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JOO7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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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비우고 바라보는 세상 / 류인순 비워내자 비워야 산다 본디 내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사는 동안 잠시 빌렸을 뿐 걸머쥔 명예도, 모아 둔 재물도 목숨 같은 애틋한 사랑도 세월 끝자락에 되놓고 가야 할 터 무엇이 진정 내 것이라 하겠는가 집착과 욕심에 마음 힘들고 세상만사 고달프기만 한 것을 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이 세상에 빈 몸으로 와서 수많은 것을 공짜로 얻었다 신비로운 자연의 변화 속에 사계절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고 지천으로 널려 있는 바람, 공기, 햇빛 이 모든 것을 공짜로 누리니 마음 곳간 부자다 우리 모두 이 세상 여행객들 한 번뿐인 생방송 삶의 무대 지휘자도 연주자도 오롯이 내 몫인데 비워낸 자리 눈 부신 햇살 한 줌 퍼 담고 세월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순간순간 최선 다하며 허허 웃으며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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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구석이 많으니까 자꾸 채울 욕심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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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신 미안하다고 적고서 나는 간다
살아난 할머니는 오는 자식들에게마다 죽고 싶다는 말을 연기를 한다 마음이 차오를 때까지 징그러운 그 말을 뱉고 또 뱉는다 커다랗고 하얀 병실이 가볍게 울리다가 어느새인가 어두워진다 세월이 가르친 연기는 대학에서 배운 것보다 훨씬 무겁다 꿈에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새장가를 가셨단다 일찍 가서 밉고 데리러 오지 않아서 더 밉단다 9층 병실에서 보는 하늘도 높은 가을이고 가을이 슬픈 엄마는 떠나보낼 것들이 가득이다 모아 놓은 돈이 없어 인사를 못 간 나는 학생이라는 말에 비겁하게 또 숨는다 더 어린놈에게도 길을 가르쳐준다 학생이라 글도 그림도 못 미덥고 보여주기에는 무섭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영화가 서랍 안에서 무겁다 쌓아가는 메모는 빚과 같아서 이제 좀 사람이 되어야지 좀 털어 갚아보려다 하나를 못 털어 갚고 파리로 갈 시간이 다 되었다 다섯 시면 고파서 못 견딜 배를 들고 말도 배워야 하는 곳으로 간다 잘 살고 있는 이들을 보고 오면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한다 미안하다 말도 잘하면 능력이라면서 할머니도 엄마도 사랑도 내 머리를 쓸어 넘긴다 마흔이라 눈물은 안 날 텐데 흠칫 놀라 고갤 젖힌다 아픈 곳이 낮아져 간다 멀쩡한 얼굴에도 호흡을 찾으려 긴 산책을 하곤 한다 태풍이 끌고 온 추석에는 달이 밝다 고개를 숙이고 걸어도 달을 알겠더라 삶 같은 거에 쉽게 갖다 대면서 봐라 더 좋은 날이 온다고 한 번만 툭 터지면 된다며 꼬깃 모은 돈을 쥐어 주시고 한 번만 일어서면 된다면서 못 받을 돈도 또 주신다 마음이나 풀고 오라는 길에 나는 사랑의 손을 꽉 잡는다 인사도 다 못하고 간다 울 거 같아 도망처럼 뛰어서 간다 돈 대신 그림을 받은 적이 있다 돈 대신 미안하다고 적고서 나는 간다 W 레오 P Todd Diemer 2019.09.14 시로 일기하기_오늘 날씨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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