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rdano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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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시간

이토록 아름다운 햇살이 비추는 오늘 어둠에 휩싸이다. 재잘거리는 아이들, 창밖을 지나가는 타요버스, 왁자지껄 북적거리는 횡단보도, 머리카락 사이를 가르며 지나가는 가을바람의 속삭임, 생기로운 삶이 가득한 낮의 소음이 침묵에 둘러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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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자 어떤 땅에서든
지난 주말 형의 결혼식이 있어 프랑스에 온 지 2주 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낯선 땅에 더구나 집도 아닌 숙소에 엠마를 혼자 두고 가는 일이 마음에 걸리고 티켓을 끊을 때만 해도 집을 구할지 어떨지 확신이 없어서 최대한 서울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였다. 금요일 밤에 사를 드골 공항에서 출발해서 토요일 밤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고 다시 월요일 새벽에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여 월요일 저녁에 사들 드골로 돌아오는 그야말로 미친 일정이었다. 그 덕에 나는 4일 동안 서 있는 시간보다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었고 근육이 약해진 때에 입주 청소까지 하느라 종아리 근육이 상해버렸다. 무엇이든 혼자서 애써 보는 게 우리 집안의 고집이고 그래서 뭐든 결국은 느리게 되어 버리는 형과 나는 서로 함께 사는 동안은 고장 난 시계를 걸고 살아 애타는 마음만은 죽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형이 뒤늦게 갑작스레 결혼을 한다니 늦은 오후에 잠에서 깬 듯 기분이 이상했다. 높은 구두를 신고 ‘신랑 입장’을 하는 형의 모습을 아슬하게 바라보면서 사람이라는 포물선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저 바보처럼 떨어지고 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중력 안 있는 것들이 멀리 날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떨어지는 일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거였다. 사람이라는 평범한 신체 속에 우주 같은 마음을 담고 오르다가 결국은 떨어지면서 붙잡은 기록을 넘겨주고 가는 일인걸. 형은 애써왔고 나는 그래서 이제는 형이 떨어지면서 결정해가는 기록에 기꺼이 박수를 쳐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는 요즘 낯선 곳이라 그런지 밤마다 꿈을 자주 꾼다. 형의 결혼식을 위해 파리를 떠나기 전날 아버지가 도둑질을 하는 꿈을 꿨다. 아버지는 누군가의 집에서 값진 물건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들고 일어서다 주인과 눈이 마주치자 별 다른 핑계도 둘러대지 못하고 그 값진 것을 제자리에 놓아두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바보 같았다며 분해하던 그는 이번엔 꼭 그 값진 것을 들고 나오겠다며 엄마와 형 나까지 데리고 그 집 앞으로 갔다. 나쁜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는 지나가는 개와 고양이에게서도 시선을 피하며 반나절을 넘게 우리를 더 많이 바라보며 시간을 죽였다. 마침내 그 값진 물건 앞에 서게 된 그는 꿈에서도 바보인지라 괜한 생각들을 이어가며 괴로워만 할 뿐이었다. 나와 형과 엄마는 더 주린 배를 안고 그를 기다리고 서 있었지만 그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무거운 자신의 생각들을 결코 죽이지 못했다. 우리는 결국 빈손을 얇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적당히씩 떨어진 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 밤 등을 돌린 아버지 나는 서로 다른 생각을 했겠지만 낯선 곳에서 잠이 깬 나는 온통 그의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았다. 싫은 곳에 굳이 가고 싫은 일이라도 하려고 했었구나. 불쌍한 사람. 아버지의 싸움들. 자신의 우주와 굶주리는 욕심이 많은 우리들 사이에서 무엇하나 잘하지 못하며 휘청거렸던 그의 70년. 나는 이젠 그런 아버지의 등을 귀엽게 바라 봐주겠다. 자주 싫은 곳에 가고 자주 싫은 일을 하려 마음을 먹긴 했겠구나. 4일간의 일정이라 큰 가방도 없는데 굳이 리무진 버스를 태워주겠다며 엄마와 아빠가 함께 새벽 골목을 따라 내려오셨다. 버스가 올 시간이 되어가자 난 미리 인사를 하려고 아버지 손을 잡았다. 아버지는 버스가 오도록 그 손을 놓지 않으셨다. 따뜻하고 큰 손. 돌아가는 비행기, 잠도 오지 않아 죄와 벌을 읽다가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와 메모를 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는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라도 필요한 거니까요…….” 돌아갈 곳이 있어 나는 기꺼이 떨어지는 일을 기다린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싸움들을 피할 수는 없겠지.. 나는 때로는 엠마에게 어리광을 부린다. ‘대단한 예술가가 되려고 했었는데 나를 봐봐’라는 듯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부빈다. “하자.”라는 말을 듣고 나는 마음을 놓는다. 끝까지 흔들릴 수라도 있길.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그 값진 것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 나는 정말 고맙다. 막내가 바보라고 놀리는 그의 지금 모습이 나는 고맙다. 붉게 빛나는 사를 드골 공항에 건조해진 비행기가 낙엽처럼 내렸다. 내내 먹통이던 핸드폰을 켜자 엠마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를 마중 나왔다는 것. 복잡한 공항 건물에서 헤매다가 마침내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만났다. 또한 내가 싫은 일을 하게끔 하는 곳도 함께 만났다. 생각보다는 감정으로 우리는 빠른 포옹을 나눴다. 돌아가는 기차는 지겹지가 않았다. 얼마가 아슬하게 고생을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다시 왔는지. 큰 얘기보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언제나 더 따뜻하고 맛있으니까. 잘 살자 어떤 땅에서든. W, M 레오 2019.11.06
자네.. 혹시 연애하고 싶나..? 그렇다면 이 카드를..
