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대병원 파업 23일째, 파업에 참가 중인 노조원에게 출신 대학 일부 교수들이 파업 중단을 요구하며 회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은 “최근 대구지역 대학교 간호학과 일부 교수들을 중심으로 파업 중인 경북대병원 조합원들에 대한 회유·협박이 시도되고 있다”며 “헌법에서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는 노동자에게 가족과 자존심까지 건드리면서 파업을 끝내고 현장으로 돌아가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가 증거로 제시한 영진전문대학 모 교수가 보낸 문자는 “간호부장님 찾아가서 죄송하다고 복귀하겠다고 파업 끝날 때까지 부디 조용히 힘들지만 있어줄 수 있나요?”, “도대체 후배 생각은 누가 할까요?”, “여러분 부모님 모시고 투쟁현장, 병동환자들 고충 보여드리러 움직일까 합니다”등의 내용이다.
노조는 “7~80년대 노조탄압을 위해 쓰던 수법인 부모님까지 들먹이고 있다. 또한, 파업을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판단하여 수간호사에게 죄송하다고 하라는 도를 넘은 지시까지 하고 있다”며 “교수, 선배, 고연차라는 지위를 이용해 파업 중인 노동자를 탄압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해당 학교 출신 병원 관계자가 “다음 학기부터 후배들을 우리 병원 아동간호학 실습을 보내려고 했었나 봐요. 그런데 성인과 간호관리학 실습동에 배치된다고 통보되면서….”라는 문자를 보내면서 노조는 병원이 학생 실습을 볼모로 파업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반면, 병원은 전혀 병원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북대병원 근로복지과 노무담당 관계자는 “병원에서 문제가 될 것 뻔히 아는데,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며 “전문대는 취업률이 중요하니까 혹시나 영향을 미칠까 봐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정란 영진전문대학 간호학과장은 “후배들이 잘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때, 이런 식으로 (모 교수와) 문자를 주고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협박은 아닌 것 같고, 병원에서 근무를 원만하게 하면 좋지 않느냐,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해결하라는 이야기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