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iere1989
10,000+ Views

가정법 고백

사랑 고백을 해 본 사람은 안다. 그 한마디를 입에서 꺼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사랑 고백을 해 본 사람은 안다. 김승옥이 무진기행에서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 이라고 했던 의미를. 고등학교 시절 나는 그녀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가슴에 눌러둔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하면 말 그대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며 그 한마디를 하고 싶었지만 입 안의 침만 마를 뿐,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는 어두운 골목길에 이르러 그녀에게 고백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면 어쩌겠니.' 오, 어리석었던 가정법 고백. 박상천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