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hz
4 years ago10,000+ Views
3일 전, 별것 아닌 일로 남편 출근길에 싸웠습니다.
몸이 힘든건지. 아침에 너무 컨디션이 안좋았습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큰 소리도 났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말 한마디 안하고 있네요.
더 길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고민녀 올림 참 이런 질문에 책이 필요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부의 감정 문제는 풀릴 수도 있지만 자꾸 쌓이면 커질 수도 있어서요.
마침 <안녕 하루>의 저자 하재욱이 두번째 만화책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고마워 하루> 입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입니다.
긴 답변보다 작가 하재욱이 아내에게 쓴 글이 책에 있어서 그대로 옮겨봅니다.
마음 풀고 남편이랑 오랜만에 외식 어떠세요?
p.s. 남편분들은 화가 많이 난 아내에게 말 꺼내기가 어렵다면 이 책을 쓰윽~ 내밀어 보세요!책속의 한줄 북큐레이터, 북티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래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시면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booktissi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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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하루>의 저자 하재욱이 아내를 생각하며 쓴 글

별일 아닌 일로 그저께 아내와감정싸움을 했습니다.조금 큰소리가 오갔죠.
저는 평소처럼 화를 낸 얼굴로 출근길을 올랐죠.
그런데
어제 오늘 아무 연락이 없네요.저녁 6시, 칼처럼 전화하던 아내였는데.이번에도 여는 날처럼 금방 풀어질 줄 알았죠.아내는 늘 철없는 저를 용서했으니까요.내 감정은 이미 굳어버렸어요.
사실 감정을 쓰는 게나이 마흔에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아내와의 다툼도 길게 마음을 쓸 수가 없어요.그냥 한치 여유없는 생활의 굴레에 치이다보면그냥 별일아닌 일이 되어버리기 일쑤죠.그래서 이렇게 지하철에서 편지를 씁니다.
‘고마워 당신’이라고 써 놓고 하염없이 생각에 잠깁니다. 지하철 소음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철컹철컹 거리는 흔들림에 맞춰 당신과의 추억 하나하나를 건드려 봅니다.
첫 만남부터 오늘까지 슬라이드 필름 돌리듯 찰칵찰칵 한 장면씩 넘깁니다. 생각보다 잘 넘어가지 못합니다. 중간중간 흐려진 장면에서 덜컥 걸립니다. 당신과 함께 4000번의 밤낮을 지내면서 나는 행복했던가 나로 인해 당신은 행복했던가? 이런 물음에까지 닿았습니다.
아내에게도 꿈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그 꿈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떠오르는 생각을 애써 지우고 있을 겁니다. 내 아내는 무용을 했습니다. 여전히 매력적인 몸매와 우아한 몸짓을 지닌 사람이지요. 혼자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몸이 여전히 아름답다는 생각에 우울해 했을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날렵한 자신의 동작을 보면서 잃어버린 꿈이 떠올랐을 겁니다. 남편을 원망하고 심지어 아이들에게까지 미운 마음이 살짝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는 게 다 그렇다는 말로 위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위로는 남이 해주는 위로니까요.
나는 그냥 정말 정말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전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어째 고마움에 앞서 미안함이 앞을 가리네요.
하재욱 씀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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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싶어요
내용도 좋고 그림 느낌도♥
우리 엄마아빠도 잘싸우시는편인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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