그리던 실크로드를 다녀왔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무렵이었을 듯 하다. 그 때만 해도 TV 다큐멘터리라고는 내셔널지오그래픽사에서 제작한 '동물의 왕국'을 흑백으로 보는 것이 유일했던 시절. NHK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실크로드'를 보았을 때의 그 신선했던 충격은 내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내내 지배했고, 언젠가는 나도 저 신비하고 아름다운 곳을 꼭 가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자리잡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바쁘게 시간은 흘러갔고 열망은 다시 하나의 꿈 정도로 변했고, 그 꿈은 일상이 지치고 고단할 때나 가끔 들여다보는 빛바랜 사진 정도로 퇴색되고 있던 즈음, 문득 용기를 내고 싶어졌다. 그 며칠 후, 어느새 나는 우루무치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인류 역사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공식적으로 처음 마주한 곳. 어느 한 장소가 아닌 다양한 얼굴과 다양한 삶이 존재하는 어마어마한 거리의 길. 실크로드! 마침 내가 이 여행을 실행에 옮겼던 때는 8월이었고, 그 때는 실크로드 대부분의 지역들의 사람들이 믿는 이슬람교의 성스러운 기간 '라마단'이었다. 해가 떠 있는 낮시간에는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어서는 안되는 한달간의 금식 기간. 라마단 기간의 이슬람 사회는 해가 있는 낮시간은 인고의 시간이다. 더욱이 라마단 기간은 여름...이다. 해가 긴 계절... 북경의 표준시간을 따라 생활하는 중앙아시아쪽은 그래서, 시간상으로는 저녁 10시나 되어야 완전한 밤이다. 낮은 지루하고, 해는 잔인하다.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본능인 식욕마저 억누르는 한달간의 고행. 어떤 신념이 이런 금욕적인 생활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일까? 우연히 바라본 하늘. 모스크 꼭대기에 걸린 초생달과 구름에 가려 옅어진 햇빛. 그리고,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바다처럼 보이던 어느 날. 내 카메라가 한참을 응시하고 있었던 저 하늘이 조용히 말을 건다. 욕심쯤 조금 내려놓아도 살아갈 만 하다고... 라마단을 지내고 있는 그들도 결국 욕심을 버리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에 있었던 걸까? 신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0 comments
Suggested
Recent
1
Com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