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joo
4 years ago10,000+ Views
버스터미널. 아바나로 가는 심야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정이 넘은 데다 후덥지근한 터미널 공기에 다들 지쳐있었다. 저 남자 아이는 뾰루퉁 심통이 나 있었다. 처음엔 더워서 그러나, 했다. 그래서 기분 풀어주려고 즉석 사진을 찍어줬다. 몰래. 사진을 받고선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다가 자그맣게 "땡큐"라고 한다. 아이 옆에 앉은 사람은 아버지였다. 캐나다 사람인데, 쿠바에 사는 아이를 보러 온 거였다. 나에게 "땡큐"라고 말하라 알려준 것도 아버지였다. 아이와 함께 살 수 없기 때문에 자주 쿠바에 와서 아이와 단 둘이서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왜 부자(父子)가 같이 살 수 없는지는 모르겠다. 아이의 엄마는 쿠바 사람인지, 아이는 누구와 사는지, 왜 캐나다로 데려가지 않는지...궁금할라 치면 물어볼 게 참 많겠지만 내가 준 사진을 보느라, 보고 또 보느라 정신없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정말 하나도 안 궁금했다. 이 땅의 수 많은 아버지와 아들이자 또 똑같은 아버지와 아들로 보였으니깐. 201406 Camaguey, Cuba instax mini7/Galaxy S3 photo by KAM aka miss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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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느껴지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입니다
@odalga 우와 해석을 멋지게 해주셔서 저도 사진을 다시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저 역시 참 많이 여행을 다녔죠.그리고 현재는 두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구요.사진을 찍는 분의 시각과 아버지의 시각 그리고 어린 아들의 시각.세 시각이 저에게 같이 보이기에 참 의미가 있는 사진입니다.한장의 사진에 세 시각이 느껴지네요.더 많은 사진 보여주세요.
@clockwork 그러게 말이어요 뭔가 사연이 있는 듯 했어요 @odalga 저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을 말씀하신거라면, 역시 대세는 아버지와의 자녀의 교감인가봐요 ㅋㅋ 앗 혹시 저에게 하신 말씀이라면 과찬이십니다~
여행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아시는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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