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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존재 '그림자'

박 대통령이 밝힌 '사이버 국론 분열' 주범 '국정원'
<원세훈 주요 발언> 2011.10.26(서울시장 보궐 선거) : 인터넷을 보면 인터넷 자체가 종북좌파 세력들이 다 잡아서 점령하다시피 보이는데...전 직원이 인터넷 자체를 청소한다 그런 자세로 그런 세력을 끌어내야 한다 2012.2.17(19대 총선 기간) : 종북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서 어떻게 해서든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그러고...우리 국정원이 금년에 잘못 싸우면 국정원이 없어지는 거야 여러분들이 잘 알잖아. 2012.3.16 : 종북좌파들의 입지를 넓히려 하는데...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확실하게 끊어줘야 해요 위 발언 증 가장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종북좌파'이다. 통진당이 종북 정당이라는 이유로 해산이 됐는데, 원 전 원장의 발언을 보면 종북 세력이 통진당 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종북 좌파가 다시 정권을 잡으려 한다'라는 말에서 보듯 이명박 정권 이전에 들어선 정부를 '종북 좌파'라고 지칭한 것이다. 통진당은 신경조차 쓰이지 않은 종북 세력이었고, 원 전 원장의 주요 타깃은 '정권을 한 번 잡아본 세력'이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판결문엔 '종북'이라는 단어가 111번 등장한다.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로 전파한 내용에 들어간 단어를 모두 포함해서다. 국정원이 '종북'을 강조한 건, 심리전단이 생긴 이유가 북한과의 사이버전 때문이다. 북한이 국경이 없는 인터넷을 통해 국내 사이버 여론을 왜곡하거나 교란시킬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심리전단이 만들어졌다. 창설이유이자, 존재가치가 바로 '북한과 종북'이었던 셈이다. 심리전단이 계속 활동하기 위해선 '종북'이 필요했다. 쉽게 찾을 수 없고, 구별이 힘든 북한 또는 북한 추종 세력'이 아닌, 훨씬 더 가시적인 국내 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의미자체가 모호한 종북의 개념을 또 다시 확장시켜 '종북=정권 반대세력'으로 규정지었던 것이다. 그 결과 국정원의 '종북'은 새누리당 이외의 정당을 모두 포함시키는 광범위한 단어가 됐고, 국정원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종북'으로 몰고 가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국정원 입장에선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외엔 전부 '종북'이 됐으니, 이들에 대한 방해 공작은 선거운동이 아니라 '종북세력 척결'이 됐고, 이런 자기 암시와 명분 아래 비밀 작업을 벌였던 것이다. 원 전 원장이 "선거개입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재판부는 얼토당토하지 않는 이런 주장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원세훈은) 북한이 대한민국의 정부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정부정책 등을 반대하고 비난하는 세력은 곧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으로 보고 사이버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국정원의)사이버 활동을 실제로 살펴보면 북한과의 위법한 관련성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나 근거 제시 없이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쪽을 비난했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반대 또는 지지하는 글을 전파했다. (원세훈은) 심리전 수행의 필요성이 국회의원 선거 및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더욱 요구된다는 점도 일관되게 강조했다. 가령 '북한이 총?대선을 겨냥해 종북좌파를 통해 국내 선거개입 시도가 노골화될 것이니 사전에 확실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그 대표적 예다" '정부의 반대세력은 모두 종북'이라는 프레임 속에 선거개입이 이뤄졌다는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다. 국정원의 이런 그릇된 가치관은 원 전 원장의 발언과 지시를 통해 고스란히 국정원 직원들에게 하달돼 사이버 활동으로 구체화 됐다. 앞서 밝힌 트위터는 물론, '문재인=친노종북'의 트위터 내용도 이런 지시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새로운 국정원 수장으로 이병기 원장을 임명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위해 이인제 의원에게 2억 5000만 원이 든 돈 상자 2개를 건넸던 인물이다. 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정치자금, 현금이 담긴 상자를 트럭 째로 받았다고 해서 붙여진 '차떼기'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었다.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사람을, 선거개입으로 얼룩진 국정원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또 더 이상 자체 개혁이 불가능하고 자정작용은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인 국정원에 '셀프개혁'을 추진시킨 것도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본 국민은 선거개입 사건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이를 본 검찰, 법원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결론내리고 싶어 했을까. 아직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다. 정치개입(국정원법 위반)만 유죄가 선고되든, 선거개입(선거법위반)과 정치개입 둘 다 유죄가 선고되든, 둘 다 무죄가 선고되든, 사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국정원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이미 공개됐고, 그 내용과 행위를 바라보는 시선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항소심 판결로 이미 정권의 정통성에 의문을 가지는 시선이 커진 이상, 판결 결과가 바뀌더라도 이런 시선 역시 쉽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선을 줄이는 건 박 대통령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선 법원, 검찰, 사회에 짙게 깔린 그림자부터 지워야 되지 않을까.
-sbs권지윤 기자
국방부에서부터 국정원, 참 쉽게 묻힐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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