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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이 더 주인공이 된, 백설공주 이야기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_평점:6점 2012.9.8.
개봉전부터 타셈 싱 감독의 <백설공주>와 함께 관심을 두고 있었으나,미처 영화관에서 보는 건 놓치고 나의 문화생활의 파트너 올레티비에서 보게 되었다.
(나를 올레티비 홍보단이라도 시켜달라~ 시켜달라~)
수동적이지 않은 백설공주를 그린다고 해서 상당히 고대했었는데, 글쎄... 이전의 동화보다는 좀 낫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뭔가 스스로 이뤄냈다는 느낌은 별로 안든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계속 다 도와주고, 그녀의 능력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 그냥 타고난? 주변에 있는 동물/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힐러'이기 때문인 것이 실제 설정이다)
사냥꾼과의 이야기가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애초 내가 어디선가 들은 3부작 설정이 맞긴 맞은건지(지금 검색해보니 좀 나오는군요), 2부에서는 스캔들로 인해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빠지고 크리스 햄스워스 중심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 (2015.2월 확인한 바로는, 2016년 개봉 예정으로 <The Huntsman>이란 영화로 나올 것 같습니다.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으로 추가된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최고는 단연 샤를리즈 테론이 아닌가 싶다. 1부에서 사라져버린 게 이후의 2,3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예측하기 힘들지만,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도 더 드러날줄 알았는데... 그냥 그렇게 날려버리다니;;
('왜 그녀가 그렇게 되었나'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재밌겠지 않나)
중반까지는 참 흥미롭고 멋있게 진행되다가, 백설공주가 사과를 먹고 쓰러진 후부터... 날로 먹기 시작한다. =_=
(뭐냐... 그 도둑키스는.)
그래도 어쨌든, 리메이트작 치고는 나름 훌륭했고 이뻐라하는 크리스 햄스워스가 2탄에서는 중심인물이라고 하니 후속편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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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와 페미니즘
http://blog.naver.com/catship/220381459538 (※ 스포일러 다수 포함) 매드맥스를 보았다. 어떤 영화인지 정보도 없었고, 심지어 예전 시리즈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시간에 맞춰서 그냥 본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스팀펑크류의, 선악구도 내러티브가 극명한 화려한 액션물로만 보였다. 중간중간 아하!하는 느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액션과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 세기말적 분위기에 몰입하여 쭉쭉 따라가다보니 별다른 생각없이 보았던 것 같다. 계속되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 마지막 대사 등을 보고 '이게 그냥 눈요기로만 만든 영화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페미니스트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하니 감독의 '의도'는 단순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 영화가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전사가 나오고, 여자들의 편이 남자들과 투쟁하고, 여자들이 착취 당하는 존재로 나와서가 아니다. 물론 그런 것도 페미니즘적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요소들이긴 하지만, 악,지배자,착취자(남성) vs 선,피지배자,노예(여성)으로 양분해버리는 것은 '투쟁적이기만 한' 페미니즘의 프레임 속 시각이라, 좀 더 달리 보고 싶었다. 영화의 배경은 단순하다. 아포칼립스적 세계이다. 풍요로운 땅은 없고, 물과 기름 등 자원도 메말랐다. 무정부 상태가 된 것은 오래이고, 폭력과 착취가 이 세계를 움직이는 유일한 힘인 세기말적 세상이, 매드맥스의 배경이다. 