찬바람이 불어오면 옆구리가 서늘해지고,, 문득 연애가 하고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빙글러들을 위해 준비했읍니다 ㅇㅇ 본격!! 연애 안하고 싶게 만드는 글!! (긴글주의) 남여 둘다 해당하는 글 1. 사람 고쳐서 못쓴다. 2. 집데이트 고집하는 놈은 거른다. 3. 남자는 여자가 좋으면 뭐든한다. 4. 나만 놓으면 끝나는 관계라는 걸 아는 순간 정리한다. 5.얘랑 헤어져도 만날 놈은 많다. 6.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7. 이 사람같이 좋은 사람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지만 더 좋은 사람은 반드시 있다. 8. 쓰레기들은 나 쓰레기요 라고 붙이고 다니진 않지만 분명 행동에서 보인다. 눈감지 말자 9. 사람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아니다. 10. 촉이 괜히 오는게 아니다. 그냥 그 느낌이 맞다. 11. 굳이 감정소비하면서 만날 필요 없다. 12. 회피형은 일단 믿고 거른다. 13. 재회는 절대 하는거 아니다. 14. 나를 잃어가면서 까지 맞춰주지말자. 15.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16. 처음부터 빨리 쉽게 다가오는 놈은 딴데가서도 똑같다. 17. 주변 사람들까지 잃어가며 챙겨야하는 사람인지 백번 고민해보자. 18. 영원한 사랑은 없다. 19. 아쉬운 쪽이 연락한다.나에 대한 감정이 아니다 싶을때 그 사람 성격이 그래서 그래,상황이 그런거야 합리화 시키지말자. 그냥 딱 난 그사람에게 그만큼인거다. 20. 사랑한다는 말은 순간의 진심일 뿐이다. 21. 어떤 이유에서든 나를 자꾸 기다리게 하는 남자는 만나지말자. 22. 친구들 최소 두명이상 또라이,성격파탄자,여자문제 이상한 놈들 있으면 무조건 거르자.친구는 끼리끼리다. 23. 남자는 마음에 들면 절벽에서도 연락한다. 24. 싸울 순 있지만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25. 갑과 을이 생기면 그 관계는 미련없이 버려야한다. 26. 헤어지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 27. 정말 거지같은 연애도 돌아보면 교훈은 남는다. 28. 남자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29. 남을 고칠 시간에 내 마음 고쳐잡는게 빠르다. 30. 슬픈 예감은 절대로 틀린 적이 없다. 31. 한번 깨진 관계는 절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32. 어차피 세상 혼자사는거다. 33. 못생긴놈들은 주제도 모른다. 34. 나를 좋아하는 마음은 나에게 쓰는 돈과 비례하다. 35. 좋아하면 헷갈리게 만들지 않는다. 36. 결혼상대로 좋은 사람이 아니면 연애상대로 좋은 사람도 아니다. 37.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여기저기 나같은 사람이 더 있을 수 있다. 38. 잠수이별하는 사람은 빨리 떨쳐내는게 맞다. 39. 잘생겼다고 자주 해주지 말자.진짜 인 줄 알아서 나중에 힘들어 진다. 40. 거짓말하는 사람은 틈만나면 계속 거짓말한다. 41. 그럴사람 아닐사람 정해진게 아니다. 42. "이거 하나 말곤 다 좋은데..." 그 한가지 때문에 헤어지는 거다. 43. 한번 울리면 계속 울린다. 44.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그 사람이 내 행복의 일부가 될 수는 있지만 내 행복은 아니다. 45. 학벌을 떠나 무식한 남자는 답이없다. 연애가 이렇게 힘든거다 .
