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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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보다

로마에는 가장높은 급에 해당하는 바실리카 성당이 4개나 있지요. 그 하나하나에 있는 조각, 그림, 유골의 양이 경주와 맞먹는 정도입니다. 제가 먼저 주목한 것은 성당의 돔입니다. 돔의 밑은 마치 어두운 육체와 같고 그 위에는 창이 있어 밝은 영혼처럼 보입니다. 빛의 경로를 따라 어두운 육체를 벗어나 천상으로 상승하는 영혼. 돔 바로 아래에는 제단이 있어 신부가 예배를 드립니다. 신부의 말과 종소리는 돔으로 인해 메아리가 되죠. 마치 영혼의 울림이 내려오는 듯이 느껴집니다. 신과 인간은 그렇게 연결이 되고 은총을 받은 인간은 천상으로 갑니다. 어떻게 어두운 육체에서 밝은 영혼으로 상승할 수 있을까요? 조각상을 관찰했습니다. 이탈리아는 대리석 산지이며 대리석은 석회의 변성암으로 조각하기가 매우 용이합니다 한국의 석상으로 사용된 화강암과는 다릅니다. 그 덕분에 이들의 조각상은 대단히 치밀합니다. 구불거리는 머리카락과 수염, 그리고 접히고 펴지는 옷자락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현실을 넘어서는 무엇. 어떤 것의 본질적인 모습을 형상이라 하는데요, 이들 조각상이 형상을 드러내려는 듯합니다. 물질이 접혀들어가면서 구조를 이루고 이 구조가 복잡해져 생명이 된다고 한다면, 생명이 접혀들어가면서 영혼이 펼쳐지는 것일까요? 접히면서 동시에 펼쳐지는 모습이 조각상에 나타납니다. 세계는 그렇게 주름 운동을 하고 그 극에는 상승하는 영혼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요? 르네상스 시대에는 신에서 다시 인간을 주목하지만 자연은 여전히 무시됩니다. 이때의 많은 동물 조각상들은 그저 인간을 조각하기 위한 습작이었을 뿐입니다. 사진에 보는 바와 같이 등을 물어뜯는 육식동물은 없습니다. 그냥 쓰러뜨리기 위해 등에 탈 뿐입니다. 그리고는 목의 급소를 물어서 재빨리 죽이지요. 이들이 표현하는 자연의 잔인함은 사실 문명의 잔인함을 투사한 것이지요. 자연친화적인 동양이나 인디언과는 잘 대비되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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