주인공인 맥스는 아내와 딸을 잃고 그저 생존만을 위해 사막을 유랑하다가,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잡혀 시타델로 들어가 '피주머니'가 된다. ▶ 맥스는 사막에서 갈 곳을 잃었다. 맥스가 잃은 것이 '아내'와 '딸'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여성성의 상실'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남성성과 여성성 모두를 계발하여 조화롭게 사용하며 완전한 자기(self)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칼 구스타프 융은 그래서 남성 안의 여성적 존재인 아니마와, 여성 안의 남성적 존재인 아니무스를 언급하였다. 맥스는 사랑하는 여인들을 잃은, 그렇게 자기 안의 여성성을 일깨워줄 이들을 잃은 남성이다. 자기 안의 여성성을 거세 당한 이는,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그저 '살아질' 뿐이다.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다. ▶ 착취자 임모탄 뭐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나쁜놈이 있나,하며 보았던 임모탄. 만화 속 악역 캐릭터다. 그만큼 나쁜 놈으로 보인다. 물과 기름을 독점하여 빈민들로 하여금 자기를 섬기게 만들고, 폭력과 탄압으로 사람들을 지배하고 착취한다. 후계자로 '정상적인 아이'를 얻기 위해 여러 여성들을 씨받이 삼아 가두고, 그녀들을 소유물로서 매우 아낀다. 건강한 여성의 자궁을 통해 '온전한 재탄생'을 꿈꾸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이름인 임모탄(IMMORTAN)도 힌두어로 불멸을 뜻하는데, '지배','권력'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2세 생산에 집착하고 자신을 영생의 신인양 포장하는 것도 불멸에 대한 욕망이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인물에게 있어 여성은 아이를 출산할 도구일 뿐이다. 극단의 마초적 남성성, 공격성, 비겁함, 공감하지 못함, 지배욕, 야망 등, 현실 세계를 시궁창으로 만드는 모든 특징을 한 군데에 모아놓은 듯한 인물이다. 그런 임모탄이 지배하는 시타델엔, 딱히 좀비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워보이(war boy)들이 군대로써 존재한다. 이 세상에 악하고 비인간적인 착취자가 있다면, 그가 진짜 옳은 줄 알고, 아무 의심없이 그가 제공한 시스템 속에서 충성을 다하는 군대같은 조직 또한 존재한다. 그것이 워보이 집단이다. 그들은 의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임모탄이 곧 정의고, 법이고, 신이며 진리라 여긴다. 임모탄을 기쁘게 하면 죽어서 천국에 갈 것이라 믿으면서. 그들은 전사 직전(자폭하러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죽어가면서) 동료에게 '날 기억해줘!'라고 외치는 관습이 있다. 그러면 동료들은 죽어가는 이를 보고 '널 기억할게!'라고 한다. 이것은 워보이에게 명예로운 죽음이다. 날 기억하는 것이 어째서 그렇게도 중요한걸까? 인간은 누구나 기억에 남길 바라겠지만, 매드 맥스 속의 '기억해줘'는 더 절실하다. 생각없는 노예처럼 세뇌되어 사는 워보이들은, 모두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표정으로 보인다. 흰 칠을 하고, 시커먼 화장을 하고, 머리는 모두 밀었다. 자신의 생각이 없는 이들은, 그래서 지배자가 주입한 생각에 휘둘리며 복종하는 이들은, 궁극적으로는 타자와 구별되는 존재감과 개성이 없다. 그들은 모두가 자신이 충실한 '부품'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자기다움을 완전히 잃어버린 좀비와도 같다. ▶ 처절할만큼 임모탄을 숭배하는 워보이 눅스 그 워보이 중, 병으로 죽어가는 눅스가 있다. 그는 우리의 주인공 맥스를 피주머니(헌혈 바늘을 연결해서 피를 수혈받음) 삼아 차에 매달고 다니며, 임모탄을 위한 공을 세우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든다. 임모탄의 탈출한 씨받이들을 되찾아오기 위해 눅스는 끝까지 여자들을 뒤쫓는다. 그가 아무리 '날 기억해줘!'라 외치고 죽음을 각오한다 하더라도, 그는 한낱 부품일 뿐이다. 그는 one of them으로 남을 것이다. ▶ 임모탄에 맞서 녹색의 땅으로 여자들을 데리고 나가는 여전사 퓨리오사 또 다른 주인공 퓨리오사. 진짜 멋있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납치되어 시타델에서 자랐다. 중간 과정은 나오지 않았으나, 그녀는 실력을 인정 받아 임모탄 군대의 사령관을 맡고 있다. 워보이들도 그녀의 명령을 받아야 한다. 모유와 기름을 실은 수송차를 농장까지 안전하게 이송하는 것이 퓨리오사의 임무였으나, 그녀는 임모탄의 씨받이인 여성들을 몰래 숨겨서 어린 시절 자랐던 '녹색의 땅','어머니의 땅'으로 탈출하기로 한다. 그녀는 남성적 강인함과 여성적 보살핌, 공감의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강인하기에 워보이와 맞서 싸울 수 있고, 여성이기에 착취 당하는 여인들과 시타델의 빈민들의 현실이 잘못된 것임을 '인식'한다. 