문학 감성 쏟아지는 역대 수능 필적감정란 문장
수능날 맞이 역대 수능 필적 감정란 문장 모음. 근데 문장들이 하나하나 참 예쁘다. 한국의 문학이란... 글의 맛. 필적감정란에 쓰는 문구는 희망찬 내용이나 긍정적인 내용을 위주로 갖고 오고 필적확인할 때 용이하게 겹받침이 들어가는 문장을 쓴다고 함ㅋㅋㅋㅋ +2019년의 필적감정란 문구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윤동주, 서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정지용, 향수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윤동주, 소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윤동주, 별 헤는 밤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정채봉, 첫마음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 즐거운 편지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정한모, 가을에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 작은 연가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준, 돌의 배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 청년이여 노래하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정지용, 향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란, 바다로 가자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 편지 (ㅊㅊ - 여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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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림다방이다. 이번에는 백만 년이라도 기다리겠다는 각오로 왔다. 앞에 대기자 두 팀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금방 자리가 났다. 대기하면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붙은 행사 알림 액자를 보았다. ‘학림다방 오십주년 기념 망년 육일간’ 말 그대로 연말에 육일 간 있을 명사들의 행사계획표가 적혀 있었는데, 초대 손님 중 황지우 시인도 있었다.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알고 보니 2006년 행사다. 벌써 13년 전의 행사였다니. 나는 대략 6년 만에 이곳에 왔다. 사실 몇 달 전, 올해 초 양재동의 닭집에서 내게 쌍욕을 했던 자와 오기는 했었지만, 그때는 대기자들을 보고 그냥 돌아갔었다. 그와 대기해가며 이곳에서 분위기를 잡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넓은 테이블에 홀로 앉아 시심에 취해있거나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이곳의 유명한 크림치즈 케이크를 입안에 한 스푼 밀어 넣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6년 동안 변한 게 없구나. 물론 얼핏 보기에 그러한 것이겠지만. 끝끝내 자리에 남아 버티는 것이 결국 이기는 거구나. 6년 만에 왔으니 이곳은 내게 6년이라는 시간이 쌓여있는 곳이다. 2006년 망년 행사에 처음 왔던 사람에게는 이곳이 13년이라는 시간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고. 50년이 넘는 시간을 쌓아 올린 이곳이지만, 이곳은 단순히 50여 년의 시간만을 간직한 곳이 아니다. 이곳을 방문한 모두의 시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는 곳이다. 오래된 장소는 그곳에 잠시라도 머문 모든 자들이 시간을 예치해놓은 시간 은행 같은 곳이다. 이곳도 초기에는 별다른 것 없는 다방 중 한 곳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무섭게 변해가는 동안 그대로 남아 유명한 다방이 되었다. 단순히 버틴 게 무슨 대단한 것이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버틴다는 것, 견딘다는 것은 생각보다 위대한 일이다. 아주 흔한 말이지만, 이기는 자가 남는 것이 아니라 남는 자가 이긴다는 말. 정말 맞는 말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이 변해버렸나. 시인으로 살고 싶다는 다짐, 무슨 일이 있어도 시 쓰기를 놓지 않겠다는 다짐. 그런 것들이 여전히, 변함없이 내 안에 있나, 그런 생각도 해본다. 물론 100% 그대로 변함없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가령 50년이 넘은 건물을 유지하려면, 너무 낡은 곳은 보수하기도 해야 할 것이다. 안 그러면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버릴지도 모르니까. 변함없기 위해 전략적으로 타협하는 것이 관건이다. 나는 시인이니까, 시를 써야 하니까, 어떤 직업도 갖지 않고, 시만 쓸 거야, 라고 한다면, 결국 가장 빠른 속도로 시를 버리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시가 아닌 것들과 손잡기 위해 많은 생각들을 한다. 무엇보다 내가 차마 겪어보지 못한 나를 찾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런 여정이 없이 시는 써지지 않을 것이다. 너무 많은 나를 찾아가느라 시와 멀어진다면, 그렇다면 시를 떠나보낼 용의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그런 방식으로 나는 시를 그렇게 내 안에 내내 남겨 놓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에는 거꾸로 매달린 와인 잔들이 보인다. 접시를 닦는, 초록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종업원과 눈이 마주친다. 어느새 밖은 어두워져 있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배우 감우성이 엄정화를 기다리던 KFC 매장이 그대로 있다. 이런 것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버릇처럼 나는 지금을 떠올릴 훗날을 상상하고 있다. 이런 몹쓸 미래 중독. 사실 오늘은 창극 『패왕별희』를 보려다가 예매에 실패하여, 아쉬운 대로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상연 중인 연극을 보러 왔다가, 잠깐 이곳에 들렀다. 특정한 연극이 보고 싶었다기보다는 소극장에 가고 싶었다. 그럴 때가 있다. 소극장에 가고 싶을 때가 있고, 한국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는 작품이 무엇인지는 아무 상관도 없다. 나는 사소한 이유들을 사랑하고, 사소한 것에 인생을 거는 일들을 좋아한다. 오늘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예치하러 이곳에 왔다. 벌써부터 이 시간이 불려줄 엄청난 추억들이 기다려진다. 학림다방. 때가 되면 나는 다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