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리는 빗방울도 아내를 말릴수 없었다?
지난 일요일 처갓집 감나무의 감들이 홍시로 변해간다는 소식에
가족 모두가 처가집으로 감따러 가기로 미리 약속이 되어 있었다.
일요일 새벽까지 가을비가 이어져 갈까? 말까? 하던차에
아침이되니 빗방울이 그치고 하늘엔 구름만 보인다.
오늘 아니면 곶감 만들 감을 따지 못할거라는 아내의 판단에 뒤늦게 처가집으로 출발.혼자 계시는 장모님은 얼마전부터 서울 처남댁에 가 계시고 집은 빈집.우리 부부와 아이 둘 이렇게 우리가족은 주인도 없는 집의 감나무의 감을 따기 시작했다.말 그대로 감 서리...ㅎㅎㅎ
전날 비가 온 탓에 감나무에는 오르지 않고 손이 닿는 나무와 감 따는 장대를 이용해서 아들과 나, 아내와 딸이 편을 나누어 경쟁하듯 감 따기에 나섰다.아들 아이가 일요일 오후 기숙사로 돌아가기에 감 따는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쉴틈없이 감 따는데 열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며 먹구름이 몰려오고 빗 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내에게 "이제 그만 정리하고 가자. 비 맞으면서 따지말고..."
"이 정도면 작년보다 많은거 같은데..."
아내는 " 알았어요~" 하면서 감 나무 밑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이미 빗방울은 굵어지고 옷을 적시기에 충분한 비가 내리고 있다.
아이들과 나는 비를 피할수 있는 처마밑으로 몸을 숨기고
홍시와 곶감 만들수 있는 딱딱한 감으로 선별 정리하고 있는데,
여전히 비를 맞으며 감을 따고 있는 아내.
저렇듯 아내가 감 나무 밑을 쉽게 나오지 못함은 감에 대한 욕심만은 아니다.한개라도 더 따서 우리 가족이 가져갈 감외에 집에 계시지 않는 장모님에게도 감을 나눠 주려는 마음에서이다.아내의 욕심이 아니라 엄마에 대한 사랑이라 말할수 있다.평소 감을 좋아하시는 장모님이 장시간 서울에 머무르게되어 감나무의 감을 맛보지 못할수도 있기에
아내는 그리도 열심히 감을 따고 또 따고...그래서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쉽게 내려오지 않았던 것이다.
감을 정리하면서 홍시와 곶감용 감을 듬뿍 담아서 장모님 몫으로 별도로 빼놓으니 아내는 너무 많다고 우리가 더 가져 가자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장모님 바구니에 감을 더 담으니
아내도 내 마음을 알았다는듯이 더이상 말리지를 않는다.
말은 그리 하지만 마음만은 어머님께 더 드리려는 딸의 마음인것이다.
그날 피곤함에도 하루라도 빨리 깎아야 한다며
아내는 곶감을 만들 감들을 깎느라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감을 엮어야하는 나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만들어진 곶감은 겨울철 별미로 가족 모두에게 좋은 먹거리로 함께 할것이다.
엄마를 향한 아내의 사랑의 정표, 처갓집 감나무에서 서리한 홍시는
처갓집 한 구석에서 장모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사위의 장모 사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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