퓨리오사(furiosa)는 스페인어로 '분노'다. 그녀가 임모탄과 시타델에 '분노'할 수 있었던 것도 피착취자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임모탄의 아내도 이 일의 공모자로 등장한다. 임모탄의 늙은 아내는 임모탄을 향해 '당신이 하는 일은 미친 일이다,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하겠다'고 외치며 무기를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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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은, 공감과 보살핌, 아우름, 포용 등의 내적 특성을 의미한다. 그것은 모성이고, 생명을 길러내는 태이고, 지구 여신 가이아이고, 우뇌적 특성이고, 직관과 감성이고, 달과 음의 부드럽고 고요한 힘이다. 공감하는 여성들만이 이 착취를 문제시하고, 벗어나려 했다. 이 사회의 문제는 여성성(공감력)의 회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퓨리오사는 그러한 여성성을 바탕으로, 미래(씨받이 여성들은 미래의 어머니)를 구하겠다고 마음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반역'이라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남성성(강인함, 결단력 등 좌뇌적 남성적 특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감의 여성성과, 판단의 남성성이 행동으로 빚어질 때 우리는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다. ▶ 착취 당한 여성들, 임모탄의 씨받이 아내들 퓨리오사가 구출한 다섯 명의 여인들 중 하나는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그녀들은 우중충한 시타델의 풍경과 동떨어진 듯 여신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 순수함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쉽게 더럽혀지는, 무방비 상태의 취약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들은 정조대를 차고 있다. 성적인 억압과 착취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그녀들이 탈출을 계획한 과정이 나오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수동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임모탄에 대한 분노와 녹색 땅에 대한 희망을 품고 죽음을 각오한 탈출을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보통 영화에 등장하는 여인네들이 '구해놓으면 잡혀 가는' 민폐형 캐릭터인 것에 비해, 이 여인들은 꾸밈새와는 달리 강단있고 행동력 또한 있다. 정조대를 끊어낸 여인들이 처음엔 두려워했던 맥스에게 대항하며 퓨리오사를 돕는 장면은, '성적 억압','성적 한계'를 벗어던진 후 힘을 회복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의 카테고리 안에서만 여성을 바라보는, 그래서 여성을 성적 욕망의 대상물로만 보는 관점의 상징인 '정조대'를 끊어내야, 비로소 인간은 건강한 여성성을 되찾을 수 있다. 물론 이들도 흔들린다. 과연 희망이 있긴 한건지 의심하며, 임모탄에게 돌아가면 용서해주지 않겠느냐고 한다. 성을 바치기만 하면, 물도 기름도, 생활의 혜택도, 먹고 살기 위한 모든 것이 다 풍족하게 주어지고, 부조리한 시스템 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 존엄성 지키기를 포기하면 표면적 기득권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인간성을 '외면'하면 시스템에서 상위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결국 존엄성을 지켜서 진실된 삶을 살기를 선택한다. ▶ 기이한 차량, 버기, 원시적 공격 퓨리오사와 맥스, 그리고 여인들을 쫓아오는 임모탄과 그의 군대는 차가운 쇳덩이들을 끌고 나타난다. 그에 비해 무기나 공격법은 그닥 발달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몸으로 뛰어들고, 장대를 이용해서 육탄 공격을 한다. (저 장대 연기자들이 태양의 서커스 배우들이라고 한다! 오호!) 심지어 차에 입으로 기름을 뿜어 넣는다. 아무튼, 이들과 함께 달려온 눅스는, 퓨리오사 일행에 합류하게 된다. 처음엔 임무를 완수하고 여인들을 데려가겠다는 각오로 오지만 몸이 약해 죽어가고 있는데다, 일행에게 제압 당한 후에는 완전히 절망에 빠진다. '임모탄님에게 인정 받을 수 없어!'라며 말이다. 이제 쓸모없어졌다며 우는 눅스를 이해하고 감싸 안아주는 여인(붉은 머리..이름은 기억이;)이 있다. 눅스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준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일행을 돕게 된다. 시스템의 노예로 살아왔던 눅스가, 공감과 이해의 여성성을 접하고 새로 태어나는 대목이다. ▶ 사라진 녹색의 땅, 그리고 늙은 여인들 퓨리오사 일행은 꿈꾸던 녹색의 땅에 당도한다. 하지만 녹색의 땅은 온데간데 없고, 퓨리오사의 부족은 여성 몇 명만이 전부다. 모두 여성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늙은 여인들이다. 퓨리오사는 희망이 없어진 것에 슬퍼하며 절규한다. 갈 곳을 잃은 일행은, 반대편으로 무턱대고 가보기로 한다.맥스는 거기까지 함께 하고 자기 갈 길을 가겠노라고 하지만, 가던 길을 되돌려 '여성들'에게 돌아가 시타델로 가자고 한다. 다른 곳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시타델에는 확실히 물도, 자원도 있다고. 임모탄 군대가 우릴 찾으러 나온 이 때가 기회라며, 역으로 돌아가 시타델을 접수하자고 한다. 탈출해온 시타델로 다시 돌아가자는 제안이 황당하지만, 그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것임을 깨달은 퓨리오사는, 모두를 이끌고 시타델로 향한다. 가는 길에 임모탄의 군대와 싸우다가, 퓨리오사가 큰 부상을 당하지만, 맥스는 그녀에게 수혈을 하여 살려낸다. 이름을 물어도 알 바 없다던 맥스는, 퓨리오사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다. 내면의 여성성을 택하여 이를 되살리는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한 맥스가 온전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여차저차하여, 결국 임모탄을 처치하고 시타델로 돌아간 퓨리오사와 일행은 탈출해왔던 그곳에서 '희망'을 찾았다. 마지막 장면에 멘트가 나타난다. "희망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희망 없는 세상, 지배와 피지배 계급이 존재하는, 그래서 착취와 비인간성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려면? 영화는 그 답을 '여성'에서 찾는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찾는다. 희망 없는 세상이 '여성성의 부재'로 인한 것임을 알기에, 여성적 공감력을 회복하여 세상을 바꿀 것을 주문한다. 그것은 특별한 이상향(녹색 땅)을 찾아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기가 속한 곳에서 행동하여 이루어내는 것임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여성성을 잃었던 맥스가 여성들을 도우며 자기 내면의 여성성을 되살리고 희망을 되찾은 것, 시스템의 노예이자 좀비 그 자체였던 눅스가 여성적 공감과 보살핌 속에서 '진짜 기억될만한 인간'으로 재탄생한 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적 공감력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맥스의 남성적 강인함, 여성인 퓨리오사가 갖춘 남성적 결단력과 실행력은 여성적 공감 외에도 남성적 판단력과 추진력이 함께 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과의 대결구도가 아닌, 균형과 조화를 통해서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희망이 없어진 사회의 문제는 그 문제가 있는 곳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려준다. 희망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지금 여기에서 고민하고 움직이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굳이(!) 진지한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매드맥스의 내적 메세지는 '여성적 공감력을 회복하여 남성성/여성성의 균형을 찾아 당면한 문제들을 재조명하고 해결해가자'인 것이라 생각한다. 여성적 공감은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려 하고, 낙오자를 보듬으려 하는 감싸안음의 정서다. 이 정서에서는 죽은 아이들을 목놓아 부르며 슬픔에 빠져있는 이들을 '지겹다'고 여기지 않는다. 노약자를 보호하고 보살핀다.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다. 시비를 가리며 판단하려고 들기 보단 존중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말 못하는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다. 남을 누르고 밟아서라도 너만 잘되면 된다고 교육하지 않는다. 함께 해나가는 것의 의미를 알고,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인간'을 보고 연민을 가진다. 볼거리 가득한 오락 영화를 너무 진지하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상징적인 것들이 눈에 들어와 생각을 정리할 겸 남겨본다. 마지막으로, 퓨리오사 멋져잉~! 예쁜 샤를리즈 테론 짤과 잘생긴 눅스 짤로 마무으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